나와 시험능력주의 - 너머학교 오늘의 교실 3

나와 시험능력주의 - 너머학교 오늘의 교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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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험능력주의는 불평등의 원인일까, 결과일까?
『나와 시험능력주의』는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이 정당하다는 생각, 나아가 시험 성적과 학력이 능력의 거의 유일한 잣대가 되어 버린 한국식 능력주의에 대해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저자는 부모나 사회의 도움 없는 ‘개인’의 능력이란 없다며, 시험능력주의가 부추기는 불평등과 불안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자고 말한다. 국제 전문 기자로 일해 온 구정은 선생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례와 명쾌한 논리로 십대들에게 능력과 능력주의에 대해 새로운 시야를 열어 주고, 십대와 이십대의 삶을 거대한 ‘뽑기 기계’로 비유한 유수정 작가의 만화가 재미와 생각을 더해 준다.
신분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이 정당하다는 ‘능력주의’는 현대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믿음이다. 한국의 산업화와 경제 성장은 학력, 능력주의의 극적인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그러나 마이클 영이 『능력주의』라는 책에서 예언한 것처럼 지능-능력은 거의 모든 사회에서 신분을 대체하는 계급 기준이 되어 버렸다. 몇 해 전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하려 했을 때 정규직들의 반대 시위가 보여 주었듯 한국 사회는 학력과 시험 성적이 능력이라는 믿음이 유독 강력하다.
『나와 시험능력주의』는 IMF 구제 금융 사태 이후 경쟁과 불안이 높아진 한국 사회의 변화를 추적하고,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야근’이나 근무 태도를 중시하며, 높은 보상보다 직업 안정성이 더욱 중요하다는 다수 의견의 의미를 짚어 본다. 시험 성적은 부모의 재력이나 학력, 교육 제도와 뗄 수 없다는 것, 결국 능력 차이는 불평등의 결과이기도 하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말한다. 저자는 우리는 부모나 성별, 체질 등을 선택해 태어날 수 없고 1%에 속할 가능성보다는 99%나 90%에 속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며 대다수를 위한 제도와 장치를 요구해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제시한다.
십대들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하고 기후 변화와 국가 간 경쟁 등이 불러올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저자는 나와 다른 이들의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인정하고, 조금 능력이 모자라도 덜 불행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 등 새로운 길을 상상해야 할 이유라고 차분하게 말한다. 스위스의 기본 소득 국민 투표와 배심원 제도 등 추첨 민주주의 등도 상상력을 자극해 줄 것이다.
십대를 위한 ‘너머학교 오늘의 교실’ 시리즈로 『나와 평등한 말』, 『나와 가짜 뉴스』에 이어 세 번째 책이다. 우리 사회의 주요 주제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꼼꼼히 질문하며 ‘좀 더 나은 삶, 좀 더 나은 사회’에 대해 토론하고 생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구정은

신문기자로오래일했고,지금은국제전문저널리스트로활동하면서글을쓰고있다.강한것보다는힘없고작은것,눈에띄는것보다는가려지고숨겨진것에관심이많다.번역을하면서나라밖소식을전하는일도하고있다.『10년후세계사:두번째미래』『여기,사람의말이있다』『사라진,버려진,남겨진』등의책을썼고『팬데믹의현재적기원』『나는라말라를보았다』등을번역했다.

목차

1장우리는모두김종국이될수있을까7
지능이계급이되는나라가있다면11
무엇이문제일까요15

2장능력을키운다는것17
자나깨나스펙,모든것이경쟁력20
‘아침형인간’에서‘아침의기적’으로24
취직에필요한스펙은‘학력’27
엄마아빠시대는좋았잖아요29
능력이중요하지만야근은해야?33
상위1퍼센트가될확률은1퍼센트36

3장신분대신능력으로41
민주주의와함께자리잡은능력주의44
가난으로부터의‘위대한탈출’48
‘국가경쟁력’에서‘나의경쟁력’으로51

4장학력사회의탄생57
재난보다,전염병보다무서운‘시험’60
아빠찬스엄마찬스,비뚤어진학벌주의64
‘시험만이공정하다’는믿음68
선생님이해마다옮겨다니는이유72
이사다리가‘마지막사다리’였으면75
시험의늪에던져지는청년기79
공부,더공부……학력의인플레81

5장모두노력하는데왜불평등은심해질까87
코로나보다무서운불평등바이러스91
이겨라,모든것을갖기위해!95
모두내탓,모두네탓100
누구에게유리하게해주는게합리적일까105

6장함정에서벗어나려면111
노력과능력으로오르기힘든인공지능시대의사다리114
인재를양성한다지만,통과하기엔‘너무좁은문’117
안전장치를만들자119
능력주의를고치는것,꿈이아니다124
모두의행복을위해필요한상상력127

출판사 서평

능력을키운다는것은어떤뜻일까?

자기계발시대.능력이없으면경쟁에서밀린다고,입시를위해,다음에는취업을위해,승진과재산을위해평생노력해야한다고들말한다.그렇게노력해서능력을갖추면그에맞게보상을받는다는믿음이바로‘능력주의’이다.능력주의라는말은영국노동당의이론가였던마이클영이1958년에쓴『능력주의』라는책에서처음사용했다.2043년영국을묘사한내용의소설은엘리트들이‘모두똑같이가르치는’교육으로는승부할수없다는사실을깨닫고‘능력에따라’운명이결정되는사회를만드는길로나아가는과정과결과를생생하게들려주었다.

한국의압축적산업화과정은신분이아니라능력으로가난에서탈출하는‘능력주의’를극적으로보여주는사례이다.능력과공정을외치는목소리도크다.그런데과연한국사회는모두에게‘능력에따라’보상을해주는사회이긴할까?저자는2018년‘한국사회공정성인식조사보고서’의결과를들며능력에따른보상이나능력과노력에따른보상중어느것이공정하다고잘라말하기쉽지않다는것을보여준다.‘개인의능력과노력에따라보수가클수록좋다’라는데동의한의견이66%였고,‘어떤기준으로차등을두는가’라는질문에‘근무태도’를든대답이43%였다는것이다.수행평가를할때누군가아파서참여못했는데그것을능력이없다고평가할수있는가,장애가있는학생을같은기준으로평가하는것이정당할까하는질문도같은사례이다.

능력이무엇일까생각해보자는저자의질문은매우중요하다.사전적으로는‘무언가를할수있는힘’이다.취업과관련해서는학벌이나외국어등등을떠올리지만친구를떠올리면노래나다정함,운동등다양한능력이떠오를것이다.그래서학력을자격의기준으로삼음으로써우리대다수를쓸모없는사람으로만들었다는이반일리치의지적이날카롭다.한편세계가온라인으로연결되고로봇과인공지능(AI)이실용화되는시대는학력만이곧능력이되지는않는다.최근에는‘기술과기술사이를잇는감각’‘미래를예비하는커뮤니케이션등종합적인능력과감각’을꼽기도한다.결국자신의내면에있는씨앗을보고그것을성장시키는것이중요하지않을까?

시험만이공정하다는믿음,한국의‘시험능력주의’

교육부통계에따르면1980년이후대학에진학한사람은10퍼센트가간신히넘었는데,1990년이되면대학진학률은23퍼센트,2000년에는52퍼센트,2010년에는70퍼센트로치솟았다.이높은진학률은한국의압축적성장의원동력이자결과지만,지금은그늘이더깊어지고있다며『나와시험능력주의』는그그늘을하나씩짚어본다.십대전체를입시공부에매진해야만하고,천문학적인사교육비를지출하고있다.재난이일어나도시험을먼저걱정하며,같은대학에진학해서도전형에따라서열을매기며자존감을확인한다고도한다.기간제교사를정규직화하려는움직임을현직교사와사범대학생이반대하고,공공의대를세워공공의료를강화하려는시도가의대생과의사들의반발에무위로돌아가기도했었다.전교1등만이의사가될수있다는비뚤어진의대생들의주장은충격을주기도했다.학벌이“대한민국의하나의사이비종교가되었다”는박노자교수의지적은뼈아프고도적절해보인다.

그런데과연그학력,좋은대학에간공은온전히학생개인의것일까?부모나사회의지원없이그결과를내는것은당연히불가능하다.그입시결과만으로평생남보다나은인생경로를걸을수있게되는것이정당한일일까?조금낮은보수를받는일자리로시작하더라도경험을쌓고재교육을받으면더안정적인일자리로이동할수있어야하지않을까?저자는시험능력주의가조금이라도줄어들려면일해서돈버는구조즉노동시장이바뀌어야한다고힘주어말한다.입사시험을잘본것이회사에어떤성과를낸것인가,기업주의리더십보다는운과흐름이더크게작용한다,상위1%가될확률은그야말로1%다등등명징한문장들이곳곳에있다.

능력이저마다다른것은불평등을낳는원인이지만또한불평등이낳은결과이기도하다.『나와시험능력주의』는시험능력주의가불평등을감추고나아가부추기고있다는것을설득력있게들려주며,이덫에서벗어날수있게파열을내준다.

더많은사람들이조금더행복한세상을꿈꾸자

인공지능(AI)과로봇기술이빠르게진화하면서이제‘사람의일’이점점줄어들고있다.거기에고령화와기후변화대응같은사회경제적인요소들이끼어들면서,앞으로할수있는일이나갖춰야하는능력도크게달라지고있다.『나와시험능력주의』는이런시대에시험능력주의가어떤한계를갖고있는지짚어보고,악순환에서벗어나기위한해법들을살펴본다.

저자는미국노동부가꼽은‘2029년의일자리전망’에서꼽은건강과돌봄즉보건의료,사회서비스,직업훈련등일자리가가장많이늘어날수있는직종을소개한다.또일본정보기술기업후지쓰가웹사이트에올려놓은‘인공지능시대의생존기술’을살펴보며,미래에생존할수있으려면창의력과사회적기술을갖춰야한다고강조한다.다른사람들과상호작용하고,잠재력과창의성을계속키울수있도록자극을주고받는것이중요하다는것이다.

코로나팬데믹을경과하면서부의양극화가더욱심해졌다.몇몇슈퍼스타갑부들은더돈을많이벌었고그에반해노동자들은불안정한고용과그림자노동에시달리고있다.이제는정말노력과능력만으로계층의사다리를올라가기엔불가능한시대다.불평등을조금이라도누그러뜨리고안정된삶에서밀려나는사람들을줄이는방법을생각해야할이유이다.저자는모두에게일정한현금을지급하는기본소득이나시민배당,또추첨대의원제나직접주민투표제도등도새로운시대를만들기위한상상을해보자고한다.모두가똑같이행복할수는없겠지만더많은사람이행복해지는것이사회의목표가되어야한다고설득력있게말한다.우리능력의다양성을인정하고설령능력이조금적어도없어도불행속으로떨어지지않게노력하는게낫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