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도리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집

도리도리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집

$16.00
Description
부조리와 비상식이 선명하게 강조되는 특수한 시공간, 시사만화
시사만화의 거장 박순찬, 대한민국을 기록하다
“부조리하고 비상식적인 일들이 우리를 지치게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현실에 관심을 두고 바라보는 것은 우리 스스로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희망을 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순찬 작가의 홈페이지에는 위와 같은 인사말이 걸려 있다. 멋 부리지 않은 담백한 소개지만 약 30년 동안 쉼 없이 이어온 작품 활동으로 조용히 그 말의 무게를 증명한다. 1995년 「경향신문」에서 시사만화 ‘장도리’를 시작했고, 2021년 5월 연재를 종료했다. 그동안 우리를 ‘웃프게’ 했던 수많은 인물과 사건, 사고가 그의 펜 끝을 다녀갔다. 26년 만에 신문 연재를 종료하며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작가는 “지쳤다, 힘들다.”라고 말하며 웃었지만, 2023년 그가 다시 돌아왔다. 한 번 더 희망을 담기 위해서.
‘장도리’ 연재 종료 후 우리나라의 정치 판도는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쁘게 변화했다. 그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 가늠해볼 여유도 없이, 질주하는 열차를 멀거니 건너다보아야 하는 시간이 흘러갔다. 그것이 작가가 다시 작업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노동자들이 노동하느라 놓친 세상, 반복적인 일상에서 보지 못한 무엇인가를 대신 봐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슬로우뉴스」 2015. 5. 20. 인터뷰 중에서)
‘정치인을 그린다는 것은 그의 생물학적 얼굴이나 개인적인 속성이 아닌 공적 활동을 바탕으로 묘사하는 것’이라는 원칙 아래, 박순찬 작가가 그려내는 만화 속 세상은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연다. 작가가 그려내는 세상은 현실과 절묘하게 겹쳐지면서 부조리와 비상식이 선명하게 강조되어 드러나는 특수한 시공간이다. 박순찬 작가의 세계에서 우스꽝스럽게 강조되어 그려지는 정치인의 얼굴은 ‘유권자의 욕망 또는 희망, 분노, 좌절’을 반영하는 얼굴이고, 그래서 정치인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분노하는 것은 그 정치인 개인에 대한 분노를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상식에 대해 분노하는 것’과 진배없다. 독자들이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하고 목소리를 내야 할 때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했다.
대선을 통해 정권이 교체된 지도 거의 일 년이 흘렀다. 지난 일 년을 역사는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박순찬’이라는 사관의 눈으로 기록한 책, 『도리도리』가 세상에 나왔다.

저자

박순찬

서울에서나고자랐으며,대학에서천문학과건축공학을전공했습니다.대학만화동아리‘만화사랑’에서걸개그림과각종유인물작업을하면서사회현실을다루는만화에관심을갖게되었고,1995년부터『경향신문』에시사만화「장도리」를26년간연재했습니다.한국의시대상을압축해서표현하는파노라마시대화작업을이어오며개인전과단체전에다수의작품을출품하기도했습니다.현재<나는99%다>와<5·1...

목차

작가의말

1장양두구육의시대
2장좋아빠르게가
3장눈떠보니자유국

부록1대통령얼굴그리는법
부록2윤도리
부록3간도리

출판사 서평

지금껏만나본적없는‘자유국’의시대,
누구의자유를위한나라인가

이책에는신문사만평화백을그만둔후꾸준히그려온약150여개의그림이수록됐다.불특정다수를대상으로발행하는신문의특성상암묵적으로주어지던굴레를벗어나면서,비판은더예리해지고풍자는더과감해졌다.

시사만화는그특성상그려질당시의사건맥락을모르면그의의가떨어지는한계가있다.이를보완하고읽는재미를더하기위해이책에서는작가의설명을함께달고,작품의배치를재구성했다.단순히시간순서에맞추어그림을나열하는것이아니라주제별로느슨하게총3개의장으로나누어당시상황을속도감있게되짚는다.또다양한각도로과거를조망하고,여러사건을연계해서볼수있게끔했다.
1장‘양두구육의시대’에는대통령과여당의권력을둘러싼이전투구를모았다.양두구육이란양의머리를걸어놓고개고기를판다는뜻의사자성어로,겉보기만그럴듯하게보이고속은변변치않다는의미를담고있다.2장‘좋아빠르게가’에는준비되지않은대통령의모습과이를고스란히목도한우리사회의충격을담았다.장제목인‘좋아빠르게가’는제20대대통령선거당시윤석열후보가사용한슬로건에서따왔다.3장‘눈떠보니자유국’에서는윤대통령이대통령취임사에서35번이나언급한‘자유’가과연누구를위한자유고,그를위해누구의자유가희생되고있는지,그면면을집중적으로다뤘다.퇴행하는민주주의와우리사회의병폐를꼬집는다.

부록으로는SNS상에공개되어많은관심을모은장도리의외전격인‘윤도리’시리즈와‘간도리’시리즈를실었다.여기에단행본에서만만나볼수있는특별부록인‘대통령얼굴그리는법’이함께수록되어있다.인물그리기의달인인작가의노하우를들여다볼수있어서그재미를더한다.

표지화에담은
‘그들만의대한민국’의민낯:
권력에대한풍자와조롱

그간출간해온‘장도리’시리즈단행본은풍자와재치가담긴촌철살인의표지화로매번화제를모았다.SNS와커뮤니티등지에서공유되며많은이들에게회자되었으며,그작품성을인정받아『나는99%다』와『5?16공화국』표지는광주시립미술관에소장되기도했다.신문사를그만둔후펴낸첫장도리시리즈『도리도리』에서는단순하지만강렬한표지화를독자들에게선보인다.
앞표지에서는윤석열대통령의어록으로윤대통령의얼굴을묘사했고,뒤표지에서는윤대통령의취임사를빌려와뒤통수를그렸다.‘바이든날리면’,‘전용기탑승불가’,‘전두환정치잘했다는분많아’,‘일주일에백이십시간일’,‘화물연대파업은북핵위협과마찬가지’,‘후쿠시마는원전폭발아니다’,‘저출산은페미니즘때문’,‘없는사람부정식품먹자’,‘왜이리대피가안됐나’,‘일본방위비증액누가뭐라고할수있겠나’,‘우리말을뭣하러배우나’,‘아랍에미리트의적은이란,우리의적은북한’등등대통령의발언으로그려진앞표지를찬찬히감상하다보면그의현실인식과역사관을마주하게된다.한편대통령취임사로채워진뒤통수에서는이준석국민의힘전대표가언급한‘양두구육’의의미를읽어낼수있을것이다.

박순찬작가는강렬하면서단순한대통령의초상화를표지삼아권력의이중성을고발한다.시사만화가다운날카로운재치는본문에수록된만화에서도가감없이발휘된다.매컷통렬하게세상의부조리를비판하면서도,특유의재치와탁월한인물묘사,그리고적절한수사체계의조합이자아내는통쾌함과유쾌함은일순간일지언정독자를웃게만든다.그웃음의뒷맛은쓰다.표지도그렇다.피식피식웃음이흘러나오는단순한캐리커처를들여다보면들여다볼수록웃음은멎고,대통령의굳게닫힌눈과입을더듬는시선은점점무거워진다.

하종원(선문대학교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교수)은‘장도리’평론을통해“시사만화는태생적으로찌르기(sting)의표현양식이다.그것은사람들을자극하고선동하며분노케하고,궁극적으로생각하게만드는속성을갖는다.그런점에서보자면「장도리」는가장시사만화다운공격성으로무장되어있다.”라고했다.박순찬작가가선사하는이(異)차원의그림은따끔하게겉을쑤시며들어온다.통쾌함과유쾌함끝에남는아픔은독자로하여금생각하고,나아갈수있는힘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