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개정판)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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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현채

1980년서울대학교의대를졸업한후서울대학교병원내과에서전문의,소화기내과분과전임의과정을수료하고서울대학교의대에서헬리코박터파일로리에관한연구로의학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지금까지240여편의의과학논문을SCI국제학술지에발표하였다.1988년서울대학교의대전임강사를시작으로현재내과학(소화기학)교수로재직중이며대한소화기학회편집이사,대한내과학회전산정보이사를거쳐대한헬리코박터및상부위장관연구학회회장과대한소화기학회이사장을역임한바있다.전공분야외에사람이필연적으로맞이하게되는중대한문제인죽음에관심을갖게되어2007년부터한국죽음학회이사로활동하면서죽음학강의를꾸준히진행하고있다.

목차

시작하는글

1장삶과질병그리고죽음
2장의료현장에서경험하는죽음의여러모습
3장죽음은존재하지않는다
4장삶의종말체험:죽음직전에보이는환영
5장죽음이후는알수없는세계인가?
6장최면퇴행을통해본사후세계
7장환생에대하여
8장죽음이사라진다면축복일까,재앙일까?
9장훌륭한죽음과아름다운마무리
10장안락사를바라보는시선들
11장왜자살하면안되는가
12장죽음준비,어떻게할것인가

책을마무리하며
부록사전연명의료의향서작성하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죽음은준비할때존엄한것!

정교수는자신의죽음도준비하기시작했다.연구실비품이나자료를학교의의학역사문화원에기증하고있으며,매년다섯번헌혈을하고,원하는이들에게자신의강의노트를복사해준다.장기기증서약서와유언장,자신이회복불가능한상태가되면기도삽관이나연명의료를하지말라는내용의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쓰고,자신의장례식에쓸음악을USB에담아두었으며,수의대신무명옷을입히고화장하여바다에뿌려달라는사전장례의향서도만들어놓았다.정교수는가능한일찍죽음을직시하여자신만의죽음관을가지라고권유한다.중환자실에서인공호흡기에의지하다쓸쓸하고비참하게죽음을맞이하지말고,일흔이든여든이든나름대로훌륭한삶을살았다면삶의길이를무의미하게연장하기보다삶을잘마무리하는자세가필요함을강조한다.

죽음은벽이아니라문,소멸이아니라옮겨감!

『우리는왜죽음을두려워할필요없는가』는저자의오랜연구와경험적추론으로부터출발한다.1장에서는죽음에이르는다양한질병과사망원인에대해짚어보고,갑작스러운죽음에대비한하임리히요법이나심폐소생술이어떻게발전하게되었는지에관해살펴본다.특히심폐소생술과정에서과학적사고를가진현직의사가직접체험한근사체험사례는,죽음을바라보는사회적시각의변화가일어나야함을시사하고있다.2장에서는의료기술의발전으로인해,현장에서경험하게되는죽음의여러모습을다룬다.저자는최근대부분의사람들이병원에서‘객사’를하고있다고말한다.의료진역시환자의죽음을삶의아름다운마무리나정리의과정으로보지못하고의료의패배나실패로여기고있다는것이다.결국이같은잘못된인식은죽음의당사자인환자본인에게암발병의진실을제대로알리지않으려하거나,죽음을제대로바라보지않고피하려고만하는문화를낳고있다.

“인간의육체는영원불멸의자아를둘러싼껍질에지나지않는다.
따라서죽음은존재하지않으며,다른차원으로의이동이있을뿐이다.”

_엘리자베스퀴블러로스

3장에서는근사체험이비과학적이라는주장―환각이나착각,혹은소망투사(Wishfulthinking)에불과하다는것―에관한반론이이어진다.저자는특히엘리자베스퀴블러로스박사의사례연구를근거로하여,근사체험이단순한믿음의문제가아니라‘앎’의문제라는사실을덧붙인다.또한근사체험사례에서일반적특징들이도출된다는점을강조한다.그러므로근사체험자의고백을그저‘뇌의오작동’등으로치부하는것은우물안개구리의사고방식일수있다.다양한연구결과는죽음이꽉막힌벽이아니라열린문이며,다른차원의이동이라는것을분명히하고있다.

훌륭한죽음과아름다운마무리

이후의내용은1~3장에서의기본적인문제틀을바탕으로,논의를확장하고구체적으로풀어나간다.특히4~6장에서는삶의종말체험과죽음이후의세계에관한수많은사례연구와다양한측면의고찰을다루고있고,7장에서는기존의윤회론이가진문제점을지적하며환생을(보상,배움의개념으로확장된의미로서)카르마에관한논의로확장시켜야한다고말한다.

나아가8장과9장에서는앞서의인식변화를기반으로죽음을바라보는우리사회의시선이변화되어야함을역설한다.특히저자는‘100세장수’라는환상에사로잡혀무분별한노력을기울일것이아니라,‘늙어감’에대한예찬과죽음에관한올바른‘투자’가필요하다고말한다.저자에따르면“죽음은인간의정신이성장할수있는절호의기회”이기때문이다.

한국은죽음의질이바닥권인국가다.2010년전세계40개국을대상으로조사한결과죽음의질이32위에그친것이다.반면1위를차지한영국의경우,정부에서죽음이삶의자연스러운과정이라는사실을알리며잘살고잘죽기위한구체적인방법을제시하고있다(유언장작성하기,장례계획세우기,노후요양계획세우기등).갓태어난아기에관해서는충만한관심과사랑을쏟으면서도,죽음을앞둔사람에대해서는무관심으로회피하는것.이와같은현상에대해저자는“한국사회의어디서도(웰빙과함께)웰다잉에관해서는가르치지않은탓”이라고지적한다.죽어가는이들에대해보이는관심도와예우가,그사회의성숙도를알리는척도라는것이다.9장에서저자가말하는‘훌륭한죽음’을위해서는,죽음에관한우리사회의관심을높이는일이선행되어야하지않을까.더불어이는10장의‘안락사’에관한세계적논쟁으로이어진다.“짐승에대해서는안락사가허용되는데,무슨이유로인간은안되느냐”는것이다.예컨대스위스에서는연간약6만명의사망자중대략1,600명가량이안락사를택한다.그만큼안락사는자신의존엄을지키면서죽음을주체적으로선택할수있는하나의방법이되고있는것이다.

다만저자는11장을통해,자살에대해서만큼은비판적인태도를보인다.노령인구자살률이매우높은한국의경우자살은사회적죽음에가깝다.이런상황에서자살은베르테르효과를통해주변인에게영향을끼치고,가족과친지들에게큰상처를남기며,무엇보다자살로해결할수있는문제가없기때문이다.오히려절망과고통속에서삶의의미를깨우칠수있다고저자는말한다.

마지막12장은지난11년간죽음학강의를해오고있는정현채교수본인의죽음준비에관한내용을담았다.지속적인헌혈과장기기증서약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유언장작성,영정사진준비,장례는무명옷을입히고해양장(海洋葬)을해달라는것등구체적인죽음의준비에관한내용이서술되고있다.부록으로는‘사전연명의료의향서작성하기’를첨부하여독자들에게의향서작성이긍정적의미를가졌음을설득하고있다.이제우리도품위있고아름다운죽음,즉“‘당하는죽음’이아니라‘맞이하는죽음’을준비해나가야”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