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의새로운지평을여는‘장도리연속극’시리즈와
다양한각도로상황을조망하게하는‘장도리만평’
이책은크게두부분으로구성되어있다.앞부분에는시사만화의새로운지평을연4컷만화시리즈‘장도리연속극’을최신순으로배치해최근의사건을대입해볼수있도록했다.‘장도리연속극’은4컷만화의완성도는살리면서,각개의사건들은연결되는새로운형식의시트콤만화로현실에서전개되는사건사고와작가의기발한상상력이만나탄생한‘팩션(faction)’작품이다.촌철살인의만평으로읽을수도,아예새로운장르물으로읽을수도있다.
뒷부분에는한컷의만평으로구성된‘장도리만평’을시간순으로실었다.시사만화는그특성상그려질당시의사건맥락을모르면그의의가떨어지는한계가있다.이를보완하고읽는재미를더하기위해이책에서는작가의설명을함께달아당시상황을속도감있게되짚고,다양한각도로과거를조망해볼수있게끔했다.
무력한냉소대신행동하게하는
유머와풍자의힘
‘정치인을그린다는것은그의생물학적얼굴이나개인적인속성이아닌공적활동을바탕으로묘사하는것’이라는원칙아래,박순찬작가가그려내는만화속세상은새로운차원의문을연다.작가가그려내는세상은현실과절묘하게겹쳐지면서부조리와비상식이선명하게강조되어드러나는특수한시공간이다.박순찬작가의세계에서우스꽝스럽게강조되어그려지는정치인의얼굴은‘유권자의욕망또는희망,분노,좌절’을반영하는얼굴이고,그래서정치인의비상식적인행동에분노하는것은그정치인개인에대한분노를넘어‘우리사회에만연한비상식에대해분노하는것’과진배없다.저자는‘작가의말’에서다음과같이말한다.
“『용산대형』에등장하는권력자들은‘자유’,‘반공’,‘법치’등의관념으로규정된무공을선보입니다.그러나현실을볼수있는시민들의눈에는한심한코미디로비칠뿐입니다.사람들을현혹하기위한비현실적인무술은실전에서일격에망신을당할운명을갖고있습니다.”
-「작가의말」중에서
『도리도리』에서『용산대형』으로이어지는저자의작품들이이루고자하는목표또한여기에닿아있다.우리의현실감각을교란하는허황된‘무술’들을‘장도리세계관’에새로이펼쳐놓음으로써이들의얄팍한수를거리를둔채관망할수있도록하고,이를통해독자들이‘분노해야할때분노하고목소리를내야할때낼수있도록’힘을보태고자했다.저자가그려내는이특수한세계의기능을두고위근우칼럼니스트는다음과같이평했다.
“현재한국최고의개그만화는박순찬작가의「간도리」다.분야를만화에서다른미디어로넓히더라도그러할것이다.…이런시국에시사만화가이토록마냥웃겨도될일일까.괜찮다.분노는많은감정적자원을소진하기에우리에겐웃음역시필요하지만그것때문만은아니다.시사만화로서「간도리」자체가현실에대해충분히비판적인관점으로구성되어있지만그것때문만도아니다.오직공들인유머만이우리를자조와냉소로부터지켜주기때문이다.”
-「경향신문」(2023.2.17.)
‘장도리연속극’시리즈는정치인의비판받을행보를우스꽝스럽게그려낸다는점에서기존의시사만화와유사해보이지만,독자적인세계관을구축한다는점에서특수성을지닌다.현실의정치인들이벌이는터무니없는행보들은여전히그맥락을지닌채장도리세계관내에서픽션의탈을쓰고‘자유대왕권’,‘주어없음신공’,‘일국깐죽권’등의이름을얻고‘한심한코미디’로격하된다.우스꽝스럽게그려진이인물들이내뻗는주먹하나하나가사실현실의우리를겨냥하고있음을깨달을때,우리는현실의정치인들이지닌위력에무력한냉소를보내기에앞서분노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