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35년역사를만화로그려낸대작,
《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
독립운동가양장에디션출간!
일본에강제병합된1910년부터1945년해방까지,일제강점기우리의역사를만화로그려낸독보적인책《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은2018년1권출간후많은사랑을받으며국민필독서로자리매김해왔다.약1,000여명의인물이등장하는방대한분량,탄탄한자료조사를바탕으로재구성한현장감넘치는장면장면이7권에걸쳐펼쳐진다.광복79주년을맞아,그림과내용의오류를바로잡고표지를재단장해오랫동안소장할수있는‘독립운동가양장에디션’으로다시펴낸다.
이번《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독립운동가양장에디션의표지콘셉트는‘기억과기록’이다.잊힌독립운동가들의이름을한명,한명다시불러내고,우리민족을배반한친일부역자들까지빠짐없이기억하려한작가의의도를선명하게드러내려노력했다.앞표지에는각시기를상징하는독립운동가와대표적인사건을배경으로그려넣고,뒤표지에는우리가기억해야하는또다른인물들인친일반민족행위자를기록했다.또지난35년이굴종의역사가아닌자랑스러운투쟁의역사임을나타내기위해,탄정이진혁작가의역동적이고힘있는글씨로쓴제목을전면에배치했다.
우리역사에서일제강점사가갖는의미를훼손하고독립운동가를폄훼하는발언이나날이수위를높여가는요즘,《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이역사인식의균형을바로잡는데도움이되기를바란다.
교양,재미,의미…박시백표역사만화의정점!
펜으로역사의촘촘한올틈을파고들다
역사는과거와현재의연속선상에있다.작가는전작《박시백의조선왕조실록》작업을하면서《조선왕조실록》의집필이강제로멈춰버린시기이후의역사에주목했다.식민지의삶이라는오욕의역사가우리의‘현재’와바로연결되기때문이다.《박시백의조선왕조실록》작업을마치자마자독립운동의현장을찾아국내외를답사했고,각종자료수집과공부에매진한지5년여만에그결과물인《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의첫권을내놓았다.작업을돕는어시스턴트한명두지않고자료조사와정리,콘티와밑그림,펜작업,채색등모든과정을직접도맡아했기때문에작업속도는더뎠지만,작품의완성도는높아졌다.친일부역의역사만이아니라치열한항일투쟁의역사로서,지금우리가누리는민주공화국을탄생시킨‘35년’이자랑스러운우리의역사라는사실을확인할수있다.
정교한한컷의힘,
사실과디테일이살아있는35년
박화백은전작《박시백의조선왕조실록》에서이성계의어린시절을변발을한모습으로묘사하며단한컷으로독자들에게그당시시대상을압축적으로설명했다.이같은정교한연출은《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에서도두드러진다.4권에나오는윤봉길의사의홍커우공원의거장면에서윤봉길의사는‘수통폭탄’을단상의일본군사령관에게던진다.우리는그동안‘도시락폭탄’으로알고있었지만최근연구에따르면윤봉길의사는‘도시락폭탄’과‘수통폭탄’2개를준비했고,의거에는‘수통폭탄’을사용했다고한다.작가는이를한컷의그림만으로생생하게재현한다.한편1권에서묘사된이회영일가60여명이가산을처분하고망명길에오르는한컷의그림은글로는표현할수없는감동을안겨준다.여러설명을한컷의그림으로표현한다는것은만화만이가지는매력이다.
여성독립운동가부터밀정등친일부역자까지,
인물과사건이살아숨쉬는35년
《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은가혹한탄압으로조선을집어삼킨조선총독부와경찰들,일신의부귀와영달을위해나라와동족을팔아넘긴친일파들,민중의들끓는저항이폭발했던3.1혁명의순간들과그이후의대중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의수립과분열,식민지경성에서벗어나간도.연해주.상하이.하와이를넘나들며해외에서독립의가능성을모색했던이들,무장투쟁과의열투쟁으로독립을향한의지를불태운독립투사들,우리에게다소생소했던김알렉산드라,윤희순,남자현등여성독립운동가들을소개하는데많은공을들였다.작가가머리말에서밝혔듯이‘가급적더많은독립운동가들과친일부역자들을알려야한다는사명감’으로1~7권까지약1,000여명의인물들이등장한다.사회주의자와민족주의자가때로는갈등하고,때로는협력하는얽히고설킨관계를씨실과날실처럼교차하며입체감있게그려내고있다.박화백은만평작가출신답게촌철살인의감각으로당대의사건과인물들을현재적시점에서재해석하고생동감있게표현한다.또한시기별연표를본문끝에수록해연도별국내와세계의주요사건들을알기쉽게보여준다.부록〈인명사전〉에서는독립운동가와친일반민족행위자등의생애와역사적평가에대해촘촘한정리를곁들였다.특히7권에서는만주침공과중일전쟁,태평양전쟁등의승승장구에많은공산주의자,민족주의자가친일파로전향한과정과행위들을자세히묘사하고있다.주로사회지도층으로귀족,관리,군인,예술계,종교계,재계등다양한분야에포진된친일파들은전쟁협력과내선일체를선전하는일에적극나섰다.이들은해방이후에도사회곳곳에서활약하며우리사회의지도층으로자리잡았다.만화를통해스토리로이해하고,부록을통해다시한번내용을정리하면서살아숨쉬는역사적인물과사건을만나보자.
조선인에서근대인으로,
한국사회의원형을확인할수있는35년
일제강점기35년의역사,조선인은근대인으로변모했다.일본의폭압적인통치하에서내적갈등을거듭한식민지인이자근대화된신분.토지제도를경험한세대,무엇보다독립을향한끊임없는투쟁을지속한혁명가로서의조선민중들.그들은현재한국사회를살아가고있는우리의모습에가장가까운원형(原型)이다.박시백의《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은이원형의시간,청산되지않은과거사를생생히복원한다.단순히박제된정보를전시하고나열하는역사가아니라,우리의사회적현실과호흡하는소통으로서의역사.이처럼원형으로서의역사와현재의우리를비교하는일은곧‘왜역사를배우는가’라는근본적인질문에가닿는다.저자박시백은이렇게말한다.
“우리는왜역사를배우는가.과거로부터교훈을얻고과거의잘못을반복하지않기위해서라고흔히답한다.하지만나랏일을하는이가아닌평범한우리에게는좀추상적인답변이다.혹자는역사에서살아갈지혜를얻는다고도한다.그런데항일투쟁의길은고난과죽음의길이었던반면친일부역의길은안락과영화의길이었다.후자처럼사는게역사에서얻는지혜가되어버리고만다면역사를배우는건너무참담한일이된다.”
세계사적맥락에서새롭게바라본35년
-부록《35년세계는우리는》제공
《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의또다른특징은역사를바라보는민족주의적.국가적시각에서벗어나세계사적맥락을고려했다는점에있다.일제강점기35년의역사는일제의탄압과우리의저항이라는이분법적구도가아니라,제국주의열강들의식민지수탈과두차례에걸친세계대전을통한전지구적이며유기적인정세속에서흘러온것이다.이를테면1917년러시아혁명이일어나볼셰비키정권이들어서자,독립운동진영에서도이에발맞춰이동휘가한인사회당을조직한다.제1차세계대전이후제창된윌슨의민족자결주의는내재적한계에도불구하고식민지국가에서독립을염원하는민중들에게많은영향을끼쳤고,여운형은급변하는정세를주시하며신한청년당을조직해대대적독립운동을준비한다.이처럼《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각권의프롤로그에는세계사적흐름을파악할수있는전사(前史)를소개하여,우리의일제강점기를기존과다른높이에서바라볼수있다.박스세트에는전7권의프롤로그와《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의줄거리를엮어한권의책으로만들어부록으로제공한다.제1,2차세계대전과대공황,대량학살등인류가맞이한초유의시대인35년을한눈에파악할수있는유용한자료가될것이다.
철저한조사와고증으로
사관과관점이균형잡힌35년
‘아는만큼보인다’는사실은분명하지만이를위해서는‘보이는앎’을왜곡하지않고이해하려는능동적태도가우선해야한다.전작인《박시백의조선왕조실록》에서철저한조사와고증을바탕으로조선왕조사의숨겨진재미를선사했던박시백화백은,《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을통해다시한번그흐름을잇는다.저자는일제강점기역사의좌우대립이라는해묵은논쟁에함몰되지않으면서,‘적극적인사관(史官)’의위치에서기계적중립을거부한다.관조의자세에서벗어나왜곡되지않은사관(史觀),흔들리지않는관점,그리고충실한역사해석만이우리에게균형잡힌시각을제공해줄수있기때문이다.《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은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가간행한《한국독립운동의역사》와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의《친일인명사전》을기본텍스트로삼았고,그밖에도한국민족문화대백과,국사편찬위원회등의연구자료와100여권가량되는단행본들을참고해공부하며스토리를짜는공부의기간만4년여가걸렸다.또한9명의현직역사교사가편집에참여하여역사적사실관계를바로잡았고,밀도있는작품을독자에게전하기위한교정과정리에심혈을기울였다.
풍부한시각자료를통해
다양한쟁점을쉽게이해할수있는35년
일제강점기는대개유관순의3.1만세운동과윤봉길의의거,김좌진의청산리전투등일부영웅적인물과사건에만치중해각인되는경우가많았다.하지만식민지를살아가며독립을위해애쓴수많은민중들과그들이남긴유산은훨씬광범위하다.《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은그수많은역사적쟁점중놓치지말아야할것들,예컨대임시정부의활동과분열,사회주의운동의분화,민족주의계와사회주의계세력의갈등과통합등복잡하고어려워소외되었던쟁점들을그림과사진,표등의시각자료를통해누구나쉽게이해할수있게정리했다.
각장의첫머리에는지도와함께대표적사건이나인물이인포그래픽으로소개된다.지리적정보와함께제시되는사진자료와간략한내용정리를통해,독자가텍스트만으로는이해할수없는정보를한눈에파악할수있다.이처럼만화와교과서(역사부도)구성과의결합으로성인뿐만아니라청소년의교육현장에도실질적인연계와활용이가능하며,수업을통해서는상세히알수없었던쟁점들을보완하는보조교재로서도손색이없다.
만화로역사를기록한다
역사는언제나3차원적이다.우리가역사를이해하는방식은언제나1차원적텍스트를통해서였지만,식민지조선을뛰어다니며만세를외쳤던이들은분명우리와같은시공간안에서숨쉬던이들이다.만화는그런현실의시공간과가장가깝고,그들이살았던삶을생동감있게기록할수있는효율적인매체다.박시백화백은만화를프로덕션분업체제로제작하는최근의추세와달리콘티작업부터그림과채색까지모든과정을홀로담당한다.작업일정은더디지만일반학습만화처럼정보와그림이따로놀지않고유기적으로결합되어완성도높은교양만화를선보인다.또한만화속인물의대사도작가의손글씨로직접그려글과그림의전달력을높였다.
저자는〈작가의말〉에서“일제강점35년의역사는부단한,그리고치열한항일투쟁의역사”라고말한다.더불어“가급적더많은독립운동가들과친일부역자들을알려야한다는사명감”으로이책을출간했다고밝힌다.물론일제강점기를다룬많은책들이이와비슷한무게감을가지겠지만,중요한것은《박시백의일제강점사35년》이만화라는사실이다.일제강점기의역사를만화로기록한다는것은,사료의텍스트가가진딱딱함을부드러운선으로바꾸고,독립운동가들의피끓는외침을컷과컷의간극으로표현하며,그들이흘린피로색을칠하는작업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