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마감식 : 내일은 완성할 거라는 착각 - 띵 시리즈 22

소설가의 마감식 : 내일은 완성할 거라는 착각 - 띵 시리즈 22

$12.00
Description
“다른 원고 노동자는 마감 앞에서 어떨지 늘 궁금했다.
이 책은 그 궁금증에 대한 거의 완벽한 답이다.”
백수린(소설가) 추천!

‘소설가’라는 같은 직업을 가진 두 사람의
완벽히 새롭게 펼쳐지는 흥미로운 마감 풍경!
“쓰는 동안, 입은요?”
세미콜론에서 선보이는 음식 에세이 시리즈 ‘띵’의 스물두 번째 주제는 ‘소설가의 마감식’으로, 소설가 염승숙과 윤고은이 함께 썼다. 띵 시리즈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저이다. 『내일은 완성할 거라는 착각』은 두 소설가가 등단 이후 꾸준히 소설을 쓰며 알고 배우고 느낀 경험담을 나누고 소설을 쓰는 마음과 소설가로 살아가는 삶에 관한 소소하고 사적인 대담을 풀어내던 팟캐스트 〈테이블〉의 ‘쓰는 동안, 입은요?’ 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소설가들은 소설을 마감할 때 무엇을 먹을까 하는 사소한 호기심에 대한 답변들을 담았으며, ‘공복’ ‘차’ ‘식탁’ ‘작업실’ ‘펑크’ ‘전투식량’ ‘냉장고’ ‘만찬’, 총 여덟 개의 공통 키워드를 선정해 두 소설가가 각자 한 편씩 교차 전개해나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

염승숙,윤고은

1982년서울에서태어났다.동국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대학원에서국어국문학박사과정을수료했다.2005년[현대문학]에단편소설「뱀꼬리왕쥐」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고,2017년[경향신문]신춘문예에평론「없는미래와굴착기의속도」가당선되어평론가로등단했다.소설집『채플린,채플린』『노웨어맨』『그리고남겨진것들』『세계는읽을수없이아름다워』,장편소설『어떤나...

목차

마감식이란게길게보면…/염승숙
포도코팅/윤고은
차나마시고있을때가아니지만/염승숙
우리의쇼윈도관계/윤고은
언제나이정도의공간밖에/염승숙
천사들의식탁/윤고은
파이팅…파이팅…/염승숙
제철음식,제철원고/윤고은
아무곳에서나!/염승숙
작업실2호와3호/윤고은
오십잔까지는감히/염승숙
곳곳에사건이있다/윤고은
냉장고엔코끼리도넣을수없지만/염승숙
냉이와대파에대한고해성사/윤고은
등장인물을떼어내면/염승숙
시간졸부의플렉스/윤고은

에필로그부디애정으로!/염승숙
에필로그퐁식합시다!/윤고은

출판사 서평

어디에나사건이있다,먹는동안에도

소설가.문학평론가.염승숙의프로필가장앞부분에놓인두단어다.2005년소설에이어2017년평론부문까지등단하여활발한활동을이어오고있으며,문예창작을전공한뒤국어국문학박사과정까지마치고교단에서소설창작수업을가르치기도한다.그런데여기에는적히지않은엄연한직업이하나더있다.그것은다름아닌일곱살아이의엄마.3인가정의가족구성원.

그렇다면,윤고은은어떤가.역시소설가.라디오DJ.유수의국내문학상은물론,영국추리작가협회주관‘대거상’번역추리소설부문을한국문학최초로수상하는쾌거를이루며활발한작품활동을꾸준하게지속하고있다.여기에EBS라디오<윤고은의북카페>프로그램을맡아진행하게되면서는매일하루세시간을출퇴근길지하철에서보내는사람.2인가정의가족구성원.

이책에서는이렇듯소설가라는같은본업을가졌으나전혀다른생활반경에놓인두사람의마감풍경이엇갈려전개된다.같은단어를놓고도완벽히새롭게펼쳐지는두방향의사건전개를비교하며읽는재미가쏠쏠하다.두사람의이마감노트는곧창작노트이기도해서,한편의소설이완성되어가는동안의여러영감과먹을거리에대한면밀한이야기들이고스란히담겨있다.소설가의일상은모든순간이모두‘사건’으로귀결되는데,차를우릴물을끓일때도,밀키트를레시피순서에따라조리할때도,아이가세발자전거페달을굴리는모습을바라볼때도,줄이몹시긴맛집앞에서있을때도,휴대폰앱으로배달음식을주문할때도,횡단보도앞에서초록불을기다릴때도,심지어매일무심결에냉장고문을열때조차도그렇다.일상곳곳에흩어져있는사건들이모여소설가의삶이되는동시에소설이되는것이다.

딱하루만더있다면
세상완벽한원고를만들수있을텐데

소설가가소설을쓰는일상에끊임없이찾아오는각종사건이소위말해웃프기도하고가슴찡한순간도있지만시종일관유쾌하게이어진다.소설이독자에게가닿기까지경유하는곳은비단책상만이아니었다.아이와나란히앉아이유식과간식을챙겨먹이는식탁한편이기도했고,무려호텔객실에비치된스탠드형다리미판이기도했던것이다.그뿐아니라,대형프렌차이즈카페부터모든좌석이한눈에들어오는아담한카페까지여러업장은물론이요,심지어만원지하철일때도있을만큼때와장소를가리지않는마감의현장.

책에서언급되는먹을거리로는달걀,초콜릿,포도,보이차,홍차,밀키트,고구마,바나나,커피,사과,당근,양배추,냉동만두,컵수프,치킨,크루아상,들깨옹심이,냉이,대파,단팥죽,김치찌개,애플망고빙수,지삼선,리슬링와인등…미처다헤아릴수없이다양한데,심지어‘공복’도여기에포함된다.소설의원료가되어주는것은때로고자극탄수화물이어야하기도했지만절박할때는커피조차입에흘려넣기가쉽지가않다.배속을비우고아무것도먹지않는혹은먹지못하는상태역시집필을위한준비단계가된다니!말로만들어온‘창작의고통’을우리는활자사이로짐작만할뿐이다.

하지만그고통의결과로많은문학작품이탄생해왔고,앞으로도탄생할것이다.오늘도소설가들은‘내일은완성할거라는착각’을하면서숱한밤을지새우고,엄연한노동으로서의창작활동을지속하고있다.그덕분에많은독자들이한번도접해보지못한세계를간접경험하고,다른사람의삶에감정을이입해황홀한몰입을경험하며즐거운독서를한다.문학은‘삶’의아무것도변화시킬수없지만,동시에‘사람’의모든것을바꾸어놓을수있는힘을갖는다.이역시하나의커다란사건처럼.

그런과정에서우리는자연스럽게두소설가가각각소설을집필하는방식,나아가삶을운용하는방식까지들여다볼수있다.언제어디서영감의원천이샘솟는지,어디에방점을찍고무엇에중점을두고살아가는지등등….‘소설’뒤의‘소설가’가보인다.

자신만의노동을성실하게이어가는
모든사람들에게

소설가의마감풍경을통해소설창작의고통과기쁨을엿볼수있지만,문학에국한되는이야기로만읽히지는않는다.“일을하며매일회의와보람,불안과자부를오가는모두에게풍성한만찬이되어줄것이다.”라는소설가백수린의추천의말처럼누구나에게적용가능한인생의진리가여기에있다.

마감앞에서‘딱하루만더있다면세상완벽한원고를만들수있을텐데.’생각하는소설가처럼많은직장인들이‘딱하루만더있다면세상완벽한기획안을완성할수있을텐데.’‘딱하루만더있다면세상완벽한발표자료를준비할수있을텐데.’등등의생각을하는것이다.그러나우리는모두알고있다.말은그렇게해도우리는모두최선을다해이미훌륭한소설을썼음을,더할나위없는기획안을완성했음을,세상완벽한발표자료를준비했음을말이다.자신에게주어진책무를부여잡고나름의전문성을발휘해조금이라도더최선의결과를만들어내고자고군분투하고있는모두에게이책을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