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밥 먹고 가

언니, 밥 먹고 가

$18.00
Description
“우리 모두는 지금도 각자의 우주를, 각자의 세계를 건설해가고 있다.”
퇴직금을 탕진하고 얻은 사람과 그들의 ‘일’ 이야기

‘요리먹구가’ 에리카팕이 만난 여성 노동자 11인
그리고 브랜드 마케터 ‘김키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민철’까지
생초면인 사람들을 집으로 불러 밥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 ‘요리연구가’까지는 어렵더라도 ‘요리먹구가’ 정도는 될 수 있겠다는 발상으로 직접 독특한 직함을 창조해 ‘요리’와 ‘개더링(gathering)’ 관련한 일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에리카팕.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며 7년의 세월을 보냈다는, 이 책의 저자 박지윤이다.
예명마저도 심상치 않은 그는 조금 더 있어 보이고 맛있게 차려 먹을 수 있는 콘셉트의 소셜 다이닝 프로젝트 ‘잇어빌리티(EatAbility)’를 진행하고 독립출판 등을 병행하면서 회사생활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 속에 2021년 전격 퇴사를 감행하고, ‘에리카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애니메이션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양한 요리를 재현해보는 독특한 쿠킹 클래스를 비롯, 하는 일마다 ‘흥’과 ‘끼’를 발산하며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그. 삶의 터전인 작은 복층 원룸도 이탈리아어로 ‘에리카의 집’이라는 뜻인 ‘카사데리카’로 이름 붙이고, 무채색 회사원이 아닌 알록달록한 자신만의 인생을 꾸려가고 있다.

이곳에서 진행된 ‘함바데리카’ 프로젝트는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해가는 여성 노동자에게 식사를 차려준다는, 이른바 건설 현장 ‘함바집’ 콘셉트의 인터뷰 프로그램이다. KBS 일반인 관찰 예능 프로그램 〈요즘것들이 수상해〉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데, 인스타그램 모집 공고를 통해 신청한 41명과 방송 출연 당시 섭외한 2명, 그리고 이 책을 위해 초대된 스페셜 인터뷰이 2명까지 총 45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함바데리카를 찾아와 이곳의 시그니처인 독특한 콘셉트의 안경 등을 함께 쓰고 어색함을 풀며 식사를 하고 일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에리카팕이 준비한 식사 메뉴는 된장찌개, 골드키위제육볶음, 들기름묵은지무침, 애호박채전과 같은 흡사 이모가 차려주는 푸근한 한식 한상차림이다. 손잡이가 달린 투박한 양은잔에 막걸리를 담아 내거나 어릴 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델몬트 쥬스병에 담긴 보리차 등 콘셉트부터 개성이 넘친다. 이 차림에 사용한 그릇들은 동묘 구제시장에서 직접 함바데리카에 어울릴 것으로 골라온 빈티지 제품들이다.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 중에서 유아동 콘텐츠 기획자, 뮤직 큐레이터, 공연 티켓 매니저, 출판사 마케터, 노무사, 논술·면접 강사, 식품 MD, 역사학원 원장, 일러스트레이터, 안무가 등등 다양한 직군의 여성 노동자 11명과의 대화를 다듬어 이 책에 수록했다. 직업은 물론이고 회사원,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 고용의 형태도 각기 달랐다. 여기에 ‘브런치’ 브랜드 마케터 김키미, 당시 ‘TBW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민철까지 참여해 한층 더욱 더 깊은 이야기를 담아냈다.
저자

에리카팕

1990년9월8일생.김연아와생일이3일차이인것을자랑스럽게생각하던때도있었지만,2017년5월25일독립출판을시작하며‘에리카팕’이라는이름으로다시태어났다.7년동안적성에안맞는회사를다니며소셜다이닝프로젝트‘잇어빌리티’를병행하다이대로는안되겠다싶어퇴사를감행.지금은‘요리먹구가’라는스스로만든직함으로요리와개더링(gathering)을기반으로한여러가지활동을기획하고운영한다.최근에는‘텍스트셰프’라는새로운조합으로요리조리맛깔난글을쓰고있다.

인스타그램eprikot

목차

프롤로그:‘함바데리카’에오신걸환영합니다
함바데리카의레시피

함바데리카의인터뷰

일과인생,그리고자신에대한태도
‘더핑크퐁컴퍼니’유아동콘텐츠기획자홍아인
‘더핑크퐁컴퍼니’유아동콘텐츠기획자문정은

‘이상한할머니’를꿈꾸는흥부자들
뮤직큐레이터현지혜
공연티켓매니저김민영

서른즈음의생각들
출판사마케터고보미
노무사김현지

각자의삶,나름의고민
논술·면접강사,작가,일용직정해치
식품MD윤아영

‘5000끼’로부터의해방,그이후
역사학원‘달빛서원’원장김수진

우리는모두‘자기삶의예술가’!
일러스트레이터수수진
안무가,무용가손지민

스페셜인터뷰

‘나’라는브랜드를만드는일
‘브런치’브랜드마케터김키미

내일로건너가는모험
크리에이티브디렉터김민철

에필로그:퇴직금탕진,그이후

출판사 서평

‘그래도직장은다녀아지.’와‘내가하고싶은일을해야지.’사이에서
고민많은요즘노동자들과나누는새로운용기

이책은함바데리카를찾아온이들의단정하게잘지어진성공담을다루는것은아니다.대신일이좋았다가싫었다가하루에도몇번씩마음에바뀌지만결국일에서성과를내고보람을얻는것이기쁨인보통사람들의평범하지만반짝이는인사이트가가득하다.때로는힘에부쳐매일매일이‘존버’일지라도,그때그때주어진상황을맞닥뜨리며헤쳐온사람들의고군분투에대한기록이다.일의영역에는업무만있는것이아니고,인간관계,휴식,삶을관통하는철학등여러복합적인요소들이존재한다.각자의분야에서나름의업력을쌓고있는사람들이불안과분노를조절하며현장에서축적한노하우를그대로보여준다.

선후배,동료들의이야기에목마른우리들에게이들의대화는더없이귀하다.이사려깊은대화의기록을읽고있노라면업계를떠나비슷한고민으로고개를갸웃하게되기도하고,함께웃고울고박수치게된다.언제나곁에서“잘하고있어.”“마음을편하게가져.”이렇게말해주며어깨를두드려주는친구들처럼이들의대화는환하고든든하다.

지금하는일이진짜내일이맞는지방황하고울기도하면서,점점나의적성에꼭맞는자리를찾아가려는이들의노력은필사적이고눈부시다.저마다의색깔을찾아가는여정에서가장중요한메시지는‘내가나를설명할수있어야한다.’는것이아닐까.결국에는내가스스로나에대해잘알아야나에게맞는일도찾을수있을테니까.더이상도망치듯퇴사하거나이직하는대신조금더만족스럽게일을하는사람들이많아질수있도록,이런이야기는계속되어야한다.

스페셜인터뷰이로기꺼이함께해준대한민국대표‘일잘러’김키미,김민철두사람과의각각의대화에는보다깊고복잡한일터의섭리와처세에대한이야기가담겨있다.김키미는지금까지잘알려져있지않았던자신의성장배경에대해솔직하고가감없이털어놓으며그시간이현재의나를어떻게만들어왔는지꼼꼼하게회고한다.글쓰기플랫폼‘브런치’를성공적으로성장시키고자신또한하나의브랜드로서빌드업해온과정을고스란히풀어냈다.김민철은20년간다니던광고회사‘TBWA’를그만두기이전진행했던인터뷰로,회사원과작가라는투트랙을지속할수있는원동력에대해이야기한다.스스로잘할수있는일과잘할수없는일을명확히인지하여구분하고,장점을더욱보완하고발전시키는방향으로고민해온흔적을엿볼수있다.

자신만의세계를건설해가는여성노동자를위한함바집,
‘함바데리카’에오신걸환영합니다!

‘함바데리카’라는전무후무한프로젝트를마치며에리카팕이깨달은것을정리하면다음과같다.

첫째,어떤일이든어느연차든고민이없을수없다.그러므로서로의이야기를듣고,또묻고,위로하고,보듬으며좋은말과좋은맛을나누는시간은반드시필요하다.

둘째,자신에대해진지하게고민하는시기는반드시있어야한다.누구의딸이나누구의직원이아닌오직이우주에홀로서있는나에게만집중한시간을보낸사람들이견고한자신만의세계를지어가고있다.

셋째,쓸모없는우연은없다.지난과거들의모든것이어떤식으로지금과또미래와연결되는자양분이될지알수없는것.모든순간을존중하고가벼이여기지않을때훗날찾아오는기회도놓치지않을수있다.

이곳에다녀간사람들은맛있는음식으로배를채운것은물론이고마음까지든든했을것이다.우리가매일매일지속하고있는‘일’.일의목적이무엇이든조금이라도나의적성에가까운제자리를찾아가는데이책이작은도움이되기를바란다.애정과몰입으로일할때조직의성과는물론개인의성장을불러오고,돈벌이보다중요한노동의가치가여기에있다.이책은분명저자가에필로그에쓴것처럼“스스로에대한존중이마를때기댈수있”으리라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