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던 작가 하완의 자발적 경로 이탈 에세이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던 작가 하완의 자발적 경로 이탈 에세이

$17.00
Description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이후 두 번째 산문집!
출간 즉시 일본, 태국 판권 수출!
화제의 도서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 수정증보판 출시
2018년 봄, 혜성처럼 나타나 출판계를 뜨겁게 뒤흔든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의 하완 작가가 돌아왔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베스트셀러 순위를 굳건히 지켰고, 방송과 광고 심지어 도서 제목에서도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냈으며, 계절마다 다양한 버전의 리커버를 탄생시킨, 자칭 ‘야매 득도 에세이’에서 조금 새로워진 모습으로. 이번엔 ‘자발적 경로 이탈 에세이’를 표방한다.
2020년 여름, 출간 즉시 일본과 태국에 판권이 수출되어 우리나라는 물론 타국의 독자들까지 만나고 있는 『저는 측면이 좀 더 낫습니다만』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이번 수정증보판에서는 완전히 새롭게 재해석한 표지 그림을 선보이는 동시에, 기존의 날렵하면서도 트렌디한 느낌은 동일하지만 보다 정교한 서체로 교체하여 가독성을 보완했으며, 세 가지 신규 에세이를 추가 수록하여 동시대 감각을 높였다. 하완 작가 특유의 냉소적인 듯하지만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는 유머는 그대로 담아내면서도, 완전히 새옷으로 갈아입고 다시 독자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저자

하완

본업은일러스트레이터.
그림만그려서는먹고살기힘들어글을썼다.그림보다글이잘팔려대략난감하지만,이렇게라도사니다행이지싶다.이렇게된이상계속쓰는수밖에.그림은거들뿐,겁도없이또책을쓰고말았다.
다수의책에그림을그렸고,에세이『하마터면열심히살뻔했다』를썼다.

목차

수정증보판을펴내며:경로를이탈하‘겠’습니다
프롤로그:정면은망했지만괜찮은측면이있기에

측면의재발견
게으를수록창의력이상승한다
아름다운것들은관심을바라지않지
자신감이올라간다
다른각도에서보기
글은발로써야제맛
왜맨날지는것같은기분일까
소소한게어때서
행복해지는마법의주문
집에만있는데너무즐거워
승부는다음생에
큰사람은좁은곳에들어가려애쓰지않는다
넌왜위아래가없냐
힘들어도어른이니까
문제는옷이아니다
내삶에문제가끊이지않는이유
돌아오는것들
룰을알수없는경기에초대되었다
대책은없습니다만
행복은셀프
이왕해야하는거라면즐겁게
이건내취향이아니지만
급할수록쉬어가자
나도취미가있는데
내마음속의리처드파커
우리에겐적당한거리가필요한것같아
호구를위한나라는없다
그럴수있어
돈이없어도어떻게든살아진다
숨길수록더커지는것들
짧지만긴이야기
누가맞고틀리고의문제가아닌데도
대충의맛
뭐라도쓰는마음
난누군가또여긴어딘가
겨울이알려준생존법
내가특별한이유
우리가행복하지못한이유
조용히불타는금요일
현자가될시간
아들,할많하않
모든것이변해가네
봐도봐도질리지가않아
내가감당할수있을정도만
자기만의방구석

출판사 서평

정면만보고그사람의얼굴을완전히안다고할수있을까?
정면에선보이지않던그사람의슬픔이나매력,
혹은말못할비밀을볼수있다,측면에서는.

전작의메시지를이어받으면서도이번『저는측면이좀더낫습니다만』에서그가주목하는것은조금다르고조금구체적이다.누구나“나답게!”를부르짖으면서도정작정면으로만나의존재를드러내려고하는사회적관습으로부터자유를선언한다.정면승부만이정답처럼여겨지는치열한시대에맞서는느슨한반항이다.

증명사진을찍으러가면똑바로앉아정면을봐야하고,학창시절미술시간친구의얼굴을묘사해야할때도모두가강박적으로눈,코,입을그려넣기바쁘다.나를‘증명’하는것도,친구의얼굴을‘표현’하는것도모두가천편일률적으로앞얼굴이라니,좀이상하지않은가.그대안으로작가는‘측면’을이야기하고있지만‘후면’이어도아무렴상관없다.그리고조금더나아가생각해보자면반드시얼굴이어야할필요조차없는것이다.오른쪽새끼손가락이면어떻고,왼쪽발목이면어떨까.나에게는내가생각하는기준으로가장나다운모습을표현할자유와권리가있다.

어차피인생은끊임없이나자신을자기합리화하면서사는과정이다.흔히들‘자기합리화’라는것을안좋은뜻으로여기기도하지만,작가는자신이자기합리화에재능이있다는것을알아차리고이책을썼다고말한다.자기합리화는사회적물의를일으키지않는범위안에서나스스로를조건없이긍정하고모든일의기준을나에게두면서매순간즐겁게사는원동력이된다.자신의인생을‘객관적’으로본다는것은결국다수의타인들이정해놓은천편일률적인잣대에나를억지로끼워맞춘다는것에다름아니기때문이다.세상이정해놓은기준에나를맞추는것이아니라내가세상의기준이되어야한다는것은그래서중요하다.

‘갓생’은커녕‘현생’도힘들지만게으를수록창의력이상승하는
프리랜스노동자의밉지않은변명
“나는진게아니야,싸우기싫을뿐이야.”

그런데생각보다스스로의기준을나조차도잘모르고있는경우가많다.일상의파도에휩쓸려이리저리바쁘게살다보면더욱그렇다.끊임없이누군가와관계맺고밀접한상호작용속에서지내야하는현대사회에서는물론어쩔수없는부분도크다.하지만그럴수록우리는스스로에게더집중할수있는시간이필요하다.나의취향을,나의호불호를,스스로분명하게아는것은내삶을주체적으로이끌어나갈수있도록도와준다.

이책의저자하완역시사실이렇다할뚜렷한나만의취미도없고,집에있는시간을가장좋아하며,업으로삼고있는그림마저심드렁하고,응원하는야구팀도딱히없고,남들다쓰는‘카카오톡’메신저도쓰지않으며,별안간유명한작가가되었는데에세이는어떻게쓰는건지여전히모르겠어서헤매고방황하는,대한민국의평범한소시민이다.다만매순간자신의감정에충실한하루하루를살아가는삶속에서작가는‘나’를발견한다.가끔은대책없고실패도하겠지만그냥그런나를온전히인정하는것에서부터시작한다.정면승부만을정답처럼여기는세상에가뿐히“흥칫뿡!”을외치고,다소요령도피우면서설사조금돌아가더라도‘열심히’가아니라‘즐겁게’살자고이야기한다.즐겁게사는것은곧아름답게사는것이므로.

그리하여들여다본작가자신의내밀한취향까지도집중한다.예를들면,아침마다클래식면도기로한껏여유를부리고,한겨울매서운추위에도패딩점퍼가아니라얼어죽어도코트를고집하며,맥주는라거와에일맥주중에서골라마시는재미를아는반면커피는무조건아메리카노만선호하고,소설작품을읽을때는장편보다는단편에더매력을느끼고,여행을즐기면서도집에머무는시간을가장안락하다고여기며,트와이스뮤직비디오감상을소확행(소소하지만확실한행복)으로삼는다.

이렇게일상의자연스러운습관과좋아하는것들을하나하나곱씹어가며작가는스스로‘내’가어떤사람인지분명히알아간다.한개인이자신이무얼먹고,마시고,입고,듣고,읽고,보고,생각할때가장편안하고기분좋은상태가되는지깨닫게되는과정은흥미롭다.그리고그것은너무흔해서식상하지만‘행복’이라는단어말고는달리설명할도리가없다.때로는가장평범한것이가장특별하기도하니까.

어른이되었지만여전히‘실패’라부를수없는
느슨한‘성장’의과정들

결국열심히살지않는다는말이나태를뜻하는것은아니다.나의삶의리듬,속도에맞춰무리하지않는다는쪽이더가까울것이다.남의기준,세상의잣대에나를끼워맞추지않겠다는의지와도일맥상통할것이다.그러므로이책은외부의불확실성에흔들리기보다내면의확고한메시지를따라단단한사람이되어가는과정을보여준다.

하지만그런과정이순탄하기만했을리없다.이리저리치이고또서툴러서어설펐던지난날에대한반성도고스란히담아낸다.자신역시한때색안경을낀채사람들을섣불리판단하고비난했던어리석음을고백하고,다른사람들에게특별해보이고싶은마음에부렸던허영심에대한후회도함께다.이것은앞으로그렇게살지않겠다는스스로의다짐이자많은사람들앞에서약속하는선언과도같다.

하완작가는여전히세상이정해놓은길위에있지않지만,그것을‘실패’라부를수는없다.자발적으로이탈했으니,경로를재탐색할필요도없다.자연스럽게자신이서있는곳이새로운길이되어고유의삶을만들어가고있다.걷기도하고뛰기도하고때로는주저앉아쉬기도하면서.그렇게어른이된지한참인지금까지도느슨하지만분명한성장을계속해나가고있다는것이중요할따름이다.

여기에작가가직접그린,경쾌하면서도묵직하게핵심을찌르는한컷그림이책을감상하는재미를더한다.여기서우리가다시금떠올리는중요한사실.작가의본업이일러스트레이터라는것.폐부를찌르면서도위트있는그림은그의글을꼭닮았다.동시대를살아가는우리들에게작지만굉장한위안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