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말린 날들 : HIV, 감염 그리고 질병과 함께 미래 짓기

휘말린 날들 : HIV, 감염 그리고 질병과 함께 미래 짓기

$23.60
저자

서보경

인류학자.대전에서태어나속리산깊은곳에서어린시절을보냈고한국에서제일이름이특이한고등학교를다녔다.서울,캔버라,치앙마이,베를린에서공부하고일했으며,현재는연세대학교문화인류학과에다닌다.
이주여성의출산과출생등록경험에관한연구로미국의료인류학회에서수여하는루돌프피르호상을,포퓰리즘과민주주의를구성하는돌봄의미시정치에대한논문으로미국문화인류학회의컬처럴호라이즌스상을받았으며,HIV인권운동과사회과학연구방법론의결합방식에관한논문으로비판사회학회·김진균학술상을받았다.감염병의이동성에대한국제공동연구를진행하고있으며,생명과정치사이의관계를인류학의기반위에서새롭게해명하고자한다.

목차

서문:앞줄에서알려드립니다

1첫사람의자리에서
2걸려들었다
3가운뎃점으로삶과죽음이뭉쳐질때
4차별에맞서는서로의책임
5불명예섹스를계속하기
6휘말림의감촉
7HIV와에이즈의미래

감사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더많은사람들이HIV에휘말리기를
:서로에게물들며다시쓰는건강과돌봄의개념

왜우리는지금HIV와에이즈를다뤄야하는가?HIV를둘러싼문제들은감염인들만이마주한특수한문제가아니다.오히려몸,정상성,질병과건강,개인과공동체,과학과인문학,자연과문화등에관한보편적인문제의식과가장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HIV와감염이지금우리에게던지는질문들은“오래묵은것이지만낡은것은아니다.”책은역사,의료적현실,법의문제를넘나들며바이러스를둘러싼사회적배제가어떻게단순한의학적위기를넘어선박탈과위험을만들어내는지를밝힌다.예를들어이미의학적으로는충분히관리가능해진질병이,가족으로부터의배제나입원거부와같은차별을통해어떤극도의위기로격화되는지,HIV감염인에게특수한조치를취하는게아니라위험으로부터모두를보호하도록고안된원칙이의료현장에서다양한사회적이유로작동하지않게되는이유가무엇인지등을현장에서벌어지고있는사례들을중심을살펴본다.

서보경은감염을‘휘말림’으로이해하자고제안함으로써바로이지점을설득력있게파고든다.통상사용되는‘감염되다’라는표현대신‘감염하다’라는중동태로사고하면서두가지이분법을넘어서생각할수있게된다.하나는감염과면역을침입과자기방어의논리로단순화하지않고생물사회적현상으로이해하는것이고,다른하나는감염을설명하는가해와피해,능동과수동/피동의구도를넘어서는것이다.이처럼감염에대한새로운언어를고안하는것은더나은과학적앎을위해,즉감염이라는생명의작용을더정확하고깊이있게이해하고,현재의부정의를해결해가기위해필수적인작업이다.

책이이러한작업을통해갱신하고자하는것은미래를바라보는관점이다.저자가길어올린이야기들은무엇보다도감염인과그주변사람들,활동가들이지금이순간에도만들어내고있는새로운돌봄과상호부조의가능성이다.서로에게물들고마주닿아번지기를두려워하지않고,자아의좁은틀을벗어나서로기꺼이‘감염하려’하는이들의움직임은너와나를구분짓고,몸의경계를필사적으로지키려하는태도로는달성할수없는'건강'이가닿아야하는미래를우리에게보여준다.

이책을읽고“비로소내가수없이발음해온‘퀴어’,‘연대’,‘책임’,‘자긍심’의의미를완전히다시생각해보게되었다.”라는문학평론가오혜진의말처럼,『휘말린날들』은퀴어정치와현재의불평등,부정의문제를근본적으로연결하는동시에비장애중심주의와인간중심주의를넘어서는돌파구를마련하는작업이다.바이러스의생물사회적속성,생물학적?사회적?문화적?정치적변천과정을이해할때,우리가알고있던‘연대’,‘공동체’,‘친족’등의개념이새로쓰이고,바이러스와함께하는,배제되고소외된자들과함께하는미래가가능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