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본색(큰글자도서) (우리가 몰랐던 조선 활자 이야기)

활자본색(큰글자도서) (우리가 몰랐던 조선 활자 이야기)

$36.00
Description
조선은 왜 그토록 많은 금속활자를 만들었을까?
조선 활자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우리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보다 적어도 200여 년 앞서 만들어진 고려 금속활자는 우리의 자부심으로 남았다. 한데 이런 고려 금속활자의 그늘에 가려져 조선시대 문치주의의 바탕이 되었던 조선의 금속활자들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조선시대에 금속활자는 수십 차례에 걸쳐, 수백만 자 이상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82만여 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20년 넘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 활자를 정리하고 연구해온 이재정은 이토록 많은 활자가 보존되어 있는 예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유일하고 독특한 것이라 말한다. 그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조선시대 활자를 조명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전하고자 이 책을 썼다.
《활자본색》은 조선시대에 그토록 많은 금속활자가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조선시대에 활자가 가진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조선시대 활자의 변천사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활자를 만들고 사용했던 사람들은 누구였는지를 추적해나가며 조선시대 활자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책이다.
저자

이재정

고려대학교사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국립중앙박물관학예연구사,국립전주박물관학예연구관,국립중앙박물관학예연구관,국립한글박물관전시운영과장으로일했다.국립중앙박물관에소장된조선시대금속활자를연구해왔으며,조선시대출판문화사에관심을갖고있다.지은책으로《문화재이름도모르면서》,《친절한생활문화재학교》,《조선출판주식회사》,《친절한우리문화재학교》,《의식주를통해본중국의역사》,《중국사람들은어떻게살았을까?》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오랑캐의탄생》,《왕여인의죽음》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세상에모습을드러낸600년전금속활자
항아리에서나온수수께끼의활자들
국립중앙박물관에서확인된갑인자
몰래묻었다다른물건을만들려고했을까?

2금속활자에관한오해와편견
최초의금속활자와관련된오해
가장많은금속활자를가지고있는것에대한과소평가
금속활자를둘러싼한ㆍ중ㆍ일의자존심싸움
21세기에생각하는금속활자의의미

3조선의왕들은왜금속활자에집착했나?
태종이금속활자를만든속내는무엇이었을까?
문자가새겨진보물
금속활자의제작은문화와경제력의척도
왕들의시그니처활자
막을수없었던민간의금속활자제작

4활자의서체는어떻게만들었을까?
인쇄용서체의기준이된손글씨
명필들의흔적
활자의이름은어떻게붙일까?
책에따라달라지는서체

5한글활자이야기
한글활자가걸어온길
한글로된책들의서체와편집
이름조차없는한글활자들
나지금진지하다,궁서체다

6활자만들기에서인쇄까지
금속활자는어떻게만들었을까?
세종의활자개량
갑인자는정말활자제작기술의정점일까?
명품을완성하는종이와먹

7문치주의의숨은공신들
어떤사람들이책을만들었을까?
158년만에드러난뜻밖의이름
세상어디에도없는그들만의활자분류방법

맺음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조선은왜그토록많은금속활자를만들었을까?
조선활자에대해알아야할모든것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2022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

우리는세계최초의금속활자를발명한역사를가지고있다.구텐베르크의금속활자보다적어도200여년앞서만들어진고려금속활자는우리의자부심으로남았다.한데이런고려금속활자의그늘에가려져조선시대문치주의의바탕이되었던조선의금속활자들은크게주목을받지못했다.
조선시대에금속활자는수십차례에걸쳐,수백만자이상만들어졌을것으로추정된다.이중82만여점이국립중앙박물관에보관돼있다.20년넘게국립중앙박물관에서이활자를정리하고연구해온이재정은이토록많은활자가보존되어있는예는세계어디에도없는유일하고독특한것이라말한다.그는그동안주목받지못했던조선시대활자를조명하고그의미와가치를전하고자이책을썼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2022우수출판콘텐츠선정작’인《활자본색》은조선시대에그토록많은금속활자가만들어진이유는무엇인지,조선시대에활자가가진의미와가치는무엇이었는지,조선시대활자의변천사는어떠했는지,그리고활자를만들고사용했던사람들은누구였는지를추적해나가며조선시대활자의모든것을총망라한책이다.


항아리속금속활자는누가묻었을까?
문화수준과경제력의척도였던조선시대금속활자

이책은2021년6월,서울인사동에서출토된1600여점의조선전기금속활자이야기로부터시작한다.인사동에서발굴된활자중에는15세기에만들어진한글활자와세종대왕이만든갑인자가포함되어세간의뜨거운관심을받았다.지금까지갑인자는실물이남아있지않은것으로여겨졌기때문이다.인사동출토활자를두고“우리인쇄사를새롭게써야할위대한발견”이라거나“말로표현할수없는가치와의미”를지녔다는연구자들의평이줄을이었다.
오랫동안국립중앙박물관에소장된활자를조사하고정리해온지은이에게인사동발굴활자는그동안답을찾지못했던숙제를해결하는실마리가되었다.국립중앙박물관에는대다수의활자와는입수시기와연유가다른150여점의금속활자가있었다.서체와모양등을볼때조선전기활자와비슷하다고추정만하고있었던이활자들은,인사동발굴활자들과비교해보면서갑인자임을확인할수있었다.
그렇다면인사동의항아리속활자들은누가묻은것일까?
조선시대금속활자는값비싼구리를사용하여문자를새긴보물과같은것이었다.왕들은저마다자신만의금속활자를가지고싶어했지만누구나마음껏만들수있는것은아니었다.조선시대에가장많은활자를만든왕은정조로1백만자가넘는활자를만들었고,그뒤를이어세종과세조가수십만자의활자를만들었다.임진왜란이후에는금속활자를거의만들지못했으니,금속활자의제작규모는조선의성쇠와궤를같이했다고도할수있다.그렇다면귀한구리로만든이금속활자를누군가경제적이득을도모하기위해훔친것은아닐까?
이처럼지은이는조선금속활자에얽힌미스터리에관해다소도발적인가설을제시하기도하고,활자에대해우리가미처몰랐던흥미로운이야기를풀어놓는다.명필로인정받은안평대군의서체로만든활자가세조대에파기된사례에서는활자가권력의상징이었음을엿볼수있고,정조가세종이만든갑인자를본떠여러번활자를만든것에서는선대에대한존경심을느낄수있다.그야말로조선시대금속활자는당시의문화수준과경제력의척도였던셈이다.


조선활자와구텐베르크활자를비교하는것은온당한가?
활자에대한잣대와관점을다시묻다

“우리에게금속활자는이율배반적인존재다.세계최초로금속활자를만들었다는자부심을안겨주지만‘구텐베르크의금속활자발명이가졌던폭발력을발휘했는가?’라는질문에이르면시원한대답이떠오르지않는다.”-〈머리말〉에서(8쪽)

조선은수많은활자를만들었고,이를확인할수있는실물도수십만점이남아있다.게다가금속활자를언제누가만들었는지확인할수있는기록,활자를보관했던보관장,활자목록을담은서적까지온전하게남아있다.이는세계적으로드문사례다.하지만조선이세계최대규모로금속활자를제작했을지언정그것이인쇄문화발전과지식의대중화를가져오진못했다는것이보편적인평가다.그런데지은이는이런평가에대해새로이문제를제기한다.‘고려와조선의활자들이서양활자만큼인쇄속도를높이거나사회발전에기여하지못했으니그가치가떨어진다’라는평가가과연적절한가?
태종은“나라를다스리려면반드시책을널리읽어야한다”며조선최초의금속활자인계미자를만들었다.조선은성리학을통치이념으로내세워건국되었지만,이를공부할수있는서적이턱없이부족했다.조선의왕들은성리학서적을지도층에게빨리보급하기위해금속활자를만들어책을인쇄해배포했다.활자로인쇄한책에는제왕의지침서,불경,실록등이있었다.애초에조선의활자는제작된의도가서양의것과는달랐던것이다.
조선의활자가인쇄속도향상과지식의대중화에기여하지못했고권력층의독점물이었다는평가는어쩌면서양의근대를바람직한기준으로세워두고그와다른것은뒤떨어진것으로여기는서양중심적시각일수있다.이런잣대에매몰된다면왜조선의왕들은활자를귀하게여기고독점하고자했는지,활자에얽힌역사적진실은무엇인지등은묻지못하게된다.지은이는보편적평가와잣대에서벗어나조선사회자체를중심에놓고다른각도에서조선활자를바라보면좀더생동감있는이야기를만날수있다고말한다.


조선활자로인쇄한옛책들,
그편집과변천사에대하여

활자의서체와한글활자를다룬4장과5장에서는활자로인쇄한책이야기가주를이룬다.활자의정체를알기위해서는활자로찍은책들과맞추어보고연구해야하는작업이필수다.다양한고서들을접하며지은이는그것이가진미감과메시지를느낄수있었다.조선시대의책에도서체의유행이있었고,오늘날의‘레이아웃’이라는개념이존재했다.
세종은계미자가인쇄속도가빠르지않고글자가크다며경자자를만들었다.그리고경자자는정교하고치밀하지만크기가너무작아읽기에불편하다며,세종은다시갑인자를만들었다.조선금속활자기술의정점이라평가받는갑인자는이후에도수차례에걸쳐다시제작되었다.또한크기가큰활자는성인의말씀을담은경전등을인쇄할때사용하여위엄을나타내고,크기가작은활자는문집과같은책들을인쇄할때사용했다.
한자활자에비해수량도적고그중요도도낮게취급받았던한글활자는관련기록도적고정보도거의찾아보기가어렵다.한글활자는주로훈민정음의보급,백성의교화를위한교육서,백성의삶과직결되는정보를담은의학서등에활용되었다.한글활자는왕대마다그중요도가다르게여겨졌는데특히세종과세조때한글을중요하게여기고한글로된책을간행하는데공을들였다.
활자로인쇄한조선의책들을보면제목은큰활자,본문은작은활자로찍는다거나,한자로된원문을크게,한글독음은작게표기하는등보기에편하고조화로운방향의편집방식을추구했다는것을알수있다.


활자를만들고사용한사람들은누구일까?
문치주의의숨은공신들이야기

활자를만들고책을찍기까지는여러공정과기술자가필요했다.판을짜는사람,종이를만드는사람,인쇄를하는사람등이들은‘문치주의의숨은공신들’이라할만하다.
활자와책을둘러싼사람들의다양한일화도흥미롭다.예컨대조선시대책의교정방식은오늘날과비슷하여,교정지를인쇄해틀린글자에붉은먹으로동그라미표시를하고줄을연결하여맞는글자를적는식이었다.책을중요하게생각했던조선시대에는오탈자에대한처벌이가혹하여정조는가장아꼈던신하정약용이책의편찬을잘못했다고파직했고,책에오자를내거나인쇄상태가나쁜경우에태형에처한다는규정도있었다.이외에도갑인자제작에세종대의각종과학기기를발명했던장영실이참여했다는사실,활자제작자들의기록을활자보관장에서우연히발견했던이야기등이《활자본색》에풍성하게담겨있다.

지은이는오랫동안활자를연구해오면서활자에숨은다양한이야기를찾아낼수있었고,이를보다많은이들과나누고싶어서이책을썼다.밝혀지지않은기록이나빈틈은상상력을발휘하여채우기도했고,다소도발적인가설을제기하기도했다.하지만이역시방대한사료연구와활자의실물을오가며서술한것이기에충분한근거를확인할수있다.지은이바람대로이책을통해다양하고열린시각으로활자에대해질문하고해답을찾으려는독자들을만나길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