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노와 훈 : 서기전 3세기부터 서기 6세기까지, 유라시아 세계의 지배자들

흉노와 훈 : 서기전 3세기부터 서기 6세기까지, 유라시아 세계의 지배자들

$20.00
Description
고대 유라시아 역사는
흉노/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흉노/훈은 서양에서는 ‘야만인’ 동양에서는 ‘오랑캐’로 일컬어졌다. 세계사에서 이들의 위치는 고대 후기 로마 제국과 중세 초기 게르만 민족의 역사에 덧붙은 각주에 불과할 따름이다. 김현진 멜버른대학 교수는 이러한 학계 시각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해 흉노/훈 제국의 위상을 바로잡고자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크게 두 가지를 말한다. 먼저 몽골고원의 흉노와 유럽의 훈은 같은 집단명을 사용한 강력한 연결고리를 가진 존재들이며, 이들의 역사는 유라시아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온전히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흉노/훈 제국이 고대 후기와 중세 초기 유라시아 세계 형성에 미친 영향은 막대하며, 이들은 세계사를 바꾼 고대 문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것이다.
1차 및 2차 사료는 물론 최신의 고고학적 발굴까지 망라하여 흉노/훈 제국이 고대 유라시아에 가져온 지정학적 변화, 유럽・이란・중국・인도의 문명에 남긴 흔적을 살펴본 이 작업이 역사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기대한다.
저자

김현진

저자:김현진(HyunJinKim)
서울에서태어났고,뉴질랜드오클랜드에서자랐다.영국옥스퍼드대학에서고전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고,호주연구위원회(AustralianResearchCouncil)박사후연구원을거쳤다.현재멜버른대학고전학·고고학교수로재직중이며,호주국립인문학아카데미(AustralianAcademyoftheHumanities)펠로로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고대그리스와중국문화의비교연구를담은《고대그리스와고대중국의종족과외국인(EthnicityandForeignersinAncientGreeceandChina)》,고대후기내륙아시아의훈과유라시아제국의역사를다룬《훈,로마,그리고유럽의탄생(TheHuns,RomeandtheBirthofEurope)》등9권이있다.

역자:최하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터키·아제르바이잔어를전공하고동대학원사학과에서동양사전공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주로몽골제국시대이후의중앙유라시아사와오스만제국에대해관심을갖고연구하고있다.번역기획공동체‘창(窓)’에서번역가로활동하고있으며,옮긴책으로《비잔티움의역사》,《티무르의대두와지배》(출간예정)가있고,〈몽골제국과포스트몽골시기중앙아시아와킵차크초원에서의투르크정체성〉,〈역사속의오이라트인은‘서몽골인’이었는가?〉등의논문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머리말
내륙아시아:훈의고향
유목민?농경·목축이혼재되었던훈사회
종족과기원:훈은누구인가?

1장흉노/훈제국
흉노/훈의정치조직
흉노/훈의정치사
남흉노와선비의중국정복
흉노고고학

2장소위‘200년의공백’

3장중앙아시아와남아시아의훈
─키다라왕조와에프탈왕조의백훈제국
백훈은누구인가?
백훈제국의확장과키다라왕조
에프탈왕조백훈제국의전성기
이후중앙아시아와남아시아의훈계국가들
백훈제국의정치조직과문화
이란과인도에남은훈의유산

4장유럽의훈
훈이전의훈?
훈도래직전의유럽
훈의침략
울딘
루가와옥타르
유럽훈제국의정치조직

5장아틸라의훈
블레다와아틸라
아틸라,최고권력자
아틸라의서방침공
6장아틸라이후의훈
훈제국의내전과붕괴
아틸라이후유럽의왕들
서부훈제국의일시적재통일과최종해체

7장폰토스초원의혼
─우티구르-쿠트리구르‘불가르’훈
오구르
불가르훈과캅카스훈,아바르의정치사

8장훈의유산
유럽의정치지도를다시그리다
훈식내륙아시아정치모델의영향
훈과알란이유럽의군사관행에미친영향
고고학적증거를통해본훈의문화적·예술적영향

맺음말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고대유라시아역사는
흉노/훈이전과이후로나뉜다

흉노/훈은서양에서는‘야만인’동양에서는‘오랑캐’로일컬어졌다.세계사에서이들의위치는고대후기로마제국과중세초기게르만민족의역사에덧붙은각주에불과할따름이다.김현진멜버른대학교수는이러한학계시각의불균형을해소하고통념에정면으로도전해흉노/훈제국의위상을바로잡고자이책을썼다.
이책은크게두가지를말한다.먼저몽골고원의흉노와유럽의훈은같은집단명을사용한강력한연결고리를가진존재들이며,이들의역사는유라시아적관점에서검토해야온전히파악할수있다는것이다.둘째,흉노/훈제국이고대후기와중세초기유라시아세계형성에미친영향은막대하며,이들은세계사를바꾼고대문명중하나로자리매김해야한다는것이다.
훈/흉노에관한종래의역사서는중앙아시아의흉노,유럽의훈어느한쪽에만초점을맞추는경향이있었다.하지만동부의흉노와서부의훈을별개의존재로인식하고서술할경우흉노/훈계의여러세력이고대유라시아각지에서일으킨변화를통합적으로인지할수없게된다.유럽과아시아를별개의역사가아닌하나의역사로보는시각이필요한이유다.
서울에서태어나뉴질랜드에서성장하여동서양의양쪽문화에익숙한김현진이균형잡힌시각으로집필한이역사서는1차및2차사료는물론최신의고고학적발굴까지망라하여흉노/훈제국이고대유라시아에가져온지정학적변화와유럽,이란,중국,인도의문명에남긴흔적을살펴보며역사연구의새로운시각을제시한다.

“중국과그리스·로마사료뿐만아니라간과된기록까지샅샅이검토해,고대유라시아세계형성에있어중요한역할을했던훈의역사를쉽고,포괄적이며,탁월하게안내한다.”
―피터B.골든(럿거스대학명예교수,《중앙아시아사》저자)

“간명하면서도쉽게읽을수있는이책은훈을파악하는데이상적이며,연구자들에게끊임없는영감을준다.”
―티모시메이(조지아대학교수,《칭기스의교환》저자)

흉노와훈은같은집단인가?
아시아의흉노,유럽의훈을아우른유라시아적관점의역사서

소그드상인나나이반데(Nanai-vande)는313년에쓴편지에서남흉노가중화제국수도낙양을점령한사건에대해언급하면서‘흉노’를‘훈’이라불렀다.박트리아혈통을지녔고중국서부둔황출신의승려축법호(竺法護)는280년에서308년사이에번역한《점비일체지덕경(漸備一切智德經)》,《보요경(普曜經)》에서어떤애매한표현도없이흉노를분명하게‘후나’(인도사료에서‘훈’의다른표기)라고썼다.이밖에도고고학적발굴이나많은역사적증거들이흉노와훈은같은집단명을사용했고,정치적,문화적으로밀접한연관이있음을가리키고있다.
지은이는먼저사마천의《사기》에언급된흉노의정치체제를인용하면서,흉노가국가가아니라정치적으로무질서한부족연맹에가깝다는학계의선입견을반박하며1장을시작한다.왕과부왕을둔복잡한위계의준봉건제를채택한흉노의정치체제는고도로중앙집권화된전제정이었다.그리하여많은복속부락을효과적으로통치한흉노는‘배아수준’의초기국가라는학계의통념과는맞지않는세련된정치질서를지닌국가였다.
오늘날내몽골에해당하는오르도스지방에서유래한흉노는서기전3세기중국통일이전에존재한것으로알려졌다.흉노를오르도스지역에서몰아낸진시황은이들의침략을막기위해그유명한만리장성을쌓았다.서기전209년에집권한위대한통치자묵특의지휘아래흉노는동호,월지,혼유,정령등의초원연맹을차례대로정벌하여내륙아시아동부세력을통일하고,고조유방의한(漢)나라를포위하여조공을받아내며강력한제국으로등극하게된다.이후한무제와의대결로타격을입은흉노는북흉노와남흉노로분열되었고,남흉노는한나라의속국이되어중국령으로들어갔다가,311년에중국을전복시킨다.이때흉노의통치자유연이중화제국을점령하면서5호16국시대가도래하였고,이시기는초원내륙아시아의정치전통과중국의행정전통이합성된독특한시기였다.이처럼흉노가중국에미친영향력은넓고도깊었다.
한편,2세기와3세기에알타이지역에머물렀던북흉노는4세기이후여러집단으로나뉘었는데,더서쪽으로떠난흉노집단은다시두개집단,중앙아시아남부의백(白)훈집단과유럽의훈집단으로나뉘게된다.키다라왕조의지배아래있던백훈제국은5세기중반에프탈왕조에의해지배세력이대체되었고,이에프탈왕조가페르시아와인도의영토를점령하면서인도와이란문명에짙은흔적을남겼다.

미개한야만인이아닌
고대유라시아세계의지배자이자건설자

유럽으로진출한훈은그들앞에놓인모든존재를정복했다.동유럽의알란과고트,스키트와게르마니아를정복하고,양로마제국을복속시키며유럽의정치적지형을근본적으로뒤흔들었다.이들의대두와서로마제국의해체는새로운유럽,즉‘중세유럽’의시작을알렸다.이들은도달하는곳마다복잡하고혼종적인내륙아시아문화를도입했고,방대한인구의문화와운명을급진적으로바꾸었다.
중국과그리스,로마의사서(史書)에서묘사한‘미개하고후진적인야만인,오랑캐무리’와흉노/훈은거리가멀었다.이들은정치적으로세련된존재였고,군사적으로서방과동방의적수들을압도했다.이들의정치제도는훗날‘봉건제’로불리게될통치체제로유럽에도입됐다.유럽의게르만계족속은흉노/훈의계층서열과‘공동통치’체제를채용했다.기병대중심의기동전쟁방식과군사엘리트에스며든기사도적가치관역시훈을위시한내륙아시아세력의영향력으로인한것이었다.
유라시아서쪽가장자리는훈제국의정복이후불가역적으로지중해연안에서분리되었다.이것이지중해의패권에서완전히자유로워진,오늘날‘서구세계’로일컬어지는서유럽의독특한정체성을탄생시켰다.이새유럽의정치,문화적기풍은내륙아시아의훈과지중해의그리스,로마,게르만,근동의유대기독교전통과문화가복잡하게뒤섞인것이었다.훈제국은서로마제국을멸하면서서유럽정체성의탄생을견인했다.또한훈제국의대두는이후1000년간이어질내륙아시아세계패권독점의시작점으로,짤막한막간극을거쳐근대초기서유럽열강의대두까지이어졌다.
그리하여흉노/훈집단은근대세계까지이어질유산을남겼고,유라시아전역에걸쳐고대세계의외양을급진적으로변화시켰다.이제지은이의말처럼흉노/훈을인류사에서세상을바꾼위대한고대문명중하나로다시평가할때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