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엄마가 있었다

그런 엄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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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세상 누구에게나 있다. 늙고 병들며 나이 들어가는 ‘그런 엄마’가.
이 글은 당신 부모의 이야기일 것이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이다.

단언컨대, 어릴 때부터 줄곧,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가족과 살아왔다고 확신해 온 저자.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점잖은 부모님 밑에서 유복하게 컸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결혼을 하고 둘째를 낳은 직후 친정엄마가 뇌경색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는. 10년을 아팠던 엄마는 떠날 때도 편히 가지 못했다. 자식에게 남겨진 죄책감은 때로 새벽녘, 외마디 외침과 함께 잠을 깨우지만 가끔은, 이것이 내 잘못인가? 자문하기도 한다. 내가 되었든 누가 되었든 이 문제가 과연 개인의 잘못으로만 남아야 하는지, 큰 의문이 남았다.

엄마를 떠나보내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저자는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봉사를 하고 공부를 하며 남은 인생을 고민한다.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가. 어디서 늙고 아플 것이며 누구와 생을 마감할 것인가. 현재진행형인 이 고민은 나이 들어가는 그 어떤 누구의 생과도 맞닿아 있으리라는 확신으로, 혼자 기록해 온 소심한 문장을 선보이며 세상에 말을 건다.
저자

조유리

1976년생.20대에패션잡지에서문화담당에디터로일하며라이프스타일,문화예술에관련된기사를썼다.결혼후에는육아잡지《Babee》에서일했으며이후약6년간교육잡지《엄마는생각쟁이》편집장으로일했다.
결혼후육아의도움을청할곳없어발을동동구를때부터이세상에서‘돌봄’을한다는것이얼마나삭막한일인지느끼기시작했고아이들이한창엄마의손길이필요한시기에친정엄마의병환까지맞으며질병과나이듦,복지에대한문제의식을갖게되었다.
현재사회복지를공부하고있으며용인시의시민돌봄단체‘도담살롱’에서활동하며일상속돌봄의식을깨우는시민활동을고민하고실천하고있다.

목차

PART1그런엄마가있었다
우리엄마예요
망각의시작
눈물의대물림
배부르면OK
강남엄마

PART2이런자식이있었다
책임회피의합리화
아군적군
총량의법칙
신호
팔자

PART3사라져간다
원하지않은덤
밸런스게임
허기
분실(紛失)
진짜엄마

PART4효,도를아십니까
부모살아실제
방문사절
부모가아픈이유
효,도를아십니까
꿈이뭐길래
아무것도모른다

PART5엄마는없는엄마의세상
이상한나라
왜환자인가요
선택
정답은없다
감정의자리
무력감
나여기있소

PART6엄마를분실하다
질문
그날
CCTV
오늘은이래도되는날인가
뭐라도하려고
앞서는이의배우자는
인간의영역
서명
잠도푹자고밥도든든히먹고

PART7자식의시간
사랑꾼
고아
후회하냐고묻는다면
자식의시간
친정없는친정동네에서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엄마가손녀들을돌보는어설픔을보면‘기억이안난다’는것이거짓은아닌것같았다.지금생각해보면엄마의망각은아주오래전부터시작된것이아닐까싶다.가족을먹여살리겠다는생각으로산후,몸을제대로풀기도전에집밖으로뛰쳐나간그때부터.
-1장〈그런엄마가있었다〉망각의시작中

자식이배부르기만하면만사가OK였던엄마.자식들을치열한8학군,강남지역에뚝떨어뜨려놓고는정작본인의검정고시에더집중하던엄마.어릴때아이를키우던것이하나도기억이안난다며손녀들을돌보는데마냥둔하고겁쟁이기만했던엄마.그런친정엄마와시종일관툴툴대는아버지밑에서그런대로행복하게지내왔다고생각한저자의확신은결혼후둘째를낳았던시기와맞물려시작된친정엄마의뇌경색과함께서서히무너져간다.

한창어린아이를키우던시기에부모의병환까지맞게된저자는우리나라의사회적돌봄체계의허점과철저하게서비스제공자중심의요양시스템을하나하나경험해가며엄마의돌봄과함께생활해왔다.그렇게10년을아팠던엄마는떠날때도편히가지못했다.

아,누가죽음을인간의힘밖의영역이라고했는가.엄마의목숨을놓고스케줄을짜고있는우리는뭐란말인가.차라리선택지가없었으면했다.의술이덜발달되고연명치료라는기술자체가없어서,정말죽음은산사람들이어쩌지못할,신혹은운명의영역으로온전히남겨질수있었을때가훨씬‘인간적’이었을것같았다.사람들은쓸데없이많은것을만들어냈고누군지모를그들이이순간나는치가떨리게원망스러웠다.
-6장〈엄마를분실하다〉인간의영역中

현대사회에서노인이죽음에이르는길은참으로복잡하고인위적이라남은이들을자연스레죄인이되게하고그로인해감당할수없이복합적인감정에휩싸이게한다.인생을살며원치않는덤처럼,돌봄과질병,나이듦,죽음에이르는일련의과정을친정엄마를통해한꺼번에목도하게된저자.지극히개인적인경험인듯보이지만이것은부모를둔모든자식들이,그리고나이들어가는이세상그누구라도비껴갈수없는‘사회적인문제’라는생각으로이주제를좀더파헤치고자한다.사회복지공부를시작하고조금이나마죽음에이르는길이편안할수있는세상이되기를바라는저자의앞으로의행보에이글은바로그시작점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