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대중 혐오, 법치 :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내전, 대중 혐오, 법치 :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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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신자유주의는 대체, 왜, 어째서 끝나지 않는가?
근본적으로 반평등, 반민중, 반혁명적인 체제,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진화를 파헤치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수많은 지식인이 신자유주의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고, 또다시 신자유주의 체제 종식에 관한 말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과연 신자유주의는 끝났는가? ‘포스트 신자유주의’라는 말마저 식상한 것이 되어버린 지금, 여기에 단호히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다. 『내전, 대중 혐오, 법치』를 쓴 네 명의 저자들이다.
신자유주의를 푸코의 통치성 관점에서 분석하여 “모든 종류의 평등 요구를 무력화하려는 기획”으로 바라본 저자들은, 이 폭력적인 체제의 특성을 ‘내전’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한다. 신자유주의는 그 출발부터 ‘자유’의 이름으로 ‘평등’에 맞서는 내전을 전략으로 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배 세력이 국민 일부의 적극적 지지에 힘입어 다른 국민 일부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이다. 그들은 시장 질서와 경쟁에 반대하는 모든 ‘적’을 분쇄하기 위하여 법을 이용한 지배, 즉 법치를 내세우며, 경찰과 군대를 동원한 직접적인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대중 혐오, 즉 반민주주의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하이에크와 대처에서부터 집권 좌파의 몰락, 신보수주의와 극우 포퓰리즘의 부상까지, 신자유주의의 계보를 따라 그것의 지배 전략을 파헤친다. 지난 80여 년 동안 보수는 물론 진보 세력까지 이 체제의 교리를 충실히 따랐다. 신자유주의의 작동 방식을 낱낱이 드러낸 이 책은 낡은 것을 떠나보내고 대안을 모색하는 이들, 진정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저자

피에르다르도,크리스티앙라발,피에르소베트르,오게강

저자:피에르다르도

파리낭테르대학(제10대학)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고헤겔과마르크스를전공했다.같은대학소피아폴Sophiapol연구소에소속되어마르크스와커먼즈에관한연구를지속하고있다.2004년에크리스티앙라발과‘퀘스천마르크스QuestionMarx’를설립하였고,이후그와함께『새로운세계합리성』(국내출간),『끝나지않는악몽Cecauchemarquin’enfinitpas』등신자유주의를분석한다수의책을펴냈다.2018년가을,동료석학들과‘신자유주의와대안연구그룹GENA’을결성해연구에힘쓰...더보기



저자:크리스티앙라발

파리낭테르대학의사회학과교수이자같은대학소피아폴연구소소속으로,자유주의와제러미벤담의공리주의를전공했다.1990년대부터신자유주의가교육에끼친영향을광범위하게연구했고,피에르다르도와‘퀘스천마르크스’를설립해『새로운세계합리성』을비롯해신자유주의를주제로한여러저작을공저했다.‘신자유주의와대안연구그룹’을함께결성해연구를계속하고있다.



저자:피에르소베트르

파리정치대학교(IEP)에서정치학,사회학,철학박사학위를받았고,미셸푸코로부터영감을받아20~21세기통치성을분석한논문을발표했다.파리낭테르대학소피아폴연구소일원이자‘신자유주의와대안연구그룹’설립멤버로,커먼즈에관해연구하고있다.



저자:오게강

프랑스국립공예학교(CNAM)의철학교수로,신자유주의적주체화와실현가능한유토피아를주제로연구하고있다.파리낭테르대학소피아폴연구소일원으로‘신자유주의와대안연구그룹’을함께설립했다.



역자:정기헌

파리8대학에서철학을공부하고,한국외국어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을졸업했다.번역한책으로는《프란츠의레퀴엠》,《남겨진사람들》,《고독의심리학》,《트레이더는결코죽지않는다》,《고양이가내게말을걸었다》,《퀴르강의푸가》,《철학자에게사랑을묻다》,《프랑스는몰락하는가》,《해피스톤은왜토암바섬에갔을까?》,《괜찮아마음먹기에달렸어》,《리듬분석》,《논피니토:미완의철학》,《낭비사회를넘어서》,《마르크스의유령》,《엘불리의철학자》등이있다.



해제:장석준

사회학을공부했고진보정당운동의정책및교육활동에참여해왔다.진보신당부대표,정의당부설정의정책연구소부소장을역임했으며,출판&연구공동체산현재의기획위원이다.저서로《근대의가을》《장석준의적록서재》《세계진보정당운동사》《사회주의》《신자유주의의탄생》《능력주의,가장한국적인계급지도/유령들의패자부활전》(공저)등이있고,《길드사회주의》《G.D.H.콜의산업민주주의》《유럽민중사》《안토니오그람시옥중수고이전》(공역)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서문5

서론신자유주의내전의전략들9

1장칠레,최초의신자유주의반혁명29
2장신자유주의의대중혐오57
3장강한국가예찬77
4장정치헌법과시장의입헌주의103
5장신자유주의와그적들125
6장사회진화의신자유주의적전략151
7장글로벌리즘과내셔널리즘의가짜대안181
8장가치전쟁과‘인민’의분열203
9장노동일선에서225
10장반민중적통치243
11장신자유주의전쟁기계로서의법263
12장신자유주의와권위주의283

결론내전에서혁명으로313

해제낡은것은갔는데,왜새것은오지않는가?336
미주352
찾아보기390

출판사 서평

낡은것은갔는데,왜새것은오지않는가?
질문이틀렸다,신자유주의시대는아직저물지않았다

낡은것은가고새것은아직오지않은시대,미국의정치철학자낸시프레이저가안토니오그람시의문구를빌려현대를진단한이명제는많은지식인의공감을샀다.주지하다시피‘낡은것’은신자유주의로,1970년대부터전세계를지배해온이체제가더이상힘을발휘하지못한다는것에여러식자들은동의하고있다.그런데,대체왜새것은오지않는가?
기실“신자유주의는끝났다”라는말은‘신자유주의’라는말만큼이나상투적인것이되었다.2008년9월19일,조지W.부시미국대통령은서브프라임모기지에서비롯한금융위기를잠재우기위해‘전례없는조치’를시행하겠다고공언한다.무한공적자금투입,전방위시장개입을통해월스트리트의붕괴를막겠다는것이었다.이조처를두고수많은지식인은‘신자유주의종주국’이라할법한미국이‘작은정부큰시장’을포기했다며신자유주의에종언을고했다.
그로부터10여년뒤,신자유주의는또한번의큰위기를맞는다.코로나19팬데믹이글로벌경제에제동을건것이다.셧다운과국경폐쇄가이루어졌고,거의모든나라의정부가위기를모면하고자천문학적인공적자금을투입했다.또다시신자유주의종말론이고개를들었고,너도나도‘포스트신자유주의’를이야기하기시작했다.
그런데,과연신자유주의는끝났는가?그렇다면왜새것은오지않는가?새것이오지않는이유가낡은것이아직저물지않았기때문이라면?『내전,대중혐오,법치』는파리낭테르대학에거점을둔네명의석학이함께쓴책으로,저자들은여전히세계가신자유주의의지배아래있다고주장하며그지배방식에주목한다.푸코의통치성관점에서이체제가취하는전략적특성에초점을맞출것을제안하는저자들은신자유주의를단순한경제·정치사상으로여기는관점에서벗어나“모든종류의평등요구를무력화하려는기획”으로바라본다.이명제에따르면,신자유주의는아직저물지않았다.

내전,대중혐오,법치,세키워드로꿰뚫는
신자유주의의기원과진화

저자가운데피에르다르도와크리스티앙라발은『새로운세계합리성』(오르트망옮김,그린비)에서신자유주의가걸어온궤적과그주창자들의이론을분석한바있다.『내전,대중혐오,법치』에서도다른두명의저자들과함께이방법론을채택해신자유주의가태동한1938년월터리프먼학술대회부터오늘날까지,사상사적계보를따라이체제에내재한특성을밝혀낸다.
저자들이제기하는신자유주의의가장핵심적인전략이자특성은‘내전’으로,일반적으로사용하는군사적의미와는전혀다른의미를갖는다.신자유주의체제가벌이는내전을“연합한과두지배자들이국민일부의적극적지지에힘입어다른국민일부를상대로벌이는전쟁”이라고정의한저자들은칠레피노체트의군사쿠데타부터시작해신자유주의세계화의기수였던대처와레이건집권기(다시말해국가와사회의책임을강조한사회민주주의좌파가실각하고패퇴한시기)를거쳐세계곳곳에서극우세력이부상한지금이순간까지,역사적사건들을면밀히살피며신자유주의가벌이는‘내전’을분석해나간다.내전에는필연적으로‘내부의적’이상정되어야하는데,역사적으로‘공산주의’혹은‘집산주의’가적으로지목되었고,오늘날에는인종주의또는보수주의와결합해새로운적을끊임없이만들어내고있다.그렇게복지정책,노동조합등‘평등’을추구하는모든것이신자유주의의적으로상정되었으며오직시장질서와경쟁만이옳은것으로여겨진다.
이지점에서신자유주의체제의고유한주요속성하나가드러난다.내부의적을분쇄하기위해‘법을이용한지배’,즉법치를내세운다는점이다.신자유주의의법에대한선호는반대파를향한폭력으로도드러난다.오늘날지배세력은―좌파와우파를막론하고―반대세력을저지하기위해경찰력과사법당국을이용한다.2018년프랑스정부의‘노란조끼운동’에대한탄압을예로들수있다.오늘날국가는‘안전’을이유로반대세력을억압할법을제정하고,집행한다.
마지막으로저자들은신자유주의의대중혐오,즉반민주주의적면모에주목한다.미제스는“대중은사유하지않는다.정신적으로인류를지도하는일은스스로생각할줄아는소수의사람들에게맡겨야한다”라고이야기했고,하이에크는민주주의를‘사적권리에대한침해’로간주했다.이들을비롯한신자유주의이론가들은정도나방법의차이는있지만모두‘인민주권’을부정하며인민의권력을제한하는데관심을두었다.인민(대중)은만족을얻을수록평등의이름으로더많은요구를내세우기때문에,그어떤수단을써서라도(때로는독재를이용해서라도)이를막아야한다는게신자유주의자들의공통된견해였다.결국,신자유주의가벌이는내전은‘자유’를앞세워모든‘평등’요구에대항해벌이는전쟁이라할수있다.

오늘날한국사회에서
다시신자유주의의계보를톺는것에관하여

어느세력이든자기편만극단적으로챙기는모습,반대세력에대한철저한무시혹은탄압,‘법에의한지배(Rulebylaw)’로미끄러져버린법치주의,갈라치기,갈등,분열,혐오….눈밝은독자라면책의한국어판제목이자,저자들이신자유주의통치성의핵심으로제시하는세키워드가오늘날우리사회와묘하게포개어지는지점을포착해냈을것이다.
다만『내전,대중혐오,법치』로표면적인정치상황을읽어내는데그친다면아쉬움이남는다.저자들은신자유주의의계보와역사적사건을샅샅이분석하여이사상이경제·정치에국한하지않고사회·문화에까지걸친전지구적질서가된과정을추적한다.신자유주의가어떻게“법과노동을재조직해새로운노동규범을강요하는것에그치지않고,그것을해방혹은자기실현이라는매력적인말로포장하여수용할만한것으로만드는데까지나아”가는지,“여성의권리를문제삼고,동성결혼을반대하도록대중을선동”하는‘도덕적십자군’의형태를취하는지,어떻게사람들로하여금기업가정신즉‘자기경영자’모델을내면화하도록하는지,“어떻게대립의경계를이동시켜인구의일부가권위주의를지지하게만드는지”낱낱이드러낸다.
이분석을따른다면능력주의를맹신하는경향이나소수자를향한소위‘역차별’논란,약자혐오,‘갓생’으로표상되는과도한자기계발담론,극명하게양분되는정치등은모두신자유주의의변형혹은발현이다.주지하다시피신자유주의가한국사회에전면적인영향을끼치게된사건은IMF외환위기다.그로부터30년가까이지난지금,다시그계보를근본에서부터통찰한이책은‘신자유주의를체현한한국사회’를들여다보는귀중한렌즈가될수있다.

모든대안을봉쇄한것으로보이는이폭력적인체제에맞서
우리는무엇을해야하는가?

그렇다면신자유주의는어떻게전지구적질서가될수있었을까?우파는물론좌파역시신자유주의통치전략을적극적으로이용했기때문이다.심지어“좌파버전으로선택된신자유주의적통치성은문화적,도덕적대의를추구하기위해서사회평등을쟁취하기위한역사적투쟁을외면해왔”으며,“신자유주의가집권하고,사회를변형시키는저항할수없는힘으로자리잡는데성공한것은우파의반동적버전과좌파의현대주의적버전으로이중화된덕분에가능했다”라는저자들의지적은뼈아프다.이러한두분파의가치전쟁속에서대중은분열하고,모든대안은가로막힌다.신자유주의의내전전략은‘분할하여통치하라(DivideandRule)’라는격언을충실히수행하는셈이다.
그러니우리는이이항대립에단호히저항해야한다.다시말해신자유주의의내전전략을분쇄해야한다.저자들은“오직인민의혁명만이,시민들에의해전개되고통제되는혁명만이신자유주의적내전전략에대항할수있다”라고이야기하며신자유주의가짓밟고자하는것,즉평등과민주주의만이그지배에서벗어날해법임을분명히제시한다.
사회학자장석준은해제에서“신자유주의시대는결코저절로저물지않는다”라며,“그에필적할또다른문명적기획이구축되지않는다면,‘장기신자유주의시대’는끝나지않을것”이라고논설한다.신자유주의의폭력적인통치성을기원에서부터꿰뚫는이책은신자유주의체제를끝장내고‘새로운세계’로나아가고자하는이들에게훌륭한지도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