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꽃이 되어 (양장)

깨꽃이 되어 (양장)

$16.80
저자

이순자

저자:이순자
서울토박이지만바람과나무와하늘,그리고사람냄새를찾아늘시골살이를꿈꾸던늦깎이문학도입니다.2021년하늘로떠나기전까지차곡차곡쓴글이산문집『예순살,나는또깨꽃이되어』와시집『꿈이다시나를찾아와불러줄때까지』,그림책『공갈젖꼭지』로남았습니다.

그림:고정순
글쓰기모임을하는사람들과이순자작가님책을함께읽었습니다.그리고얼마지나지않아작가님글에그림을그리게되었습니다.내가사는이곳은인구소멸을눈앞에둔지방소도시입니다.이곳에서가장귀한존재는이웃입니다.이순자작가님의글에나오는이웃어르신들처럼이곳에서나를다시살게하는사람들을만났습니다.그들과함께읽고싶은그림책을만들었습니다.모두귀한글남겨주신작가님덕분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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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누구나가슴에하나쯤품고있을
따듯한시골이야기

그리움을달래주는엄마같은그림책

몸은도시에있지만,마음은다른곳을꿈꾸는사람들이있습니다.도시의냉정한얼굴앞에서움츠러들고지친그들의마음엔정붙이고쉴곳,마음의고향이절실합니다.서울토박이지만강원도평창에열평짜리무허가집을마련한이순자작가도그중한명이었던것같습니다.흙가루날리는50년넘은고옥을집값의세배를들여엉덩이붙일만하게손보고시작한시골살이.작가는이곳에서뜻밖의인연을만납니다.바로뒷집에사는아흔을넘긴노부부입니다.그림책의원작인「은행나무그루터기에깨꽃피었네」는2022년서점인이뽑은올해의책『예순살,나는또깨꽃이되어』의대표작으로,작가와노부부가시골집에서엮어낸고순냄새풍기는정다운이웃살이를그리고있습니다.우리들이가슴속에품고지내는마음의고향은이런풍경이아닐까하고생각하게하는,깊고깊은정이담긴글입니다.
이글의기둥을추려그림책에어울리는골조를짠다음,바닥과벽과지붕이되어줄그림은고정순작가가그려주었습니다.인구소멸을앞둔소도시에서동네사람들과같이책을읽고그림을그리며함께살이를일궈나가는작가에게이이야기는어떻게다가왔을까요?지금사는곳에서“나를다시살게하는사람들을만났”다고말하는작가는,마루에서함께파를다듬고강아지와노닐고밥을함께먹는평범한날들을담박한그림으로표현했습니다.그렇게완성된『깨꽃이되어』는사랑과평화가흐르는마음의고향,그리움을달래주는엄마같은그림책입니다.

“니나죽을때까지여그
살어라,살어라,살어라,알았제?”

어느날뒷집할머니가마실나온이순자작가를부릅니다.불러서는잘라낸은행나무밑동에핀깨꽃을보며말합니다.“이게똑너닮지않든?어디서날아왔는지몰라도조금있으면깨송이영글텐디,영글어너처럼고수불텐디.(…)니나죽을때까지여그살어라,살어라,살어라,알았제?”반년만에정이폭든할머니의말에작가는아무말못하고볼에뽀뽀만합니다.한번은같이밥을먹다가할머니가묻습니다.“늙은이들하고함께밥을먹는데,냄새안나냐?”작가는말합니다.“아유,이거무슨냄새야?엄마냄새.”
누군가의엄마이던작가는이곳에서누군가의아이가되었고,누군가의엄마아빠이던노부부는또다른누군가의엄마아빠가되었습니다.마음의고향하면가장먼저무엇이떠오르나요?모르긴해도평범한우리들의머릿속에떠오른단어는‘엄마’일것입니다.엄마가,엄마에게느끼고엄마에게바라는사랑과정이고향인것이에요.그렇다면작가에겐고향이또하나생긴셈이네요.함께있자고절절하게불려지고,그렇게부르는이의마음을헤아리고,밥을나누고마음을나누는사이가영글었으니까요.

마음의고향을찾아가는
우리들의특별한방법

지금여기가아니라다른어딘가를꿈꾸는마음은결핍의증거일수도있지만,우리를움직이는동력으로작동할때가더많습니다.그힘으로우리는자기도모르는새천천히자기둘레를고향으로만들어나갑니다.서로의이름을부르고,밥을함께먹고,도란도란이야기도나누고,가끔은다투기도하며서로의결핍을메꾸고어우렁더우렁살아갑니다.
『깨꽃이되어』는그러한우리의몸짓을거울처럼보여주는그림책이기도합니다.만약이순자작가가시골마을에서뒷집을들락거리지않았다면이이야기는세상에나올수없었을것입니다.고향은여기아닌다른곳일수도있지만,그보다는눈앞에있는이곳,이사람이바로우리들의고향이되어준다는진실을이책은감동적으로보여줍니다.
흙먼지날리는집을고치듯둘레를가꾸고사람에게마음을쓰며각자선자리를고향으로만들어나가는우리들을응원하며이책을내놓습니다.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