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인류학 (신화와 문화로 살펴보는 죽음과 삶의 풍경)

죽음의 인류학 (신화와 문화로 살펴보는 죽음과 삶의 풍경)

$17.00
Description
왜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만 할까?
인류학자의 눈으로 보는 죽음의 다양한 얼굴들
죽음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주제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을 떨칠 수 없는 주제다. 10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의 무덤에서도 꽃을 바친 흔적이 발견되었을 만큼, 인류는 죽음을 인식하기 시작한 이후 그에 대한 생각을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죽음이란 무엇인지, 죽은 후엔 어떻게 되는지, 왜 죽음이 존재하는지 등 답이 없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방대한 죽음의 상상계와 믿음 체계를 쌓아 올렸다. 인류의 문화는 죽음을 끌어안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가 지금껏 죽음을 다루어 온 방식과 관념을 뒤쫓는다. 오늘날 죽음은 미디어에서 숱하게 쏟아질 만큼 흔해진 한편, 한사코 유예하거나 회피하고 싶은 것이 되어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그렇게 죽음이 삶에서 쫓겨나면서, 죽음이 지탱해 주던 삶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이 책은 세계 곳곳의 문화와 의례에 깃들어 있는 죽음의 의미와 상징, 종교마다 서로 다른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 신화에서 건져 올린 삶과 죽음에 관한 통찰, 그리고 우리가 맞닥뜨린 장수 시대의 그늘까지 두루 살피며, 죽음이 인간의 삶에 가지는 의미를 다시 묻는다. 오랜 세월 인류가 쌓아 올린 죽음을 향한 깊은 시선과 구체적인 탐색이 불안한 오늘을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묵직한 성찰의 힘을 줄 것이다.
저자

이경덕

신화연구가,문화인류학박사.한양대학교문화인류학과에서인류의신화와의례를연구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학교안팎에서신화와인류학등을강의하며,다양한글을쓰고있다.『새롭게만나는한국신화』,『처음만나는북유럽신화』,『나는스타벅스에서그리스신화를마신다』,『0시의고대인류탐험』등을썼고,『푸코,바르트,레비스트로스,라캉쉽게읽기』,『그리스인이야기』(전3권)등을옮겼다.

목차

여는글
시작하기에앞서

1장죽음이후에일어나는일들:산자의경우
죽음뒤에찾아오는애도와장례
청춘의신,불꽃이되어사라지다
죽은자를하늘에묻는티베트
인류가고안한여러독특한장례
가치관의변화에따라달라지는장례
산자의생각이깃든죽은자의집,무덤

2장죽음이후에일어나는일들:죽은자의경우
저승을다녀온당태종
저승은어디에있을까?
저승여행에도가이드가필요하다
저승에가면심판을받는다
인정많은심판관,염라대왕
이승에드리워진저승의그림자

3장산자가죽은자를구할수있는가
아내를되살리기위해저승으로간오르페우스
죽은자는적대적인가우호적인가?
산자가죽은자를기억하는방법
누가나의조상이되는가
기억과추모의어두운그늘
조상숭배,권력유지를위한조상의활용

4장모욕당하는죽음
죽은자는땅속으로산자는땅위로
죽음을극복하기위해인류가발명한것
죽음을활용한공포마케팅
스스로선택하는죽음
죽음을망각한사회가잃어가는것

5장사후세계에관한인류의다양한시각
다음인생을선택할수있다면
원형세계관과선형세계관
영원과순간의차이
달라이라마의환생
도축장에서의깨달음
순환하는계절에서인생을상상하다
문화와의례에담긴윤회의흔적
지옥을원한성자와추장

6장사랑과음식그리고죽음
신이될수있는음식을거부하다
음식과삶과죽음
천국은잘먹는곳
우리는먹는대로산다,먹는대로바뀐다
우리는죽음을먹는다
식인의기원
살기위해먹고먹기때문에죽는다

7장영원한삶이냐좋은죽음이냐
순간을사는인간,영원에갇힌신들
죽음을납치하고죽음에서되살아난시시포스
영원한삶은축복일까형벌일까
누구나장수하는시대
오래살게되면바뀌는것들
단하나의소원,그것은죽음

8장죽음은어떻게우리를지혜롭게만들까?
지혜를얻기위해죽음을택하다
늘새롭게만들어주는끝
죽음을극복하기위한길가메시의모험
죽음은어떻게우리를지혜롭게만들까?
우리모두시한부인생을산다

9장죽음의이야기는삶에관한이야기
이카로스,최고의순간에맞이한죽음
좋은죽음과나쁜죽음
함께하는삶,함께하는죽음
역사라는긴흐름속에서죽음을바라보기
물과불이함께부르는아름다운노래

마치며:때로가까이에서,때로멀리서

출판사 서평

인간의가장큰숙제인죽음,
인류학자의너른시선으로살피다

죽음은누구나맞이할수밖에없는,한사람에게가장중요한사건이다.산자는산자대로죽은사람과어떻게헤어질지알아야하며,죽은자는죽은자대로자신의죽음을편안한마음으로받아들일수있어야한다.인류는죽음의불가피성을인지한이후부터이에대해오랫동안고민했고그로부터여러신화와종교,문화와의례가탄생했다.문화인류학자인저자는이책에서다양한장례풍습과내세관,죽음의상징체계등을살펴보며산자와죽은자에게죽음이어떤의미인지탐색한다.

산자와죽은자가
죽음에대처하는방법

산자에게중요한건충분한애도와함께죽은자를잘보내주는것이다.여기에핵심적인역할을하는의례가장례다.장례는죽음을공식적으로선언하고,산자와죽은자를분리하는걸목적으로한다.장례에서는시신을땅에묻거나,불에태우거나,혹은티베트처럼독수리에게먹이는데(천장天葬),형태는문화권마다다양하지만죽은자를더이상보이지않게떠나보내는의도는동일하다.장례를통해죽은자는산자의영역에서떠나고기억과추모의대상이된다.
한편죽은자에게는죽은후어떻게될지가가장중요하다.그래서인류는다양한사후세계에대한관념을만들어왔다.그리스신화의오르페우스와한국신화의바리공주가떠나는저승여행,플라톤의‘에르신화’와불교에서제시한윤회,그리고이집트신화와그리스도교의최후의심판과부활등각지의신화와민담에는죽음이후에대한다채로운이야기가가득하다.그리고이이야기들은대체로비슷한메시지를전한다.죽은다음에좋은세계(혹은내세에서의좋은삶)를맞이하기위해서는지금삶을잘살아야한다는것이다.인류는오랫동안그렇게거대한죽음의상상계를만들고전함으로써삶너머에있는죽음에대한두려움을극복하고,현재삶의윤리를만들었으며,삶의의미를확장해왔다.

죽음은어떻게산자의삶을지배하는가

죽음은죽은자의것만이아니다.죽음을어떻게대우하는지에따라산자의삶이달라진다.대표적인사례가동아시아의조상숭배다.이는죽은조상을모시고기림으로써그조상의후손으로인정받고,그들에게물려받은것의정당성을확보하는최선의방법이었다.그래서왕조시대에는역대왕의위패를모신종묘를나라에서가장중요한장소로삼았고,사대부계층도집집마다사당을만들었으며,사회전체에‘조상신을잘모셔야복을받는다’라는믿음이자리잡았다.오늘날독립유공자를국립묘지에안치하고예우하는행위역시이런조상숭배의한모습이다.
반면죽은자를제대로애도하지않고죽음을모욕하는사회는위기를겪기쉽다.그리스비극『안티고네』에서테베의왕인크레온은안티고네가테베를배신한오빠폴리네이케스를애도하는걸금지한다.하지만안티고네는이명령을어기고오빠의장례를치른다.명령을어긴죄로감금된안티고네는스스로목숨을끊고,이사실을안크레온의아들과아내,그리고안티고네의동생이스메네가스스로목숨을끊으면서테베는몰락하게된다.이이야기는죽음이삶에미치는무서운힘을상징적으로보여준다.세월호와이태원의애도받지못한죽음이우리사회에드리운그림자를떠올린다면,그것이단순히상징에그치지않음을이해할것이다.이밖에도저자는여러신화와문화속이야기에서죽음이삶에,삶이죽음에어떻게스며들어있는지를두루살핀다.

좋은삶이좋은죽음을가져오고
좋은죽음이좋은삶을완성한다

의학과자본주의의발달과함께현대사회는죽음을삶에서최대한멀리밀어내려애쓰고있다.저자의표현대로‘죽음이뒷방노인처럼’소외되어존재감이희박해졌다.하지만저자는이책에서죽음을끌어안으려한인류의오랜노력을짚으며죽음이결코삶의반대말이아님을역설한다.오히려죽음은인간의삶에서결정적인요소이다.자신이죽는다는걸인식하고있는존재는인간뿐이며,앞에서언급했듯이죽음의인식을바탕으로우리삶의많은부분이구축되어있기때문이다.또한자신의유한함을수긍하고언젠가찾아올죽음을자연스러운순리로받아들일때지금이순간의삶이얼마나경이롭고소중한지선명하게깨달을수있다는게인류가10만년간의고민끝에내린결론이다.
죽음은더없이무겁고두려운일이지만저자는이책에서산책하듯가볍게,그렇지만차분하게죽음과삶의풍경을찬찬히둘러본다.그렇게저자와함께그풍경속을걷다보면,피하고만싶던죽음을조용히바라보며죽음의새로운얼굴들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그렇게만난죽음은좋은삶으로나아가는길을넌지시일러줄것이다.오늘의삶을고민하는독자에게죽음에관한인류학적산책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