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주의자의 사생활(큰글자책) (사람, 사랑, 삶의 모든 골목길에서 쓰고 그리다)

산책주의자의 사생활(큰글자책) (사람, 사랑, 삶의 모든 골목길에서 쓰고 그리다)

$46.00
Description
‘느끼고 사랑하고 머물고 싶었던 모든 순간에 대하여’
딸, 누나, 여자 황주리가 사랑한 사람 그리고 가슴에 아로새긴 이야기
석남미술상과 선미술상을 수상하며 창의적이고 뛰어난 미술 세계를 인정받았던 화가 황주리에게는 또 하나의 특출난 소질이 있다. 바로 문재文才다. 감각을 한눈에 알아본 눈밝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내성적인 소녀는 일찍이 미술에 두각을 드러내었고, 출판사를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책에 둘러싸여 자라며 글을 가까이 접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글에 대한 갈증을 느껴 일간지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여러 권의 에세이를 펴내며 두 권의 소설도 쓰는 분주하고 열정적인 과정을 한평생 이어가고 있다. 그의 글에는 읽는 재미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유머, 순간순간 사라져가는 시대의 얼굴이 있고, 간결한 문장의 아름다움까지 더해져 수필가 피천득의 뒤를 잇는 우리나라 정통 에세이의 드문 줄기로 평가받는다. 그림의 소질을 어머니가 발견했다면, 글의 소질은 저자 스스로가 계발하고 독자가 발견한 셈이다.

『산책주의자의 사생활』은 이런 열정의 산물이다. 중견 서양화가 황주리가 오늘의 자신을 이룬 많은 것들, 그 가운데 가족과 사람 그리고 여행에 대해서 깊은 속내를 털어놓은 그림 에세이로, 10년 만에 출간하는 다섯 번째 산문집이다.
사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딸에게는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주었던 아버지, 아버지의 사업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늘 중심을 잃지 않았던 어머니, 한창 일할 나이에 “내가 우려하던 모든 일이 일어났다”라는 글을 남기고 황망히 세상을 떠난 남동생, 사랑이란 느낌을 주었던 강아지 베티까지. 이 세상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가족사’라는 프리즘을 통해 저자를 바라보면 어디에서나 당당한 화가라는 수식어를 벗어든 한 명의 사람이 서 있다. 기운을 내어 내딛는 씩씩한 걸음걸이, 주변까지 환해지는 화사한 웃음소리, 화려한 원색과 열린 상상력의 화가 황주리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새삼스럽기까지 하다.

여행할 때 항상 밝은 날만 있진 않다. 밝은 날은 밝아서, 흐린 날은 흐려서 추억이 된다. 인생의 길도 걱정이 쌓여 내공이 되고, 상처가 쌓여 용기가 된다는 것을 60의 고개에서 저자는 담담히 들려준다. 『산책주의자의 사생활』에서 그는 높고 낮은 인생의 요철들마저 당시에는 크고 어려웠지만 결국 가벼운 산책과 같았다고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시크하고 당당한 화가의 모습 뒤에 가려진 짙은 인간성을 느낄 수 있는 뭉클하고 따뜻한 58편의 짧은 글들과 26컷의 영혼이 담긴 그림들을 보다 보면 저자와 함께 어떤 낯선 골목길이라도 좋으니 저녁 산책을 함께하고 싶어진다.
저자

황주리

화가.서울에서태어나이화여대서양화과,홍익대대학원미학과,뉴욕대대학원을졸업했다.32회의국내외개인전과200여회의단체전에참가했으며,석남미술상(1986)과선미술상(2000)을수상했다.화려한원색과열린상상력을바탕으로독특한회화세계를구축한신구상주의계열의가장주목받는화가다.그에게있어이세상의모든사물들은그림이그려지기를기다리는빈캔버스다.캔버스외에도안경과돌과오래된목기등에그린그림들과화가의시각으로써내려간독특한문구들은사라지는순간순간들을지금여기에못박아두는‘시간채집’이다.
다양한소재와장르를통해도시적인간의내면세계와인간상황을시적언어로그려내며,그림뿐아니라삶의본질을날카롭게꿰뚫는산문들과그림소설까지,그의글들또한읽는이들의마음에짙은여운을남긴다.저서로산문집『날씨가너무좋아요』『세월』등이있고,그림소설『그리고사랑은』『한번,단한번,단한사람을위하여』등이있다.

목차

1.플라이미투더문
‘처음’에관한명상|나는그사람이아프다|마음의저작권|네버랜드이야기|겨울이야기|기차여행의추억|티베트가는길|사랑한다,힘내라|그녀목소리|떠나가는배에관한명상|보석이야기|나의계곡은푸르렀다|바로그사람|미래이야기

2.마음이따뜻한사람이구나
하늘나라우체국|동생이없는새해아침|어머니의애창곡|플라이미투더문|아버지와마지막춤을|기침,가난그리고사랑|내사랑똥개|마음이따뜻한사람이구나|그림값|나혜석과마리로랑생|오늘도걷는다,고로존재한다

3.나의밤은당신의낮보다아름답다
내마음속의작업실|별들이있는풍경|하루만빌려줘|개에관한명상|건망증에대하여|달구경|나의밤은당신의낮보다아름답다|여든살국군포로를위한노래|예술가의집을찾아서|뉴욕에서다시삶을생각하다

4.잔지바르또는마지막이유
오슬로,백야의기억|케냐코어에서만난아이들|둔황밍사산을그리다|스리랑카,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카프카의도시,체코프라하|이스탄불,순수박물관을가다|호주아웃백,울루루를향하여|하늘도시,뉴멕시코스카이시티|사라예보의봄|에스토니아탈린의밤하늘|크라쿠프,구도시의추억|욕망이라는이름의전차,뉴올리언스|아버지에서아들에게로,볼리비아포토시|미얀마바간에서아침을|시칠리아,꿈속의도시들|아바나에서멈춰버린시간|낯선행성,마카오|마다가스카르,안타나나리보|잔지바르또는마지막이유|윈난성사시,그고독한우주|마추픽추가는길,페루쿠스코|섬속의도시,그리스산토리니|코카서스,바람의도시를가다

출판사 서평

“괜찮아,괜찮아.”
똥을밟아도괜찮아.울어도괜찮아

『산책주의자의사생활』을관통하는정서는‘사랑’이다.어린날바닷가백사장에서똥을밟고우는저자에게어머니는“괜찮아,괜찮아”라고하셨다.50년이흐른지금도저자는그말의온도와느낌을기억하고,무슨일이생길때마다그말을떠올린다고한다.이런따뜻한사랑의감정을저자는이책에담았다.책에는저자가사랑하는네가지주제총58편의글이실려있다.
1장은사람과세상이야기다.조금멀찍이거리를두고대상을바라보면예쁘지않은것이없다.심지어저자는“오랜만에만나는지인들과의자리에서평소에좀얄미운존재를만나도반가울때가있다.”(96쪽)고술회한다.1장에서는약간의거리,그사잇길로접어들어사람과세상으로부터받은감동과웃음을전한다.특히보이스피싱을당한이야기인「그녀목소리」를읽으면웃음이나면서도세상을향한저자의순하고여린마음을엿볼수있다.
2장은사랑과예술이야기로,사랑하는아버지와동생을떠나보내고남겨진자의심정을뭉클하게풀어냈다.꿈속에서나마돌아가신아버지와춤을추고싶은마음,죽은동생이남긴핸드폰을버리지못하고그속에담긴음악을듣곤한다는이야기,이제세상에가족이라곤한분밖에남지않은어머니에대한마음,보신탕으로팔려가는개를사서키운슬픈사연등작가의성격을가장잘알수있는파트다.〈플라이투더문〉〈돈워리비해피〉등음악에자신의아픈심사를얹어읽는사람이더욱깊이공감하게한다.
3장은추억과단상에대한이야기다.다섯살무렵살았던광화문내수동의막다른골목큰대문집다다미방부터자유의여신상이보이던뉴욕월드트레이드센터근처작업실,어머니가직접설계한건물의작업실까지,작가에게예술적영감을주었던작업실에대한추억과한국전쟁당시형대신병사로나갔다가실종된얼굴도모르는삼촌이야기등,하루하루살며떠오른단상과그립고안타까운순간들에대한이야기를들려준다.나이가들자건망증이심해져서“고마운사람도다잊어버릴까봐그게문제”(145쪽)라는구절에이르면,나이들며느끼는안타까움과쓸쓸함이뭉근하게피어오른다.
4장은저자가사랑한세상,아프리카탄자니아부터남미의볼리비아포토시까지,동유럽사라예보에서아시아마카오까지전세계에찍힌발자국의기록이다.수많은나라를다니며느끼고생각한것들을적고그린내용이다.카프카의도시프라하가변해가는것에대한안타까움,지금은그리스산토리니에가도예전처럼전통의상을입은할머니들을만날수없다는이야기,스리랑카에서만난마음따뜻한사람들에대한추억등,현실에순응하거나자신을희생하며살아가는사람들의얼굴과미소를만날수있다.지면을통해잠시나마전세계여행을함께한듯한느낌을받을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