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때문에참고살수없었던것,차별!
전통에충실한삶을이어가기위해더욱필요했던것,평등!
저자정순임은경북상주소재‘우복종가’에서태어났다.사랑채당호는산수헌.대학한문학과교수들이모두자기집안내력을꿰고있더라는,이름난명문가다.하지만아버지는일찍돌아가시고,저자의어머니가집안을사실상이끌어오늘에내려왔다.예전부터같은마을에살며일을돕던아지매들까지나이가들어모두도시로떠났고,이제전통의가치를잇는분은오직어머니한분이다.
그리운고향집으로돌아와어머니옆에서살고싶은마음도있었다.하지만된장,간장,고추장,담북장,집장,박장,약과,유과,전과,타래과,수란,족편,피편….그런대대로내려온음식들을배우고전해야한다는사명감역시한몫했다.그래서대학원을나와번역을하던글쓴이는오십이되어고향으로돌아온다.
400년된고택으로,사랑채(산수헌)와안채등은물론누각,정자,강당,사당을갖춘국가지정문화재인전통가옥에서의삶은자연과벗하는나날들이다.직접농사지은농산물을가지고사람의손으로옛방식그대로장을만들고조청을끓인다.어머니의장사법또한옛날그대로다.“(원가가)콩얼마천일염얼마,그것이계산법의전부다”.도회지에서살다와서땅값,인건비,그리고시간을계산하기시작하는딸을보며어머니는“도둑놈이따로없네”라며중얼거린다.‘양심없는’딸에게전통비법전수는언감이다.
모성이란과도하게포장된,남자들을위한종합선물세트같은것
그리고여전히가부장적인어머니의사고방식.밥차리는것부터시작해서모든배려는아들이우선이고딸은뒷전이다.딸에게도마찬가지로헌신하셨고대학교육에까지차별을두지않았던어머니였다는걸알지만,딸의입장에서는점점마음이상하기만한다.결국불만이사랑을갉아먹을것같은두려움에사로잡힌글쓴이는가출을감행한다.
어떻게하면농촌은옛방식을계승해나가면서도정당한경제적대가를가져올수있을까.어떻게하며전통문화재를지키면서도편리한삶이가능할까.어떻게하면십오대할아버지의제사를지내면서도가정문화는평등하게가꾸어나갈수있을까.지은이의고민은여러가지다.그리고그변화의시작은어머니와의관계정립부터다.
안다.당신과나를동일시했다는걸,남자들밥상위에맛있는거놓고여자들은대충먹으면된다고배우고익히며살아온당신의세월을,모성이란과도하게포장된남자들을위한종합선물세트같은것이란걸,그런시절을산엄마가혼자달리살기는어려웠단것또한잘알고있다.알고있었기에속으로삭이고대항하지않는방법을택할수밖에없었다.-본문중에서
템플스테이에이어‘한옥한달살기’가나름의‘힙’함으로받아들여진지도제법시간이지났다.전통가옥에서의진짜삶은어떤의미와결을담고있을까.그리고그안에사는사람들은어떤고민과생각으로오늘을살고있을까.자연의여유로움,전통의다정한느낌에끌리면서도,그곳들에매인불합리와차별의그림자를꺼려하던독자들에게특별히추천하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