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괜찮지 않다고 외치고 나서야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15.00
저자

정순임

400년을한곳에서살아온가문,15대에걸쳐봉건적전통을이어온집안의둘째이면서딸로서의삶이만만치않았다.대학원에서한문학을공부하면서부터번역일로밥벌이를하며아이들두명과우당탕탕살았다.오십에귀향해된장고추장담그며산다.최선을다해,살았다고한번쯤으쓱해보이고싶었으나,갱년기를지나며돌아보니보잘것없는생만허무하다.죽음이삶의결승점이라면보잘것도좀챙기고,허무대신충만이랑많이친해진뒤에왁자지껄환하게통과하고싶다.

목차

머리글005

1장종가집의둘째,그리고딸
밖에선별당아씨,안에선가시나.013
뚝배기보다장맛.016
아버지,내첫번째남자.019
따뜻했던사람들의기억.022
봄이면과수원나가신다해놓고.026
예기치않았던일들.032
품이넉넉했던우천할매.035
순하고선했던무섬아지매.042
삶과죽음속에서나는자랐다.045
겨울에도놀거리는많고도많았다.048
나도출세하면안돼?.052
가면밝아지고가면밝아지고.056
우리집을거쳐간사람들.059

2장단지여자이고여자였을뿐
사랑은원하는것을주는거야.065
흘린눈물이아깝고분해서.069
나는괜찮지않았다.075
사랑은왜배우지못했을까.080
끝날것같지않았던한시절.084
그건아내를못믿는다는뜻이지.089
결혼에어울리지않는여자.092
‘옆집아줌마’는무슨뜻일까.096
관습적피해자.100
그아이는어떻게살고있을까.105
함께가자우리이길을.109
마녀가돼도괜찮아.112
여자의일생.117

3장엄마와나의평행선
가자,가족품으로.123
그술내가마셨냐고요.126
콩이튀고팥이튀는날들.129
내죽거들랑그때나울어라!.134
누가우리엄마좀말려주세요.140
니가뭘안다고!.143
우리사이에는‘사이’가필요하다.148
다시시작하는나이.152
세월이약이되려면.155
사랑혹은타령.158
어매,아껴쓰시게.161
세상에서가장단단한이름.164
지질하고짠해서버리지못하는꿈.167

4장모든길은가족에닿는다
트렁크에상처와용기를욱여넣고.173
엄마가버텨낸시간들.178
오십이넘어가출이라니.182
당신이란여행지.187
사소하고유치한슬픔.191
오빠야조금만기다려줘.194
곧당신께돌아가겠습니다.199
슬픔이건네는말들.203
집으로가는길.207
가족이란그런것이다.211
우리엄마가달라졌어요.215
있어줘서고마워.220
나는나,우리는가족.225
산수헌의나날.229

출판사 서평

사랑하기때문에참고살수없었던것,차별!
전통에충실한삶을이어가기위해더욱필요했던것,평등!

저자정순임은경북상주소재‘우복종가’에서태어났다.사랑채당호는산수헌.대학한문학과교수들이모두자기집안내력을꿰고있더라는,이름난명문가다.하지만아버지는일찍돌아가시고,저자의어머니가집안을사실상이끌어오늘에내려왔다.예전부터같은마을에살며일을돕던아지매들까지나이가들어모두도시로떠났고,이제전통의가치를잇는분은오직어머니한분이다.

그리운고향집으로돌아와어머니옆에서살고싶은마음도있었다.하지만된장,간장,고추장,담북장,집장,박장,약과,유과,전과,타래과,수란,족편,피편….그런대대로내려온음식들을배우고전해야한다는사명감역시한몫했다.그래서대학원을나와번역을하던글쓴이는오십이되어고향으로돌아온다.

400년된고택으로,사랑채(산수헌)와안채등은물론누각,정자,강당,사당을갖춘국가지정문화재인전통가옥에서의삶은자연과벗하는나날들이다.직접농사지은농산물을가지고사람의손으로옛방식그대로장을만들고조청을끓인다.어머니의장사법또한옛날그대로다.“(원가가)콩얼마천일염얼마,그것이계산법의전부다”.도회지에서살다와서땅값,인건비,그리고시간을계산하기시작하는딸을보며어머니는“도둑놈이따로없네”라며중얼거린다.‘양심없는’딸에게전통비법전수는언감이다.

모성이란과도하게포장된,남자들을위한종합선물세트같은것

그리고여전히가부장적인어머니의사고방식.밥차리는것부터시작해서모든배려는아들이우선이고딸은뒷전이다.딸에게도마찬가지로헌신하셨고대학교육에까지차별을두지않았던어머니였다는걸알지만,딸의입장에서는점점마음이상하기만한다.결국불만이사랑을갉아먹을것같은두려움에사로잡힌글쓴이는가출을감행한다.

어떻게하면농촌은옛방식을계승해나가면서도정당한경제적대가를가져올수있을까.어떻게하며전통문화재를지키면서도편리한삶이가능할까.어떻게하면십오대할아버지의제사를지내면서도가정문화는평등하게가꾸어나갈수있을까.지은이의고민은여러가지다.그리고그변화의시작은어머니와의관계정립부터다.

안다.당신과나를동일시했다는걸,남자들밥상위에맛있는거놓고여자들은대충먹으면된다고배우고익히며살아온당신의세월을,모성이란과도하게포장된남자들을위한종합선물세트같은것이란걸,그런시절을산엄마가혼자달리살기는어려웠단것또한잘알고있다.알고있었기에속으로삭이고대항하지않는방법을택할수밖에없었다.-본문중에서

템플스테이에이어‘한옥한달살기’가나름의‘힙’함으로받아들여진지도제법시간이지났다.전통가옥에서의진짜삶은어떤의미와결을담고있을까.그리고그안에사는사람들은어떤고민과생각으로오늘을살고있을까.자연의여유로움,전통의다정한느낌에끌리면서도,그곳들에매인불합리와차별의그림자를꺼려하던독자들에게특별히추천하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