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하는 철학자

방랑하는 철학자

$32.00
Description
“세계를 한 바퀴 도는 길이야말로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지름길이다.”
- 헤르만 폰 카이저링

겸손하고 진지하게 동쪽의 지혜를 찾아온 서쪽의 지식인
‘지혜의 학교’를 설립한 철학자의 지구 한 바퀴 철학 여행!
방랑하는 철학자》는 독일계 철학자 헤르만 폰 카이저링이 1911년부터 1912년까지 약 2년에 걸쳐 인도와 동아시아 그리고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세계 일주를 하던 당시, 주요 기착지인 사원과 문화유산에서 가졌던 철학적 사색을 담아낸 여행기다. 지금은 에스토니아 땅인 러시아 제국령 리보니아에서 귀족 집안의 자제로 태어난 그는 철학은 물론 지질학에도 박식했으며, 세계 일주를 떠나기 전부터 에세이스트로 꽤 알려진 인물이었다.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카이저링은 기독교는 물론 동양의 힌두교와 불교, 유교와 도교 등의 종교와 철학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방문지 곳곳의 사원과 문화유산에서 현지 사람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제반 철학의 생성에 영향을 준 자연환경을 몸소 접하며, 그는 그동안 자신이 쌓아 왔던 지식을 하나의 독자적인 철학적 원리로 전환시켜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도구로 체화할 수 있었다.

철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 곳곳에 펼쳐진 사유의 현장

당대 유럽의 지식인들은 그랜드 투어라는 이름 아래 전 세계를 둘러보는 것이 하나의 유행이었고, 그네들의 무수한 세계 일주의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러한 세계 일주 여행기는 유럽인의 편협한 시선 속에서 바라보았던 이국적 풍경의 기록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카이저링 스스로 철학과 지질학을 공부한 데다 동양의 종교와 철학마저 이해도가 높았던지라 그는 여행 중의 방문지를 단순한 구경의 대상이 아닌 철학적 사유의 공간으로 이해하고,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것 또한 철학적 사유의 에너지로 이용했다.
가령, 카이저링이 살아온 유럽의 기독교 세계와 사뭇 다른 인도의 힌두교에 근원인 식물적 생태관과 세계관을 그는 울창한 밀림의 생태에 주목하면서 왜 기독교와 다르게 힌두교가 인도 땅에 자리 잡고 수천 년간 인도인의 심성을 지배했는지를 주목한다. 중국에서도 공자 사당을 방문하며 유교가 어떤 식으로 동아시아 사회를 통합하고 움직여왔는지를 고찰한다. 같은 기독교 세계라고 하더라도 미국에서는 고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자본주의가 미국이라는 신세계가 어떻게 유럽이라는 구세계와 차이를 두고 성장해가는지를 논파한다. 이런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히말라야의 높디높은 산자락과 하와이 활화산, 미국 그랜드캐니언의 장엄한 풍경을 바라보는 그 시선은 고상한 척하는 여느 유럽의 젊은 유한자의 시선과는 사뭇 다르다.
카이저링은 세계 일주 중 중국과 일본에서 꽤나 많은 시간을 보내며 많은 문화적 체험을 했는데, 일제 강점기 초창기인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들르지 못했으나 일본 나라의 호류지의 고구려 불상(책에서는 ‘한국 불상’으로 기재)을 언급하며 약간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저자

헤르만폰카이저링

지금의에스토니아땅인러시아제국령리보니아의부유한귀족가문에서태어난독일의철학자다.스위스제네바대학,에스토니아(현재)의타르투대학,독일하이델베르크대학등에서지질학과화학을공부하고오스트리아빈대학에서지질학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철학자휴스턴스튜어트체임벌린에게매료되어철학으로전향한뒤다시빈대학에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

제1차세계대전이전에는지질학자와수필가로이름을떨쳤다.1911년부터1912년까지아시아와아메리카를중심으로세계일주를했고,그기록을담은『방랑하는철학자(ReisetagebucheinesPhilosophen』를1919년에발표해유럽지성계의주목을한몸에받았으며,『방랑하는철학자』는전후유럽에서가장많이읽힌책중하나로떠올랐다.러시아혁명이후재산을몰수당하고추방당해난민으로떠돌다베를린외곽의비스마르크가문사유지에은신했다.

비스마르크의손녀와결혼한그는독일다름슈타트로이주해남은재산으로‘자유철학회(GesellschaftfurFreiePhilosophie)’와‘지혜의학교(SchulederWeisheit)’를설립하고철학을강의했다.심리학자카를융,신학자폴틸리히,소설가헤르만헤세,인도의시인라빈드라나드타고르등이‘지혜의학교’에참여했으며,개교식강연을맡았던타고르와는오래논쟁하며교류했다.『방랑하는철학자(ReisetagebucheinesPhilosophen』외주요저작으로『DasGefugederWelt』(1906),『PhilosophiealsKunst』(1920)등이있다.

목차

역자의말005

1부열대지방으로
떠나기전에016
지중해에서021
수에즈운하024
홍해027
아덴029
인도양으로033

2부실론
콜롬보046
칸디050
담불라085
폴로나루와087
미네리야호숫가에서089
폴로나루와094
아누라다푸라097

3부인도
람스와람106
마두라이113
탄자부르135
칸치푸람138
마하발리푸람142
아디아르145
엘로라211
우다이푸르218
치토르226
자이푸르231
라호르239
페샤와르242
델리248
아그라266
바라나시273
부다가야376
히말라야383
캘커타393

4부극동으로가는길
벵골만에서400
랑군403
페낭409
싱가포르411
홍콩415

5부중국
광저우418
마카오436
칭다오448
산둥반도를가로지르다465
지난469
베이징472
한커우524
상하이536

6부일본
야마토지방을걷다546
고야산사찰에서554
나라570
교토582
이세617
미야노시타622
니코626
도쿄630

7부신세계를향하여
태평양에서654
호놀룰루660
킬라우에아화산664
킬라우에아용암지대에서667
와이키키만에서673
아메리카로679

8부미국
샌프란시스코698
요세미티계곡701
그랜드캐니언712
캘리포니아를지나718
옐로스톤공원에서721
솔트레이크시티735
동부로746
시카고758
뉴욕767

9부집으로돌아와서
라이퀼790

출판사 서평

철학자의시선으로바라본세계곳곳에펼쳐진사유의현장

당대유럽의지식인들은그랜드투어라는이름아래전세계를둘러보는것이하나의유행이었고,그네들의무수한세계일주의기록이남겨져있다.이러한세계일주여행기는유럽인의편협한시선속에서바라보았던이국적풍경의기록이대부분이었다.반면,카이저링스스로철학과지질학을공부한데다동양의종교와철학마저이해도가높았던지라그는여행중의방문지를단순한구경의대상이아닌철학적사유의공간으로이해하고,사람들과만나고대화를나누는것또한철학적사유의에너지로이용했다.

가령,카이저링이살아온유럽의기독교세계와사뭇다른인도의힌두교에근원인식물적생태관과세계관을그는울창한밀림의생태에주목하면서왜기독교와다르게힌두교가인도땅에자리잡고수천년간인도인의심성을지배했는지를주목한다.중국에서도공자사당을방문하며유교가어떤식으로동아시아사회를통합하고움직여왔는지를고찰한다.같은기독교세계라고하더라도미국에서는고도로발전하기시작한자본주의가미국이라는신세계가어떻게유럽이라는구세계와차이를두고성장해가는지를논파한다.이런철학적사유를바탕으로히말라야의높디높은산자락과하와이활화산,미국그랜드캐니언의장엄한풍경을바라보는그시선은고상한척하는여느유럽의젊은유한자의시선과는사뭇다르다.

카이저링은세계일주중중국과일본에서꽤나많은시간을보내며많은문화적체험을했는데,일제강점기초창기인우리나라는아쉽게도들르지못했으나일본나라의호류지의고구려불상(책에서는‘한국불상’으로기재)을언급하며약간의아쉬움을달래준다.

자신이가진것과배운것을미련없이버리고세계를향해떠났던철학자.
스스로새롭게태어나려는용기와이상에대한도전이신화속영웅이나
역사속순례자의몫만이아님을그는그렇게증명했다.

제1차세계대전의전화가휘몰아치기몇년전,한젊은사내가세계일주를떠났다.유럽에서수에즈운하를거쳐홍해를지나인도양으로,실론과인도,파키스탄을거쳐동아시아로,싱가포르와홍콩을찍고중국과일본을여행한뒤태평양을건너미국을횡단한후고향으로돌아왔다.당대유행했던유한지식인의흔한그랜드투어로볼수도있는이세계일주가특별한것은저자가철학을공부한이였다는것,그리고그가돌아다닌곳은각국의종교적문화유산으로유명한곳이었다는것이다.

『방랑하는철학자』를쓴헤르만폰카이저링은독일귀족집안의자제로본디기독교집안에서태어나철학을공부했지만,기독교를위시한서양철학에는자못비판적인대신불교철학과힌두철학등동양철학에꽤나박식했으며호의적이었다.그는실론과인도의불교사원,인도의힌두사원,중국의공자사당,일본의불교사찰등수천년간동양세계를지탱해온철학의현장을찾아그곳의수도자와현자,주민과사상가를만나때론그들의말을경청하고때론그들과열띤논쟁을벌이며대립과공존,불안과혼돈으로가득찬세계를어떻게받아들여야할지를홀로고민하고고심했다.

카이저링이세계일주를하던1911~12년은제1차세계대전이발발하기직전으로마치커질때까지커져팽팽해진풍선을날카로운바늘로금세라도찌를것만같았던제국주의열강간의다툼,식민자와피식민자간의갈등이극에달했던엄혹한시기였다.그또한러시아제국땅에서태어나자랐지만,독일계혈통에독일에서공부한바있는그시기,그지역의불안과갈등을온몸에휘감고있는불안전한인간이었다.그는전쟁의발발을예감이라도한것인지유럽땅을등지고동쪽으로동쪽으로가며새로운세계를접했다.그리고그안에서한번이라도더둘러보고한명이라도더만나이야기해보면서세계를움직이는하나의이상을좇았다.그이상은각기다른지역에서각기다른형태로자라나그곳에사는사람들의심성을지배하는종교였고,또그로부터자라나열매로여문철학이었다.

철학자가발내딛는곳마다빚어낸사색의순간
세계곳곳이철학의도야가되었다!

세계일주를하는카이저링이철학자였다는것이상으로다행이었다는점은그가타자의문화에대해상당히개방적이고나아가호의적인사람이었다는것이었다.2천년간유럽을지배해온기독교문명에대해서는다소비판적이었던그는힌두교와불교,유교와동양의전통신앙에대해서는최대한개방적이고공정한시선으로바라보고,그들의믿음과삶을가능한한존중해주려노력했다.물론오리엔탈리즘적시각에서그들을타자화하고맹목적으로바라보는그런또다른편협함은아니었다.현지에서만난이들의불합리함에대해서는질타를하기도하고,신흥종교집단에대해서는비판적인시선을거두지않았다.그는존중과이해라는아주빤하면서도실제로는가동되기어려운중용적시각으로사람들을만나고환경을이해하고철학적사유를여행내내지속했다.그리고그러면서매일같이하나하나새로운것을배워갔다.어찌보면참된지식인의표상이라고나할까?

이런카이저링의철학적사유를담아낸이책『방랑하는철학자』는그래서인지제1차세계대전이후붕괴한서구지성계에서크게주목을받았다.오로지무지몽매한야만인과집나간철부지로만취급했던동양과신대륙의그들이몰랐던세상을어떻게바라봐야하는지를제시해주었기때문이아니었을까?

『방랑하는철학자』이출간된지100년하고도10년이넘은지금이순간,이책의의미는무엇일까?작금의세상은1914년이전과그리달라진바없다는것은세계사를조금이라도공부한이라면능히알것이다.자신이믿음만이진리라며다른믿음을가진이들을핍박하고분노하는모습,자신만의이득을위해기꺼이남의나라에총칼을겨누는모습,급격히변하는세계에거부감을둔채그저옛것만을되뇌는모습등카이저링이세계일주중에몸소겪었던세계의모순은반복되고또반복된다.그런세상에맞서철학으로서세계를이해하고맞섰던카이저링의모습은선지자의모습으로여겨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