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큰글자책)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큰글자책)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47.00
Description
‘그림 읽어주는 수녀’가 짚어내는 그림의 감추어진 속내
작가의 작품세계와 인생사, 성과 속, 소박함과 화려함의
경계를 뛰어넘는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통찰!
장요세파 수녀에게 그림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모든 뛰어난 작품에는 한 시대의 모습뿐만 아니라, 시대를 관통해도 변함없는 우리 삶의 진실이 들어 있다. 인류의 문화적 정보가 한 장으로 압축된 것이 곧 그림인 셈이다. 그 의미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그림이라는 압축파일을 제대로 풀어내 봐야 한다. 미술관의 그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하지만, 똑같은 그림이라도 안내자가 곁에 있을 때 감상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은 그래서일 테다. 『그림이 기도가 될 때』, 『모자라고도 넘치는 고요』 등, 최근 몇 년 사이에만 벌써 여러 권의 그림 묵상 책을 펴낸 요세파 수녀는 이 책 『나의 창을 두드리는 그림』에서도 회색빛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의 마음의 창을 지치지 않고 두드리는 중이다.

장요세파 수녀는 이 책을 통해 우선 작가의 작품에 담긴 내면 세계를 그려내고자 한다. 한 작품은 실로 작가에게 하나의 세계와 같다. 작품이라는 세계 안에서 작가가 그려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며, 작가의 어떠한 고뇌가 그러한 세계를 창조해냈는지를 요세파 수녀는 추적해간다. 독자는 요세파 수녀의 글을 따라가며 좀 더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그림에 담긴 작가의 내면을 이해하고, 마침내 작가가 꿈꾸던 하나의 세계와 조우하게 된다.

수도자인 저자에게 그림 읽기는 기도행위와 일치한다. 세상의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찾아가고자 하는 노력은 성과 속, 소박함과 화려함 등 인간이 그어 놓은 모든 경계를 넘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만물이 조화롭게 아우러진다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요세파 수녀의 그림 읽기는 구도자(求道者)의 길이기도 하다. 이 책이 환경파괴와 인간성 파괴를 동반하는, 위기의 문명에 대한 비판을 놓치지 않는 까닭도 된다. 요세파 수녀가 그림 읽기를 통해 궁극적으로 건네고자 하는 메시지는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것이다. 문화적 지식의 축적 이상으로 삶을 바라보는 신선하고도 예민한 지혜와 통찰이 담긴 책이다.
저자

장요세파

일본홋카이도의트라피스트여자수도원에입회.현창원수정의성모트라피스트봉쇄수녀원에서수도중이다.지은책으로시집『바람따라눕고바람따라일어서며』와그림에세이『수녀님,서툰그림읽기』,『수녀님,화백의안경을빌려쓰다』,『그림이기도가될때』,『모자라고도넘치는고요』가있다.엄격한수도회의규율에따라새벽3시30분에기상해밤8시불이꺼질때까지기도와독서,노동으로수도하고있다.

목차

머리글:나의창을두드리는그림005

1장저렇게무력한이를따를것인가?
사람의손으로만들지않은012
자신을기다리는다디달은은총017
새로운것앞에022
포근함그너머,성가정의풍경028
저토록무력한이를따르고싶은가?033
절대적내맡김,끌려가는그리스도038
이얼굴044
고요함과역동성048
한유대인의초상화,예수와유다053
뒤에숨은사람057
하느님의어릿광대,무력한이들에게깃들어있는예수061
진정한깨끗함,짐에서벗어난여인066
부활은이미이땅에서070
여인에게서발산된희망의빛074

2장추락과상승은따로있지않다
춤추는마음080
돌기둥을짊어진여인084
이카로스뒤집기089
우유따르는여인,경건한노동의힘094
여성만이그릴수있는사랑스러운그림098
가난한‘일요일의화가’의꿈101
낮고작은생명의자리105
방랑자라기보다는마치모든것의주인인양110
죽음의사신은늘눈앞에114
스러져가는억새의노래118
한사람여기,‘자기잊음’과‘자기비움’사이122
하느님의불127
아무도기다리지않았다131
고난한복판에서희망의자리를찾아가는사람들136
인류의짐으로부터해방143
몸속몸밖147
금기의공간이되어버린종교행렬152
살아있는구유156

3장따뜻함으로채워지는빈자리
어둠속한줄기생명의빛162
인간이라는그릇167
이런기다림171
빈자리,하지만따뜻함으로채워지는176
아기를가진어머니처럼181
사랑의그물망184
건초더미의무상성188
놀라워라192
내어주는생명197
마지막길201

4장그의약함은하느님의도구
기묘한자화상206
맨발의톨스토이214
이반뇌제와그의아들이반219
한남자의초상혹은자화상225
젊은틴토레토와늙은틴토레토229
미켈란젤로자화상,순교라는자의식234
그무엇으로도풀기힘든삶과죽음의관계240
하느님의도구가된그의약함244
지적이며숙련된거장250
스튜어드왕가의화가255
비로소주인을찾은그림259
어머니의모습에새겨진화가들의작품세계264

출판사 서평

“저의창을두드리는것이있으니바로그림들입니다.이그림은저의창을두드리는하느님의손가락이라고나할까,제삶의구석구석이창들은늘저를향해열려있습니다.지치거나나태해지거나삶에서열정이식어버릴위험에처할때그림은늘저의창을두드리곤하지요.아니면뜨거움이부글거릴때,냉기가싸아하니드라이아이스연기를피울때,마음가닥이꼬여엿가락처럼휘어질때,평화의강물이초원위풀잎사이를흐를때,숲속안개처럼고요함이덮어올때그림은제게창을두드리며말을걸어옵니다.”

온전한자기자신을만나게해주는치유와위로의그림읽기

‘그림읽어주는수녀’장요세파의그림읽기는우리자신의내면을더욱더깊게들여다보게해준다.그에게그림은더많은것을품고마음을더깊게두드려주는매개역할을해준다.그림이라는수단은눈을통해마음의창을두드려준다.요세파수녀는그림이야기를통해평면적으로그림을바라보는우리를더욱더깊은내면의세계로초대한다.또한우리가미처못보았던것들을들여다보게하고,우리가넋놓고당연하게바라보았던사물과풍경을달리보게한다.그림을통해어떻게이처럼풍성한이야기를이끌어내는지놀랍기만하다.거기에는요세파수녀의글이관통하는하나의중요한맥이있다.그림을지식의관점이아닌지혜의관점에서풀어낸다는점이다.그림이저자에게말을걸어오고,그그림과저자의대화를엿듣다가깊게빨려들어가는느낌이다.그과정에서스스로하찮게여기던것들과자신을온전히마주하게되며,이세상모든것은다존재의이유가있다는사실을절감하게해준다.존재이유를확인하는것만큼위로와치유를안겨주는일은많지않을것이다.

장요세파수녀는사람들에게깊은상처를안겨주는현대문명의비판으로까지나아간다,카스피르다비드프리드리히의〈안개바다위의방랑자〉는보기에따라호연지기를연상할수도있겠으나,요세파수녀는모든것의중심에선인간의모습을통해자연을정복하려는인간의오만한의지를엿본다.저자는개인내면의성찰과문명비판은궁극적으로하나로이어진다고얘기하며,온전히자기자신으로서야할인간상을그려내길갈망한다.


그림안에드러난작가의삶과사상

요세파수녀는그림이화가자신의마음을두드리는손가락과도같다고한다,그림이라는창안에서화가자신의고통과기쁨,삶의질곡과환희,승리와패배의모든역동성은어우러지고상징으로버무려져관찰자에게참으로다른세상을열어준다.저자는자신의창을두드리는그손가락들을함께나눌기쁨과설렘,긴장이삶을새로운차원으로인도한다고고백한다.

그림뿐만아니라화가의생애나삶또한마음의창을두드리는손가락들이다.수많은화가의삶이평탄하지못했을터이다.그삶의깊은계곡에서그들이짊어졌던무거운짐을건져올리며,요세파수녀는그들이품었던그깊은울림을번뜩이는통찰과함께전해준다.그림으로사람들에게나누고싶었던아름다움,두려움,평화,혼돈마저우리마음의창을두드린다.

누구보다밑바닥인생으로보였던탄광촌광부들에게애정을가졌던,열정의사나이고흐는광부들과함께하다가깊은좌절을맛본다.하지만그좌절이그를본격적인화가의길로이끈다.살아생전그림한점제대로팔아보지못한채동생테오에게의지하며생계를이었던이가난한화가는시대를초월해감동을주는작품을만들어냈다.방탕한삶을이어가다가심지어살인까지저지른카라바조는인간적인약점으로점철된인물이다.하지만저자는오히려그의약함이하느님의도구로서회심의명작을탄생시켰다고본다.작가와그림이혼연일체된경지를그려냄으로써,그림하나안에서작가가살아움직이는듯한느낌을전해주는것이다.


그림은하느님을엿보게해주는창

봉쇄수도원의수도자인저자에게‘그림읽기’는또한지극히간절한신앙행위이자구도의과정이다.세속의사람이일상의삶에서하느님을경험하기란쉽지않다.성화는글을읽지못하던신자들에게‘성스러움’을전하기위해발전되어,그리스도교가번성하던시기에수많은작품이탄생했다.성화는직접적으로성경속이야기를전하지만,요세파수녀는굳이성화가아니더라도모든그림안에서하느님의임재를확인하고있다.그리스도교신자는평소에는멀리떨어져있는것같지만,우리머리카락수까지다헤아릴만큼늘함께하는하느님을믿는다.

고된노동후에국밥을나누는소박한이웃의모습에서하느님의모습을찾고,밑바닥인생의거친삶에서도하느님의모습을찾는다.요세파수녀가그리는하느님의사랑은너무도원대해모든것을온전히꼭안아준다.기도이자묵상이기도한그림읽기는꼭신자가아니더라도인간의영적가치를돌아보게해준다.

이책은저자요세파수녀와그림의깊은대화다.독자는처음에엿듣는심정으로귀기울이는청자에서,이내직접그림과대화하는화자로변해갈것이다.그림과함께온갖하소연을나누며치유와위로를온몸으로느끼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