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3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 -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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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얼굴, 고쳤으면 하는 부분은 어디?
대한민국 대표 프론티어, 이어령이 과학과 인문으로 말하는 얼굴의 완성
나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생각해본 적이 적어도 한 번은 있을 테다. 그리고 적지 않은 독자들은 자기 맨얼굴을 보며 이 부분만은 달라졌으면 하는 욕망을 품은 적이 있을 것이다. ‘창조의 아이콘’, ‘대한민국 대표 지성’ 이어령이 과거부터 우리 얼굴에 담긴 비밀과 앞으로의 ‘얼굴 완성법’을 밝힌다.

책을 펼치면 아프리카의 초원부터 시작하여 얼어붙은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에 이르는 인류의 대장정이 펼쳐진다. 한국인의 외모에 대한 과학적 비밀이 맑고 깊은 북방의 바이칼호 속에 감춰져 있다. 한국인들이 흔히 고치고 싶어 하는 작은 눈, 뭉툭한 신체 말단(코, 귀 등)이 만들어진 원인과 아울러, 그것들이 인류의 프론티어성, 곧 ‘모험 유전자’의 산 증거임이 드러난다.
《바이칼호에 비친 내 얼굴》의 얼굴 탐사는 과학이 책임지는 필연적 사실로부터 출발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가능성은 오롯이 인간의 창조에서 발견된다. 그것이 바로 ‘문화’.
문화의 어원이 ‘문신’(文身)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독자라면, 화장품과 성형을 뜻하는 영단어(Cosmetic)의 어원이 ‘조화 또는 질서’라는 것에도 그리 어색해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화현상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무질서’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하지만 화장과 성형으로 ‘물리적’으로 고치는 것만이 꼭 해답은 아니다. 왜냐하면, 얼굴을 진정으로 완성하는 것은 표정, 그중에서도 눈빛이어서다. 고금동서를 통틀어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나 아이돌은 과연 당대 최고의 미남미녀들이었는가. 타고난 미모는 오히려 부차적이다. 사람들은 무대의 그들이 문화적으로 생성하는 아우라에서, 그들의 표정에서, 한국적인, 더 나아가 세계적인 정신을 대변하는 무언가를 보고자 했다. 이 책은 결국 그것에 대한 이야기다.

알파고와 이세돌로 읽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 이야기, 윤동주의 시로 읽는 꿈과 소망 이야기 등 다양한 테마로 한국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전 10권)의 최신작.

저자

이어령

저자:이어령

1933년충남아산에서태어났으며,호는능소凌宵이다.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단국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문학평론가이며대한민국예술원회원으로이화여대교수,20대부터《서울신문》《한국일보》《조선일보》《경향신문》등신문사논설위원,88올림픽개폐회식기획위원,초대문화부장관,새천년준비위원장,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이사장등을역임했다.2021년한국문학발전에기여한공로를인정받아문화예술발전유공자로선정되어금관문화훈장을수훈했다.

대표저서로논문·평론《저항의문학》《공간의기호학》《한국인이야기》《생명이자본이다》《시다시읽기》,에세이《흙속에저바람속에》《하나의나뭇잎이흔들릴때》《디지로그》《젊음의탄생》《지성에서영성으로》등수십권,일본어저서《축소지향의일본인》《하이쿠로일본을읽다》외,소설《장군의수염》《환각의다리》와시집《어느무신론자의기도》《헌팅턴비치에가면네가있을까》《다시한번날게하소서》를펴냈으며,희곡과시나리오《기적을파는백화점》《세번은짧게세번은길게》등을집필했다.

말년에오랜지적탐구를집대성한한국문화론,‘한국인이야기’(전4권완간)와‘끝나지않은한국인이야기’(전6권)를집필해왔으며,방대한유고를남기고2022년2월26일별세했다.《너어디에서왔니》《너누구니》《너어떻게살래》《너어디로가니》(‘한국인이야기’),그리고《별의지도》《땅속의용이울때》(‘끝나지않은한국인이야기’)가출간되었다.

목차

엮은이의말이어령선생을떠올리며004
들어가는말여정을시작하며008

1부│위대한한국인얼굴의대장정
#피부색이라는오래된농담017
#민낯에는색깔이없기에022
#아웃오브아프리카023
#나그네가된원숭이027
#킵초게의조상들031
#인류의조상이네발대신두발보행을택한이유033
#인류,최초의이주자037
#남방계몽골리안이야기040
#북방계몽골리안이야기042
#최초의원시농경과한반도의쌀농사045
#추위를이겨낸한국인의얼굴048
#유전학에서보는한국인얼굴050
#세계에서눈이가장작고털이없기로1등민족057
#바이칼호에살던신(新)몽골로이드059
#경주신라고분과시베리아‘스키타이’063

2부│인간의얼굴은문화의얼굴
#유전적얼굴이아닌문화의얼굴071
#이름으로서의얼굴073
#한국인의얼굴-울음076
#한국인의얼굴-무표정의모럴080
#얼굴의문화적삭제082
#종교에서의얼굴090
#한국인의짙은화장092
#폼페이부부의초상화094
#한국인,경쟁력은약하나생존력은강해098

3부│미소로본한국인의얼굴
#얼굴박물관에서만난얼굴들105
#한국인의얼굴-꾸밈없이그리기
#한국인의얼굴-선사(先史)의미소112
#한국인의얼굴-불상의미소115
#한국인의얼굴-천년의미소121
#한국인의얼굴-탈의미소125
#한국인의얼굴-장승의미소127

4부│한국미인의얼굴
#한국인의얼굴-미인137
#한국인의얼굴-문헌에등장하는미인들146
#고전문학이이야기하는미의기준152
#한국인의얼굴-또다른미인의조건들156

5부│아름다워지려는욕망과모험유전자
#가면과이모티콘163
#또하나의얼굴,셀카165
#아름다워지려는욕망169
#화장품과성형산업174
#“얘는한국애처럼안생겼어요”라는칭찬178
#모험유전자181
#한국인의모험유전자,혜초183
#한국인의모험유전자,고선지187
#탐험하는자의눈빛191
#눈빛살리기193
#내얼굴찾기대장정195

6부│흐르는눈물,빛나는눈빛
#오후다섯시의그림자와〈돌의초상〉201
#눈을잘안맞추는한국인206
#서로의눈들여다보기210
#규칙깬단한번의눈물213
#화장,가면,성형수술로감출수없는것215
#그게내얼굴,인간의얼굴,내나라얼굴217

출판사 서평

지구에서가장깊고맑은호수,그곳에갇힌고대인류의정체는?
혹한의추위로조각된한국인의눈에서세계를횡단한모험가의유전자를읽다

바이칼호.세계에서가장거대한담수호인이곳은오래전아프리카에서미지의바깥세계로담대한여정을떠났던일군의현생인류가오랫동안머물렀던곳이다.이인근시베리아지역에서고립된인류집단이있었고,그들은매서운추위속에서인체의열을빼앗기지않기위한생존투쟁을시작했다.이적응의결과,이들은시간이흘러보온에적합한외양,즉작은눈,적은체모,뭉툭한코,두꺼운허리와작은손발등을갖게되었다.이집단의일부는얼어붙은베링해협을건너가아메리카원주민의조상이,다른일부는남하하여동아시아인의조상이되었다.
물론이것은큰틀을설명한것이며,남아시아해안을타고북상한사람들도동북아시아인들에게영향을미쳤음이분명하다(동북아시아인의유전자풀에어떤쪽이더주된영향을미쳤는지에대해서는지금이시점까지도의견이무척분분하나,저자인이어령선생은시베리아가설을택한다).어쨌든동아시아인들사이에서도두드러지는한국인외양의‘동아시아성’은전연나쁘게볼것은아니다.애초에사람이피부색이나콧대가어떻게생긴들,그생물학적차이는없는것이나마찬가지다.인종이라는익숙한개념도사실유럽인들이발명해낸허구에지나지않는다.
따지자면오히려여러한국인의얼굴은혹한의추위까지뚫어내고‘생존’에성공한,일종의인류적‘훈장’이다.그것은3킬로미터이상은걸을엄두도못내는다른유인원들과는달리,‘나그네원숭이’가되어아프리카의초원에서시베리아의동토까지의수만킬로미터를주파한‘모험유전자’의증거다.인류라는캐릭터를이보다더잘상징하는아이템이있을까.

케이팝아이돌들이전지구적인기를누리고,성형으로한국인같은외모를갖겠다는서양인이나오는세상에서정작한국인들이여전히서구적눈,코를원한다는사실은아이러니하다.이는서구를향한,여전한문화적선망을의미하는동시에,실제로는그자체로는별의미랄게없는얼굴에어떤의미를부여하고싶어하는인간의욕구를반영한다.실제로Cosmetic(화장품,성형술)의어원은‘Cosmos’로,질서와조화를의미한다.문제는어떤질서와조화일것이냐다.

“그눈안에는시베리아로부터추위를견디며
이곳까지걸어온한민족이보입니다.
‘나’라는개체와수천년내려오는우리DNA속의
한국인의얼굴이마주치는순간입니다.”

‘한국의대표지성’고(故)이어령이인생최후의역작‘한국인이야기’에서일관되게펴는논지는그일곱번째인이책,《바이칼호에비친내얼굴》에서도그대로이어진다.무한한자연의질서(퓌시스)는인간의의지와는무관하게그자리에머물러있고,그유효기간이순간에지나지않는인간의제도(노모스)는자연앞에서자신의강력함을주장하지못한다.그래서사과같은얼굴을가지고싶다고밤마다소원을빌어도세상이들어주지않았고,그날따라메이크업이무척잘먹은날에도화장은결국지워야했던것이다.
셸리의유명한시〈오지만디아스〉가묘사하는것처럼.인간의권세는세월의모래바람에휩쓸려나간다.그렇다면우리는무엇으로우리의존재를계승할수있을까.물론우리는DNA로이어지는존재계승의산증인들이다.태초의단세포들부터할아버지할머니에이르기까지수십억년에걸쳐,자연계의낮은확률을뚫고,그조상들이모두번식과양육에성공했다는사실이신기하지않은가.그들은위대한존재들이다.하지만그런생물의유전역시과학적법칙의속박아래놓여있으며,퓌시스의끊임없는변덕아래복종하고있다.

‘한국인이야기’시리즈는퓌시스와노모스의경계를종횡하는기호·상징계,즉세미오시스의가능성으로부터출발하는연작이다.또는문화와예술의독자성에대한기대라고말해도좋겠다.인간의문화적소산역시DNA처럼자신을복제하고,때로변이하며,다른밈들과경쟁하는과정을거쳐‘유전’된다(미국의진화생물학자리처드도킨스는이런‘문화유전자’를‘밈’(Meme)이라고이름지었다).이런세미오시스의계승과발전이후기이어령사상의핵심을이룬다.
‘백조의노래’나‘수구초심’이라는우화에서처럼,사람은생의마지막에이르러자신의삶과‘고향’의존재를돌이켜보게된다.이어령의스완송인‘한국인이야기’는흔한회고록이나자서전과는달리,되짚음의대상을한국인의언어와문화전체로확장한대작이다.
그렇다면이어령이말하는우리가조상으로부터계승받은것,그리고(그중에서)계승해야할것은무엇일까.이어령에게한국문화의정수란‘생명’이다.한국인들의태교에서,젓가락에서,또는일제강점기의유년기에서보았던것이바로그것이었으며,한국인의얼굴에서이어령이보려고하는것도역시그생명의눈물,생명의눈빛이다.오직그것만이화장이나성형을뛰어넘어영속적이며자연의무정함과대결해살아남는다.
조선대의심청전이나근대의신파극들로미루어알수있듯,한국인들은눈물로소통하는민족이었다.눈빛은또어떤가.〈살인의추억〉에서송강호가“내눈을똑바로보라”라는말을건넨것이나,한국인이아마도가장좋아하는고전인맹자에서‘진실을알고싶으면눈을보라’라는금언을2024년의우리는계승하고있다.나쁜시절에도내면의의지를잃지않았던,한국인의정신에면면히흐르는기백을눈빛에서읽는다.

이어령의‘한국인이야기’시리즈(전10권)
소멸하지않는지성의불꽃놀이
채집시대로부터정보화시대를넘어가는거대한문명의파도타기가시작된다!

2022년우리곁을떠난이어령의유작시리즈,‘한국인이야기(전4권)’그리고‘끝나지않은한국인이야기(전6권)’는총10권으로기획된라이프워크다.삶을마무리하는순간에는자신을돌아보기마련이라고이야기하지만,‘한국의대표지성’이라는이름답게,이어령은과거,현재,미래의한국인들로시야를넓혔다.저자는물론한국인하나하나의얼굴이살아있는총체극,이어령생애최후의대작이다.
‘방탄소년단’,‘기생충’,‘오징어게임’등,케이팝,영화,드라마전방위에걸친한류열풍속에서한국,그리고한국문화에대한관심이지구촌곳곳에서뜨겁게일어나는중이다.한국바깥에서도알고싶어하는우리문화의개성과저력을,‘한국인이야기’는우리자신의시선으로조명한다.‘생명자본’과‘문화유전자’두키워드로한국인의미래상을그리는프로젝트다.
생전이어령자신이‘백조의곡’이라고평한‘한국인이야기’의집필과더불어저자는자신을‘이야기꾼’으로정의했다.책을펴서덮을때까지그의탁월한스토리텔링은물론,그안에은하수처럼펼쳐지는지식의폭과깊이,시공을넘나드는인문학적통찰,그리고마지막까지치열하게빛났던탐구정신에여전히감동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