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저들이죽어야했지?
도대체누가나를죽이려하는것이지?’
18세기조선사회는아직유교의틀안에갇힌지배계층의뜻에맞추는사회였지만미세한균열의틈을파고드는변화의바람이불어오던시기였다.소설을이끄는인물인이옥은변화의모습을자신의글에입히려다가귀정의정책을펴는정조의미움을받아변방으로귀양가노역을한다.문제의글은소품체로쓰였는데당시권력을잡은엘리트문인의눈에는제멋대로인가치없는글이었을것이다.
그래도한미한집안을일으켜야했던이옥은특별히응시를허락한과거를보러한양으로향하고어떤노인의부탁을받아조준이라는소년과동행하게되며그후박선경과김판석도동행하게된다.네사람은같은곳에서묵으며응시를기다리며한양의문물에감탄하지만,뜻밖의사고를당한선경과생활비로충당할산삼을도둑맞은조준은어쩔수없이한양에서다른살길을모색해야했다.
이소설은젊은유생조준이그의재능을눈여겨본세책상의권유로책을읽어주는전기수로나서면서본격적으로흥미를더한다.자신의쇠약함이무슨까닭인지찾으려하는정조,정조의왕권강화정책을못마땅해하는신하들,그리고의관들이엮어내는미스터리한이야기가한축이며,이유도모르게조준을죽이려는자를피하고친구가연모하는여인을구하려는사람들의이야기가한축이다.이두축이어느새하나의이야기로엮어독자들의호기심을자아낸다.
“대체이나라는누구것인가?
수백년내려온이조선이라는나라는,과연누구의것이냐는말일세?”
18세기후반조선의문화사와정치암투
추리소설형식의『전기수설낭』은전개자체만으로도흥미롭지만,인물들의면면과조선후기의사회상의묘사자체도재미를더한다.당대의연예인과같았던전기수나전기수의매니저역할을하고새로운이야기를창조해내는세첵상,새로운기호식품을팔아부자가된연초상,약재상등의직업이등장하고그시대에는천민으로만생각했지만어떤집단보다강한조합을갖던도축업자,전문직인의녀,목수,화공등의삶을조금이나마알게해주는전개가이소설의실존인물중하나인이옥의실제글처럼다양한색을입은채독자들에게새로운시각을갖게할것이다.
정조의이른서거로그의개혁은하루아침에없던것이되어버리고조선은세도정치라는국면을맞이한다.그러나변화는언제나일어난다.이책에서일어나는변화의싹이책을읽는동안독자들에게도옮겨가서심어졌으면하는바람이다,
싱긋나이트노블
『전기수설낭』은싱긋에서펴내는〈싱긋나이트노블〉시리즈의첫책이다.‘싱긋나이트노블’은영화나드라마처럼극강의긴장과재미를추구하는작가의작품을발굴하여독자들에게널리알릴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