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8

미학 -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8

$14.00
Description
미적 경험 자체에 초점을 맞춘
참신한 미학 입문서
미학은 왜 판단에 집착하게 됐을까?
같은 노래를 들어도 사람마다 느낌이 다른 이유는 뭘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미학은 무엇인가?

‘미학’이라는 말은 매력적이다. 기다림의 미학, 순간의 미학, 관계의 미학 등 주제어가 되는 명사 뒤에 ‘~의 미학’이라는 말을 붙이면 왠지 더 분위기 있고 시적인 느낌도 나는 것 같다. 제품 광고나 예술 작품을 논평하는 글에서 우리는 예의 ‘~의 미학’이라는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미용실이나 성형외과를 홍보할 때도 ‘미학’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단어로 등장한다. ‘Aesthetics’의 번역어로서 미학(美學)을 단순히 ‘미(美)’를 정의하는 학문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반대로 미학을 예술 철학과 동일시하며 지나치게 난해하고 엘리트주의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바라보는 미학의 진짜 모습은 과연 무엇일까.
『미학』은 미학에 대한 많은 오해를 바로잡고 그것의 본뜻과 가치를 환기하기 위해 쓰인 미학 입문서이다. 어떤 독자에게는 비교적 균형 잡힌 시각으로 미학을 접하는 기회가 되고, 또 어떤 독자에게는 미학에 대한 편견을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분량은 적지만, 저자가 미학의 중심 주제를 깊이 탐구하면서도 미학의 이론적, 실천적 영역을 두루 탐사한다는 점은 놀랍다.
저자 벤체 나너이는 이 책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헝가리 출신의 철학자로 안트베르펜대학교와 케임지브리지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지각 철학과 미학의 중요한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그에게는 조금 특별한 이력 하나가 있는데,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며 시카고국제영화제, 샌프란시스코영화제 등 주요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 ‘어떤 영화를 다른 영화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에 사로잡힌 그는 영화평론가로 글을 쓰며 이유를 찾으려 하다가 거기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결국 학자의 삶을 선택했다. 그는 저널리스트 생활을 하며 길러진 유쾌하고 날렵한 문장 감각으로 ‘미학’이라는 단어에 지워진 무게감과 편견을 덜어내며 미학의 핵심 문제인 미적 경험과 그 의미에 주목한다. 그로써 우리 일상과 예술에서 취한 다양한 사례와 흥미로운 실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적 경험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일깨우며 미학이 우리 삶 가까이 있다는 확신을 준다.
저자

벤체나너이

헝가리출신의철학자로안트베르펜대학과케임브리지대학에서철학을가르치고있다.전공분야는심리철학,인지과학,미학이며지각,주목,심상,행동의문제를주로연구한다.영화평론가로도잘알려져있으며시카고국제영화제,샌프란시스코영화제등주요영화제에서심사위원으로활동했다.저서로『지각과행동사이BetweenPerceptionandAction』(2013)『지각철학으로서의미학AestheticsasPhilosophyofPerception』(2016)『미적삶과그중요성AestheticLifeandWhyItMatters』(공저,2022)등이있다.2017년훔볼트재단으로부터베셀연구상을받았다.

목차


1.박물관에서길을잃다
2.섹스와마약,로큰롤
3.경험과주목
4.미학과나
5.미학과타자
6.미학과삶
7.범세계미학

감사의말/참고문헌/독서안내/역자후기/도판목록

출판사 서평

미학은미적경험을평가하거나판단하지않는다

오늘날통용되는미학이라는개념을처음으로사용한사람은18세기독일의철학자알렉산더바움가르텐이다.그리스어‘에스테시스(aesthesis)’에서유래한미학(Aesthetics)은본래‘감성적인식에관한학문’이라는뜻을가지고있다.감성적인식이라는말이의미하듯,미학의영역은그것이고급이든저급이든간에예술의영역보다훨씬넓으며우리가살면서관심을기울이는많은것을아우른다.

미학에서논하는경험은다양한스펙트럼을띤다.그리고우리는그런경험을하는데각별한관심을기울인다.박물관예술품이나오페라공연에대한경험뿐아니라퇴근길공원에서본단풍이나식탁에드리운석양빛에대한경험,나아가오늘입고나갈셔츠를고르거나수프에후추를더칠지말지고민할때의경험까지.미학은어디에나있으며우리삶을이루는대단히중요한부분이다._10쪽

미학은우리가많은관심을기울이는특별한경험을다룬다.그럼에도미학에대해사람들이갖고있는깊은오해중하나는미학이예술을평가하고아름다움을판단하는학문이라는것이다.그러나미학은어느예술품이더훌륭한지평가하는것이아니다.하물며어느경험이가치있는지,가령거리에서쇼팽을듣는경험이가치있는지아니면연주회에서쇼팽을듣는경험이가치있는지도판단하지않는다.다만그것의의미를들여다볼뿐이다.

미학에대한가장뿌리깊은통념은그것이아름다움을다룬다는생각이다.거리로나가주변을한번둘러보라.‘에스테틱스(aesthetics)’는미용실간판을장식하는상투어가된지오래다.미학이철학의한분과로서무엇을다루는지를설명하려고할때도그것을미용과관련된것으로생각하고접근하기쉽다.요컨대어떤것은아름답고,또어떤것은아름답지않다.그렇다면미학은우리가그것들을구분하게도와주고,나아가아름다운것이왜아름다운지도설명해줄것이다._20쪽

또저자는미학에대한뿌리깊은편견중하나인엘리트주의,다시말해미학을예술철학으로오해하는점을지적하며미국의추상화가바넷뉴먼의유명한말을인용한다.“조류학이새에게그렇듯,미학은예술가에게무용하다.”새에게조류학이무슨필요가있겠는가.마찬가지로예술가에게더관련있는것은예술철학이아니라예술가들이작품제작의계기로삼아불러일으키려고하는바로그경험이며,그것이바로미학이라는것이다.

미적인것에이르는열쇠,주목과경험

당신의경험은당신이주목하는것에좌우된다.주목의초점을바꾸면경험도변할것이다.같은연주회장에서겪는경험이라도당신이객석을훑으며빈자리를찾는지,아니면친구를찾는지에따라그것은아주달라질것이다.빈좌석을찾을때는모든사람이배경에묻히고빈좌석들만눈에띌것이다._53쪽

우리는보통자신이보는대상의아주구체적인특성에만주목하고나머지는무시하며살아간다.우리의정신력은한계가있으므로무언가에집중하고싶다면나머지는무시해야한다.우리는거의항상무언가에집중해야한다.아침을먹을때,차를타고출근할때,업무를할때등등.우리는우리가그런능력을어떻게그리잘발휘하는지그심리기제를알고있다.시각정보를처리하는초기단계부터이미우리는매우선택적이다.선택된상황,정보는처리하고나머지는폐기한다.

저자는미적인모든것의공통성은이처럼주목하는방식에있다고말한다.내가무엇에주목하는가에따라나의경험은변화하며예술품(문학,영화,음악,미술작품등)에대한경험도엄청나게변화할수있다는것이다.똑같은예술품을감상하더라도무엇에주목하느냐에따라누구는그것을부정적으로누구는긍정적으로느낄수있다.물론주목하는것이없으면아무런경험도할수없다.미적향유의성패는주목에달렸다.

한편미적경험을위한다른방식의주목도있다.저자는그것을‘제한없는주목’으로일컫는데,바라보되특정한어떤것을찾지않는방식으로,가령우리자신이마주한그리특별할것없는풍경(화)의다양한특성에주목하되어떤개별적특성이나일단의특성에집중하지않는방식으로자유롭고제한없이주목하는것이다.

모든미적경험이제한이없는것은아니다.어떤미적경험들은제한이없어보이지만,당신은자신의강렬한미적경험전부를그렇게특징짓는데전혀동의하지않을것이다.아마도당신의강렬한미적경험들일부는고정되고훨씬집중된주목방식을,즉대상을향한초연한태도가아닌적극적관심을수반할것이다._62쪽

지각분석에기초한흥미롭고참신한미학안내서

벤체나너이는이책에서미학의역사나인물이아닌미적경험의문제를중심으로미학을소개한다.간결하면서도유머있는문장을따라가다보면그가힘주어이야기하는두가지줄기와맞닿게된다.그것은미적경험이란무엇이고그런경험을하는것이무엇을의미하는지에대한것이다.먼저미적경험이란무엇인가,하는물음은전반부에서다루어진다.1장「박물관에서길을잃다」와2장「섹스와마약,로큰롤」은미학을둘러싼오랜오해와편견(엘리트주의와서양중심주의)을지적하고,기존의유력한미적이론들을검토한후그이론들의강점과결함을아우르고보완할수있는단서를찾는다.그리고그단서를바탕으로3장「경험과주목」에서미적경험의특성을규명한다.

후반부는미적경험을한다는것이무엇을의미하는가,하는물음을다룬다.4장「미학과나」와5장「미학과타자」에서는미적경험의개인적·사회적측면과더불어미적평가를좌우하는요인이무엇인지를살펴본다.이어서6장「미학과삶」에서는미적경험이우리삶에어떻게영향을미치고왜중요한지를이야기한다.마지막으로,저자는7장「범세계미학」에서미적경험이경험주체의성장문화에따라달라지는이유를따져보고,그로인해초래될수있는회의적결론의극복방안을마련함으로써지금우리에게필요한새로운미학의구상을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