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카페 - 싱긋나이트노블

자살카페 - 싱긋나이트노블

$13.37
저자

구광렬

1986년멕시코문예지〈마침표ElPunto〉와〈마른잉크LaTintaSeca〉를통해등단했다.멕시코국립대학출판부에서시집『텅빈거울Elespejovacío』을출판하고중남미작가가되었다.
국내에서는오월문학상수상과함께〈현대문학〉에시「들꽃」을발표하면서본격적인활동을시작했다.
작품으로는『꽃다지』『각하,죽은듯이살겠습니다』『여자목숨으로사는남자』『뭄Sr.Mum』『가위주먹』등의장편소설과『슬프다할뻔했다』『불맛』『나기꺼이막차를놓치리』등의국내시집이있다.『하늘보다높은땅Latierramásaltaqueelcielo』『팽팽한줄위를걷기Caminarsobrelacuerdatirante』『텅빈거울Elespejovacío』등의스페인어시집과기타『체게바라의홀쭉한배낭』『체의녹색노트』『바람의아르테미시아』등문학관련저서40여권을썻다.
UNAM동인상,멕시코문협특별상,브라질ALPASⅩⅩⅠ라틴시인상등을수상했다.2008년과2009년연속으로aBrace중남미시인상후보에올랐다.저서『체게바라의홀쭉한배낭』이젊은비평가들에의해‘2009년최고의책’으로선정된바있으며,2011년대산번역지원과2012년제1회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창작지원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
차라리
투플러스원
유실물
위클리맨
직접체험의중요성
호랑이소굴과덫

2부

그림자
웃픈이야기
내일도해가뜰까?
화분과강아지
사실은살고싶은데……
그림속강아지발
D-4
그날의의미

3부
청춘열차
왕따
몰래카메라
신발
헬조선의책임자
트윈플레임
온동네가펜션
데카메론

4부
유물앞에선마네킹
가위바위보
한방블루스
어차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래,죽자고!
이렇게살바에야
차라리죽는게나아!”

작가는선택의여지가없거나선택이필요없을때는차라리라는말을쓸수없다고말한다.그래서였을까.상처입은일곱명,명수·미진·영욱·현아·슬기·혜경·주택은모든것을잃고사느니차라리죽는편이낫다고판단하고동반자살을기도한다.그들이선택한죽음의의미는무엇일까?

취준생6년차명수는계속되는취업실패로더이상의희망은없다고생각했다.경제적으로도힘든시기를보내면서선택지없는죽음을떠올렸다.수능을망친미진이생각하는죽음은도피였다.부모의기대는그녀로하여금숨을쉬지못하게만들었다.그래서그녀는숨을쉬기위해죽음을선택했다.영욱은자신에게징역형을내리고스스로를가두었지만우울과공황장애에서벗어나기위해사형선고를내렸다.현아는희망이자모든것이었던200만원을보이스피싱으로날리고더러운세상과작별하기로했다.

사랑하는연인을잃은슬기는상실감에한차례자살을기도했지만실패했다.그녀에게죽음은먼저간그에게이르는만남의다른말이나다름없었다.자신의정체성에혼란스러움을느낀성소수자혜경은사회적차별로부터자유로워지기로했다.주택은영농지원정책에따라열심히교육받고노력했지만모두실패하고빚밖에남지않은신용불량자가되어모든것을내려놓기로했다.그리고준혁은그들을죽음의늪에서구하고시나리오의디테일과경험확대를위해그들의죽음에동조하고동반자살에휩쓸린다.

책속에서

거리는변한게없었다.아니,변한게있었다.가로수와전봇대,신호등의그림자들이직립으로서있다가붉은석양아래네발로걷는듯길게뻗어있었다.명수는고개를돌려자신의그림자를보았다.‘오늘하루유실되지않고열심히따라왔구나.’
---「유실물」중에서

20대자살률이높은이유를준혁은포털사이트에서검색했다.취업스트레스,경제적빈곤으로인한압박감등이나왔다.참조해서함께하려는이유로보냈다.“극심한우울증,도저히혼자선용기가나질않네요.외로운저승길,좋은분들과함께떠나고싶습니다.”
---「직접체험의중요성」중에서

“하지만자살의경우는달라.죽어볼수없잖아.결국간접체험할수밖에……자살에관한여러자료를들여다봐.요즘포털사이트에들어가면각종블로그나카페에자살하고자하는사람들의심정,시도한경험,자살자에대한뉴스등많이뜨잖아.그리고자살하니까떠오른건데요즘동반자살이핫하다고하대.하지만뜨는테마라고무작정덤벼들어선안돼.세밀하게구체적으로파고들어야지.”
---「호랑이소굴과덫」중에서

혜경은죽을때도야하게죽고싶었다.터진미니스커트에핑크하트컬칩레이스가드리워진블라우스첫단추가풀린채……관속으로들어가기전면도도해주었으면했고,하트문신이선명하게드러나도록허벅지털도깎아주었음했다.처음만난그날처럼바람불고비내리고,화장도안했는데곱게들어갔다는소리를듣고싶었다.거울의립스틱자국은점을넘어선이되더니알수없는그림이되어갔다.
---「내일도해가뜰까?」중에서

지하철은각자고독의깊이만큼달린다.나에게는팔을,너에게는다리만을줄것을우리는다갖추었기에혼자다.종로3가에내릴그는종로5가에내릴나와무슨상관이랴.없어지면없었다생각하면그만이다.우린칸칸으로실려가다가역차이만큼세상을뜬다.
---「그림속강아지발」중에서

구석은더이상나아갈수없는곳이지만더이상나아갈필요도없는곳이다.세상은구석을향해닫혀있지만구석은세상을향해열려있다.세상힘든것들구석으로몰리건만구석은묵묵히그어깨들을받쳐준다.
---「청춘열차」중에서

“보통인연이아니라고생각합니다.한날한시에태어나지않았어도우린한날한시에손잡고갑니다.저승길이멀다해도함께한다면결코힘들거나외롭지않을거예요.”
---「신발」중에서

죽음을앞둔이의마지막심경을실시간관찰하고이승에서남길마지막말을들을수있음은,그것도임종을앞둔말기암환자들이나노인들의이야기도아니고20대청춘,그것도무려여섯명의이세상에서의마지막이야기를한꺼번에듣는다는건그어떤신세계를탐험하는일보다더짜릿한경험일것임에틀림없었다.
---「데카메론」중에서

순식간이었다.조폭이경계를풀고있는사이,혜경은그의머리를망치로내리쳤다.조폭은쓰러졌고깨진머리에서흘러내리는피가장판을적셨다.안절부절못하는준혁은몰래카메라쪽으로다가가‘교수님!경찰!경찰!’입모양을만들어보였다.
---「가위바위보」중에서

허공에서사선과원을그려내는망치와덜렁거리는의수앞에물러설수밖에없었다.주택은현아를시작으로혜경,영욱,슬기를차례대로내려쳤다.망치와의수가덜렁쿵,덜렁쿵할때마다퍽,퍽소리가들렸다.자욱한연기속에주택과쓰러진회원들은안개속흔들리는버들가지처럼보였다.
---「한방블루스」중에서

선택의여지가없거나선택이필요없을때는차라리라는낱말은쓸수가없다.차라리를쓸수없을때는생의천칭도평형을이루니더이상죽느냐,사느냐의문제는아니다.
---「어차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