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 :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밤과 낮 :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8.80
Description
“나는 상자를 들고 그 안의 편지들을 다시 꺼냈다.
집 안팎 여기저기 버려두었다.
탁자에, 현관에, 앞뜰에, 담벼락에, 길가에.”
당신을 다 읽어내지 않음으로
당신의 자리를 마련하려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
장재희 첫 소설집
선정 및 수상내역
· 2023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저자

장재희

2022년앤솔러지『마스크마스크』에참여했다.
2023년문장웹진을통해소설을발표하기시작했다.

목차


밤과낮
수몰
정오의희망곡

해설│빈편지_최가은(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같은공간에있으나닿을수없는관계들

거리의아우성속에서도,쓸쓸한내방의침묵속에서도나는낮이나밤이나당신을생각해요.당신과사랑을나누고평생을함께할때까지이고통은계속되지요.밤이나낮이나.
_「밤과낮」에서

『밤과낮』속의인물들은같은공간을공유하고있다.하지만서로는계약에의해서닿지못하거나이미닿을수있는관계가끊어졌거나물리적으로닿을수없는곳에가있다.서로가닿을수있는방법,즉이해할수있는방법이그들에게는차단되어있다.표제작「밤과낮」에서오피스텔의주인서경과세입자모하는오전10시부터오후5시까지서경이,그외시간은모하가오피스텔에서지낸다.모하와서경은계약당시를제외하곤얼굴도마주할일없고쪽지한장나눌일없는사이이다.「수몰」에서는“아버지의아버지,그리고그아버지의아버지때부터살던집”이었으나이제는물속으로가라앉고있는아버지의집이그공간이다.그곳은이주자금을받고이사를원했던어머니와절대집을버릴수없다는아버지가서로를외면하는구실이되었다.‘나’는아버지의유품을정리하다나온사진을보고서야오래전기억의그집을찾는다.「정오의희망곡」에서‘나’는공무원시험을준비하며카페에서아르바이트를한다.‘나’에게카페는손님이적어“책도보고공부도하며일할수있는곳”이지만그녀의남자친구정원은“길고좁고어두운”“동굴같은”곳이다.다른일자리를찾기를강요했던정원은5년전레바논으로파병을가고이제는그곳에없다.

읽히지않아자유로울수있는마음들

나는상자를들고그안의편지들을다시꺼냈다.집안팎여기저기버려두었다.탁자에,현관에,앞뜰에,담벼락에,길가에.내가거둬들이기전의그상태로다시금되돌려놓았다.편지를쓰고보낸사람이버려진편지를본다면모두거둬가거나편지한장을더보태거나스스로선택할일이었다.
_「수몰」에서

인물들은모두상대방에게가닿으려고했지만그러지않는다.그들의마음을읽지않고자유롭게놓아두기로한다.「밤과낮」에서모하가키우던문샤인이서경이물을많이준탓에시들고만다.그때서야모하는문샤인이살아난다면서경에게물을많이주지말것을,서경은모하에게문샤인이어디갔는지묻는첫쪽지를남길까생각한다.「수몰」에‘나’는집으로배달되는발신인도수신인도없는편지를보관해주기위해유리병속에모아둔다.마지막집을나설때그편지들을“탁자에,현관에,앞뜰에,담벼락에,길가에”,집안팎여기저기버려둔다.“편지를쓰고보낸사람이버려진편지를본다면모두거둬가거나편지한장을더보태거나스스로선택할일”이기때문이다.「정오의희망곡」에서‘나’는“보고싶다”라고적은정원의마지막편지를읽는다.“시원한바다위를날면어떨까.아니,하늘을걸어도괜찮겠지.그러면정원이있는곳까지갈수있을까.”‘나’는생각하지만그러지않기로한다.
작가는「밤과낮」한귀퉁이에작은배려를놓아두었다.“가끔은서로를초대할수도있을까,하는”,서로가닿을수있는순간에대한기대감은혼자라서외롭다면부르라는마음이지않을까.

자신이그렇듯남편또한혼자일뿐이라고.그리고어느순간자그마한기대감도들었다.그렇게각자의공간을만들어가다보면가끔은서로를초대할수도있을까,하는.
_「밤과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