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바리즘

보바리즘

$15.15
Description
소문만 무성했던 쥘 드 고티에의 「보바리즘」 국내 초역! 

‘고티에의 쌍안경으로 다시 보는 보바리 부인은
더 이상 욕구 불만에 차 있는 부르주아 여인이 아니라
진정한 존재론적 모델이 된다’
저자

쥘드고티에

(JulesdeGaultier,1858~1942)
프랑스파리출신의철학자이자에세이스트.프랑스의시사문예지〈메르퀴르드프랑스〉,〈라르뷔블랑슈〉등의기고자였고,쇼펜하우어와니체의철학에영향을받아적극적으로사유를펼침으로써“쇼펜하우어와니체의계승자”라는찬사를받았다.플로베르의소설〈마담보바리〉에서착안해실제현실로부터도피해자기가원하는이미지를지향하는인간정신의경향을일컫는‘보바리즘’이라는이론으로가장널리알려져있다.‘보바리즘’을제외하고잊혀져있었으나2000년대이후프랑스를중심으로재조명되고있다.〈칸트에서니체까지〉(1900),〈보바리즘〉(1902),〈이상주의의논거〉(1906),〈형이상학적감수성〉(1924),〈니체〉(1926)등의저서가있다.

목차

이책을읽기전에

제Ⅰ부보바리즘의병리학
제1장플로베르인물들의보바리즘
제2장의식행위로서의보바리즘,그수단:심상
제3장개인의보바리즘
제4장집단의보바리즘:모방의형태
제5장집단의보바리즘:관념적인형태
제6장인류의본질적보바리즘
제7장현상적실재의본질적보바리즘

제Ⅱ부진리의보바리즘

제Ⅲ부보바리즘,진화의법칙
제1장개인과집단의보바리즘
제2장존재와인류의본질적보바리즘

제Ⅳ부현실

ㅣ옮긴이해제ㅣ

출판사 서평

도서출판b에서쥘드고티에의〈보바리즘〉을진인혜교수의완역으로발간하였다.〈보바리즘〉은물론쥘드고티에의저작도국내초역으로그동안‘보바리즘’이라는말을듣고관심은있었지만원전을읽을수는없던독자들에게는반가운소식일것이다.〈보바리즘〉은인문학과철학,문학에관심있는독자들,〈마담보바리〉를읽고그인물형에관심이생긴독자들,플로베르문학,나아가19세기프랑스문학의연구자들,쇼펜하우어와니체연구자들과독자들에게도큰도움이될작품이다.

우선쥘드고티에는보바리즘이라는용어의기원이된플로베르로부터출발한다.그는“제Ⅰ부보바리즘의병리학”에서플로베르작품의인물들에게서볼수있는다양한보바리즘을검토한다.단지보바리부인의경우만이아니라플로베르의모든등장인물을검토하면서감정적인보바리즘,지적인보바리즘,의지의보바리즘,예술적보바리즘,과학적보바리즘,형이상학적보바리즘등을거론한다.마치문학비평을방불케하는플로베르인물들에대한광범위한분석을통해보바리즘이플로베르의작품에일관성과통일성을부여하는요소라는것을보여준쥘드고티에는곧이어개인과집단의보바리즘에대한보편적인고찰을거쳐인류와현상적실재의보바리즘을향해나아간다.그는자유의지나자아의단일성과같은관념의이면에숨겨진기만과착각을파헤치면서모든존재는필연적으로자신을실제와다르게생각할수밖에없다는것을밝힌다.

“진리의보바리즘”에할애된제Ⅱ부에서는보바리즘이현상적삶의본질적인조건으로드러나면서보바리즘의병리학에뒤이어건강한측면이부각된다.쥘드고티에는제Ⅱ부의마지막에이르러“자신을다르게생각하는것은현실을반영하는것이다.우리는현실을객관적이라고생각하지만,현실은끊임없이달라진다.자신을다르게생각하는것,그것은살아가는것이고발전하는것이다.”라고결론을내린다.이런새로운관점에서출발함으로써플로베르의작중인물에게서는하나의결점이었던보바리즘이인류를위한진보의원천이된다.

“제Ⅲ부보바리즘,진화의법칙”은바로이에대한상세한고찰이다.그리고“제Ⅳ부현실”은실증적이고현상학적인관점에서보바리즘이현실을생산하는수단이라는것을보여준다.말하자면보바리즘은이제현실의창조자가됨으로써,정신의변형능력에불과하던보바리즘은창조적능력으로그위상이바뀌는것이다.

이처럼제Ⅱ부~제Ⅳ부에서는유사한반전을통해보바리즘이“상승능력”과“창조능력”으로재평가된다.이와같은흐름을따라가다보면,마치보바리즘을세상의진보를위한만능열쇠로여기는일종의메시아주의가연상된다.하지만그런해석은쥘드고티에가가장비난하고공격하는것이다.그는삶에윤리적인목표,다시말해끊임없는진보를통해지향해야하는도덕적목표가있다는가정을일절거부했다.파리대학교전신인콜레주데카트르나시옹CollègedesQuatre-Nations건물벽에새겨진그의명언이말해주는것처럼,그에게‘세상은해결해야할문제가아니라바라볼구경거리’이다.쥘드고티에에게보편적인형태의보바리즘이유용한이유는현상적드라마,현상적삶의구경거리를위한다양하고무한한소재를제공하여구경꾼이그것을있는그대로존재하는것외에는어떤목적성이나현실성도없이바라볼수있게하기때문이다.플로베르는보바리즘에의한착각과실수를누구보다잘알고있었으나그것을즐기거나인류의원동력으로보기는커녕불가피한비극적요소로여겼다면,쥘드고티에에게보바리즘의착각과실수는삶의변화를초래하고현실을존재하게하는필수적인요소로서구경꾼에게구경거리를제공해주는역할을한다.

요약하자.‘보바리즘’(Bovarysme)이란무엇인가?그것은쥘드고티에의용어로말하자면“자기자신을실제와다르게생각하는사람에게주어진역량”이다.플로베르의위대한소설〈마담보바리〉(1857)의주인공보바리부인은시골의사의아내로살아가는자신의인생에서벗어나려는욕망으로잇따른불륜을벌이다애인에게바친선물의빚을갚지못해자살한다.쥘드고티에는보바리부인이라는인물을통해자신의실제현실이나능력을인정하지않고그로부터도피해자기가원하는이미지를지향하고그걸현실로믿어버리는인간정신의경향이있음을파악해이를‘보바리즘’이라이름붙인다.쥘드고티에는신분제가흔들려능력에따라신분이바뀔여지가커진19세기유럽사회의개인과그들의욕망에집중했으나,사실21세기한국사회는자기변화와출세의욕망이훨씬더커진사회다.즉19세기의보바리즘은21세기에도생각해볼가치가크다.아니,커뮤니케이션기술의엄청난발전과자본주의의전면화에따른빈부격차가만든현실은‘지금에안주하지말라’는명령을개인에게계속내린다.‘보바리즘’은이제변화와진보를향한가치관으로인정받는다.쥘드고티에역시같은판단을내린다.그는보바리즘의병리성에서보바리즘의진보성을파악하고,이것이인류에게계속될것이라전망한다.쥘드고티에는여기서글을끝맺지만,보바리즘의병리성이사라지는것은아니다.급증하는개인의욕망을이용해성공했던자본주의는언제까지유지될것인가?사람들은끊임없이자신을변화시키는데빈부격차의문제는왜해결되지않을까?욕망과변화의갈구를시스템은언제까지수용할수있을것인가?아니면이미이세상은수많은보바리즘중독자들중극소수를제외하고나머지는폐기처리하고있는것은아닌가?

어쩌면21세기의보바리즘은우리에게다시금진보의원동력이아닌개인과집단의병리성을성찰할것을요구하고있는지도모른다.그리고그병리성에대한성찰은보바리즘을전면화시키고찬양하면서이를자신의동력으로삼은시스템에대한성찰로이어질수밖에없을것이다.이모든의미에서,우리는다시한번〈보바리즘〉을읽을필요가있다!


역자의말

“쥘드고티에가1892년에보바리즘을심리학의용어로소개한이후,정신의학자들은보바리부인이구현하는유형의인물즉현실에만족하지못하고늘불가능한‘다른것’을갈망하는인물들이앓는정신질병에보바리즘의개념을적용하였다.정신의학에서보바리즘은일종의히스테리나망상증과같은것이었다.그런데쥘드고티에는여기서멈추지않고보바리즘에관한두번째책을통해보바리즘을다시철학의영역으로끌어들인다.보바리즘에관한두저서를비교해보면,1892년과1902년사이에쥘드고티에의생각에큰변화가있었다는것을확인할수있다.특히니체의영향아래주로심리적인것으로시작된보바리즘개념이점점철학적인위상을획득함으로써처음에는본질적으로도덕적인차원에연결되어있었던개념이나중에는선과악의차원을넘어서게된다.그러므로쥘드고티에의저서를읽다보면,보바리즘이라는개념이놀라울정도로확장되는것을확인할수있다.”

“그가제공하는“쌍안경”을끼고플로베르의작품을다시읽는다면,작품의의미가어떻게달라질수있을까?적어도보바리부인은더이상욕구불만에차있는19세기의전형적인부르주아여인의상징이아니라진정한존재론적모델이될수있을지도모른다.그쌍안경으로현실을주시한다면,우리는우리주변의현상에대한이해력을넓힐수있을까?쥘드고티에가쌍안경을“몇몇사람들의손”에맡긴다고말한데서알수있듯이,어쩌면구경꾼의미학은매우제한된엘리트에게만가능할지도모르겠다.하지만보바리즘이인간의필연적인운명이라면,우리는구경꾼의미학적시각을갖추지못했더라도우리의능력을넘어서서삶을미학적으로관조하려는보바리즘적시도를하게되지않겠는가?그리고그착각과실수의과정에서우리의능력과감수성에적합한어떤요소를발견하여예기치않은목표에이르는행운을맛보게될지누가알겠는가?”(‘옮긴이해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