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코뮌 (한 보수주의자의 기록 | 반양장)

파리 코뮌 (한 보수주의자의 기록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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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 보수 언론인에 의한 파리 코뮌의 생생한 증언과 기록

“절대적인 권력을 두 달간 행사한 후, 이제 코뮌은 모든 계층에서
선량한 사람들만큼 많은 적을 가지고 있다. 선량한 사람 중 다수는
코뮌의 시도에 기대하려 했고, 그렇게 해보았지만, 그 결과를 목격했다.”
샤를 베르즈랑의 〈파리 코뮌: 한 보수주의자의 기록〉이 ‘b판고전’ 29번으로 도서출판 b에서 발간되었다. 저자 베르즈랑은 1871년 당시 한 지방지의 편집장이자 파리 특파원으로 파리에 주재하던 중 파리 코뮌이라는 대사건을 맞이하게 되었고, 기자 정신을 발휘해 매일 일지를 적어 자신이 목격한 일들을 기록했다. 지금껏 한국에서 발간되었던 파리 코뮌 관련 도서 중 어디에서도 파리 코뮌의 복판에서 매일의 사건들을 기록하고 거기에 코멘트를 한 이토록 자세한 일지는 없었다. 한국의 독자들은 파리 코뮌에 관해서 가장 생생한 당시의 기록 하나를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일지는 3월 18일부터 파리 코뮌이 정부군의 진압으로 막을 내린 후인 5월 31일까지 거의 매일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 일지에 당시 파리 코뮌 지도부와 정부가 파리 시민들에게 선포한 다양한 ‘포고문’들이 실려있다는 점이다. 베르즈랑은 포고문들을 남김없이 그대로 기록하였고, 그래서 독자들은 당시 파리 코뮌 지도부와 그 반대편에 있던 정부의 언어를, 그들의 고민을, 그들의 희망찬 계획과 조급한 임시방편 등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책에서 이 포고문들만 따로 떼어서 읽어도 파리 코뮌의 진행 과정들은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파리 코뮌〉의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부제인 ‘한 보수주의자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의 저자 베르즈랑이 파리 코뮌의 반대편에 있던 정부 지지자였다는 점이다. 파리 코뮌에 대해 그동안의 역사적 시각은 대개 ‘위대한 민중 자치의 사례’로 정리된다. 특히 지금까지 한국에 소개되었던 파리 코뮌 관련 도서들은 예외 없이 파리 코뮌의 입장에서 서술된 책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하는 베르즈랑의 책은 우리에게 익숙했던 시각의 반대편에 자리 잡고 있다. 베르즈랑은 당대의 에밀 졸라나 귀스타브 플로베르와 같은 입장, 곧 파리 코뮌에 반대하는 보수적 입장을 가졌다. 개인의 자유, 언론의 자유 등을 중시했던 그의 눈에 파리 코뮌은 모든 자유가 침해당하는 야만과 폭력의 사례였다(“불법적이고 자의적인 체포가 파리에서 늘어나는 것을 보면 3월 18일의 사람들[파리 코뮌 참여자들]이 개인의 자유를 얼마나 무시하는지 알 수 있다. 성직자의 체포와 교회의 폐쇄를 통해 그들이 종교와 양심의 자유를 얼마나 무시하는지 알 수 있다. 대규모의 수색과 약탈을 통해 그들이 재산을 얼마나 무시하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곧 가족을 얼마나 무시하는지도 우리에게 증명할 것이다.” 126~127쪽). 그가 파리에서 일어난 일을 매일매일 상세히 기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수적 기자로서 베르즈랑은 후대를 위해 노동자와 민중을 운운하는 좌파들이 (자신의 시각에서)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어떻게든 기록해서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바로 이러한 저자의 정치적 입장으로 인해 이 책의 모든 기록이 보수주의자의 시각을 통해 왜곡된 기록일 수도 있다는 의혹도 가능하다. 맞는 말이다. 이 책 역시 ‘한쪽의 시각’이며, 특히 오늘날의 이 민주주의 시대에는 퇴행적이라는 비판을 받을만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어쨌든 베르즈랑은 왕당파이자 혁명 반대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확히 바로 그 이유로 인해, 이 책 〈파리 코뮌〉은 1871년 파리 코뮌 당시 투철한 언론인의 사명을 가진 한 보수주의자의 시각, 그의 내면까지도 볼 수 있는 기록이 된다. 언제나 그렇듯, 이미 판정이 끝난 역사에 대해서는 그 반대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흔치 않다. 하지만 역사적 사건은 그 자체가 하나의 ‘서사’이므로, 다양한 목소리들, 다양한 시각들, 다양한 서사들을 알면 알수록 사건에 대한 입체적 판단 역시 가능해진다. 지금까지의 파리 코뮌과는 완전히 다른 증언과 기록인 〈파리 코뮌〉은, 어쩌면 그러한 새로운 역사적 서사를 가능케 하는 놀라운 책이다.
저자

샤를베르즈랑

저자:샤를베르즈랑(CharlesBergerand,생몰연대미상)
19세기프랑스의언론인으로,파리코뮌당시지역신문인〈로제르신문〉(CourrierdelaLozere)의편집장겸주재원으로파리에체류중이었다.파리코뮌을겪으면서그는매일코뮌의상황을기록해신문사에전했으며,이후코뮌으로인해지방과의소통이단절된뒤에도기록을정리해일지에남겼다.파리코뮌이끝난직후출간된이일지는동시대인의생생한목격담으로전해진다.파리코뮌이전과이후의그에대한기록은발견되지않은것으로보인다.

역자:강형식
연세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한남대학교프랑스어문학과명예교수이다.저서로는〈프랑스언어학〉이있고,역서로는〈지능의테크놀로지〉,〈지식의나무〉,〈거짓말에대한진실〉,〈행위와말2〉등이있다.

목차

머리말·13

3월18일·17

5월31일·316

ㅣ옮긴이해제ㅣ·317

출판사 서평

-“저자는철저하게코뮌을반란군으로보고적대시하는시각에서기사를작성했다.따라서코뮌이추진한정책중후대에긍정적영향을미치고현대에적용되고있는것들조차도부정적시선으로바라보고있다.또한당시코뮌에참가하거나공감한시민,특히노동자등하층민의정서는외면하고있다.그들을비천한도시빈민으로보고,그들의정서나요구가무엇인지에대해서는궁금해하지않는다.반면에코뮌주의자들에의해보수적,전통적가치가훼손되는것에는분개하고있다.이는당시의왕정체제에길든일반적정서와이미사회의주역으로자리잡은부유한부르주아계층의정서를대변한다고볼수있다.
한편편집자가머리말에서밝혔듯이이책의내용은거리에서들은소문,목격한사실등을시간대별로정리한것이다.그리고글을다듬어완성도를높이려고시도하지도않고,메모형태를그대로유지하고있다.이렇게훗날바뀐관점이나사실에따라그내용의오류를수정하거나가감하지않고한권의책으로묶어냈다는것에이책의의의가있으며,그것을유일한목적으로하고있다고편집자는말한다.따라서번역서의조판도가급적원문의메모필체와문단구조를그대로유지하였다.”(‘옮긴이해제’에서)

책속에서

-“지금이야말로여러분께이이야기를해야한다.언론사기자들의역할이점점더어려워지고있다.그들은공공장소에서메모하는평소습관을삼가야한다.혁명적인어휘에는끔찍한단어가있다.그단어는‘잡아라’이다.현시점에주머니속에서연필과빈종이한장을꺼내는사람은자신을향한이말을들을위험이있다.이순간부터,며칠전생-마르탱운하에던져져익사한불행한경찰관의운명을맞이하지않는다해도,그에게일어날수있는최소한의일은체포되어어떤위원회나하위위원회앞에끌려가는것이다.그들은특히개인의자유특히시청과무관한사람들의자유에대해서는지나치게독단적이다.그들의심문은위험할수도있다.그래서때때로특정사실을여러분께알리지만,그원인과목적에대해항상알려줄수는없다.”(3월31일,75쪽)

-“얼마후전세마차한대도콩코르드광장에서나오는데,한병사가전속력으로앞으로몰고간다.그런데마차안에는아무도타고있지않았다.한지나가는사람이마부대신보병이기수가되어헐떡이는말을전속력으로달리게하는것이이상하다고생각하고말의머리로뛰어가갑자기말을멈추게한다.그는아직고삐를놓지도않았는데,마차를몰고있던병사가벌써그에게내려오며위협적으로이렇게말했다.“시민,당신은무슨권리로이렇게위원회의마차를멈추게할수있소?당신은명령서,신분증,붉은신분증이있어야하오.어서,신분증을보여주시오.”-“저는명령서도,신분증도없소.”라고우리시민은온화하게대답했다.그는의심도없이그리고세상에서가장좋은의도로위원회의업무에지장을초래한것을후회하며말했다.“나는단지생-도미니크거리rueSaint-Dominique의과일장사에불과하오.”

“아!신분증이없다고?생-도미니크거리의과일상인이감히내마차를멈춰?이것봐,내게는신분증이하나있어,알겠어?여기봐,빨간신분증이잖아.당신은나와함께시청으로가야겠어.”한국민방위대행군부대원이시민을위해개입한다.“어이!당신말잘했어.내가당신에게명령하겠어.당신,이시민과함께시청으로갑시다.그를마차안에태우시오.”그러자우리마부는순순히과일상인과국민방위대를마차에태우고,자기자리에올라타서시청방향으로힘차게나아간다.군중은아무말도하지않았지만웃지도않았다.3월18일정부하에서개인의자유가어떻게보장되고있는지를보여주는장면이다.개인의자유는감히침해하려고만하면얼마든지침해될수있다.”(4월2일,81~82쪽)

-“지금까지신문폐간은경찰청에연이어파견된우리의대표들이결정했다.이제부터공안위원회가이일을자신들이할일이라고주장한다.오늘아침공식신문에게재된[코뮌지도부의]한법령은단번에아홉개의신문을폐간시켰다.이법령은전문을전달할가치가있다.(…)어느시대,어떤체제에서도언론은공안위원회가코뮌의위대한영광을위해도입한엄격한조치만큼강하게통제된적이없었다.1835년의법과1852년2월17일의법령조차언론에정규사법절차를보장했었다.그러나코뮌은언론관련범죄와위반사항들을특별재판소,혁명재판소,간단히말해군사법정에회부하고있다.”(5월19일,284~285쪽)

-“나는내가스스로맡았던임무를완수했다.해방군이우리의성벽안으로들어오면서,파리와지방간의소통이다시열렸고.평화가회복되었다.신문들은이고통스러운일주일동안벌어진사건들에대한정확하고완전한이야기를전했다.그들은싸움이얼마나끔찍하고치열했는지를알려주었다.(…)그들은인질-순교자들의살해와프랑스전체가자랑스러워했던기념물들의화재에대해말했다.그리고그들은반란이마침내진압되고,파리가상처입고,피흘리며,잔해로덮이고,두달동안악랄한범죄자들의역겨운속박에시달렸던상황에서,마침내파리가그들의손아귀에서벗어난날과시간을알려주었다.
나는이비참한광경에더할말이없다.위대한도시가일상적인노동과여러고된노력을하는삶을되찾기까지는아직많은날이흘러야할것이다.”(5월31일,3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