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이슬 - b판시선 77

송전탑 이슬 - b판시선 77

$12.00
저자

지창영

저자:지창영
시인.1965년충남청양칠갑산자락에서태어나,2002년계간「문학사계」로등단했다.한국작가회의회원,〈분단과통일시〉와〈시오름〉동인,〈참살이문학〉지도강사로활동하고있다.시집으로「송전탑」이있고번역서로「명상으로얻는깨달음」외여러권이있다.

목차

시인의말5

제1부거미의도시
모래시계12
해바라기14
매미의허공16
징검돌을건너며18
소울에게20
을왕리,밤아홉시22
점화24
엄마의철심25
산소에서26
거미의도시28
오래된단풍잎30
무인점포에서32
통증접속34

제2부플라스틱눈물
초심36
새의혀38
거대한바둑판40
자유공원의꽃42
DMZ데칼코마니44
봉화산해맞이46
스타벅스에서48
한반도해오름49
하얀밤52
초록점령군54
플라스틱눈물56
물을찾아서59
2025년오월60
피아골에서62

제3부촛불을밝히며
현수막을달며66
세모가네모를분류하다67
네모난지구에서70
꼬리자르기72
4월의행진74
별들의노래76
별과별사이78
잔상81
행성들의조우82
긁음에대하여84
달빛미스터리86
촛불을밝히며88
기린90
애상91
보자기92

제4부송전탑이슬
다시만년필을뽑으며94
광화문의별96
너를보며나를묶는다98
송전탑농성100
송전탑안부102
봄의신무기104
운현궁에서106
아파트전쟁108
풍계리폭음109
불타는태백산맥112
단풍남침114
남의세상에서116
송전탑이슬117

ㅣ해설ㅣ이병국121

출판사 서평

저자의말

송전탑,
치명적위험을안고
유배지에서비바람맞으며
세상에말없이빛과온기를전한다
차가움과따뜻함이공존하고
해로움과이로움이공존하는
그이중적존재

책속에서

〈하얀밤〉

마주보고포개져있는
책과공책의수상한체위

저렇게깊은밤을보내고도
하늘과땅사이에는
잉크한방울흔적도없다

흥건한먹물을빨아들여
시한편배고싶은백지의꿈은
날이밝도록황량한불임의땅

봇물가득한활자들을
왈칵쏟아붓지못한것은
밤새눈을부릅뜨고있던
형광등탓이었을게다

이제는스위치를꺼야할때
대지의페이지에스며드는
빛의서사시를받아써야할때

〈잔상〉

사진속에서웃고있는얼굴은분명나다
나와악수하고있는사람은떠나고없다

그날의미소는햇살만큼이나눈부셨다
하천가에는버드나무물오르고
맞아,우리는버들피리얘기를나누었지
옛날은소중하다고맞장구치면서

추억을얘기하던시간은다시과거가되고
필름을되돌려보는배우는조금더늙었다

거리를걸으면한때나였던사람들의그림자

죽은나의회고록속에서
나는오늘을산다

〈송전탑안부〉

동이터오는데
모두안녕하신가
간밤의칠흑속을함께유영하다가
손을놓치고차마부르지못해삼키던이름들이
희미한능선그림자로어른거리는데……

아직살아있는가
소리없이맞잡은연대의전선에
어느덧이슬이방울방울맺히고
떨어질듯아침은빛나는데
십자포화불을뿜던그밤을기억하는지
찬바람에몸서리치는장끼한마리

모두살아남았는가
목이터지도록불러도
돌아오지않던이름들
어둠속에뿌렸던피가
일제히일어서는동녘하늘
산마루에는빛줄기가
번득이는칼처럼날을세우는데

동지여우리함께살아있는가
막걸리한사발들이키자던그날처럼
흰이를드러내며껄껄웃고있는가
하늘에좌표를정한북극성이
적토마를몰아새벽을불러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