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서사와 스토리텔링을 위한 우리 시대 첨단 문화 이론,
타자의 ‘마음 읽기’
타자의 ‘마음 읽기’
도서출판 b에서 리사 전샤인의 〈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기〉를 ‘가디내러티브총서’ 1권으로 발간하였다. 원서가 존스홉킨스대학 출판부에서 2012년에 발간되었고, 인지 심리학과 인지 서사학 연구의 성장이 이미 도드라졌음에도 그 경향의 중요한 이론가인 전샤인의 책은 한국에 뒤늦게 소개된 감이 있다. 실제로 앵거스 플레처의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의 발간(2021)을 제외하면 한국에는 인지 서사학 연구가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다. 전샤인의 이 책을 필두로 도서출판 b의 ‘가디내러티브총서’에서 이 분야의 저서들이 하나씩 소개될 예정이니, 이제야 한국의 독자들은 인지 심리학 기반의 인지 서사학 연구들의 밑그림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전샤인의 〈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기〉를 비롯한 인지 서사학 연구서들은 1960~70년대에 꽃피웠던 소위 ‘전통적’인 서사학, 즉 구조주의 언어학 이론에 바탕을 둔 롤랑 바르트나 제라르 주네트의 서사 연구와는 확연히 다르다. 인지 서사학 연구는 인지 과학과 인지 심리학의 최신 연구들을 토대로 삼아 문학을 비롯한 서사들과 인지 작용과의 연관성을 세밀히 파고든다. 따라서 이 책에도 역시 전통적 서사학의 용어들은 “믿을 수 없는 서술자” 등을 제외하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 책에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이라는 인지 심리학 용어가 등장한다.
마음 이론이란 “행동을 밑에 깔린 마음 상태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 보게 만드는 진화된 인지적 적응”(20쪽)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인지적 적응 내지는 능력 덕분에 우리들, 호모 사피엔스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몸짓을 보면서 그들의 마음 상태를 추측한다. 실생활에서 언제나 중요한 이 마음 이론이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도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이제 여기서 전샤인은 알아본다.
“마음 이론은 실생활 사회적 상호작용들에 수반된 마음 상태들을 추적하기 위해 진화했다. 하지만 어떤 수준에서는 우리의 마음 이론 적응들은 실제 사람들의 마음 상태와 허구 캐릭터들의 마음 상태를 안 구별한다.”
마음 이론의 이런 특이한 성질 때문에 우리는 실생활에서 허구로 쉽게 넘어올 수 있다. 실제 사람들의 마음 상태와 허구 캐릭터들의 마음 상태를 구별하지 않는 그것의 성질, 또는 어디서든 마음 읽기를 하려는 그것의 욕심. “우리의 마음 읽기 인지 적응들은 난잡하고 게걸스럽고 선제적이다.”(30쪽) 이런 마음 이론을 진화를 통해 장착한 우리를 전샤인은 “욕심 많은 마음 읽는 이들”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아는 바로서의 우리의 그 문화를 “욕심 많은 마음 읽는 이들의 문화”라고 부른다.
이 책에서 전샤인은 소설을 비롯해 영화, 경마장, 모큐멘터리, 리얼리티 TV, 스탠드업 코미디, 사진, 뮤지컬, 회화 등 주요 서사 장르들을 경유하면서 ‘마음 이론’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과정에서 특화된 이 ‘마음 읽기’의 능력이 서사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서사와 인간, 혹은 서사학과 인문학의 경계라는 것이 이미 허물어졌음을 깨닫게 된다. 아직까지 서사학을 하나의 ‘학문’으로만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서사(학)이 다른 게 아닌, 우리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능력임을 알게 될 것이고, 서사와 삶의 경계를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하여 도서출판 b에서는 ‘가디내러티브총서’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 총서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문학에서 정치까지, 유튜브에서 AI까지 모든 곳에서 ‘서사’라는 개념이 쓰이고 있는 시대면서도, 서사의 유행과는 달리 서사 자체에 대한 진지한 질문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가디내러티브총서’는 서사의 이론, 활용, 가능성 등 서사와 관련한 모든 영역을 망라하여, 그 질문을 수행하려는 시도다. 좁게는 고전과 현대의 서사 이론서 등을 소개하고, 넓게는 서사와 관련한 비평과 창작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은 넓고 유연하다. ‘가디’는 가산디지털단지의 준말로 ‘내러티브 총서’를 기획하고 격주간으로 ‘서사학 세미나’가 이루어지는 공간 좌표를 가리킨다. 이 총서가 서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께 등대의 역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샤인의 〈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기〉를 비롯한 인지 서사학 연구서들은 1960~70년대에 꽃피웠던 소위 ‘전통적’인 서사학, 즉 구조주의 언어학 이론에 바탕을 둔 롤랑 바르트나 제라르 주네트의 서사 연구와는 확연히 다르다. 인지 서사학 연구는 인지 과학과 인지 심리학의 최신 연구들을 토대로 삼아 문학을 비롯한 서사들과 인지 작용과의 연관성을 세밀히 파고든다. 따라서 이 책에도 역시 전통적 서사학의 용어들은 “믿을 수 없는 서술자” 등을 제외하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 책에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이라는 인지 심리학 용어가 등장한다.
마음 이론이란 “행동을 밑에 깔린 마음 상태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 보게 만드는 진화된 인지적 적응”(20쪽)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인지적 적응 내지는 능력 덕분에 우리들, 호모 사피엔스는 사람들의 표정이나 몸짓을 보면서 그들의 마음 상태를 추측한다. 실생활에서 언제나 중요한 이 마음 이론이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도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이제 여기서 전샤인은 알아본다.
“마음 이론은 실생활 사회적 상호작용들에 수반된 마음 상태들을 추적하기 위해 진화했다. 하지만 어떤 수준에서는 우리의 마음 이론 적응들은 실제 사람들의 마음 상태와 허구 캐릭터들의 마음 상태를 안 구별한다.”
마음 이론의 이런 특이한 성질 때문에 우리는 실생활에서 허구로 쉽게 넘어올 수 있다. 실제 사람들의 마음 상태와 허구 캐릭터들의 마음 상태를 구별하지 않는 그것의 성질, 또는 어디서든 마음 읽기를 하려는 그것의 욕심. “우리의 마음 읽기 인지 적응들은 난잡하고 게걸스럽고 선제적이다.”(30쪽) 이런 마음 이론을 진화를 통해 장착한 우리를 전샤인은 “욕심 많은 마음 읽는 이들”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아는 바로서의 우리의 그 문화를 “욕심 많은 마음 읽는 이들의 문화”라고 부른다.
이 책에서 전샤인은 소설을 비롯해 영화, 경마장, 모큐멘터리, 리얼리티 TV, 스탠드업 코미디, 사진, 뮤지컬, 회화 등 주요 서사 장르들을 경유하면서 ‘마음 이론’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 과정에서 특화된 이 ‘마음 읽기’의 능력이 서사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서사와 인간, 혹은 서사학과 인문학의 경계라는 것이 이미 허물어졌음을 깨닫게 된다. 아직까지 서사학을 하나의 ‘학문’으로만 어렵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서사(학)이 다른 게 아닌, 우리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능력임을 알게 될 것이고, 서사와 삶의 경계를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하여 도서출판 b에서는 ‘가디내러티브총서’ 시리즈를 시작한다. 이 총서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문학에서 정치까지, 유튜브에서 AI까지 모든 곳에서 ‘서사’라는 개념이 쓰이고 있는 시대면서도, 서사의 유행과는 달리 서사 자체에 대한 진지한 질문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가디내러티브총서’는 서사의 이론, 활용, 가능성 등 서사와 관련한 모든 영역을 망라하여, 그 질문을 수행하려는 시도다. 좁게는 고전과 현대의 서사 이론서 등을 소개하고, 넓게는 서사와 관련한 비평과 창작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은 넓고 유연하다. ‘가디’는 가산디지털단지의 준말로 ‘내러티브 총서’를 기획하고 격주간으로 ‘서사학 세미나’가 이루어지는 공간 좌표를 가리킨다. 이 총서가 서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께 등대의 역할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너의 머릿속으로 들어가기
$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