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 (곽해룡 동시집)

뿔 (곽해룡 동시집)

$13.00
Description
도서출판 b에서 ‘줄탁동시’라는 이름의 동시집 시리즈를 마련했다. 줄탁동시(啐啄童詩)라는 말에는 ‘어린이가 선생님, 부모님과 함께 읽는 동시’라는 뜻이 담겼다. 알 껍질 안쪽에서 쪼아대는 것을 줄(啐)이라 하고, 그 소리를 듣고 어미 닭이 알 껍질 밖에서 쪼아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어린이가 시를 읽기 시작하며 넓은 세상을 만나고자 할 때, 알 껍질의 안팎에서 병아리와 어미 닭이 동시에 쪼듯이 함께 힘을 보태자는 마음이 담겼다.

곽해룡 시인의 동시집 〈뿔〉이 첫 번째 알을 깨고 나왔다. 시인은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언제 뿔이 돋아나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뿔은 누구를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라 세상에 물어보기 위함이라는 이유도 말이다.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보고, 조금 더 궁금해하고,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하는 생각의 뿔들이 아이들을 더 단단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을 믿는 시인이다.

시집의 구성도 눈에 띈다. 1부와 2부의 시는 열 편이 넘는데 3부는 네 편밖에 안 된다. 4부는 하물며 스무 편이 넘는데, 5부는 달랑 다섯 편이다. 왜 그랬는지 시인에게 물어봤다. 독자들도 궁금하겠지만 말하지 않겠다. 궁금하면? 오백 원. (시인의 의도를 찾아가는 것도 시 읽기의 큰 즐거움일 테니까.)

첫 시가 「뿔」이다. “거울을 본 적 없는 어린 송아지는 / 어미 소처럼 자기 머리에 / 힘센 뿔이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근사한 뿔을 믿고 겁 없는 송아지들이” 씩씩하게 세상을 향해 뿔질을 해대는 거다. 이 어린 송아지가 조금 삐딱하게 바라본 사물들, 살면서 만난 사람들과 기억들, 길에서 마주친 생명들에게 말을 건넨다. “왜 그래?”

시인은 사랑스러운 어린 뿔들을 “저금통”이라고 말한다. 그것도 “동전 하나 넣으면 / 넣은 만큼만 쌓이는 그런 저금통 아”니라 “온몸이 투입구여서 / 세상 모든 걸 받아 들이”고 종국에는 “세상보다 내가 더 커지는”(「저금통」) 저금통이란다. 이렇게 상큼하고 감각적인 시선이 시집 곳곳에 숨어 있다. 어느 구석에 가면 쿰쿰하기도 하고, 아리기도 하고 따습기도 한 시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시집에는 그림을 넣지 않았다. 시인은 그림이 없는 동시집이라는 작은 형식을 고집했다. 시를 읽는 일은 글자 사이에 숨은 풍경을 독자 스스로 그려 보는 일이라고 시인은 생각한다. 좋은 글과 좋은 그림이 만나 더 큰 울림을 주는 동시집이 많이 있지만, 이번만큼은 좋은 그림 ‘자리에’ 독자의 수많은 ‘다른 풍경’이 들어서길 원했다. 이 시집에는 마침표도 없다. 일부러 생략했거나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겠다는 시인의 의지이다.
저자

곽해룡

1965년전남해남에서태어났다.어려서부터식당과공장에서일하며틈틈이공부해중학교와고등학교과정을마쳤다.독학으로여러자격증을따고,지금은한오피스텔빌딩에서관리소장으로일하며동시를쓰고있다.
2007년눈높이문학대전에당선되며동시를쓰기시작했다.동시집「맛의거리」,「입술우표」,「이세상절반은나」,「축구공속에는호랑이가산다」,「말랑말랑한말」을냈다.〈방정환문학상〉,〈전태일문학상〉,〈연필시문학상〉등여러문학상을받았다.

목차

ㅣ여는글ㅣ뿔이돋는순간ㆍ5

1부나는조금삐딱한사물
뿔ㆍ13빨래집게ㆍ14내손이더ㆍ15
낙서ㆍ16저금통ㆍ18삼각김밥ㆍ20
바람개비ㆍ22보물찾기ㆍ23말도상한다ㆍ24
악수ㆍ26깡통ㆍ27도어락ㆍ28
에어쇼ㆍ30운동화주인ㆍ32뒷짐ㆍ34

2부나에게가르침을주는사물들
겨울유리창ㆍ37빨래ㆍ38연못보육원ㆍ40
날개옷ㆍ42장례식ㆍ43꽃밭목욕탕ㆍ44
지팡이ㆍ46치매ㆍ47고모의유언ㆍ48
천국에오신할머니ㆍ50백번찍어안넘어가는나무ㆍ52
늦은초대ㆍ54꼬부랑할머니ㆍ55

3부착한척연습
수업시작ㆍ59하늘글쓰기수업ㆍ60
운동회ㆍ62벚나무신호등ㆍ63

4부길에서마주친사물들
달밤ㆍ67염소ㆍ68나비ㆍ69
푸른교향곡ㆍ70꽃상추ㆍ72물안개ㆍ73
칼치ㆍ74보리ㆍ76고등어ㆍ77
바다ㆍ78병아리ㆍ80양파ㆍ81
펭귄ㆍ82올챙이ㆍ83자벌레ㆍ84
딸기의꿈ㆍ85민들레꽃ㆍ86초승달ㆍ87
민둥산억새ㆍ88물고기ㆍ89산개구리ㆍ90
거울속에사는새ㆍ92숭어가뛰는저녁ㆍ93

5부쓸데없는생각이소중해
황금똥을누는소ㆍ97지하철에서ㆍ98전복ㆍ101
죽은별ㆍ102벼랑에서자란소나무ㆍ104

ㅣ시인의노트ㅣ작은형식에대하여ㆍ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