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의 온기- b판시선 82

잎의 온기- b판시선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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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송창섭

저자:송창섭
시인.1955년서울용산에서태어났다.<마루문학>(1990)과<대통령얼굴이또바뀌면>(1992)에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새는수행을한다>와산문집<삶을뒤적이다>가있다.현재경남삼천포에서물비늘품은갯바위와그늘마저따스한숲길언저리를어정거리고있다.

목차

ㅣ시인의말ㅣ5

제1부
낙타가없는사막에서13
빈집개14
감은거저떨어지는게아니다16
잎이나지않는다고나무가아니라는말은17
개천놀이터18
여름장마20
슬픈빛을걸러내는시간은더디기만하고22
애꿎은날이빚은여러표징들26
미련이문제겠지만새롭지않다는느낌은들어28
쐬주는중용이다30
벅수싸롱32
순천만갈대36
맹골수도37
팽목항바다38
하늘나라우체통40

제2부
박꽃145
감잎차46
잎새하나에새긴것들48
두노인의한낮52
아버지의등뼈54
빈방에서흘린땀을기억하는일56
행인158
그녀가버티는방식61
남은생애에곧사라져갈언어들62
김씨아재64
상만이노모66
죽전마을이쁜이할매68
박꽃270
그레고리오성가72
앵두나무74
말셀라78

제3부
초겨울81
어느숲그늘이전시한나무와새들눈빛82
안개마을84
계절감86
참새88
흰얼레지90
조뱅이91
씀바귀92
한낮정원93
버팔로샛강숲보호지역194
텃밭을떠도는먼지같은풍경97
밤재98
묘향산100
날다102
버팔로샛강숲보호지역2104
송당가는길106
레돈도비치107

제4부
풍경111
홑창에기대어112
빈둥거리는내면에갇힌절그럭거리는버릇들114
소설116
빈둥지증후군118
연둣빛을보면119
빗나간시월의그림120
돌은비옷을입지않는다122
그대는보았는가124
화석으로남은몇안되는기억의생채기126
통시128
모기성소아과129
나무들은안다130
옫딱132
동지파쭉134
닫힌새135

ㅣ시작넋두리ㅣ137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시간에
입맛을빼앗길때

육신은흔들리지만
기다림은경이롭네.


책속으로

「그녀가버티는방식」

차를입에대어짧게머금은다음짧게삼키는그녀는밥을먹지않은때도그누구에게굶었다고백한적이없다고했다밥을거르는일세끼를다채우는일하나같이쉽지않다고도했다

노출된상대의턱에강타를날리는권투선수처럼
그녀의반문은기세당당했다

끼니를잊거나건너뛰는건자위행위아닌가

안짱걸음을걸으며짧은보폭으로발뒤꿈치를짧고가볍게흔드는그녀는의도성이강한절제를선호한다

간편함과무뚝뚝함

이어울리지않는조합의옷차림이부대끼는삶을지탱해나가는그녀의방식이며세상을향해던지는새침하고단아한선전포고다

******

「어느숲그늘이전시한나무와새들눈빛」

나무는
날개대신굴곡진가지를택했다
가을겨울에이은
봄날에

새는
가지대신어둠에견디도록
날개를키웠다
어미새와아비새가걸었던그길

어느날
어느숲

나무는
모여드는새를위해
쉼터를만들었고

새는
나무에게이야기를들려주려고
단장(丹粧)한혀를꺼냈다

******

「닫힌새」

새장속의새가나를본다
새장밖의내가새를본다
바라보는서로의시선이엇갈린다
깃털을끄덕여날려는새의본능은살아있다
새의덩치와눈빛을보면연약하고
앙증맞다는말이혀안에서눅눅하다
저새는최초의유형과는다른비행을한다
새장은바깥과안쪽의경계를구분하여
새의열린공간과닫힌공간을확연히보여준다
마음대로허공을헤집어날으는것도그저한때의일
닫힌세상의새는날수있는꿈이없어
차츰자신을퇴화시킨다
날수없어도사는법을익히고
날개없이도버티는법을터득한새는
부질없이생명을이어간다
새의영역에서이미그는새가아니다
새장속의새는숙명에순응하듯
눈만끔벅이며목놀림이둔해지는데
여전히새와나는
서로를바라보는시선이어긋나있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