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전쟁이끝났대요.
그러니아빠의전쟁도이제끝내요.
친구들과마을뒷산방공호를아지트삼아전쟁놀이를즐기고,학교앞가게에서불량식품먹는일이즐거움인중학생신우.국민학교(초등학교)때부터늘동네친구들로부터인기를독차지하고,반장자리도놓치지않았다.중학생이된신우는그런인기를등에업고반장선거에출마한다.하지만늘눈엣가시같았던명호가반장이되고,아이들도점점명호에게더관심을보인다.신우는그렇게된것이모두아빠탓이라고생각한다.
신우아빠는베트남전쟁에참전했다돌아온전쟁영웅이었다.그런데전쟁터에서돌아온아빠는어딘가모르게이상했다.집장독대에서전투자세를취한다거나,마치아직전쟁터에있는것처럼소리를지르기도했다.그런신우아빠를동네사람들은쉬쉬하면서미친사람취급하고,신우친구들도신우를조금씩멀리한다.신우는그결과가이번반장선거라고생각한다.
그러던중마을에서물건들이없어지는일이일어나고신우아빠가도둑으로의심받는다.평소아빠때문에되는일이없다고생각한신우였지만,아빠가억울하게누명을쓰자주변어른들에게화를내면서대들기도하고,진짜도둑을찾고싶어한다.그리고이일로신우는친구들과도더멀어진다.그리고얼마뒤,명호네집에서불이난다.소방차와마을사람들이몰려아수라장이된그집에서누군가를구해나오는아빠를보게된신우.신우와아버지는다시예전으로돌아갈수있을까?
책속에서
갇혀지내던아빠가지난해가을부터바깥으로나돌기시작하면서부터였다.아빠가집밖으로나오자주위의어른들이아빠를손가락질하기시작했고,흉을보았다.덩달아아이들까지쑤군거렸다.내앞에서는대놓고뭐라하지않았지만,하나둘씩내눈치를보기시작했다.그리고마침내어떤놈은마치전염병환자피하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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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좀봐!강신우아빠래!”했다.동시에옆,그리고앞과뒤의아이들이돌아보았고,사진을힐끗거리다가마침내돌려보았다.“와!이총진짜총인거야?”,“여기월남인데진짜지,인마!”,“베트콩잡는백골부대인가보다.”몇몇은연신감탄했고,또누구는아는체를했다.아이들의눈이커지고감탄하는낯빛이역력했다.그덕분에나도모르게어깨에힘이들어가기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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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아빠는더이상사진속그모습이아니었다.도대체아빠에게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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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아빠는장독대로올라갔고,짧게는10분,길게는30분이넘도록자신만의전쟁놀이를하고잔뜩풀이죽은표정으로내려왔다.그럴때마다엄마는장독대아래에주저앉아,혹은건넌방쪽마루에걸터앉아흐느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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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아저씨들이너희아빠잡아간다고!”
그목소리가컸는지옆에있던명호도,그리고주위의몇몇사람도이쪽을힐끗거렸다.동시에나는숨이탁막혔다.나도모르게헉,하고소리를내고말았다.눈앞이아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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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나는그렇게생각했다.하지만나는찬찬히고개를저었다.아빠가분명히알아볼수있게.그리고아빠처럼입술만움직여소리나지않게말했다.
‘아니에요.괜찮아요.아빠는아무잘못이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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