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교섭 30년 (북일 교섭 30년의 평행선을 돌아보다)

북일 교섭 30년 (북일 교섭 30년의 평행선을 돌아보다)

$22.00
Description
일본을 대표하는 역사학자 와다 하루키,
북일 교섭 30년의 평행선을 돌아보다
일본은 1945년 연합군에 항복함으로써, 청일전쟁 이후 50여 년에 이르는 전쟁 국가의 역사를 끝냈다. 이후 일본은 연합국과 1951년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에 조인했고, 이후 여러 나라들과 조약 또는 협정 등을 통해 국교를 정상화했다. 1952년 타이완, 1954년 미얀마, 1956년 소련, 1965년 대한민국, 그리고 1972년 중국, 1973년 북베트남과 국교를 수립했다. 하지만 일본은 북한과는 국교를 맺으려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일본과 북한 사이에는 다양한 관계가 형성되었다. 1959년 재일 조선인 귀국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1962년까지 계속돼 총 9만 명의 재일 조선인이 북한으로 이주하게 됐다. 하지만 1965년 한일 기본조약으로 일본과 한국의 국교가 열리면서, 북일 관계는 다시 긴장 관계에 놓인다. 그러던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이후에는 북일 사이에 무역이 시작되기도 했다. 한편, 공식적인 국교 수립 노력은 1991년이 되어서야 시작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1991년부터 1992년까지 8차례 이어진 회담은 결국 결렬되고 만다. 그리고 그 상태는 2000년 9차 회담이 재개될 때까지 이어졌고, 이때와 맞물려 일본 시민사회에서는 “2001년 중에 늦어도 2002년 월드컵 개최까지는 북일 교섭을 실현하자”라는 목표 아래 ‘북일국교촉진국민협회’가 설립돼 북일 국교 정상화를 위해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이 협회에서 사무국장을 맡았던 역사학자 와다 하루키가 협회의 활동을 비롯한 북일 국교 수립의 역사를 반성적으로 되짚어 본 백서라 할 수 있다.
저자

와다하루키

和田春樹
도쿄대학명예교수.1938년오사카출생.도쿄대학문학부졸업.도쿄대학사회과학연구소교수,소장등역임.현재도쿄대학명예교수.전공은소련·러시아사,한국현대사.
한국에서출간된주요공·저서로는《역사가의탄생》,《한일역사문제의핵심을어떻게풀것인가?》,《동북아시아공동의집》,《북한현대사》,《한일100년사》,《위안부합의이후한일관계》,《한국과일본의역사인식》,《러일전쟁1·2》등다수가있다.일본에서는《‘평화국가’의탄생》,《어떤전후정신의형성1938-1965》,《러시아혁명》,《스탈린비판1953~1956년》,《니콜라이러셀》,《김일성과만주항일전쟁》,《북방영토문제를생각한다》,《한국전쟁전사》,《러일전쟁기원과개전》,《아시아여성기금과위안부문제》,《조선유사를원하는가》,《북미전쟁을막자》,《아베총리는납치문제를풀수없다》등을출간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머리말

들어가며일본과북일국교정상화
최후의전후처리미달성국북한|전후일본과북한|국교없는북일관계의현실|북일국교수립의태동

1북일국교교섭의개시와결렬,1990~1992
1980년대말의새정세|7·7선언|가네마루·다나베방북단|일본국민은사죄로시작된북일교섭을받아들였다|위안부문제에서도사죄가이뤄지다|북일교섭이시작되다|서서히높아지는교섭반대론|핵문제와이은혜문제

2북일교섭재개노력과반대세력,1993~1997
위안부문제와북일교섭문제|호소카와정권의탄생|북미전쟁의위기감이높아지다|무라야마정권의탄생|북일교섭재개시도|전후50년결의,중의원에서가결되다|북한의자연재해와식량위기|1996년의움직임|《현대코리아》그룹|납치문제의부상|요코타메구미납치|사토가쓰미,운동의중심으로|북일예비교섭이시작되다

3북일국교교섭제2라운드로,1997~2001
북일교섭재개되다|납치문제운동의본격화|무라아먀초당파국회의원방북단|북일교섭제2라운드가시작되다|북일국교촉진국민협회발족|일본정부의자세|‘가토의난’|북한을둘러싼국제정세의격변

4북일정상회담과북일평양선언,2002
고이즈미총리와다나카국장의도전|비밀교섭|그무렵구원회|북일국교촉진국민협회활동|비밀교섭이드러나다|발표그후|북일정상회담|북일평양선언|기자회견|미국에대한보고|가족회와구원회의반응|외무성과가족회·구원회의응수|미국의움직임|반대세력의역습|북일국교촉진국민협회의평가|5명일시귀국이라는어리석은방책|국교저지세력,승리의개가|‘해결’이란무엇인가

52004년고이즈미재방북,2003~2005
이라크전쟁중에|외무성과북한의접촉|2004년고이즈미재방북|회담의합의사항|고이즈미재방북에대한여론|야부나카국장의평양교섭|요코타메구미의유골감정문제|생사불명납치피해자에관한재조사|“엄중히대응하지않을수없다”|DNA감정을둘러싼논쟁|벽에부딪히다

6아베총리의대북정책선포와시동,2005~2007
6자회담꿈의합의와그부정|다나카국장에대한문필린치|관방장관아베신조의첫업적|아베총리의탄생|어떤텔레비전방송|아베정권이내놓은정책|북한인권침해문제계발주간|아베납치3원칙|납치문제대책본부의활동|아베총리퇴진하다

7아베노선의국책화,2007~2012
후쿠다내각의대화노선|변하지않은반응,새로운노력|반대파의혼란|후쿠다총리의돌연한강판|아소내각아베노선을되살리다|다하라발언사건|하토야마내각아래서|북일국교촉진국민협회활동|간나오토내각|간내각납치대책본부의모습|도호쿠대지진가운데|사이키발언의폭로|북일교섭재개를요구하는움직임|노다내각시대의모색|김정일의사망|외무성은정식정부간교섭으로

8아베제2차정권의탄생,2012~2015
아베,두번째로총리가되다|납치문제대책본부의개편|외무성의교섭노력에올라타다|스톡홀름합의|스톡홀름합의에대한평가와반응|북일관계의악화와합의의해소

나오며북미대립의심각화와그이후,2016~2022
북한의핵실험과미사일발사|미일정상의유엔총회연설에서미일회담까지|평창올림픽의기적|남북정상회담에서북미정상회담으로|북미정상싱가포르회담|2019년1월시정방침연설|북미정상하노이회담|그뒤로는혀끝으로만거듭할뿐


북일관계·국교교섭연표
옮긴이후기

출판사 서평

절망의바닥에서평화와희망을포기하지않는지식인의성찰과모색
이책에서자신이실무를주도했던단체에대한와다하루키의평가는냉정하기만하다.“국민협회는2020년을맞아우리의패배를인정하고지난역사를되돌아보며이후나아가야할길을생각하는것을목표로삼기로했다”라며선선히패배를인정하고있다.여기서주목해야할용어는‘패배’다.‘실패’가아닌‘패배’라는말을썼다면,승리를거둔상대가있다는뜻이기때문이다.
국민협회를이끈이들은왜패배한것일까.또승리를거둔이들은누군가.와다하루키는전전戰前체제의일본역사에미련을갖는‘보수세력’과지난역사를사죄·반성하며북한과의관계정상화를추진했던‘진보세력’이북일국교정상화라는‘결정적전선’에서맞붙었고,이처절한싸움에서보수세력이승리했다는관점을제시하고있다.일본의진보세력은위안부동원과정의강제성과군의관여를인정한1993년‘고노담화’와지난식민지배와침략에대한사죄와반성의뜻을담은1995년‘무라야마담화’등진일보한역사인식을만들어내는데까지는성공했다.하지만일본이한반도에행한식민지배에대한‘진정한청산’을마무리하는,북일국교정상화라는더중요한싸움에선쓰라린패배를맛보게된다.그결정적변곡점이2002년9월고이즈미준이치로전총리의역사적‘평양방문’이었고,이싸움의향방을사실상결정지은핵심변수가이책의중심주제인일본인납치문제였다.

북일국교촉진국민협회는올해말에활동을끝내게된다.그러나나는절망의바닥끝에서희망을본다.일본국민은북일국교정상화를반드시달성할것이다.동북아시아평화의집,함께하는집을만들어내기위해이는열어젖히지않으면안되는문이다.하지만일본국민이그렇게하기위해선어떻게든한국국민의이해와지원이필요하다.먼저이책을읽는한국독자들이이에가세해주길바란다.
_‘한국어판서문’에서


가해자에서피해자로,그리고아베의납치3원칙
고이즈미는평양방문을통해북일국교정상화라는새역사를열려했지만,김정일위원장이납치문제에사과하면서예상치못한사태가발생한다.납치문제가일부사람들이제기해오던‘의혹’에서‘사실’로지위가변하게되면서일본사회가상상하지도못할수준의분노를쏟아냈기때문이다.고이즈미의평양방문을실현했던한외교관은“납치문제로인해전후오랜시간한반도에대해‘가해자’라는의식을가졌던일본의입장이처음‘피해자’로바뀌었다.가해자가피해자의입장에서는순간일본의내셔널리즘적대중정서가매우강하게터져나왔다”라고인터뷰하기도했다.
납치문제에대한일본인들의분노가폭발하며일본에선아베정권이탄생했다.이를통해이후일본의국책으로굳어지게되는아베의‘납치3원칙’이만들어진다.납치3원칙이란①납치문제는일본의최중요과제다,②납치문제의해결없이국교정상화는없다,③납치피해자는전원생존해있어피해자전원탈환을요구한다는내용으로구성돼있다.와다하루키는이원칙에대해일본이조선을식민지배한가해의책임을부정하고,일본이받은피해만을절대시하면서,외교를통한문제해결을부정하고북한과철저히싸우고징벌을가하려는방침이라고설명하고있다.또한,불행하게도납치3원칙은이후북핵과미사일위기가첨예해지면서북일국교정상화3원칙으로발전하게된다.이원칙은북일국교정상화를위해선북한이①완전하고검증가능하며불가역적인비핵화를하고,②모든사거리의탄도미사일폐기하며,③납치문제를해결해야한다는내용이다.하지만이는북한에절대굴복을강요하면서도무지실현불가능하고무책임한결론일뿐이다.결국,상대가이행할수없는요구를제시해북일국교정상화를사실상포기하고,북한에압력을가해정권을무너뜨리려는원칙이라고할수밖에없다.

포기할수없는한반도그리고동아시아평화의길
이처럼북일국교정상화가사실상불가능해졌다면,두나라는‘영원한적대’관계에머물수밖에없다.이런갑갑한상황은지난30여년간한반도와세계정세에매우심각한영향을끼쳐왔다.1989년말냉전체제가붕괴한뒤나라가붕괴할지모르는국난에몰리게된북한앞엔두갈래길이있었다.핵개발을통한‘대결의길’과미일과수교를통한‘개방의길’이다.한국이중국·소련과수교한다면,북한역시미국·일본과수교해그효과를상쇄하면된다.냉전이마무리되던시점에한일모두가공감하던‘교차승인론’이었다.하지만북한은대결의길을택했고,북한과사실상화해를포기한일본이선택한길역시미일동맹을강화해‘위험해지는북한’과‘부상하는중국’에맞서겠다는대결의길이었다.
아베의납치3원칙으로인해북한과일본이관계를개선할가능성이사라졌다면,그래서일본이한반도평화의‘조력자’역할을해줄가망이아예없어졌다면한국은일본과어떻게관계를맺어야할까.이제우리가고민하고행동해야할차례다.

와다선생은이책에서일본의대북정책을좋은방향으로전환할수있는그어떤실마리도제시하고있지않다.그것이현실주의자와다하루키의최종결론이라한다면,이절망의늪에서빠져나갈답을찾아야하는것은한국인자신일수밖에없다.2019년봄하노이북미2차정상회담의실패로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작동을멈춘지4년이흘렀다.이후한반도정세는살벌하게악화돼왔다.쉽지않겠지만,이컴컴한암흑속에서한줄기빛을발견해내야한다.
_‘옮긴이후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