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 30대 기자와 60대 연금학자가 주고받은 한국인의 노후 이야기

연금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 30대 기자와 60대 연금학자가 주고받은 한국인의 노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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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망원동 할머니’로 무사히 늙어가고픈 1988년생 노동전문 기자 전혜원과 초등학생 아이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은 1964년생 연금학자 오건호가 주고받은 한국인의 노후, 그리고 연금개혁 이야기.
노년의 나는 국민연금을 약속대로 받을 수 있을까? ‘국가의 지급보장’이라는 큰소리를 믿어도 좋을까? 1000조 원이 넘는 기금이 바닥난다는 재정 전망은 예언일까, 과학일까? 기금 소진 후 우리 아이들의 보험료는 얼마나 뛸까? 기금이 없어도 국고를 투입하면 된다는 대안을 어떻게 봐야 할까? 가난한 노인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올리자는 주장은 과연 현실적일까? 국민연금과 우리 노후에 대한 시민들의 이유 있는 불신과 불안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나아가 현세대의 노후를 책임지면서도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즉 ‘지속가능한 노후’를 위한 연금개혁의 길을 모색해본다.

저자

전혜원,오건호

저자:전혜원

1988년생《시사IN》기자.2013년부터기자로일했다.2017년부터쓴노동기사를모아《노동에대해말하지않는것들》(2021)을냈다.2024년부터정치기사를쓰고있다.

2018년연금기사에달린‘분노의댓글’을분석하면서연금문제에관심을갖기시작했다.한국의연금정치지형은좀독특하다.양쪽진영이기초적인사실에서조차합의하지못하는가운데,이를바라보는시민들은공적연금제도자체에회의를품고‘연금해지’를외치고있다.

모두가중요하다고말하는이슈가한발짝도앞으로나아가지못하고있다면,이를전달하는언론에도문제가있다고생각했다.기자로서‘어렵지않고,자극적이지않으면서,현실을호도하지도않는’연금기사를쓰려노력했다.그런기사쓰기에많은영향을준취재원이오건호박사다.그의말을더많은이들에게‘번역’해알릴가치가있다고여겼다.그래서이작업에도전했다.



저자:오건호

1964년생사회학자.지식이세상에쓰임이있으리라기대하며학위를마치고사회운동에참여했다.민주노총과민주노동당에서공공부문·사회복지분야를담당했고,사회공공연구소와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연금·재정을연구했다.2010년이후에는‘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를만들어시민복지운동에나섰고,‘내가만드는복지국가’에서활동하고있다.2023년부터는행신2동에서주민자치회회장으로지역사업에도애쓰고있다.

노무현정부시기연금개혁논의에참여하면서국민연금이공적연금임에도노동시장주변부에혜택이적고미래세대의부담은과중한,세대내-세대간형평성주제에주목했다.이러한문제의식을담아《국민연금,공공의적인가사회연대임금인가》(2006),《내가만드는공적연금》(2016)을썼다.국가재정과복지국가전반을주제로《대한민국금고를열다》(2010),《나도복지국가에서살고싶다》(2012)를썼다.

목차

프롤로그연금정치,선악의대결을넘어

1부윈터이즈커밍,노후의빙하기가온다

01홀로멸종하는공룡과허들링하는펭귄사이에서
연금에가입하지않을자유는없다
보험료9%세대가물려줄보험료35%세상
‘국가의지급보장’이라는사기극
공무원·사학·군인연금개혁이먼저라는주장에대해

02연금고갈을못믿겠다는이들에게
기금을잘굴리면고갈을막을수있다?
연금재정계산은미래학이아니다
정년연장의딜레마

03‘더내고더받자’는주장이감춘것들
가난한노인을위한다는착각,혹은기만
소득대체율의함정:악마는디테일에숨어있다
두개의대안:기초연금과퇴직연금

2부연금은정치다:지속가능한노후를위한연금정치학

04그들은무엇을했나?
기금고갈에대처하는법
선진국의연금정치

05우리가하지않은것들
김대중·노무현의재발견
2008~2024,17년의지리멸렬

06노후의재구성
공적연금삼총사:노후를위한세개의지팡이
연금개혁,어떻게설득할까

에필로그연금정치에서진보란무엇인가

출판사 서평

마침내평균수명90세,그러나…
이대로는지속불가능한한국인의노후
2030과베이비부머모두에게추천하는국민연금수업

2024년한국여성의평균수명이90세(남성은86세)를넘겼다.코앞으로다가온100세시대.예부터장수는복이라지만현대사회에서안정적소득없는장수는재앙이다.대기업·공공기관등한국에서가장안정적인축에드는일자리의법정정년은60세.다시말해짧게잡아도30년에달하는‘은퇴이후의삶’을온전히누리느냐,죽지못해근근이살아가느냐는노후의소득보장에달려있다.

오늘날많든적든적금·투자등으로은퇴이후를대비하고있는19세이상한국인은열명중일곱,그일곱가운데다섯명은‘국민연금’으로대표되는공적연금에가입해있다.1988년출범한국민연금은일할때소득의9%를보험료로내면,벌던돈의40%를65세부터죽을때까지매달지급받는제도다(물가연동,40년가입기준).월100만원을번다면다달이9만원을내고,은퇴후40만원의연금을매달돌려받는셈이다.그런데가입자입장에서꽤수지맞은계약인,그래서대다수한국인의노후가걸린이제도의미래가요동치고있다.

내연금이못미더운30대기자와
노년에이른60대연금학자의대화

무려1000조원넘게쌓아둔기금이저출생-고령화의해일에떠밀려2055년이면모두바닥난다는전망에서시작된불안은,‘소득이있는18~60세한국인은모두가입자’라는의무가입조항이부당하다는불만으로,급기야다단계사기·폭탄돌리기(‘중장년에게만남는장사일뿐2030,특히1990년대생부터는본전도못찾는다’)라는폄훼로이어진다.

이에한편에서는기금고갈은확정된현실이아닌가정으로기금운용을통해만회할수있으며,설령고갈되더라도국가재정으로막을수있고,정못믿겠다면‘국가의지급보장’을법으로명시하면그만이라며,더나아가제대로된노후보장을위해소득의40%가아닌50%이상을연금으로지급하자는대안(?)으로성난여론을달랜다.

저마다그럴듯한불안과희망,공포와낙관이어지러이교차하는가운데꼬박꼬박붓고있는연금이못미더운30대기자와곧노후를맞이할60대연금학자가마주앉았다.은퇴후국민연금으로살아갈‘망원동할머니’를소망하는기자전혜원은저널리즘이력의과반을노동현장에서채워온12년차직장인이다.초등학생아들이훗날국민연금을주제로걸어올질문에당당히응답하고픈연금학자오건호는민주노총과민주노동당에서복지·연금정책을담당한이나라최고의공적연금전문가다.

진단과처방

두사람의대화는국민연금과그에결부된한국인의노후에관한불안의실체를숨김없이규명한다.‘저출생-고령화’라는메가트렌드와‘9%를내고40%를돌려받는체제’는공존할수없으며,기금고갈이후미래세대는월급의최대35%를보험료로내야한다.국고투입?그세금역시미래세대의주머니에서나가는돈이다.‘국가의지급보장법제화’라는철석같은약속은비슷한조항을갖춘공무원연금이그랬듯,재정불안앞에선언제든사문화될수있다.즉연금이끊기진않겠지만,얼마를줄지는그때의재정상태에달렸다는것이다.정리하면,미래세대는현세대의서너배에달할보험료부담을감당할수없으며,한국인의노후보장프로그램으로서현행국민연금제도는‘지속불가능’하다.

공적연금의목표는‘재정적지속가능성’과‘공동체의노후보장’이다.따라서대안역시두가지로요약된다.지속가능한재정을위한해법은국민연금보험료율의현실화다.대담에따르면현세대가‘돌려받을만큼’에합당한보험료율은20%다.현재의9%에견주면엄청난부담이고불가능한목표로보일지도모른다.그러나유럽·일본등‘노인을위한나라’의시민들은다음세대의부담을줄이기위해오래전부터그이상을책임지고있으며,우리또한과거김대중·노무현정부의연금개혁당시이문제를진지하게논의한바있다.

한국인의노후보장방안으로곧잘거론되는‘국민연금소득대체율인상안’은국민연금에가입조차못한‘빈곤노인’의삶과무관할뿐더러이미빨간불이들어온재정부담을가중한다.이에대담은국민연금에만갇혀있지말고그너머를보자고제안한다.요컨대국민연금에다른공적연금―기초연금과퇴직연금―까지연계한‘노후의재구성’이다.요약하면이렇다.먼저국민연금의보험료율을올려재정안정을꾀하되,실업·출산·병역등으로소득활동이어려운‘연금약자’에대한지원(크레딧제도)을강화해이들을국민연금제도의울타리안으로편입시킨다.

현행70%의노인에게지급되는기초연금은,지급대상을좁히고혜택은키우는방식으로전환해하위계층의최저소득을보장한다.중간계층이상을위한소득보장방안은퇴직연금이다.이름만연금일뿐,조기퇴사후‘장사밑천’취급되는이제도의중간해지를엄격히규제함으로써확실한노후보장수단으로자리매김하게하는것이다.이를통해국민연금을허리로삼아,하위계층은기초연금과국민연금으로,중상위이상계층은퇴직연금과국민연금으로,중간계층은세연금을적절히조합해노후를누리자는것이다.이른바‘공적연금삼총사’를활용한계층별다층연금체계다.

연금에서진짜진보란무엇인가?

오늘날민주당등진보진영주류의연금개혁방안은‘국민연금을중심으로’‘소득대체율을올려서노후를보장하자’또는‘더내고더받자’로요약된다.얄궂게도대표적진보매체기자와진보정당의정책설계자가만나도출한결론은‘국민연금너머’와‘더내고그대로받자’이다.이런아이러니는,역설적으로두사람의문답이관념과진영이아니라현실의계층과세대가갈등하는현장으로열려있음을,그리하여연금문제에서진짜진보란무엇인지말해준다.《연금에대해말하지않는것들》이2030과베이비부머모두를위한‘국민연금수업’인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