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일지 : 재일한국인 정치범 이철, 13년간의 옥중 기록

장동일지 : 재일한국인 정치범 이철, 13년간의 옥중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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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조작 사건’으로 사형수가 되어야 했던 재일한국인 이철,
기적처럼 살아남아 비장하게 기록한 비망록!
군부독재 시절, 많은 재일동포 청년이 공안 통치를 위해 조작된 간첩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이 모여 만든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가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수상했습니다.
올해 초 서울고법에서 간첩단 조작 사건의 피해자에게 34번째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재심으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받기도 하지만,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빼앗긴 시간을 되돌리기에는 너무나 부족합니다.
정부는 진실을 규명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갈 것입니다.
무엇보다 독재 권력의 폭력에 깊이 상처 입은 재일동포 조작 간첩 피해자분들과 가족들께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대표하여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9년 6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사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재일동포 간담회에 참석해 ‘재일동포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윗글과 같이 사죄의 이야기를 건넸다. 국가원수로서 처음으로 공식 사죄를 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철도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 회장으로서 이 뜻깊은 자리에 초청받았고, 대통령의 사과와 위로를 직접 들었다.
한편, 1970년대와 1980년대 군사 독재정권은 재일동포 유학생들을 간첩으로 조작해 고문과 구속을 일삼았고, 이를 정권을 유지하는 데 이용했다. 이철도 재일동포 유학생으로 한국에서 생활하던 1975년 말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은 끝에 간첩이 되었고, 1977년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사형수가 되었다. 이후 그는 13년간 옥살이했고, 당시 약혼자였던 민향숙도 그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을 살아야 했다. 억울한 옥살이 끝에 1988년 출소한 이철은 이듬해 일본으로 돌아갔다. 생계를 위해 힘든 일을 하면서도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를 결성해 같은 처지의 동포들을 위해 투쟁에 앞장섰다. 그리고 그런 생활 틈틈이 옥중기를 써 나갔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어린 자녀들에게 부모가 살아온 삶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쓴 글을 보관만 하고 있던 이철은 2015년 재심 무죄 판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책으로 출판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완성된 《장동일지》는 2021년 일본에서 먼저 출간되었고, 이번에 한국어판으로 다시 한국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

이철

저자:이철
1948년일본구마모토현출생.1972년주오대학상학부졸업,1975년12월고려대학교대학원정치외교학과재학중에중앙정보부로연행,‘재일동포유학생간첩조작사건’으로투옥되었다.1·2·3심에서사형판결을받았고,13년간옥중생활을마치고1988년10월출소했다.이듬해일본으로돌아가,1990년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를결성해대표로활동했으며,2015년11월재심결과무죄로확정되었다.2018년12월제3회‘민주주의자김근태상’을수상(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했고,2019년6월문재인
대통령을만나사죄의말을들었으며,2020년부터오사카‘우리민주연합’회장으로활동하고있다.
옮긴책으로《완전한만남》(김하기지음,1993),《더욱젊게:문익환목사의건강요법》(문익환지음,1999)등이있다.

역자:김웅기
한림대학교일본학연구소HK교수.도쿄출생.주오대학법학부졸업.한국정착후에야비로소교류하기시작했을정도로재일동포사회와인연이없었다.대한민국의국민,재외동포라는관점에서재일코리안연구를펼치고있다.일제의연속성과‘일제후’에탄생한동아시아국민국가들의틈새에서신음하는재일코리안의일상과강고한국민국가논리사이의관계성을탐구하고있다.

목차


추천의글
한국어판을내면서
머리말

여는장_재일한국인2세로태어나서
유년시절|주오(中央)대학코리아문화연구회|첫모국방문

1재일동포유학생간첩조작사건과사형판결(1975년12월~1979년8월)
모국유학과재일동포유학생간첩조작사건|고문과강제자백|서대문구치소|전방(轉房)|학생과민주인사들|검사취조와민향숙구속|성서와만남|첫출정(出廷)|최후진술|가톨릭세례|항소심|두번째사형선고|김수환추기경님의강론|아버지생각

2서대문구치소생활(1976년5월~1979년8월)
일반수들과잡거방생활|옥중하루는나팔소리로|인왕산의목탁소리|식사|칼잠|구치소에서목욕|옥중의추위|수갑에자물쇠를|신고식|악마같은주부장|같은방일반수들|진정한학문|프로야간스포츠맨|전과7범의말|동전위조죄|우스갯소리|요(要)시찰|어느민주인사|사형장|관에내이름이|사형집행|홍창기(가명)|사형수들이야기|사형집행을탄원한사형수|무등산타잔

3잊지못할사람들(1977년3월~1979년8월)
꿈이야기|리영희교수님과김지하시인|첫투쟁|드디어승리!|징벌방|커다란교훈|민향숙의이감과묵주교환|광주의민향숙|재일동포박순조씨|박순조씨후일담|박현채교수님|고대생이범씨|갑작스러운호출|감형|민향숙과재회|이감

4대전교도소특별사동제6사(1979년9월~1981년11월)
특별사동제6사|《내삶의길을찾으려도》|구원운동친구들|비전향장기수선생님들|인민혁명당사건|임구호씨아버님|최건석씨|붉은별사건|손성수씨|남조선민족해방전선(남민전)|대전6사10·26사건|사상전향공작전담반|전향공작의폭행|특사의영화감상과옛동지의반공강연|어머니의죽음|어머니생각|어머니이름|1980년5·18|선생님들의고마움|6사에서옥중투쟁|타전|만세반공법과무전기사건|김대수박사님|김동기선생님의말|검방|톱밥김치사건|전향서와감형

5대전교도소서화반시절(1981년11월~1985년7월)
삼청교육대|순화교육|경비교도대|종교집회|임교도관과송교도관|일반재소자들|호줏기영감|정향조병호선생님|보안사와중앙정보부|음모|장동이라는호|신영복선생님|내가버려야할것

6파란의시대I(1985년7월~1985년12월)
대전에서대구로|대구7·31사건|투쟁시작|지하실에서폭행|연행과조사|재결집|단식투쟁|호출|재호출과접견|승리확신|대구의동지들|민향숙의활약|민통련에대한항의|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와조만조어머니|간첩사건을정면돌파|5인소위|민주화운동의기폭제로|새로운준비|다시단식으로|김수환추기경님과민주인사의방문|보안과장의애원|부소장을추궁|변화의조짐|신문보도|커다란승리|승리축하연|소장의사과|교무과의대응|어느교도관의말|대구의봄과남일만선생님환갑|운동회|정진관씨|변호사의지혜|세명의대자|또다시이감|나의‘대구7·31사건’

7파란의시대II(1985년12월~1988년10월)
대전교도소폐쇄독방|다시서화반으로|서승형과만남|쇼파타드링크|광주로|격세지감|광주에서단식|학생들과공투|비밀쪽지|나의‘광주사건’|김영이던진말|징벌1개월|다시이감|김장호씨의틀니|안동에서재회|안동의처우개선|협상|퇴직한노(老)부장과재회|대통령선거와양김씨|김영삼정부의탄압|취사반장이전한말|드디어,드디어출소!|정문을향하여

맺는장_출소후이야기
명동성당에서올린결혼식|문익환목사님|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의주요활동|재심과무죄선고|민주화운동에한줌밑거름으로|옛서대문구치소의재일동포양심수전시실|제3회‘민주주의자김근태상’수상과모란공원묘지|문재인대통령의사죄말씀

옮긴이후기
부록1_이철관련주요사건
부록2_구원회관련주요활동

출판사 서평

“저자가생계를유지하기위해육체노동을하면서자투리시간에써내려간메모는일반사회와격리됐던정치범의수용실태에관한핵심당사자의기록이라는점에서사료적가치가작지않다.”

책에는저자가간첩으로조작되기전이야기부터감옥에서겪은희로애락까지생생하게담겨있다.그중에서도리영희,박현채,김지하,신영복,서승등과옥중에서만난이야기가눈길을끈다.특히,대전교도소서화반에서만난신영복과의일화에이책의제목이된‘장동’이라는이름에얽힌이야기가들어있다.

대전서화반에서는여러명이생활하는데화장실이하나밖에없어일보기도바빴다.어느날내가화장실에가려고하자신영복선생님이웃으면서“이철은장똥이니까나를먼저보내줘.난단똥이라시간도안걸린다”라고하셨다.그때부터우리는서로“단똥선생이먼저!”,“장똥선생은나중에”하며장난치기도했다.그러다가서예작품을제작하는데호가필요하게되었다.나는생각하기가귀찮기도하고또‘장똥’이라는어감도그리나쁘지않아서긴동쪽나라(일본은동쪽의긴나라)에서온사람이라는뜻에서‘길장자,동녘동자’,‘장동’을나의호로쓰기로했다.서화반사람들은나의그런호를놀려웃기도하였으나나는개의치않았다.그옛날요순시대순임금이‘동방에서왔다(즉조선에서왔다)’고기록되어있듯나도기다란동쪽에서온사람이라는의미를나타냈다.그래서내서예작품에는장동이라는낙관이찍혀있고또이책도‘장동일지’라고제목을붙였다._234쪽

그밖에도책에는처우개선을요구하다무자비하게구타를당하고감옥안의감옥인‘징벌방’,‘폐쇄독방’에수용됐던옥중투쟁이상세히묘사돼있다.특히저자가대구교도소수감시절주도한단식투쟁인‘대구7·31사건’은당시좌익수들이가혹한폭행과진압을뚫고승리한투쟁이라는점에서그의미가남다르다.한편,그가이처럼힘든생활과투쟁을견디게끔힘을보탠것은약혼자민향숙과그녀의어머니조만조씨의활약이었다.그들은국내운동권인사들은물론일본인들과연대해이철을비롯한재일동포정치범들의석방을위해온갖노력을기울였다.그리고석방된이철과함께이후에도노력과투쟁을이어갔고,그결실이대통령의사과와이책《장동일지》의출간이다.

이제나에게는더이상여한이없다.돌이켜보면죽음의문턱까지내몰려길고고된징역살이를스스로에게되물으며살아왔다.긴세월을견뎌낼수있었던까닭은언제나민향숙과조만조어머니라는마음의동반자가있었기때문이다.우리는힘든시절을서로격려하며2인3각이아닌3인4각으로걸어왔다.그리고무엇보다도많은동지와훌륭한구원운동친구들이단단하고도강하게받쳐주어서고마웠다.이렇게은혜로운인생이또어디있겠는가.(중략)그러나나에게는아직할일이남아있다.서른여섯명이무죄판결받는데서끝날것이아니라,재일동포정치범마지막한사람까지무죄를받아내는일과진정한민주주의가조국에서실현되고남북화해와한반도의평화시대가도래했음을먼저가신분들에게전하기위해서라도,아직죽을수는없다._3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