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격리, 박탈 : 세계의 내부로 추방된 존재들 / 동아시아의 수용소와 난민 이야기

수용, 격리, 박탈 : 세계의 내부로 추방된 존재들 / 동아시아의 수용소와 난민 이야기

$33.00
Description
질서나 보호의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 없는 ‘사회라는 수용소’ ‘우리 안의 수용소’에 대한 인류학적 탐구. 한국·일본·타이완 등지에서 저마다 이 문제를 고민해온 연구자·활동가 17인은 동아시아의 포로수용소에서 한센인 마을까지, 식민지 시대에서 코로나 팬데믹에 이르는 100년의 시공간을 아우르며 세계의 내부로 추방당한 존재들의 진술에 주목한다.
전쟁과 재해에 휘말려, 장애와 질병을 지녔다는 죄목으로, 국적이나 신분을 이유로 수용되고 격리되고 존엄을 박탈당한 이들의 삶은 동아시아 100년사의 가장 어둡고 긴 그림자다. 따라서 그들의 목소리를 채집해 복원하고 탐문하는 작업은 ‘최악의 일은 지나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우리의 현재를 수렁에서 밀어올리는 동력이자, 적의와 불신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동아시아 시민사회를 공동체로 연결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신지영,김보람,쉬징야,김예림,호시나히로노부,조경희,김아람,권혁태,김한상,

저자,엮음:신지영
문학자.연세대학교비교문학협동과정교수.한국근현대문학,동아시아비교문학,마이너리티및디아스포라의기록문학,1945년전후의동아시아유민·난민의기록문학을연구하면서오늘날난민·장애·동물을둘러싼활동및논의와의접점을모색하고있다.

저자:김보람
사학자.일본근현대사속에서마이너리티민중의생활과이동및식민주의경험을연구하고있다.박사과정을준비중이다.

저자:쉬징야
문학자.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박사과정.일제강점기말에서해방초기한국과타이완의문학과문화생산,특히구식민지인구의이동과역사기억에공부의초점을두고있다.

저자:김예림
연세대학교학부대학교수.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일제말기근대인식과문학적상상력에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식민지근대성,냉전의문화정치를동아시아적관점에서연구하고있으며,지은책으로『1930년대후반근대인식의틀과미의식』『문학풍경,문화환경』『국가를흐르는삶』등이있다.

저자:호시나히로노부
문학자.히토쓰바시대학대학원언어사회연구과교수.일제강점기타이완문학연구,특히식민지타이완에서살아간‘무명’의일본인이무엇을표현하고무엇을표현하지않았는지에대해관심을가지고있다.최근에는식민지의한센병문학을연구하고있다.

저자:조경희
성공회대동아시아연구소HK교수.일본학/사회학전공.일본도쿄대학대학원에서공부하였고“제국일본/식민지조선의사회사업과민중통치”연구로도쿄외국어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주요연구분야는식민지사회사,재일조선인,젠더와소수자등이다.주요공저에『주권의야만-밀항,수용소,재일조선인』(한울,2017),『‘나’를증명하기-동아시아에서국적,여권,등록』(한울,2017)『두번째‘전후’-1960~1970년대아시아와마주친일본』(한울,2017),『余のをく:沖、韓、パレスチナ』(明石書店,2021)등이있다.

저자:김아람
사학자.한림대학교인문콘텐츠융합사학전공조교수.한국현대사에서이주와정착수용에대한관심을줄기로해방과한국전쟁,산업화과정에서있었던강제이주민을‘난민’으로보고이들의정착에담긴역사적의미를탐구하고있다.

저자:권혁태
1959년대전에서태어났다.고려대학교사학과를졸업하고일본히토쓰바시대학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야마구치대학교수를거쳐현재성공회대학교일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릿쿄대학초빙연구원,규슈대학대학원초빙교수를지냈고,계간『황해문화』의편집위원이다.
「재일조선인과한국사회」,「1960년대단카이세대의반란과미디어로서의만화」등의논문과『일본의불안을읽는다』,『아시아의시민사회』(공저),『동아시아인권의새로운탐색』(공저),『반일과동아시아』(공저),『한·중·일3국의8·15기억』(공저)등의책을썼으며,『히로히토와맥아더』를우리말로옮겼다.

저자:김한상
아주대사회학과조교수로재직하고있다.서울대사회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고미국캘리포니아주립대-샌디에이고(UCSD)와라이스대에서박사후과정을연수했다.저서로《조국근대화를유람하기:박정희정권홍보드라이브,“팔도강산”10년》,《김승호:아버지의얼굴,한국영화의초상》(공저),ThePalgraveHandbookofMassDictatorship(공저),CulturesofYusin:SouthKoreainthe1970s(공저)등이있으며,TheJournalofAsianStudies와JournalofKoreanStudies,《역사비평》,《사회와역사》등에논문을실었다.

저자:란스치
사학자.타이완국립정치대학교역사학과부교수.미국시카고대학교역사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주요연구영역은타이완사,근현대동아시아사,민족주의·식민주의·제국주의,역사와기억(특히전쟁기억)이다.

저자:중수민
사학자.타이완중앙연구원,타이완사연구소연구원.주요관심사는두가지로동아시아해역속타이완의장기적인역사발전,다른하나는타이완총독부식민통치내부의문제로서,‘제국’의시각으로출발해‘대일본제국’에서타이완의위치를탐구하는작업이다.

저자:현무암
도쿄대학(東京大學)대학원인문사회계연구과박사과정수료.박사(사회정보학).현재,홋카이도대학대학원미디어·커뮤니케이션연구원교수.연구분야는미디어문화론,한일관계론.저서로『코리안네트워크-미디어·이동의역사와공간』(홋카이도대학출판부,2013),『‘반일’과‘혐한’의동시대사-내셔널리즘의경계를넘어서』(벤세이출판,2016),『〈포스트제국〉의동아시아-담론·표상·기억』(2022,세도샤)등이있다.

저자:다카야사치
사회학자.도쿄대학대학원인문사회계연구과교수.도쿄대학대학원인간·환경학연구과수료및박사(인간·환경학).전공은사회학·이민연구다.

저자:심아정
독립연구가이자동물권활동가.동물,난민,여성,평화를연구합니다.돌고래,닭,돼지,곰,소,개,오리,물살이(물고기의다른표현),외국인,장애인,청소년등갇혀있는생명이단하나도없는세상을바라며연구와활동을이어가고있습니다.

저자:타리(나영정)
불구와퀴어의관점에서인권운동을하고자한다.젠더,장애,이동,노동,전환의교차로를통과한톨게이트여성노동자들의몸의이야기를만났다.

역자:김보람
사학자.일본근현대사속에서마이너리티민중의생활과이동및식민주의경험을연구하고있다.박사과정을준비중이다.

역자:쉬징야
문학자.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박사과정.일제강점기말에서해방초기한국과타이완의문학과문화생산,특히구식민지인구의이동과역사기억에공부의초점을두고있다.

역자:방수미
사학자.연세대학교사학과석사과정에있다.

역자:장수지
사학자.이화여자대학교사학과BK연구교수.

목차

여는글
피난과수용사이에서-신지영

I‘사회’라는수용소:재해,귀환,피난

재해속빈곤의비/가시화:
아시오광독사건의환경사회적재검토-김보람
1.‘피해/민’상의복원을위한하나의관점
2.광업정지청원운동과제1차광독조사위원회의대응
3.‘사회문제화’되는빈곤과제2차광독조사위원회의대응
4.공해사건속‘피해’의교차성

‘귀환’과‘정착’사이에서:
해방기소설속전재민서사를둘러싼역학-쉬징야
1.‘귀환’뒤에남은것들
2.정착의‘조건’과그불만:전재민의정착과해방기민족담론과의경합
3.참을수없는책임의가벼움:해방기전재민여성에대한방관자적시선
4.귀환에서정착으로

박탈혹은국가와사회사이의난민:
전시‘가옥상실’과‘가옥파괴’의자리에서-김예림
1.전시생명정치의장과난민됨
2.소유와박탈그리고전쟁빈곤사회
3.수용소혹은가옥을둘러싼정책과그한계
4.사회의파상과‘작은사회적공공성’에대한상상

II수용소와피난소의경계:질병,젠더,자활

격리와단가:
식민지타이완의한센병환자들-호시나히로노부/김보람옮김
1.문제의소재:‘나단가’란무엇인가
2.근대일본의나병인식
3.식민지타이완의나병정책과낙생원설립
4.나병환자에대한시선과도주문제
5.호조다미오와나문학의유행
6.문예잡지《만수과》
7.시바야마다케노리와낙생원가단
8.식민지에서나병을앓다/나병을읊다

오무라수용소를둘러싼젠더화된기억서사:
수용소의공간,피난소의시간-조경희
1.수용소경험서사화하기
2.수용소asylum와피난소asyl
3.오무라수용소피수용자의일상성
4.젠더화된기억서사
5.수용소내피난소의시간

1960~1970년대한센인정착촌의형성과‘자활’의한계-김아람
1.정착촌,수용소와마을사이
2.1950년대집단부락과격리의법제화
3.1960~1970년대정착사업과정착촌형성
4.자활과정착의한계
5.한센인의‘사회복귀’와재이주
6.정착촌의안과밖,경계를넘나드는한센인

III수용소와인종화된식민주의:트라우마,병역거부,아카이브

수용소이후의수용소‘들’:
인도네시아의조선인포로감시원수기및오키나와작가오타료하쿠의〈검은다이아몬드〉에표현된‘식민주의속인종주의’-신지영
1.빼앗긴의지날조된적대감
2.수용소이후의수용소‘들’
3.식민주의속인종주의의경험:피해를내포한가해의위치에서
4.식민주의속인종주의로부터의해방:두민족의독립은공존가능한가
5.군사분계선근처에‘수용’된존재

강제수용과병역거부:
닛케이진과《노노보이》의세계-권혁태
1.미국,닛케이진에게충성을묻다
2.강제수용과인종주의
3.《노노보이》의탄생과닛케이진1세‘모친’의광기
4.시민권자이면서시민권자일수없었던닛케이진
5.《노노보이》는과연‘저항’했는가

아카이브영화,비/인종적몽타주,역사쓰기:
일본군점령하인도네시아의수용소포로를둘러싼영화를읽는방법-김한상
1.역사쓰기로서의파운드푸티지영화
2.기이함
3.비인종적몽타주와인종적파열
4.사마와르나,사마방사
5.아카이브,카탈로깅,역사쓰기

IV수용소,식민에서냉전으로:포로감시원,억류민간인,정치범

수용소안에서의언어와권력관계:
타이완인포로감시원과통역의수용소경험-란스치/쉬징야·방수미옮김
1.제2차세계대전전장에서의타이완인
2.타이완인의구체적인수용소근무내용
3.수용소안에서‘언어’가갖는의미
4.수용소안에서의‘권력관계’
5.결정적요소로서의‘언어’

제국각축관계하의타이완인:
인도수용소경험을중심으로-중수민/장수지·쉬징야옮김
1.잘알려지지않은타이완인의포로경험
2.인도수용소
3.교전국쌍방의민간인수용소
4.다시새로운도전에직면하다

일본제국해체과정에서연동되는동아시아난민과수용소:
타이완보안사령부군법처간수소와뤼다오신생훈도처로부터의문제제기-현무암
1.‘고립무원의섬’타이완
2.‘외래권력의중층화’속에서의국가폭력
3.군법에의한재판:보안사령부군법처간수소
4.감옥섬,뤼다오의정치범수용소
5.타이완과한국의이행기정의와과거청산
6.동아시아난민과수용소의‘공시적리듬’

V수용소의현재:입관수용소,외국인보호소,공중화장실

입관수용소란무엇인가-다카야사치/김보람옮김
1.입관수용소의현재:피수용자의비인간화
2.일본입관수용소의역사:제국과국민국가의경첩
3.통치의영역:주권과법의관계를중심으로
4.입관행정:주권을만들어내는통치의영역
5.입관수용소에서의공방:벌거벗겨지는생명과저항
6.제국과국민국가사이에서:벌어지는공방

외국인보호소와출입국관리체제의현재적계보:
‘비국민’의시간이고여있는장소,계류된삶을만나다/듣다-심아정
1.‘보호’라는이름의‘구금’
2.이게다‘출입국관리법’때문이다
3.‘비국민’의시간이고여있는장소,계류된삶을만나다/듣다
4.화성외국인보호소‘새우꺾기’고문사건그리고이후의시간
5.외국인보호소폐지운동,그파동의지대에서

탈시설운동은모두의화장실운동과어떻게만나는가-나영정
1.수용시설과공중화장실의마주침
2.‘벽없는감금’을통해시설화의양상포착하기
3.공중화장실은어떻게‘시설사회’와만나는가
4.시설사회를바꾸는퀴어한힘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사회라는수용소,
우리안의수용소에관한인류학보고서

식민지시대에서코로나팬데믹까지,
포로수용소에서공중화장실까지,
한센인에서이주노동자까지

수용소하면떠오르는이미지는전체주의-독재국가의잔재다.나치독일의다하우와아우슈비츠,소련의굴라크,동아시아전역에서악명을떨친일본제국의강제수용소,한반도남북의요덕관리소와삼청교육대….그곳을향하는동원열차속각국의불령선인들.하지만눈을조금만크게뜨면엇비슷한풍경을2020년대민주주의사회에서도쉽게찾아볼수있다.각종감호시설,폐쇄병동,외국인보호소,한센인마을,장애인시설과노숙인쉼터.대개‘질서’를명분으로,때로는‘보호’의이름으로존재하는오늘의수용소들이다.여기에수년간의팬데믹을통해수천만시민이공유한‘자가격리’경험은모두에게수용과격리가언제든닥칠수있는현실임을일깨웠다.요컨대수용소는어디에나있고,우리모두는언제든난민이될수있다.

『수용,격리,박탈』은질서나보호의이름으로정당화할수없는‘사회라는거대한수용소’‘우리안의수용소’에대한인류학적탐구다.한국·일본·타이완등지에서저마다이문제를고민해온연구자·활동가17인은동아시아각지의포로수용소에서한센인마을까지,식민지시대에서코로나팬데믹에이르는100년의시공간을아우르며세계의내부로추방당한존재들의진술에주목한다.전쟁과재해에휘말려,장애와질병을지녔다는죄목으로,국적이나신분을이유로수용되고격리되고끝끝내존엄을박탈당한이들의삶은동아시아100년사의가장어둡고긴그림자다.따라서그들의목소리를채집해복원하고탐문하는작업은‘최악의일은지나갔다’고장담할수없는우리의현재를수렁에서한걸음밀어내는동력이자,적의와불신으로바람잘날없는동아시아시민사회를공동체로연결해내는계기가될것이다.

책은5부15개장으로구성된다.1부〈‘사회’라는수용소:재해,귀환,피난〉은창살과장벽으로둘러싸인특정공간이아닌사회구조전체가수용소라는관점에서식민지배,전쟁,공해등에떠밀려난민화된삶을조망한다.2부〈수용소와피난소의경계:질병,젠더,자활〉에서는한센병이나자국송환등의사유로격리·배제된생활을강요받은이들에게수용과피난의경계가흐릿해지는아이러니에주목한다.3부〈수용소와인종화된식민주의:트라우마,병역거부,아카이브〉에서는제국-식민주의(태평양전쟁)가냉전-국민국가(한국전쟁)로변화하는과정에서등장한‘수용소내부의수용소’‘수용소이후의수용소’현상을들여다본다.4부〈수용소,식민에서냉전으로:포로감시원〉은3부의연장선상에서식민지배및전후사회주의에대한억압에초점을맞춘다.5부〈수용소의현재:입관수용소,외국인보호소,공중화장실〉에서는법과보호의논리로폭력이자행되는오늘날수용시설의문제를살핀다.

세계의내부로추방된존재들에대한
문학의질문,사회적모색,역사적연결

(여는글에서)
2023년8월,대구의한공단통근버스를출입국사무소차량이막아섰다.미등록이주노동자기습단속이었다.10대후반부터이주노동자들과함께일해왔고,동고동락한친구들이구금·추방될것이안타까웠던버스운전자김우주(40대,가명)는단속을피해운행을계속했고,버스문을열어동료들이도망가도록도왔다.그과정에서단속공무원열한명이부상을입었고,서른여섯명의미등록이주노동자가붙잡혔으며,김우주는‘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혐의로재판에서징역형을선고받아수감중이다.자신이단속대상도아니고,큰손해와책임이따를것이며,성공할가능성조차희박한데도김우주는왜그런행동을했을까?수없이반복됐을질문에그는이렇게답한다.

저랑다를바없는사람이잖아요.같이생활하던사람이잖아요.그때는정말머리가새하얗게돼서,차가주변에있다고생각도못했고,버스에서살려달라고,도망가라고외치는그소리밖에들리지않았습니다./타지역에혼자있는저는외국인근로자가남같지않았습니다.그들이여기오기위해브로커한테얼마를주는지,3년은일해야빚이라도갚는다는걸알아서도움을요청하는사람들을무시할수없었나봅니다.‘한공간’에서함께생활한그들이‘남같지않다’는김우주의말은손쉬운동정도,안전한자리에서느끼는공감도아니다.오히려고되고외로운‘그들’과닮은자신의처지에대한두려움이‘그들’에대한차별과혐오로번지기쉬운순간에,그는‘그들’의도망을돕고‘고용허가제’의부정의를짚어낸다.

김우주와미등록이주노동자사이에는국적이라는선명한차이가있지만,김우주가그들과함께행동한순간그또한구금되거나공동체에서추방될수있음을보여준다.단속된이들을수용하는‘외국인보호소’는이자의적경계를합법적인양보이게하고,구금과추방의폭력을묵인하는장치다.국적·제도·수용소의경계를넘어선김우주의‘연결되어있다’는감각과행동은이책이도달하고자하는관계를표현한다.하나의책이세상에던지는하나의질문이라면,그럼으로써꿈꾸는세계를태어나게하는것이라면,『수용,격리,박탈』은김우주의행동이나마음과같은방향을향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