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싸이공 할머니 사총사 -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32

송싸이공 할머니 사총사 -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32

$13.80
Description
한국어를 몰라도 사위 시집살이에도
씩씩한 손길로 삶을 보듬는 곳
따끈한 쌀국수와 바삭한 반미와
달콤한 사탕수수주스를 맛볼 수 있는 곳

위풍당당 천하무적 할머니들의 아지트, 송싸이공

그곳에서 자라 그곳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수아가 만난 이야기들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하는 열여섯 여중생 수아는 단군시장에서 베트남 음식과 식재료를 파는 가게 ‘송싸이공’의 든든한 통역사다. 외할머니와 함께 일하는 타오, 프엉, 란 할머니의 귀와 입이 되어 주고 가게를 찾은 손님들의 고민도 종종 해결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수아는 지팡이를 짚고 송싸이공에 온 한국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할머니들에게 전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심호흡을 거듭하며 천천히 말을 하는데, 심드렁한 표정으로 채소를 썰며 얘기를 듣던 프엉 할머니가 갑자기 칼을 놓친다. 붉게 물든 도마.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 한바탕 일어난 소란을 고통스러운 얼굴로 지켜보던 할아버지는 가게를 떠나 자취를 감춘다. 이후 할아버지의 딸이 송싸이공을 찾아오고, 자세한 사정을 듣게 된 수아는 반년 뒤 베트남으로 돌아간 할머니를 만나러 떠난 여행에서 그 일에 관한 진실과 마주하는데….

저자

이란주

저자:이란주
이주민과이주노동자의삶을곁에서보고듣고함께겪으며마주한일들을기록한다.낯설고친절하지않은세상에온몸으로부딪치는이들의모습에서용기와지혜를얻고있다.이주민을비롯한모든시민이평등하게공존하는세상을꿈꾸며‘아시아인권문화연대’에서오래일했다.제2의전태일평전이라평가받은《말해요,찬드라》,미등록이주민의역사를기록한르포소설《로지나노,지나》,청소년을위한이주민인권이야기《이주노동자를묻는십대에게》등을썼다.

목차

1부
송싸이공
육아의달인
한국아기
꿍안,꿍어,꿍람
한달잔치
타오할머니의새옷
반뚜삼촌이야기
단군시장너머
보라의김밥,지후의물병
1968년
강제추방
이미래든당미래든

2부
까마우병문안특사
다시만난하이빈언니
침대버스를타고
영웅증서
성진아반가워
소원초
하미마을
모래사장과포플러나무의기억
나의할머니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한국어를몰라도사위시집살이에도
씩씩한손길로삶을보듬는곳

따끈한쌀국수와바삭한반미와
달콤한사탕수수주스를맛볼수있는곳

위풍당당천하무적할머니들의아지트,송싸이공

그곳에서자라그곳의눈으로
세상을바라보는수아가만난이야기들

베트남어와한국어를자유자재로하는열여섯여중생수아는단군시장에서베트남음식과식재료를파는가게‘송싸이공’의든든한통역사다.외할머니와함께일하는타오,프엉,란할머니의귀와입이되어주고가게를찾은손님들의고민도종종해결해준다.
그러던어느날,수아는지팡이를짚고송싸이공에온한국할아버지의이야기를할머니들에게전하게된다.할아버지가심호흡을거듭하며천천히말을하는데,심드렁한표정으로채소를썰며얘기를듣던프엉할머니가갑자기칼을놓친다.붉게물든도마.피가뚝뚝떨어지는손.한바탕일어난소란을고통스러운얼굴로지켜보던할아버지는가게를떠나자취를감춘다.이후할아버지의딸이송싸이공을찾아오고,자세한사정을듣게된수아는반년뒤베트남으로돌아간할머니를만나러떠난여행에서그일에관한진실과마주하는데….

열여섯여중생수아는병원에입원한아빠를매일간호하는엄마대신동생보라와은규를챙기고집안일을한다.그래도걱정이없다.삼남매를돌보러온외할머니가있기때문이다.할머니는베트남사람이다.쌀국수와반미와베트남식재료를파는가게‘송싸이공’에서타오,프엉,란할머니와함께일한다.
송싸이공할머니사총사는한국어를몰라도돼지앞다리쯤은거뜬히사올만큼거침없다.우렁찬목소리로새벽장사를하고,엄마들이출근하며부탁한아이들을학교에보낸다.마음상하는일들을위로하고다같이모여베트남명절을지낸다.한국에서일하고공부하는베트남사람들의먹거리부터취업과산재,가정불화와비자문제까지발벗고나서해결해주려고한다.“한국에살고있는베트남사람끼리연결된새로운동그라미가만들어진셈”(20쪽)이다.

“다르게볼거없어.우리는서로도우며살면되는거야.”

수아의시선속에서할머니는베트남할머니가아니라손주를품에안고부비고먹이고입히며힘껏사랑하는우리모두의할머니가된다.오지랖넓은타오할머니,반미장인프엉할머니,조용하고속깊은란할머니,넉살좋은반뚜삼촌,울보짱이모,매일보라와아옹다옹하는장난꾸러기지후,혼자씩씩하게미래를키우는바이이모도우리의따뜻한이웃이된다.
각자의방식으로한국에서살아가는이들의사연에는슬픔과행복,분노와희망이교차한다.아기를낳았지만미역국을먹지못하는짱이모를위해베트남산후조리음식을구해주는수아,출입국사무소에갇힌하이빈언니가빨리베트남으로갈수있게비행기표를마련해주는후이엔이모,위생과공무원들과타오할머니의실랑이에도마질로찰떡같은비트를더하는할머니….
어딘가쓰린마음을어루만지는다정하고유쾌하고굳센이들의온기는《송싸이공할머니사총사》의가장큰매력이다.베트남과한국의경계를넘나드는수아의발걸음을따라가며독자들은할머니의쌀국수와사탕수수주스맛이궁금해지고,‘냄새나서싫다’‘베트남여자가하는가게’라는말에같이울컥하게될것이다.

《말해요,찬드라》《로지나노,지나》
이주민의삶을곁에서함께하며기록하는
이란주작가의두번째청소년소설

사람과사람,문화와문화,역사와역사가
서로맞물려요동치는경계를비추는
진솔한빛

이란주의소설은이주민사회라는말로뭉뚱그려질수없는다채로운삶과사랑과새로운연대를그린다.다문화가정,이주노동자,미등록체류아동을대상화하지않는탁월한묘사가돋보이는수작이다.한명한명의‘인간’으로우리곁에살아숨쉬는듯한인물들의솔직한이야기는활기넘치는일상과무거운주제를절묘하게아우른다.그리고한국이기억하고참회해야할역사를똑바로비춘다.
2024년6월,일본의항의에도불구하고이탈리아에평화의소녀상이설치되었다.소녀상옆에는‘일본군이수많은여성을성노예로강제동원했고,일본정부가이를부정하고있다’는내용의비문이세워졌다.한국의많은이들이이탈리아의결정을환영했다.잔인한폭력이남긴아픔은쉽게씻길수없는법이다.역사가기억되어야하는이유고,한국이저지른폭력도예외가아니다.《송싸이공할머니사총사》는바로이점을짚는다.

“책장을넘기며그들과친구가되고싶다고생각할때즈음,이란주는‘베트남전쟁’을내어놓는다.한국인과이주민의우정을위한요건은편견없는시선이라고여겨온마음이,이순간쿵떨어진다.친구가되려면무엇보다‘잘못을인정하는용기’가있어야한다는진리는왜‘내국인-이주민’의구도속에서쉽게잊힐까.그는진실을직시하게하는담백한이야기로독자를이끈다.”(김영희,전국국어교사모임독서교육분과물꼬방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