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남은 빛

우리에게 남은 빛

$16.80
Description
완전히 낯선 세상은 없다,
현실은 꿈꾼 세상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 국적, 인종의 작가들
가장 최신의 클라이파이(Cli-fi)
모든 것이 불탄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세계 각지가 불타고 있다. 어느 곳은 역사상 유례없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수몰됐고, 어느 곳은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땅이 갈라졌다. 어느 곳은 폭염에, 어느 곳은 한파에 시달렸다. 기후 위기는 비단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의 소재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중심이 됐다. 이른바 기후 소설(Cli-fi)들은 대체로 재앙이 휩쓸고 지나간 잿빛 세상을 그려왔다. 모든 것이 불탄 세상에서도 사랑은, 우정은, 인간적인 가치들은 여전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모든 것이 불탄 세상에서도 인간적인 가치들은 여전할 것인가?’
이는 물론 중요한 질문이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 누가 인간인가 하는 함정이.
기후 재앙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부터 덮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재앙이 덮친 뒤에도 무너지지 않은 세상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하는가 하는 것이다. 재앙은 결코 미래형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이다. 지난여름에 겪었듯이. 지난여름 이전에도 재앙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으나 우리가 직면하기를 잠시 보류했을 뿐이다. 냉난방기가 작동하는 실내에 머물면서.
그렇다, 재앙이 들이닥치고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동안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재앙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따라서 질문은 ‘어떻게’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비단 계급적으로 높고 낮은 사람들만이 아니라, 성별이 다른 사람들만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은, 장애인들은, 노인들은 재앙의 눈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인간 아닌 존재들은?
저자

그리스트

GRIST
기후솔루션을강조하고환경부조리를폭로하는데전념하는비영리독립미디어조직이다.그리스트는스토리텔링의힘을사용하여더나은세상을향한길을비추고,수많은사람들에게영감을주며,기후변화에대해행동해야할때가바로지금임을보여준다.1999년블로그를기반으로시작해꾸준히성장하고있다.2021년전세계언론사를대상으로하는‘온라인저널리즘어워즈’에서탐사데이터저널리즘(소형/중형언론),토픽리포팅(기후위기)부문을비롯해대상(소형언론)을받았다.
한편그리스트는언론매체의전통적인‘보도’가아닌다른전달방식을고민하면서기후위기해결책을찾기위한실험실‘픽스Fix’를운영하고있다.2021년에시작된단편소설공모전‘2200년을상상하라:미래의조상을위한기후소설’도하나의실험이었다.이책《우리에게남은빛》은‘2200년을상상하라:미래의조상을위한기후소설’공모전1회수상작들을묶은것이다.

목차

서문

마지막그린란드상어의비밀
구름직공의노래
우리에게남은빛
소식들
현명한벌레
인류세에서의교령회
뒤뜰의나무
수확해야할때
군락에서떨어져
뒤집힌사건
엘,플라스토트로프,그리고나
캔버스,밀랍,달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기후위기이후,
디스토피아가아닌세상을상상하는열두편의소설

이책을엮은‘그리스트’는기후솔루션을강조하고환경부조리를폭로하는데전념하는비영리독립미디어조직이다.이들은‘기후’,‘정의’,‘대안’을모토로기존언론매체의전통적인‘보도’가아닌다른전달방식을고민하면서여러가지실험을하고있다.그중에서도스토리텔링의힘을사용하여더나은세상을향한길을비추고,수많은사람들에게영감을주며,기후변화에대해행동해야할때가바로지금임을보여준다.2021년에시작된‘기후소설세계공모전’〈2200년을상상하라:미래의조상을위한기후소설〉도그런실험중하나였다.
《우리에게남은빛》은공모전1회수상작들을엮은책으로,공모전제목대로멀다면멀고가깝다면가까운미래를상상하는열두편의소설로이루어져있다.소설들의면면은굉장히다양하다.온갖장르와국가,인종의작가들은그들자신이그러하듯이여러궤도로교차하는정체성(흑인,선주민,라틴계,아시아계,장애인,난민,페미니스트,퀴어등)의목소리를담고있다.이를테면〈캔버스,밀랍,달〉은임신중단을하는마녀들의이야기이고,〈군락에서떨어져〉는카리브해섬을덮친폭풍에서유일하게살아남은트랜스소녀들이산호사이에서수용과안전을찾는근사한이야기다.한편첫번째작품으로실린〈마지막그린란드상어의비밀〉은지구에마지막으로남은네생물-상어,바라싱가,독수리,인간의시점이번갈아등장하는아름답고도쓸쓸한(최후의존재는고독할수밖에없으므로)이야기다.〈구름직공의노래〉는가문곳에서물을구하기위해거미줄을짜이슬을모으는이들의이야기로,마치오랜신화처럼환상적인이야기다.

다른미래를상상할수있는것은
곧현실을버텨낼수있는힘이된다

그리고이제각기다른소설들을하나로묶는가장큰특징은뜻밖에도‘끈질긴희망’이다.아프로퓨처리즘,호프펑크,솔라펑크등의흐름에서영향을받은듯한“이소설들은섣부른절망을말하지않는다.에너지,기술,자원순환,농업,사회정책등의측면에서설득력있는대안을제시하기도하고,어려움속에서도공동체유지와지속가능한삶을위해노력하는사람들의끈기와용기를보여주기도하고,유토피아라고생각되는세계에서빠지기쉬운함정과디스토피아라고생각되는세계에서도엿보이는희망을보여주기도하고,인간너머다른생명체들과의공존을상상하기도한다.”(옮긴이의말)
부족한자원을차지하기위해싸움을,전쟁을벌이는미래가아닌공존하는미래.이소설들이상상하는미래는바로그런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