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 :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자유로운 삶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 : 있으면 행복하고 없으면 자유로운 삶

$17.00
Description
그래, 이 맛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끓여주던 된장찌개 같은 맛,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온 스님의 글맛!
1980년대 법정 스님, 오현 스님과 함께 『사랑하며 용서하며』로 필명을 드날렸던 향봉 스님이 우리 앞에 다시금 ‘산골 노승의 글쓰기’를 내놓았다.
향봉 스님은 잊혀진 스님이다. 젊은 시절 한때, 세상 무서울 게 없던 시절도 있었다. 불교계 권력의 실세 역할도 해보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뒤늦게 철이 들어’, 마흔 무렵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15년간 인도와 네팔, 티베트, 중국을 떠돌며 구도행을 이어갔다. 이후 돌아와 20년째 익산 미륵산 사자암에 머무르며, 홀로 밥 지어 먹고, 글 쓰고, 산책하며 산다. 그렇게 70대 중반의 노승이 되었다.
향봉 스님의 글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담백하지만 맛깔스럽다. 유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울림이 있다. 그런데 순간순간 울컥해진다. 유쾌하게 이어지는 문장을 따라가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다가도, 어느새 가슴이 먹먹하고 절절해진다. ‘눈물방울 두어 방울’ 적시지 않고는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흔하지 않은 글맛이다. 오랜만에 눈이 맑아지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스님이 겪어온 삶의 역정과 치열한 구도기 속에서, 진리와 한몸이 되어 살아가는 ‘자유인의 삶’이 드러난다.
저자

향봉

익산미륵산사자암주지.상좌도공양주도없이홀로밥지어먹고,글쓰고,산책한다.어린시절에백양사로출가했고,해인사선방을거쳐[불교신문]편집국장과부사장을지냈다.조계종총무원포교부장,총무부장,중앙종회사무처장,중앙종회의원등을역임하며불교계‘실세’로활동하기도했다.반면에1973년[현대시학]을통해등단한시인으로서,수필집『사랑하며용서하며』가60만부이상팔리며베스트셀러저자로유명세를떨쳤다.

지은책으로는『작아지는아이』,『무엇이이외로움을이기게하는가』,『일체유심조』,『선문답』등20여권을펴냈다.또한경찰청(치안본부)경승실장과조계종경승단초대단장을역임했으며,청평사,보광사,내장사주지를지냈다.늦은나이에철이들어,인도,네팔,티베트,중국으로15년의치열한구도행을떠났다.이후돌아와20년째사자암에머무르며,머리와수염이허연미륵산의한가로운노승으로서할일없이평화와자유누리며살고있다

목차

서문|명상의허황된진실,
그리고현실에서통하는최강의공부명상법!

1장|반쪽짜리자화상
뻐드렁니와똥배꼽
어른불알과땅개
반쪽짜리자화상
옹골찬싸움꾼도노승이되어
어떤스님의러브스토리
육군하사이용주
창건주할머니와군법사대행
<섬집아기>와<고향땅>
‘똥물사건’과‘곡괭이사건’의주동자
법거량과선문답
베스트셀러,『사랑하며용서하며』
그때그시절의해제비
승려시인회
사람다운사람
돌이켜보면눈물뿐인바람
타는목마름의원초적본능
누나의웃음과형님의울음
간절하게철이드는때
돈과의인연
투사와보살
어머니의태몽이야기
책은길이요빛이다
야단법석
절반의남자
뒤끝이좀팽이인사자암주지

2장|더러는눈송이되어
더러는빗방울되어
동화속의암자
산골늙은이의화려한점심
바느질을하며
여름궁전겨울궁전
동전열한개
어느퇴임교장이야기
황소불알스님과양주
두할배의겨울나기
어느중년여인의가르침
정훈희의<스잔나>
“이아이가몇살까지살수있을까요?”
총각거사
사자암주차장의1인용텐트
“그렇다면사자를보여주시지요?”
성직자가필요없는세상
그렇고그렇다네
나의생활염불
도반모임이있는날
지리산순례
새벽녘뜰을거닐며
참세상간단하다
천사와보살
적막강산의외톨이
스님,저왔어요
좋은도반도법스님에게

3장|아픔속에서나날이철이들고,
철이들면서서서히사라져가는것
세상은길이고인생은여행이다
세상의주인공은나
1996년12월1일,티베트에서의기록
새끼염소와의이별
의문투성이의수상한여행자
덫과올가미
처연하고슬프디슬픈
고산증세로쓰러지며
안간힘을다해쓴글
어젯밤의누군가
또하나의탈출
예배당에서사탕받아먹던아이는
온몸이박살나는아픔속에서
장거리여행길의화엄세계
7대건강진단법
화삭히는방법
먹이를찾는두노인
순간의실수와순간의선택
사모님과아줌마
네명의남편과한명의아내
인디아갤러리의음모
흰가루의비밀
위기의순례길
칼춤의현장
뚱보미인과의짧은만남
바람을닮은적멸의자유인
인도의어느메쯤에서

4장|무아를사무치게깨닫는다면
변두리와모서리를키우지않는다
우리네인생
사람이사는이유
삶의가벼움과무거움
이또한지나가리라
도인의삶
깨달은사람에대하여
챙김과멈춤
영혼은없다
무아를사무치게깨닫는다면
영혼의덫
중도의가르침
오늘의세계를누리라
사람이부처될때
모든것은변한다
생활의지혜
큰바다는또랑물을마다하지않는다
미운사람
경쟁과전쟁놀이
설법의다섯가지원칙
곁에있어도그리운친구
떠난사랑은떠나게하라
부채질하는여인
움직이는선원
스님은무엇으로살아갑니까?
사라지면그뿐인데
글을쓰게된이유

출판사 서평

산골노승이온몸으로펼쳐보이는
삶의애환,그리고깨달음의기록!

“남은미역국에밥말아먹으니세상이배안에담겨부족함없이행복하다.누군가법당의부처님앞에사과한알을놓고가,그사과로후식까지즐기고있으니이만하면산골늙은이의화려한점심을마친셈이다.”-본문중에서

노인들을보면간혹부러울때가있다.그들이라고어찌인생이쉬웠겠는가.그러나어쨌든그들은숱한위기와위험의나날들을견뎠고살아냈다.그리고그과정에서견고한삶의지혜마저자연스레형성되었을터이다.늙어가며죽을날이가까이다가온다는건,그만큼고통스런날들도차츰소멸되어간다는의미도품고있다.오늘의삶에충실하며당당하게죽음을준비하는노인들을보면,몹시도부러울때가있다.

산골노승,향봉스님은말한다.“무엇이든나누면기쁘고덜어내면가뿐하다.있으면있는대로행복하고없으면없는대로자유롭다.”어떤상황에서도편안함의여유와당당함의결기를잃지않는모습에서진정한자유인의경지를엿볼수있다.그렇다면스님의젊은시절모습은어땠을까?스님은솔직하다.“젊은시절별명은‘일방통행’이거나‘불칼’이었다.성질이지랄처럼급하고말투와행동이거시기하게거칠었던탓이다.그러긴하나쉽게미안해하고고마워하며,마음이여리어영화를보면서도눈물을찔금거리는못난이바보였다.강한자에겐더욱강하였고,적당히타협하는어설픈일따위는체질상맞지않아‘전쟁’아니면‘평화’였다.”

오죽했으면해인사‘똥물사건’과‘곡괭이사건’의주동자였을까.어찌보면이책『산골노승의화려한점심』은향봉스님의‘구도기’이자‘깨달음의기록’이다.1장은젊은날의자화상,2장은산골사자암의일상,3장은치열한구도행의흔적,4장은스님이확철하게깨친진리의이야기로구성되어있다.향봉스님이이끄는대로웃다가울다가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어느덧한층성장한자신의모습과대면하게된다.그리고삶의본질적인질문앞에다시서게된다.“나는누구이고,이세상은무엇이며,어떻게살아야할것인가?”아직답을섣불리말할필요는없다.이책을곁에두고오래도록곱씹다보면답은선명하게떠오를것이다.

책속에서

나는단순한사람이다.누우면5분안에잠이들고,화가나도10분안에풀린다.젊은시절별명은‘일방통행’이거나‘불칼’이었다.성질이지랄처럼급하고말투와행동이거시기하게거칠었던탓이다.그러긴하나쉽게미안해하고고마워하며,마음이여리어영화를보면서도눈물을찔금거리는못난이바보였다.강한자에겐더욱강하였고,적당히타협하는어설픈일따위는체질상맞지않아전쟁아니면평화였다.학력이초등학교에턱걸이하는수준이라,틈만나면책을읽었고돈만생기면서점에서책을샀다.손에잡히는신문의사설은주제와는상관없이모조리읽었고,인도로떠날때쯤모아둔책이3만권을넘었다.
---p.20

소소한이야깃거리가소복소복담겨한권의책이발간된다.『무설전』이라는손바닥크기의작은책이었다.물론자비출판이었다.그런데‘사랑’이라는출판사에서그무설전을보고글을더모아책다운책을내보자며솔깃한제의를해왔다.그렇게하여『사랑하며용서하며』가사랑출판사에서발간된다.이책은나중에판권을밀알출판사에서이어받아같은책이름으로발간되는데,팔린책이60만부에이르게된다.베스트셀러로서긴생명을유지하며장수를누린셈이다.
---p.38

별것아닌것들의소소한행복이나를기쁘게하고들뜨게한다.산이쩡쩡울릴만큼바위벽의얼음이녹아내리면,여전(旅錢)한닢마련없이도어디론지떠나고싶다.남은미역국에밥말아먹으니세상이배안에담겨부족함없이행복하다.누군가법당의부처님앞에사과한알을놓고가,그사과로후식까지즐기고있으니이만하면산골늙은이의화려한점심을마친셈이다.
---p.75

사자암주지는생긴꼴에비해어지간히복이많은사람이다.겨울에는겨울궁전에서찰밥을즐겨먹고여름에는여름궁전에서잔치국수를오이채곁들여자주먹는다.자고싶으면자고일어나면책을만나거나허드렛일을찾아서게으름없이몸을움직인다.찾아오는사람도드물고찾아가야할사람도듬성듬성박혀있어온종일한가롭다.
---p.80

새벽녘뜰을거닐며추억의숲을새처럼날고있다.모질게다잡았던수행이라는외진길은사람의길이아닌모진자만이걸을수있는세상밖의길이었다.이제할일없는노인으로흔들리는건강을다독이며훅불면꺼져버리는호롱불의사라짐을배워야한다.되돌아보면절반은빛이었고절반은어둠이었다.허무의그림자였고머묾없는바람이었다.
---p.113

“아가야!마음이몹시도아프구나.이세상에는그어느것도영원한것은없는법이란다.우리처럼이렇게만나면이내헤어지는아픔속에서나날이철이들고,철이들면서서서히사라져가는것이란다.너와나그리고우리모두는….”
---p.135

티베트에서는사람이죽으면자루에넣어사찰부근의천장터로오게된다.그자루에든시체를영국인수행자는작두칼로내리쳐독수리밥으로뿌려주고있는것이다.그는이미달관한초인의모습이었다.생멸의고통에서벗어나적멸의자유인으로향해가는수행자가되어있었다.그가작두칼로내려치는것은관습과허울을벗어버린진공(眞空)의묘유(妙有)를찾는작업일터.
---p.182

어떤사상과철학도시대의흐름에따라변화해간다.그러므로우리네삶에는정답이정해져있지않고빛과어둠이뒤엉키며종교의신앙마저흔들릴수있는것이다.열명의애인이있어도채울수없고주머니가빵빵해도허기질수있는것이다.모든것은변한다.집착하지말일이다.
---p.218

조계종단에서는비구승의최고법계인대종사품수라는제도가있다.나는이미단호하게분명하게대종사품수를거절했다.그저평범한사람향봉,스님향봉에고맙고감사할뿐이다.꾸미거나감추거나돋보임없이,자연인향봉스님으로바람처럼살다사라지면그뿐인데….
---p.243

불교는전생과내생을키우지않는다.불교는오늘의종교이기때문이다.오늘은영원하다.영원한오늘의주인공으로자유와평화와행복을누리며살일이다.
---p.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