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 (박정수 시집)

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 (박정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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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의 후면을 겉도는 삽입곡처럼』은 박정수 시인의 첫 시집이다. 등단하자마자 갈급한 마음으로 시집을 내는 사람이 많다. 그런 세태에 비해 전혀 다른 길을 걸은 박 시인의 행보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니 햇수로 벌써 36년이 되었다. 근사한 새집이었다. 전기를 끌어다 놓고 콘센트를 설치하고 방과 마루를 밝힐 전구까지 달아놓은 채 주인은 어딘가로 가고 없다. 빈집은 오래 어두웠으며 스위치를 누를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렸다.
저자

박정수

시인은경남통영에서출생했다.1990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문단에나왔으며,이듬해시조와비평으로등단했다.기독교시부문문학상,경남문학우수작품상,천태문학상,천강문학상등을수상하였으며현재시와시조를병행하며작품을발표하고있다.

그가추구하며몰입하는세계는가시적인단순한서경적구조가아닌인간의삶을관조하는사물적시선의고찰이다.다시말해그는냉철한사물주의자관점에서글을쓰고있다.최고조로절제된감정의호흡으로구석구석노출된적나라한흔적들을관찰하며드러난모순의상처를도려내고해부하고있는것이다.마치그는수술의메스를들고있는진지한의사처럼보인다.그가바라보는세상은거울후면에놓여비추지못한곳에자라나는슬픔의성찰이다.그곳에놓인모순을뚫어져라응시하고있는한마리맹수의눈빛같이그의시선은뜨겁고매섭다.

목차

1부누구도첫발자국지우지않는다

디지털뷰속으로내리는눈______12
고로쇠눈물______13
아웃포커스______14
카톡사랑______15
무렵______16
원대리자작나무숲에서______17
종이컵______18
꿈꾸는인연______19
너튜브______20
바람의기억______21
높이뛰기______22
지하철7호선파도를타고______23
그러데이션______24
레이저시술______25
콘센트______26
흑룡만리______27
격렬비열도______28
풍경으로읽는시______29
압력솥______30
구포국수에관한명상______31

2부시장기로떠돌던날의고백

통영랩소디1______34
통영랩소디2______35
통영랩소디3______36
통영랩소디4______37
통영랩소디5______38
통영랩소디6______39
통영랩소디7______40
통영랩소디8______41
통영랩소디9______42
통영랩소디10______43
통영랩소디11______44
통영랩소디12______45
통영랩소디13______46
통영랩소디14______47
통영랩소디15______48
통영랩소디16______49
통영랩소디17______50
통영랩소디18______51
통영랩소디19______52
통영랩소디20______53
통영랩소디21______54
통영랩소디22______55

3부탈부착이가능한생애의옷한벌

생의후면을겉도는삽입곡처럼______58
펫로스증후군______59
발치______60
프린터______61
짜장면랩소디______62
블랙커피______63
삼각김밥______64
수선의하루______65
심야영화관______66
마네킹______67
탑골공원______68
녹아웃______69
폭탄주제조법______70
맹그로브숲에서______71
기보를읽다______72
코인세탁소______73
윗세오름을오르며______74
고봉밥______75
반디니피에타______76
영혼의가압장______77

4부발아된희망은어둠속꽃을피우고

자화상______80
아이리스______81
르오노강의별달밤______82
해바라기______83
감자먹는사람들______84
까마귀나는보리밭______85
밤의카페테라스______86
사이프러스가있는밀밭______87
아를의붉은포도밭______88
꽃피는아몬드나무______89
씨뿌리는사람______90
착한사마리아인______91
측백나무와별과길______92
생레미의정신병원뜰______93
복숭아꽃이만발한아를르풍경______94
별,달밤______95
석양의버드나무______96

5부거취를읽어가는사려깊은알고리즘

전자레인지속데워지는저녁______98
해시태그______99
AI시대______100
현대시작법______101
나를클릭하다______102
홈쇼핑사냥법______103
각설탕______104
그럼에도불구하고______105
키오스크______106
마지막고백______107
꽃처럼한철을사랑해줄건가요______108
리듬속에그춤을______109
미스터셰프______110
헤드라인______111
알람브라궁전의추억______112
고양이가돌아오는저녁______113
핑크뮬리______114
카페인충전소______115
삼겹살랩소디______116
소파를리폼하며______117
저문날의삽화______118
추억은늘목마르다______119

│해설│이달균(시인)
시의본질을응시하는냉철한시선______121

출판사 서평

『생의후면을겉도는삽입곡처럼』은박정수시인의첫시집이다.등단하자마자갈급한마음으로시집을내는사람이많다.그런세태에비해전혀다른길을걸은박시인의행보를주목해볼필요가있다.
1990년중앙일보신춘문예를통해등단했으니햇수로벌써36년이되었다.근사한새집이었다.전기를끌어다놓고콘센트를설치하고방과마루를밝힐전구까지달아놓은채주인은어딘가로가고없다.빈집은오래어두웠으며스위치를누를누군가의손길을기다렸다.

허무한대리인생무반주로떠돌며

한번도자신위한위로의말도없이

나만의착각에빠져타인으로살았다

내버려둘수없는독무대뒤편에서

누군가연출했던어두운배경음악

아무런감흥도없이울먹이며섞였다

언제나트랙속을덜컹거린맨발의삶

젖은몸뒤척이며왔던길돌아간다

굴곡진후면을따라겉도는삽입곡처럼

─「생의후면을겉도는삽입곡처럼」전문

시집의표제작인이작품은전체100수를관통하는주제를안고있다.질곡의시대를사는현대인의허무와절망에관한보고서처럼읽힌다.예전박정수시인과즐겨찾은LP카페가있었다.그찻집은이제문을닫았고주인은어디론가떠났다.낡은바늘은가끔트랙을일탈한다.모자란이들의생은그런것이다.애초에가고자했던곳으로가지못한사람들이시를쓰고읽는다.그덜컹대던음악은우리맨발의삶처럼신산했으나오래머물고싶은시간이었다.

박정수의시편에선깊은페이소스를느낄수있다.다행한것은독자를배제한채혼자몰입한서정이아니란점이다.주관적으로해석하고강요하는것은시조단의오랜습관이기도하다.그것은좋은게좋다는식의동류의식이키워낸결과이기에그견고함을탈출하기란쉽지않다.농울치는서정을다소화시키기엔시의인플레이션시대엔위장이부담스럽다.개념의다각화는그런토양으로부터탈피하기위한첫걸음이다.이시집은조용히사물을응시하면서그려낸시들의집적물이기에편하게다가온다.
‘시인의말’에주목해본다.시에불꽃점화한어느저녁무렵이었나보다.깨어보니디지털괴물들이세상을지배하고있었다.오래묵혀둔것을다시시작하기위해서는스스로몰락하지않으면안된다.이제즐거운폐허에경배할일만남았다.그곳에가기위해서는노아의배에올라야한다.그렇다면시인이희원한곳은어디인가.흰지팡이를들고방주에홀로선사람은구원자일까,구원을염원하는자신일까.그질문에대한해답은시인만이알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