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림의 연인들

밀림의 연인들

$12.00
Description
가상 세계를 통한 불륜으로 얽힌 세 사람,
사랑과 증오를 품은 채 서로에게 돌진하다
《밀림의 연인들》 속 메타버스 플랫폼 ‘밀림’은 연인들로 가득하다. 연애 감정으로 만난 아바타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생활할 수 있는 가상현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까닭이다. 문제는 아바타의 세계와 아바타를 움직이는 인간의 세계가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밀림에서 누리는 행복이 늘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현실에서 중시하는 윤리는 때로 밀림 안에서 힘을 잃는다. 가상 세계를 통한 불륜으로 얽힌 세 주인공의 이야기는 메타버스의 시대에 들어선 우리가 앞으로 어떤 문제를 마주해야만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일깨운다.

안전가옥 쇼-트의 18번째 작품 《밀림의 연인들》은 가상 세계를 다룬 SF이기도 하지만 가족 간의 사건이 일으키는 긴장을 포착한 도메스틱 스릴러(domestic thriller)이기도 하다. 남편 석영의 불륜을 알아챈 다미, 메타버스에서 비로소 행복을 찾은 석영, 2년 동안 석영의 메타버스 속 아내로 살아온 초코페. 상대를 사랑하는 만큼의 증오를 품은 이들은 모두 자기 욕망에 따라 거침없이 행동하고, 파멸과 맞닿아 있는 치유를 향해 기꺼이 손을 뻗는다.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인물들만이 빚어낼 수 있는, 힘 있는 이야기다.

다미는 남편 석영이 바람을 피운다고 확신한다. 집에서 나는 소리를 항상 녹음하는 인공지능 로봇 키미의 데이터 안에서 석영의 목소리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그는 ‘초코페’라는 여자를 향해 그녀가 자신을 외로움에서 구했노라 고백하고 있었다. 가상현실 플랫폼 ‘밀림’을 통해 여자를 만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와는 다른 이름과 다른 모습으로 밀림 안에 숨어 있는 불륜 커플을 찾기란 보통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유명 건축가 고선의 딸인 다미에게는 돈이 많았고, 대부분의 문제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다미는 밀림에 접속해 석영과 초코페를 손쉽게 추적한다. 그 추적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로.
저자

김달리

단편영화를만들고소설을쓴다.세상이,인간이싫다고말하면서늘세상과인간에대해이야기한다.장편소설《이레》로데뷔를했으며,리디전자책〈나의테라피스트〉,〈플라스틱세대〉등의장르소설을주로썼다.

안전가옥공모당선작앤솔로지《빌런》에극성팬의광적인사랑이야기를실었다.단편영화〈한나때문에〉,〈양해의닭다리〉를연출했다.

목차

STAGE.1·6p
STAGE.2·68p
STAGE.3·166p

작가의말·188p
프로듀서의말·192p

출판사 서평

메타버스시대,우리앞의갈림길
우리는메타버스속에서산다.우리의움직임은스마트워치를통해데이터로변환되고,우리가설정한아바타는가상세계안에서우리를대신하며,우리눈앞의거리는촘촘한정보가달린인터넷지도로재현된다.새로운기술은인간에게수많은혜택을선사함과동시에다양한숙제를안겨주었는데,대표적인문제는메타버스와현실사이의불균형으로인한충돌이다.《밀림의연인들》은바로그지점에초점을맞춘다.

《밀림의연인들》의주인공석영은메타버스플랫폼‘밀림’에푹빠져있다.그는‘초코페’라는아이디를쓰는여자에게밀어를속삭이며그동안우울증에빠질정도로외로웠다고말한다.초코페또한사랑받고싶다는갈증을밀림에서해소한다.두사람이밀림에매혹된이유는그뿐만이아니다.밀림의아바타들은연애·결혼·육아를경험할수있고,퀘스트를해결해포인트를모아서더나은생활구역으로이동할수있다.노력에대한보상이확실한셈이다.보상을원하지만큰노력을들이고싶지않다면,밀림안에서공공연히거래되는약물‘B스팟’을구하면된다.사랑에빠지길원하는사람과손쉽게돈을벌려는사람을두루만족시켜주는물건이다.

애정과성취를바라는마음에죄를묻기는어렵다.현실에서충족하기어려운욕망을메타버스에서라도이루고싶다는생각이드는것은당연하다.다만욕망의어떤부분은파멸과,어떤부분은치유와조금더가까우니이점을들여다볼필요가있을따름이다.《밀림의연인들》은석영과초코페,석영의실제아내인다미의시선으로메타버스시대의욕망이나아갈수있는여러방향을보여준다.

파멸로향하는욕망
석영은B스팟덕분에초코페를만나게되었다.약물부작용으로쓰러져있는석영을초코페가발견해깨웠던것이다.B스팟은현실세계의마약처럼숱한문제를일으키지만밀림운영진은이약물의유통을눈감아준다.거래량이많아질수록밀림의수익도늘어나기때문이다.이러한밀림의모습은‘현실사회의규범을메타버스에맞게적용하는데뜸을들이면어떠한일이벌어지는가’라는질문에대한답이다.

메타버스의매력은때로현실도피를부추긴다.다미는밀림에서좀체빠져나올줄모르는석영을향해이렇게말한다.“세컨드와이프사진봤어.귀엽더라.아닌가.내가세컨드인가?당신은밤에잠들어있는시간빼고는항상거기에서사니까.거기가본거지인거지?”한세계에서얻은기쁨을다른세계로확장할방도를찾지못한다면한쪽세계는무너질수밖에없다.

무너진세계에남은사람의불만족은쌓이고쌓여증오가된다.사랑과증오사이의거리는생각보다가까우니,‘애증’이라는단어의존재가그방증이다.다미와석영과초코페가한때품었던애정은메타버스와현실세계간의차이라는벽에부딪힌결과배신감을거쳐깊은분노로변한다.이분노에서비롯된세사람의치열한수싸움이,《밀림의연인들》을흥미진진한스릴러로만들어주는주요요소이다.

욕망했기에가능해진치유
밀림을매개로만난세주인공의이야기가비록스릴러라할지언정,밀림을만악의근원으로돌려서는안될일이다.밀림은세사람모두에게또렷한행복을주었다.신혼생활을만끽했던석영과초코페는물론이고뒤이어가입한다미또한밀림속에서즐거운시간을보냈다.다미가다른여성아바타와어울려깔깔웃으며서로에게옷을골라주고사진을찍는장면은현실에서사람들과의접촉을최대한피하던모습과맞물려깊은인상을남긴다.

행복은마음을치유한다.스스로를너그러운눈으로보듬으면상처받은가슴을다독일수있다.곳간을채워야인심이나는법이니,자신에게인심을쓰기위해서는넉넉한마음을먼저갖추어야한다.부족함없이여유로운마음상태를만드는비결은욕망에있다.내마음이바라는것을나에게안겨주어야하는것이다.내가바라는대상이현실너머메타버스에있다면경계를한번넘어볼만하다.한세계에갇혀있을때는보이지않던것들이다른세계에서는보일수도있다.

중요한과정은그다음이다.메타버스로그아웃은가능해도현실로그아웃은불가능하다면,메타버스에서얻은기쁨을현실로가져오는방법을고민할차례다.《밀림의연인들》의주인공들은밀림과현실을오가며자신의욕망을붙잡고달려나간끝에실제세계에서행복의단서를잡는다.우리도어쩌면메타버스를그렇게이용할수있을것이다.사회전체와구성원각자가진정으로원하는바를파악하고,그것을포기하지만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