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괴담 - 안전가옥 FIC-PICK 8

오피스 괴담 - 안전가옥 FIC-PICK 8

$16.00
Description
소설·영화·논픽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작가들이 포착한 사무실의 어둠
사회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직장 생활이 마냥 즐겁고 보람차다면 좋겠지만, 좌절로 힘들어하며 지낼 때가 적지 않다. 맡은 일을 해내지 못해 눈총을 받고, 의지했던 동료에게 뒤통수를 맞고, 건강을 바쳐 일한 대가로 보잘것없는 월급을 받고 있노라면 매일같이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이 문득 괴로워진다. 일을 해 봤다면 겪을 수밖에 없는 이 고통이, 《오피스 괴담》이라는 작품집의 바탕이 되었다.

소설뿐 아니라 영화, 논픽션 등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한창 활약 중인 다섯 명의 작가들이 우리네 직장에 드리워진 짙은 그림자를 들여다보았다. 신입 사원을 따돌린 채 서늘한 비밀을 공유하는 작은 회사의 구성원들을 그린 〈오버타임 크리스마스〉, 사연 많은 고택에서 정부 행사를 준비하는 공무원과 행사 실무자의 애환이 생생하게 담긴 〈명주고택〉, 근무 계약 연장을 간절히 바라는 30대 후반 싱글맘에게 닥친 차가운 현실을 조명한 〈행복을 드립니다〉, 상사의 횡포에 익숙해져 버린 사회 초년생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다룬 〈오피스 파파〉, 근무자의 삶보다 업무 효율을 추구하는 초대형 물류 센터의 비극을 담은 〈컨베이어 리바이어던〉은 오싹한 호러 스토리인 동시에, 이 사회의 일터에 대한 날카로운 르포다.
저자

범유진,최유안,김진영,김혜영,전혜진

지은책으로《선샤인의완벽한죽음》,《우리만의편의점레시피》,《아홉수가위》,《두메별,꽃과별의이름을가진아이》,《카피캣식당》,《친구가죽었습니다》,《I필터를설치하시겠습니까?》,《내일의소년어제의소녀》,《당신이사랑을하면우리는복수를하지》등이있으며,여러앤솔로지에참여했다.틈새에쭈그려앉아밖을보며글을쓴다.

목차


오버타임크리스마스7
명주고택73
행복을드립니다129
오피스파파191
컨베이어리바이어던261

작가의말319
프로듀서의말337

출판사 서평

직장,괴담이현실이되는곳

‘괴담’.이치에어긋나는,상식밖의사건을다룬이야기를가리킨다.일상에서괴담을체험하기가장쉬운곳이라면아무래도직장이다.직장에서는평소당연하다고생각했던것들이당연하지않은것으로변하곤한다.

신입사원의사수는업무가아닌설거지인수인계를하고,동료의협조요청을받았던직원은바빠서아무것도처리하지못했다는말을가볍게던진다.부하직원의기획서를받아본상사는이럴거면아예일하지말라며손에잡히는물건을집어던지기바쁜데,계약직사원은그런상사가있는직장조차붙잡아야한다.직원들의삶이이토록고달프건만회사는고객들에게더나은삶을위한서비스를제공하겠노라약속한다.모두『오피스괴담』수록작에담겨있는,실로현실적인사연들이다.

과감한복수와억울한죽음이드러내는현실세계속두려움

직장을쉽게그만둘수있다면무슨걱정이있겠는가.우리는괴이한일이라도상상해가며울분을삭여야한다.『오피스괴담』속다섯작품의인물들은불합리를받아들이라는압력에순순히끄덕이는대신,직장생활을망가뜨린원흉에게복수할방법을찾아나선다.

복수의양상은호러라는장르에걸맞게통쾌할정도로과감하지만,아쉽게도모든시도가성공으로끝나지는않는다.현실을살짝넘어서있는소설속주인공에게도대갚음은어려운일이다.다섯편의수록작전체에억울한죽음이등장하는것은,어쩌면이사회의업무환경이라는거대한벽앞에선사람들의절망과공포가자연히그런형태를띠게되어서인지도모른다.

잘만들어진환상은현실에기반을둔다.작품집뒤에실린‘작가의말’을읽어보면각작품이생생한경험과꼼꼼한취재를바탕으로만들어졌다는사실을알수있다.이야기라는도구를통해이시대를비춰온작가들의통찰이,지금도일터에서고군분투하고있을독자들에게깊이다가가기를바란다.

줄거리

「오버타임크리스마스」

1년간구직활동을벌인끝에가까스로패션회사에입사한유수빈은사내에서따돌림을당하고있다.전임자가썼던듯한아이디로자동로그인된메신저에몰래불만을토로하며버티는중이다.놀라울정도로대충돌아가는회사의유일한장점은야근이금지되어있다는것인데,유수빈의사수장현우의말에따르면뭔가가사무실에‘나와서’야근이불가능하다고한다.장현우는결국말끝을흐렸지만,유수빈은회사앞편의점직원에게서지난해크리스마스이브에벌어진사건에대한이야기를듣고회사사람들이숨기고있는비밀을눈치챈다.

「명주고택」

덴마크여왕의방한소식에외교부는의전행사로경북의고택방문행사를추진한다.현지코디네이터역할을맡은경북도청문화관광과주무관은희는적절한행사장소를쉽게찾지못한다.안흥시청이계보과장에게도움을청해봤지만그는은희가서울출신이라같이일하기힘들다며사사건건어깃장을놓는다.그러던중명주고택을추천하는한남자의전화를받은은희는후보지를파악할겸명주고택에서행사업체심사를진행하기로한다.고택의매화나무는봄이한창임에도뒤늦게꽃을활짝피웠고,그아래서는제법큰개미가개미귀신의구덩이에빠져허우적거리고있다.시간이기이하리만치빠르게흐르는고택에서심사위원들은밤을맞이하고만다.

「행복을드립니다」

서른아홉살싱글맘윤미는가구회사의계약직직원이다.최근들어태도가싸늘해진팀장이계약연장무산을통보할까봐노심초사하고있다.12월31일,아이와의여행을준비하던윤미는코로나19확진판정을받은직원을대체해야간근무를서달라는팀장의연락을받고여행을취소한다.윤미는매장문단속을하던중폐가구소각장앞에서있는두아이를발견하고경찰서에신고하지만,그사이모습을감춘아이들때문에경찰들은두번이나허탕을친다.이일로팀장의질책을받은윤미는아이들의존재를증명해떨어진신뢰도를회복하고자한다.그러나윤미의노력이이어질수록윤미의외동딸시영이의건강은나날이나빠져간다.

「오피스파파」

가정폭력범인아버지에게시달리던민정은그에게서도망치기위해광고기획사에입사한다.수습기간내내민정을아꼈던직속상사강성필팀장은수습기간이끝나갈때부터본색을드러낸다.아버지못지않은강팀장에게인정받으려애쓰는사이민정의마음속에는분노가차곡차곡쌓인다.어느날광고의뢰처대표와미팅을하게된민정은그업체의상품이‘사용자가쓰레기로인식한것들을모두’‘우리가인식할수없는이면의공간으로’버리는쓰레기통이라는설명을듣고,괴로운생활에서벗어날수있는방편을떠올린다.

「컨베이어리바이어던」

대학생소민은잃어버린아이패드를다시살돈이필요해져대형쇼핑몰딜리원의물류센터아르바이트에지원한다.딜리원이팀을짜서오래일하는사람을선호한다는정보를입수한소민은중고거래앱을통해윤주의팀에합류한다.윤주의가족이모두팀의일원이라는것을알게된소민은직업없이아르바이트에매달리는윤주네가이상하다고여기지만,차마사정을묻지못한다.한편물류센터앞에는주기적으로딸을찾는다는팻말을든아주머니가나타나고,소민은윤주가그일로매니저와입씨름하는장면을목격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