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틴〉김사라작가가이끄는팀‘사라있네’의
좌충우돌&유쾌발랄하이틴로맨스앤솔로지
9교시,소원을비는시간
고등학교의정규수업은대개7교시로끝난다.방과후수업이한시간더이어지니사실상8교시까지진행되는셈이다.여덟과목의수업을듣고,그사이사이에친구들과어울리며짝사랑상대를훔쳐보고,또그중간중간에막막한미래를고민하다보면그날의모든학교일정을마치는종소리가들려온다.할일을다한학생들은9교시에소원을빈다.원하는대학에들어가게해달라고,짝사랑이이뤄지게해달라고,꿈꾸는직업을갖게해달라고.
10대들의간절한소망은학교근처의분식집벽에새겨지기마련이다.《9교시소원》의모든수록작을하나의세계관으로연결하는‘또와분식’이바로그러한곳이다.유명여배우가학창시절적은소원이이뤄졌다는사연으로유명해전국의학생들이일부러찾아올정도의명소다.영험한곳이니만큼중요한소원을정확하게빌어야할텐데,이곳에주인공들이적은글귀는하나같이이상하다.평소버릇처럼말하던소원과는영동떨어져있거나,‘제가할수있을까요?’라는자신감부족한의문문이다.심지어‘소원이이루어지지않게해달라’는소원이적힌종이를무려코팅해온사람까지있다.
‘진정한내소원’을찾아서
주인공들의소원이엉뚱한이유는자신과바깥세계사이의경계를아직파악하지못했기때문이다.부모님이나선생님의소원과다른나만의소원을찾지못해서,내가어디까지나아갈수있고무엇을포기해야하는지잘모르는상태여서혼란을겪는것이다.경계를파악하려면바깥을향해달려보는수밖에없다.다른존재의다른세계를만나부딪쳐야만한다.
필요하긴하지만위험한그일을기꺼이감수하게해주는감정중으뜸은단연사랑이다.그리고모름지기사랑이야기는두사람이서로반대편에서있을때가장짜릿한법이다.《9교시소원》의주인공들은자신과가정환경,성적,취향,성격이정반대인같은반친구를마음에품은죄로연일이마를짚고고개를젓고소리를지르느라바쁘다.수없이상처입으면서도좋아하는사람에게다가가기위한노력을멈추지않은10대들은자신의위치와한계와가능성이서서히또렷해지는것을감지한다.
풋풋한연애담과싱그러운성장담을발랄하게연결한하이틴로맨스앤솔로지《9교시소원》의작가진은시즌2까지제작된하이틴웹드라마〈에이틴〉의김사라작가가꾸린‘사라있네작가팀’이다.수년간요즘청소년들의이야기를만들어온작가의트렌디한감각은내용뿐아니라책의형식에도녹아있다.주인공들이존재하는세계의일원이되어그들이했던고민에즐거이빠지게해주는특별한페이지를마주하게된독자여러분이,부디소원으로그페이지를가득채워주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