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침공 - 안전가옥 쇼트 29

첫사랑의 침공 - 안전가옥 쇼트 29

$10.75
저자

권혁일

저자:권혁일
소설을쓸때,허구인척하면서제이야기를늘어놓습니다.이책을다읽으신다면,저를아는사람쯤으로여겨주셔도좋습니다.지금까지쓴책과앞으로쓸책이당신책장에오래도록기쁜이야기로남길바라겠습니다.

목차


첫사랑의침공·6p
세상모든노랑·54p
광화문삼거리에서북극을가려면·116p
하와이안오징어볶음·174p

작가의말·218p
프로듀서의말·222p

출판사 서평

다른세계에서온존재에게건네는일상으로의초대
《첫사랑의침공》에수록된네작품은모두서두에서부터눈길을잡아끈다.로맨스소설주인공이라기엔몹시도강렬한존재들이나타나기때문이다.〈첫사랑의침공〉의서고누나는자신을짝사랑하는성윤에게“우리종족은언젠가지구의모든것을빼앗으러올거야.”라고선언한다.선천적으로노란색을보지못하는〈세상모든노랑〉의영은어느날노란색의신을만나처음보는색채의향연에휩싸인다.〈광화문삼거리에서북극을가려면〉의서현은중고로산컴퓨터를켰다가“카뎀48핸성이요.는나는외계ㅖㅖㅖ종족의.지구인응답은?바라라다다다.”라는메시지를받는다.(오타가아니다.)〈하와이안오징어볶음〉의민정은결혼한지6년만에남편정훈에게본인이북에서온특수요원,즉‘남조선아새끼들말로하면간첩’이라고밝힌다.

이들을사랑하는사람들은그저지구인이고인간이고국정원과무관한대한민국국민이지만,이사람들또한다른의미로비범하다.상대의파격적인정체를처음알게된순간에는놀라고당황했을지언정곧빠르게납득하고본인의감정에집중한다.어차피정체를모르는채로사랑에빠졌으니이제와서마음이바뀔일은없으며,상대가인간이아니라는정보쯤은그의다종다양한매력가운데하나로넣으면된다는식이다.현실세계에뿌리를깊이내린인물들은낯선세계에서온존재를자신의일상으로부드럽게이끈다.

사랑의모든순간을긍정하는따스한연애담
사랑하는사람을만나기전,주인공들의삶에는불안과고독과결핍이있었다.연애가한창무르익어행복한시간을보내는동안에도그어둑한문제들은사라지지않는다.어떤고통은혼자서감당할수밖에없기때문이기도하고,애정이그러한고통의원인이되기때문이기도하다.결국《첫사랑의침공》이그리는사랑이란괴로움에서벗어나게해주는수단이아니다.이작품집속의연인들은영원을쉽게약속하지도않는다.해피엔딩으로마무리되는지여부와관계없이모든작품에는사랑의끝이묘사된다.주인공들은모두가사랑하는사람과함께오래오래행복하게살기는어렵다는사실을잘알고있다.

현실에기반을두었기에작중의모든사랑은자연스럽다.상대에게매료되는순간은물론이고상대에게이별을고하는순간까지도설득력을갖는다.사랑해도괜찮고헤어져도괜찮다는메시지다.마음의결을촘촘하게묘사하는감성적인언어가단순한미사여구로느껴지지않는것은,소중했던관계가부서져내리는장면마저감싸면서실패한사랑은없다고나직하게다독이기때문이다.실패하지않은우리는살아있는한언제든다시사랑할수있다.‘사랑을주고사랑을받는다는건인간으로서할수있는경험중최고라생각한다’고말하는작가가쓴연애담은이토록품이넓다.

줄거리

〈첫사랑의침공〉
대학생성윤은첫사랑상대인서고누나에게고백을받는다.본인은외계인이며자신의종족이머잖아지구를침략할예정이라는것이다.서고누나가믿기힘든말을남기고떠난날로부터6년이흐른뒤,전세계는갑작스러운외계인의침공으로비상사태에돌입한다.최전방에배치된예비군성윤은서고누나를다시만나게될지도모른다는희망을품고비무장지대전투에자원한다.

〈세상모든노랑〉
미대생영은노란색을보지못한다.선천적색각이상증세때문에평생토록노란색을갈색으로인식하며살아왔다.그러던어느날영의눈앞에밝은노란색머리칼을지닌사람이나타나고,그는자신이노란색의신이라고소개한다.노란색의신은신들의세계에서임무평가꼴찌를도맡는처지지만영은자신에게찬란한빛깔을보여주는신의능력에진심으로감탄한다.둘은여러계절을함께보내며서로의마음속빈곳을채워주는한편,서로가다른세계에속해있기에겪어야만하는괴로움이있다는사실을깨닫는다.

〈광화문삼거리에서북극을가려면〉
서현은여섯살에아빠와헤어졌다.아빠는서현을보육원에맡기면서열살생일날에광화문으로데리러오겠다는말을남겼고,서현은열살때부터열아홉살때까지생일날마다아빠가약속을지켜주기를빌었다.결국꿈을이루지못한서현은스무살생일에지구가멸망하게해달라고비는데,그소원은불과3일만에이루어진다.서현은지난1년간알고지내던외계인이일러준대로피신한덕분에지구의유일한생존자가되고,서현을소중하게여겨온외계인은홀로남은서현을만나기위해시간선을타고날아온다.

〈하와이안오징어볶음〉
간첩생활을청산하려는북한출신요원민정에게‘정체가발각되었으니도주하라’는메시지가도착한다.민정은6년간의위장결혼생활을끝내고혼자달아나려하지만,상황도모르고눈치도없는남편정훈은‘당신을사랑하니까우주끝까지라도함께가겠다’며따라붙는다.배신한민정을쫓는인민군들과인생을걸고도주하는민정사이에서는총알이날고핏물이흐르는추격전이벌어지고,정훈은온몸을떨고기절해가면서도민정의옆을지킨다.정훈의그런점때문에,남조선을떠나새삶을찾으려던민정의미래계획은자꾸만어그러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