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디 마더 - 안전가옥 오리지널 41

블러디 마더 - 안전가옥 오리지널 41

$16.70
Description
세상에서 가장 처절한 핏빛 시간 여행
김보현의 《블러디 마더》가 안전가옥 오리지널 마흔한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블러디 마더》는 2018년 《미스테리아》 19호에 게재되었던 단편 〈블러디 마더〉를 장편화한 작품으로, 눈앞에서 딸 정야를 잃은 금홍이 정야를 살해한 범인을 시작으로 여성 대상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단죄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몇 번이고 시간을 넘나들더라도 종국에는 딸 정야를 만나고자 처절한 몸부림을 계속하는 금홍의 안타깝고도 숭고한 사랑과 그런 금홍의 곁을 지키고자 하는 여성들의 연대를 김보현 작가가 자신만의 판타지 스릴러로 담아낸 《블러디 마더》는,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잔인한 현실에 발 붙이고 있는 우리가 바라던 단죄를 실현해 줄 초자연적 존재의 등장이자 언젠가 그런 영웅이 필요 없는 날이 오길 바라는 바람의 상징이다.

줄거리
몸을 웅크린 채 두 손을 모으고 완벽한 항복의 자세를 취한 불에 탄 남자의 사체. 남자는 입안에 플로랄 폼을 가득 물고 있고, 그 옆에는 길이가 다른 나뭇가지 두 개가 떨어져 있다. 하수구 안에서 발견된 기이한 이 사체를 시작으로, 또 다른 소사체(불에 탄 시체)가 연속으로 발견된다. 진선을 포함한 형사들은 이를 연쇄살인으로 보고 범인을 쫓기 시작하지만, 쫓을수록 범인의 정체는 흐릿해지기만 한다. 조사를 통해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만, 정연은 분명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의 사건이 어느 순간 기록되기도 한다는 점을 알아챈다.
사체를 불태우는 것 외에 특이한 점이라면, 피해자들이 모두 스토킹, 교제 범죄, 성추행, 성폭행 등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를 저질렀으며 죄의 무게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았거나 무죄 처분을 받았다는 점이다. 경찰 내부에서 이를 두고 ‘단죄’인지 ‘불법 사적 처벌’인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밖에서는 범인의 실마리도 잡지 못하는 경찰의 무능함에 대한 질타가 이어진다.
압도적인 힘, 2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키, 2m가 되지 않는다면 날아다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그리고 시간을 무차별적을 넘나드는 듯한 살해 시점……. “불가능한 가설을 모두 제외하고 나면, 남은 가설이 진실이다. 그것이 아무리 믿기 어려울지라도.” 아서 코난 도일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던 진선은 마침내 남은 단 하나의 가설을 들여다본다. 그러면 모든 게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범인이 시간 여행을 하는……라면 모든 게 설명이 되지 않아?”
저자

김보현

저자:김보현
2011년문예지《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에단편소설〈고니〉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3년《올빼미소년》으로,2015년《팽:내가죽어누워있을때》로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우수상을받았다.2017년장편소설《누군가이름을부른다면》을출간했고,2022년장편소설《가장나쁜일》을출간했다.2022년개봉한영화〈올빼미〉의원안을썼으며2023년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특별상을받았다.

목차


1부-블러디마더.....9p

2부-인터뷰:황혼에서새벽까지
part.1.....225p
part.2.....231p

에필로그:썸데이도넛클럽.....241p

작가의말.....270p
프로듀서의말.....271p

출판사 서평

“정야,26년3개월에서더이상늙지못하게된내딸.”
심판자가필요없는세상으로가기위한몸부림에대하여

평온하다는말마저진부하게느껴지는,수없이함께보내왔고앞으로도그러리라믿었던그저녁식사시간,여느때와다름없이함께된장찌개를나눠먹었어야할그런저녁,금홍은딸을잃었다.그것은결코일어나서는안되는일이었지만,끝내일어나고말았다.놈은금홍이파를썰고감자를썰다내려놓은칼을들어정야를찔렀다.금홍의26년3개월된딸.그리하여정야는26년3개월에서더이상늙지못하게되었다.정야를찌른놈은그대로달아났다.죄없는생명이허무하게스러졌다.

이유없이빛을잃은생명이정야하나뿐이었다면《블러디마더》는조금다른소설이되었을지모르겠다.하지만훨씬많은사람들이어처구니없이목숨을잃는현실은소설보다더잔인하기에,《블러디마더》는지금의《블러디마더》가되었다.명주는폭력을휘두르는남편을피해베란다에서뛰어내렸고,경신은불법촬영동영상으로협박당했다.유진은머리를짧게잘랐다가‘묻지마폭행’을당했고,하영은길고양이밥을주러나갔다가맞아죽었다.그리고또다른여자들은……가해자들에게만성립되는이유로,죽었다.

금홍은자신이인지하지못하는사이시간여행을시작한다.비명이들리고,누군가가또다른누군가를기다릴때,금홍은시간의틈새로빨려들어가‘놈’의앞에선다.놈의살을찢고,뼈를부수고,심장을파괴한다.그리고흐려지는시야너머로언젠가는정야가그순간에자신을불러주길기다리고또기다린다.그렇게많은사람이목숨을잃는동안아무것도할수없었던이들이있다.누구보다잘알겠지만,그것은소설을읽는당신이기도하다.한사람의원치않는시간여행과기약없는기다림이우리가정말원하던것이었을까?우리에게당장필요한건한명의절대적인심판자일수도있다.《블러디마더》가보여주는세상은그심판자가존재하는때다.하지만소설을읽는우리는안다.우리가끝끝내원하는것은그심판자가필요없는세상이라는사실을.

“나는과거와현재와미래를떠돌며그애를생각하고,사랑하고,걱정하며,그리워한다.”
한여자의세상에서가장처절하고서글픈핏빛시간여행

의지와상관없는시간여행을하며금홍이끝끝내놓지못하는희망은단하나다.언젠가,‘그날’의정야의목소리가자신을부를지도모른다는것.그래서자신이정야를구해낼지도모른다는것.그렇게시작된핏빛시간여행은기약없는외로운기다림이다.그기다림속에서읊조리는금홍의혼잣말은처절하다는말외에는표현할길이없다.

나는과거와현재와미래를규칙없이무차별로떠돌며그애를생각하고,사랑하고,걱정하며,그리워한다.그생각과사랑과걱정과그리움이지금의나를만들었다.
그러니정야야.언제든와라.어떤모습으로든와라.
이꼴이되어서도너의죽음을돌이킬힘이없다.그것이나의주제다.내게남은것은시간과앙심뿐.나여태,떨고있다.죽지않고,떨고있다.쉽게죽거나하지않을거다.인간이라고할수는없지만,죽지않았으므로살아,너를생각하는나는,정야의모친._본문중에서

금홍은이토록처절하게외로웠다.‘또다른정야’를만나게되기전까지는.금홍이우연히구한한소녀가자신의아이에게‘정야’라는이름을붙인것이다.이운명적인만남으로인해금홍은더이상혼자가아니게된다.고요한밤은밀하게모여금홍과함께밤을지새우고,서로의손을잡고,음식을나눠먹는여자들이있기때문이다.

어떤이들은누군가의죽음에그럴만한이유가있었다고말하고,어떤이들은이모든것이우리의과도한피해망상이라말하며,어떤이들은그런일은일어나지않았다고말한다.예민하다고,과격하다고말한다.하지만그목소리들속에서금홍또한말한다.“이것은모두벌어진일”이며,“내가그증거”라고.소설이쓰이고읽히는동안에도어떤목소리는비명을지르고어떤사람들은조용히사라지며어떤생명은숨이꺼진다.“내가그증거”라고말하는금홍이말을끝맺고책장이덮히는그순간,모두는알게될것이다.우리가겪는죽음은하나도빠짐없이전부벌어진일이라는걸.그리고“우리가그증거”가될것이다.

줄거리

몸을웅크린채두손을모으고완벽한항복의자세를취한불에탄남자의사체.남자는입안에플로랄폼을가득물고있고,그옆에는길이가다른나뭇가지두개가떨어져있다.하수구안에서발견된기이한이사체를시작으로,또다른소사체(불에탄시체)가연속으로발견된다.진선을포함한형사들은이를연쇄살인으로보고범인을쫓기시작하지만,쫓을수록범인의정체는흐릿해지기만한다.조사를통해과거에도비슷한사건이있었다는사실이드러나지만,정연은분명존재하지않았던과거의사건이어느순간기록되기도한다는점을알아챈다.

사체를불태우는것외에특이한점이라면,피해자들이모두스토킹,교제범죄,성추행,성폭행등여성을상대로한범죄를저질렀으며죄의무게에비해가벼운처벌을받았거나무죄처분을받았다는점이다.경찰내부에서이를두고‘단죄’인지‘불법사적처벌’인지의견이분분한가운데밖에서는범인의실마리도잡지못하는경찰의무능함에대한질타가이어진다.

압도적인힘,2m가넘을것으로추정되는키,2m가되지않는다면날아다닐지도모른다는가능성,그리고시간을무차별적을넘나드는듯한살해시점…….“불가능한가설을모두제외하고나면,남은가설이진실이다.그것이아무리믿기어려울지라도.”아서코난도일의말을곰곰이생각하던진선은마침내남은단하나의가설을들여다본다.그러면모든게설명이되기때문이다.“만약,범인이시간여행을하는……라면모든게설명이되지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