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는 마음 : 오롯이 홀로 견뎌야만 하는 통증 속에서 빚어낸 작은 기적

포기하지 않는 마음 : 오롯이 홀로 견뎌야만 하는 통증 속에서 빚어낸 작은 기적

$15.00
Description
사라지지 않는 통증, 그 출구 없는 터널 속에서도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마음에 관하여!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를 다독여온 모든 이들에게 띄우는 따스한 안부와 위로!
포기한다고 해도 누구도 비난하지 못할 상황 속에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 하나로 버텨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을 불굴의 의지라고 하거나 강인한 정신력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가만히 그저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속삭인다.
원인도 치료법도 없이 오로지 통증으로 인한 고통뿐인 병 섬유근육통. 몸이 우그러질 정도로 아프고 머리가 깨질 정도로 고통스러운데도 몸에는 조금도 이상이 없는 이상한 병이다. 원인을 찾을 수 없으니 치료법도 없고, 사회적 인정도 받기 어렵다. 오로지 통증과 고통만이 실재할 뿐이다. 교사 생활 중에 갑자기 찾아온 병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칩거해야만 했고, 홍대 앞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던 만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재주도 많았던 삶은 그대로 멈춰버렸다. 누구도 대신 아파줄 수 없기에 오롯이 홀로 견뎌야만 했는데…. 저자는 그저 포기하지 않는 마음 하나로 그 시간을 버텨냈고 지금도 버텨내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버텨낸 투병의 과정과, 그 힘든 가운데서도 조금씩이지만 앞으로 나아갔기에 기어이 또 성장한 기록을 담아낸 에세이이다. 사실 극심한 통증과 사회생활에서 한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고립 속에서 그녀가 선택한 일들 가운데 하나가 글쓰기였다. 통증의 시간을, 그 기약 없는 고통의 시간을 해독하기 위해 쓴 글이 하나의 책으로 엮여 나왔다.
통증이 극심할 때는 형광등의 불빛만 봐도 두통에 시달릴 정도로 힘든 시간 속에서도, 특정 재질의 옷이 아니면 아예 입을 수조차 없어서 아끼던 옷을 다 버려야 하는 암담함 속에서도, 거의 언제나 절인 배추처럼 축 늘어지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면서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지켜낸다. 글을 쓰고 문구를 만들어 팔아보고 재활 운동을 한다. 몸이 좋아지면 할 일들을 추리고, 아낌없는 헌신을 베풀어준 남편에게 애정을 표하고, 식물들에게 물을 주면서 때때로 몰려드는 억울함과 원망, 그리고 좌절감을 애써 털어낸다. 그렇게 보낸 5년의 생생한 기록을 때로는 일기처럼, 때로는 편지처럼 친숙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에 담았다. 문장 하나하나에 스며든 아픔과 의지가 동시에 느껴져 이상하리만치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처음 발병하고 5년간 교단을 완전히 떠나고 다시 싱어송라이터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려두고 그저 지금 이 한 순간 한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며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하며 살아온 결과, 그녀는 이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수영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오래 할 수 없고, 맘껏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5년 전의 무기력에서 계속 앞을 향해 헤쳐나온 자신을 본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를 다독여 어떻게든 앞으로만 나아가려고 노력한 결과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것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가져다준 성장이라고 믿는다.
각박하고 힘겨운 세상이다. 뭔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이다. 마음속에 가득한 회환과 원망이 의지로 떨쳐내지지 않는 시절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가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기적과도 같은 선물이 되어줄 것이다.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걸, 그렇게 계속 걸어나가면 된다는 걸, 머나먼 미래까지 바라볼 여력이 없어도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게 버텨나가면 된다는 걸, 이 책의 아름다운 문장과 단단한 정서가 호소한다. 지금 우리 시대에 주는 울림이 큰 책이다.

저자

임혜린

13년간중학교와고등학교에서영어교사로일했다.평일엔학교에서일하고주말엔무대에오르던소소한일상에통증이찾아오며균열이생겼다.통증이있기전가장좋아했던일은기타를치며노래를만들어부르는것.지금은통증때문에여의치않다.
통증의시간을해독하기위해글을쓰기시작했으며글쓰기를통해용기를얻어학교를그만두었다.앞으로무슨일을하게될지는알수없으나병이되지않는일을하겠다는굳은결심을가지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포기하지만말아주세요
진단명,섬유근육통
통증의시작
아무이상도없다니이상해
그래도새학기는시작되었다
약물과다복용금지
내가결혼을하다니
죄송하지만휴직하겠습니다
안녕,나의반짝이던시간들
병원에다니지않는환자
홀로남겨진임신초기
최악의임신성두통

2부통증이일상이야
좋아하는일을해도통증은있다
2020년어느봄날
나는이제학교를그만둔다
재활운동을시작하다
몸이절인배추처럼무거워
반드시이옷을다시입게될거야
약속과계획이없는삶
편두통과의전쟁
문구점사장라이프
집에만있다고우울해하지마
엉망인부분은들키고싶지않아
식물이내손을잡아주었어
그리움만쌓이네

3부마지막무대는시작되지않았어
다시시작하기
모든터널엔끝에있어
새로운몸을갖고싶어
인생의엉킨목걸이풀기
여행이전생의기억처럼느껴진다
잃었지만얻을수있어
안부인사를미뤄서는안된다
오랫동안사라져버린내가궁금했을너에게
가방사러가는날
살아서보답해야지
마지막무대는아직시작되지않았다
최선을다하는마음으로
오늘을살아간다
다시,수영장으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이글은통증의시간을해독하기위해시작되었다.통증과함께이어진병가,휴직,휴직의연장그리고퇴직까지.사람들에게지난시간의나는단지아픈사람일뿐이었다.나의시간은아팠다는말하나로성에가낀유리창처럼뿌옇게희미해졌다.뽀득뽀득.나는그유리창을닦아본다.뿌옇고희미한것,이건나의시간이아니다.나는그렇게살지않았다.나는내시간에의미를찾아주고싶다.어떤이는내가몇년째‘부재중’이라고말하곤했다.하지만난어디에도간적이없었다.나여기있다고,여기서절대포기하지않고살아남기위해매순간투쟁하고있다고말하고싶었다.건강하지않았다고해서나의그시간들이아무의미없이흘러간것은아니라고.하루에단십분을산책하는날도,혹은아예바깥에나가지못한날도나는더나아지기위한마음을단한순간도놓은적이없었다.
---p.9~10

처음엔오른쪽목이아팠다.통증이온몸으로퍼지며섬유근육통이란진단명을받게된것은반년후의일이었다.나쁜일은순식간에일어났다.이때만을기다렸다는듯내몸은순차적으로와르르무너졌다.목을치료하러갔다가온몸에주사를맞게되고,엑스레이와MRI를찍다가핵의학검사를받게되었다.한달동안병원에서받을수있는모든검사를한후받아든결과지는이상없음.모든것이이상했다.
---p.17

두달전경추MRI결과를봤을때와비슷한두려움이엄습하기시작했다.몸이아픔에도검사상아무이상이없을때환자가가지게되는두려움.나는이제신경성이나심인성질환을의심받게되는것은아닌지,나의통증이실재하지않는것으로여겨지는것은아닐지불안했다.B대학병원의사는다행히나의통증을의심하지않았고,약처방을여러방면으로바꿔보는식으로치료를이어나갔다.그곳에서나는통증에쓸수있는모든약,즉뉴론틴,익셀,심발타,리리카,아이알코돈을순차적·복합적으로복용했으나모두효과가없었다.마침내마지막마약성패치가부작용때문에실패로끝나자더이상시도해볼수있는약이없게되었다.우리에게남은것은총점79.75점이라는높은점수의섬유근육통설문지점수뿐이었다.의사도나도말수가많이줄어든상태였다.그시기나는섬유근육통,CRPS(복합부위통증증후군)를인터넷에서찾아보며점점불안감이커져갔고,신동욱배우의CRPS투병이야기를보며자꾸눈물이났다.다시아프기전으로돌아갈수는없을것같았다.
---p.37

옷은나에게단순한물건이아니었다.그옷을입고갔던곳,했던일,만났던사람이고스란히떠오르는감정적인물건이었다.내가그옷들과어떤설렘을,어떤떨림을,어떤공기를공유했는지자꾸떠올라눈물이날것만같았다.마음을굳게먹고옷걸이에서옷을하나하나빼냈다.내가아직건강했을때음악페스티벌에입고갔던옷,홍대앞클럽에서공연할때입었던옷,가장친한친구결혼식때입었던옷을꺼내차곡차곡개키는데마음이시렸다.옷을정리하는것은,마치내가그옷들과함께했던청춘의시간을정리하는것처럼느껴졌다.나의이십대와삼십대초반이,가장건강했던나의모습이,가장활발하고생기넘치게이곳저곳을누비던나의시간이옷에고스란히남아있었다.
---p.69~70

내몸상태를어떤단어로설명해야할까.상상도할수없을만큼무거워,라고말하는것은어차피상상도할수없을것이다.절인배추같은상태라고표현하기시작했다.몸통에물을잔뜩머금어무겁게축늘어져배추본연의파릇함을잃은상태.섬유근육통은마치그런상태로살아가는느낌이다(자매품으로데친시금치라고비유하기도한다).절인정도가매일다르긴하다.굉장히괜찮을때는겉절이정도였다가어떤날은절여놓고몇달은잊은채방치해둔상태같다.
---p.128

편두통과의싸움에선내가완패다.나는매번지기만했다.감히이길생각도없다.그저잘어르고달래앞으로의생에서덜만나려고노력할뿐이다.머리에심장이있는듯혈관이쿵쿵거리는까만밤중에편두통이가라앉기만을기다리는시간은항상괴로웠다.이제그밤에는덜들르고싶다.숨지않고빛을바라볼수있는사람이되고싶다.
---p.149

식물을받은후사흘후에물을줘야한다고했는데,그게그날이었다.나만믿고우두커니서있는커다란식물은혼자서물을먹을수없었고,내가죽든살든일단그식물을살리고싶었다.자리에서일어났다.그렇게나는생사를고민하다눈물을닦고몬스테라에게첫물을주었다.내가자발적으로키운첫번째식물이자나를제외하곤처음으로잘키워보고싶은다른존재였다.나는화분에물을주고또주면서이아이가나를일으켰다는것에북받쳐올라다시울고눈물을닦기를반복했다.그날내눈앞의풍경은눈물필터덕에조금뿌옜다.그러다눈물을닦으니푸르고파릇한잎들이서있는것이참으로예뻤다.감격스럽게예뻤다.죽을생각말고사주후에또물을줘야지,라고미래를계획하게되었다.
---p.171~172

가끔노래하던내가그리우면예전에내가노래했던영상을본다.노래를들으며다시무대에서노래를부를날을꿈꿔본다.통증이많이나아진대도기타연주는어려운미션일것이다.그럼에도완전히포기해버리고싶진않다.어떻게든방법을찾을것이다.나는다시사람들앞에서내노래를부를수있을것이다.마지막공연은오년전이었다.내가다시노래할수있을까?아니다,마지막무대는아직시작되지않았다.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