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원 : 밥만 먹여 돌려보내는 엉터리 의원 - 점선면 시리즈 3

엄살원 : 밥만 먹여 돌려보내는 엉터리 의원 - 점선면 시리즈 3

$20.00
Description
“한 번에 한 분의 손님을 초대해 비건 만찬을 차려드려요.
그 대신 손님께서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식탁을 사이에 두고 당신과 나눈 대화를 기록하고 싶습니다”

자기 일도 아닌 문제에 자기 일처럼 화를 내는 게 직업인
여섯 명의 사람들. 이들의 떨리는 목소리, 굳센 목소리,
비뚤어진 목소리, 알쏭달쏭한 목소리, 웃고 우는 목소리를 들었다
● 당신의 원 없는 엄살이 듣고 싶어요, 실컷 엄살을 부려봐주시겠어요?
: 진단명 없는 아픈 사람들에게 밥만 먹여 돌려보내는 엉터리 의원
글을 쓰는 안담과 한유리, 사진과 영상을 찍는 곽예인. 세 작가가 ‘엄살원’이라고 간판 붙인 공간을 열었다. 간판 옆에는 ‘밥만 먹여 돌려보내는 엉터리 의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이곳에 찾아올 손님을 기다리면서 특별한 초대장을 보냈다.

“한 번에 한 분의 손님을 초대해 비건 만찬을 차려드려요. 그 대신 손님께서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식탁을 사이에 두고 당신과 나눈 대화를 기록하고 싶습니다.”

지난날 동네마다 기력을 회복시키기 위해 뭐든지 다 달여주는 건강원이 있었다면, 이제 우리에게는 뭐든지 다 들어주는 엄살원이 있다. 엄살원은 말 그대로 ‘엄살’을 실컷 떨 수 있는 곳이다.
엄살은 지금껏 누군가의 입을 틀어막는 데 쓰는 말에 가까웠다. 엄살은 하지 말아야 할 것, 실제보다 너무 지나치게 꾸며낸 것, 그냥 흘려들어도 좋을 사소한 것을 가리킬 때 쓰여왔다. ‘엄살 떨지 마’라는 한마디에 삼켜진 이야기, 부서진 마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엄살원』은 엄살이라는 단어의 용례를 바꿔버린다. 잘 차린 밥과 열린 귀를 준비한 채 손님들을 맞이하는 이곳에서 엄살은 원 없이 듣고 싶은 것, 시원하게 부려놓아도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 한마디도 빼놓지 않고 받아 적고 싶은 것이 된다.

● 밥은 싸우는 이들의 피와 살이 되고, 정책이 되고, 제도가 되고, 역사가 된다
: 함께 밥을 먹어야만 할 수 있는 대화, 함께 밥을 먹어야만 낼 수 있는 힘
엄살원의 손님들은 활동가이다. 자기 일도 아닌 문제에 자기 일처럼 화를 내는 게 직업인 사람들. 여성, 장애인, 성노동자, 퀴어, 빈민, 홈리스, 청소년, 동물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굳게 믿는 감각이상자들. 비관할 구석이 가득한 세상에서 냉소를 통해 똑똑해 보이기를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 너무 순진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감수하면서 굳이 어떤 희망을 가져보기로 한 사람들.
엄살원을 찾은 여섯 명의 손님은 모두 내 밥그릇을 스스로 챙길 줄 아는 생활인이자 타인의 밥그릇을 헤아리고 지켜내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다. 해볼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한 번 더 힘을 내보려는 사람들이다. 성노동자해방행동 주홍빛연대 차차 활동가 ‘여름’과 (전)디지털성폭력 피해 지원 활동가 ‘쪼이’, 국회의원 보좌진 ‘준짱’과 국회의원 ‘장혜영’, 국내 첫 생추어리 ‘새벽이 생추어리’ 활동가 ‘무모’와 (전)기후위기 비상행동 사무국 활동가 ‘미어캣’. 활동가들의 일은 많은 열량을 소모한다. 그래서 엄살원은 이들에게 밥을 든든히 먹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 엄살원은 함께 밥을 먹을 때에만 꺼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믿었다. 입장문과 발언문과 질의응답문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활동가들의 아픔과 고민을 받아 적고자 했다. 엄살원의 주인장 안담 작가는 활동가들이 “타고나기를 강건한 영혼의 소유자이거나 남에게 베풀고 남을 만큼 자원과 사랑이 넉넉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에 매번 놀랐다. “도리어 아프고 취약하며 그렇다는 이유로 미움받은 역사 또한 긴 사람들에 가까운 이들”이 왜 “자기를 돌보아도 모자랄 시간에 남을 돌보겠다고” 나서는지 궁금했다. 그리하여 ‘활동가’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한 사람 안에 겹겹이 쌓인 무수한 레이어를 들여다보기 위해 밥상을 앞에 놓고 대화를 시작했다. “고작 나”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투명도를 낮추어 나 아닌 존재들에 포개어보며 “시끄럽고 커다랗고 무수한 나로 살아보려는 일”에 나선 개인의 이야기를 밥상 앞에 불러냈다.

● 끝까지 말하기 위하여, 끝까지 듣기 위하여
: 주인과 손님 모두 전력을 다해 웃고 떠드는 식탁
엄살원은 우리 사회의 깊게 듣는 귀가 되기를 자처한다. 어디에서도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활동가들의 괴로움이 곧 우리 사회의 아픔과 연결되어 있으며, 어디에서나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들의 엄살이 곧 우리 사회의 아픔을 드러내고 진단하는 데 긴요한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엄살원은 마주 앉은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서도 상대의 고통에 공감한다며 함부로 고개 끄덕이는 일을 경계한다. 감히 타인의 고통을 참으로 알았다고 하는 오만을 내려놓고, 타인의 고통을 끝까지 듣겠다는 마음으로 질문을 하고 대화를 나눈다. “내가 이입할 수 있는 고통이라고 판단되는 순간 상대를 뚝딱뚝딱 고쳐가지고 그만 아프게 만들려고” 하는 마음도 커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상대의 고통하고 거리두기가 잘되는 상태, 조금 더 오래 그 사람의 증언을 들어줄 수 있는 거리에서 자리를 지키고자 애쓴다. 감히 이해하거나 공감한다고 단언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몰이해의 황무지에 서로를 내버려두지도 않으면서.
노동권 보장과 빈곤 해소를 위한 활동, 반성폭력 운동, 공장식 축산 반대와 동물권 행동, 기후위기 대응, 정치 등 손님들이 활동하는 영역은 저마다 다르다. 그런데도 이들의 이야기는 서로 대화하듯 이어지고 깊어진다. 좀 더 나은 우리, 좀 더 나은 사회를 상상하는 이들에게 인간과 비인간, 식습관과 날씨, 정치와 일상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손님의 고민에서 촉발된 질문은 다음 손님과의 대화로 이어지기도 하고, 또 다른 손님이 지나가듯 토로한 어려움은 그다음 손님에 이르러서 좀 더 또렷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이렇게 엄살원 안에서 이야기가 쌓여가는 사이, 각 활동가 개인의 아픔과 고민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 우리의 밥상을 둘러싼 질문과 고민이 훨씬 더 복잡해지기를 바라며
: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서 ‘비건’이라는 주제를 빼놓지 않는 이유
활동 영역은 다르지만, 여섯 명의 활동가 모두 자연스레 비건 지향의 삶을 살게 되었다. 모두가 이 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착취와 폭력과 불평등의 양을 줄여보려고 활동을 시작했고, 그 활동들은 분야가 어떻든 간에 필연적으로 비인간 동물에 대한 착취를 멈추려는 비거니즘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자이자 활동가로서 일상과 운동을 병행하는 일은 어렵고 시스템은 부실한 탓에 비건으로 사는 일에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엄살원은 이들의 비건 실패담도 빼놓지 않고 담는다. 한 개인이 더 건강하고 미적이며 도덕적인 삶을 사는 게 비거니즘의 전부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밥상을 둘러싼 질문과 고민이 고기 섭취의 유무를 따지는 것보다는 훨씬 더 복잡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건식으로 밥상을 차리며 엄살원의 주인장 안담은 입맛을 돋우고 보기에 즐겁고 만들기에 비교적 손쉬운 메뉴를 세심히 골랐다. 엄살원을 찾은 손님들과 이 책을 읽을 독자 여러분 모두가 엄살원의 문을 닫고 각자의 자리에 돌아가서도 일할 힘이든 이야기할 힘이든 죽지 않을 힘이든 힘을 내고 싶을 때, 엄살원의 이야기와 밥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까지 담아 ‘오늘의 메뉴’ 레시피를 책에 실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 ‘엄살원’과 같은 공간이 더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소수자의 자리에 서서 작아 보이는 아픔에 귀 기울이고 같이 먹고사는 문제를 궁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밥상은 더 풍성해지고 질문은 더 날카로워지고 문제는 더 선명해지고 해결은 점점 더 쉬워지리라 믿는다. 누군가의 아픔과 괴로움을 줄이고자 애쓰다가 스스로 아픔과 괴로움을 겪게 된 모든 분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마음으로 『엄살원』을 출간한다. “당신의 원 없는 엄살이 듣고 싶어요. 시원하게 엄살을 부려봐주시겠어요?”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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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담,한유리,곽예인

엄살원주인.기획,음식등을한다.무늬글방을운영하며읽고쓰고말하는일로돈을벌고가끔연극을한다.우스운것은무대에서,슬픈것은글에서다룬다.그러나우스운것은대개슬프다고생각한다.얼룩개‘무늬’와함께산다.정상성의틈새,제도의사각지대로숨어드는섹슈얼리티이야기에이끌린다.존재보다는존재아닌것들의,주체보다는비체의,말보다는소리를내는것들의연대를독학하는데시간을쓴다.주력상품은우정과관점.

목차

프롤로그

진단명없는아픈사람,여름
삭제의신,쪼이
참지않는국회생활,준짱
이렇게나많은,장혜영
새벽을맞는,무모
26번째자치구의주민,미어캣

에필로그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밥은싸우는이들의피와살이되고,정책이되고,제도가되고,역사가된다
:함께밥을먹어야만할수있는대화,함께밥을먹어야만낼수있는힘
엄살원의손님들은활동가이다.자기일도아닌문제에자기일처럼화를내는게직업인사람들.여성,장애인,성노동자,퀴어,빈민,홈리스,청소년,동물의이야기가곧나의이야기이기도하다고굳게믿는감각이상자들.비관할구석이가득한세상에서냉소를통해똑똑해보이기를선택하지않은사람들.너무순진한게아니냐는의심의눈초리를감수하면서굳이어떤희망을가져보기로한사람들.
엄살원을찾은여섯명의손님은모두내밥그릇을스스로챙길줄아는생활인이자타인의밥그릇을헤아리고지켜내기위해싸우는사람들이다.해볼수있는일이많지않다는것을알면서도,그래도한번더힘을내보려는사람들이다.성노동자해방행동주홍빛연대차차활동가‘여름’과(전)디지털성폭력피해지원활동가‘쪼이’,국회의원보좌진‘준짱’과국회의원‘장혜영’,국내첫생추어리‘새벽이생추어리’활동가‘무모’와(전)기후위기비상행동사무국활동가‘미어캣’.활동가들의일은많은열량을소모한다.그래서엄살원은이들에게밥을든든히먹여야겠다고생각했다.

또하나,엄살원은함께밥을먹을때에만꺼낼수있는이야기가있다고믿었다.입장문과발언문과질의응답문으로는드러나지않는활동가들의아픔과고민을받아적고자헸다.엄살원의주인장안담작가는활동가들이“타고나기를강건한영혼의소유자이거나남에게베풀고남을만큼자원과사랑이넉넉한사람들이아니라는사실”에매번놀랐다.“도리어아프고취약하며그렇다는이유로미움받은역사또한긴사람들에가까운이들”이왜“자기를돌보아도모자랄시간에남을돌보겠다고”나서는지궁금했다.그리하여‘활동가’라는이름뒤에가려진,한사람안에겹겹이쌓인무수한레이어를들여다보기위해밥상을앞에놓고대화를시작했다.“고작나”에그치지않고,자신의투명도를낮추어나아닌존재들에포개어보며“시끄럽고커다랗고무수한나로살아보려는일”에나선개인의이야기를밥상앞에불러냈다.

끝까지말하기위하여,끝까지듣기위하여
:주인과손님모두전력을다해웃고떠드는식탁
엄살원은우리사회의깊게듣는귀가되기를자처한다.어디에서도쉽게털어놓지못하는활동가들의괴로움이곧우리사회의아픔과연결되어있으며,어디에서나쉽게받아들여지지않는이들의엄살이곧우리사회의아픔을드러내고진단하는데긴요한언어가될수있다는것을알기때문이다.
엄살원은마주앉은사람의이야기에귀기울이면서도상대의고통에공감한다며함부로고개끄덕이는일을경계한다.감히타인의고통을참으로알았다고하는오만을내려놓고,타인의고통을끝까지듣겠다는마음으로질문을하고대화를나눈다.“내가이입할수있는고통이라고판단되는순간상대를뚝딱뚝딱고쳐가지고그만아프게만들려고”하는마음도커지기때문이다.오히려상대의고통하고거리두기가잘되는상태,조금더오래그사람의증언을들어줄수있는거리에서자리를지키고자애쓴다.감히이해하거나공감한다고단언하지않으면서,그렇다고몰이해의황무지에서로를내버려두지도않으면서.
노동권보장과빈곤해소를위한활동,반성폭력운동,공장식축산반대와동물권행동,기후위기대응,정치등손님들이활동하는영역은저마다다르다.그런데도이들의이야기는서로대화하듯이어지고깊어진다.좀더나은우리,좀더나은사회를상상하는이들에게인간과비인간,식습관과날씨,정치와일상은서로긴밀히연결되어있기때문이다.한손님의고민에서촉발된질문은다음손님과의대화로이어지기도하고,또다른손님이지나가듯토로한어려움은그다음손님에이르러서좀더또렷하게드러나기도한다.이렇게엄살원안에서이야기가쌓여가는사이,각활동가개인의아픔과고민은‘우리모두’의이야기가된다.

우리의밥상을둘러싼질문과고민이훨씬더복잡해지기를바라며
:‘우리모두’의이야기에서‘비건’이라는주제를빼놓지않는이유
활동영역은다르지만,여섯명의활동가모두자연스레비건지향의삶을살게되었다.모두가이공동체안에서발생하는착취와폭력과불평등의양을줄여보려고활동을시작했고,그활동들은분야가어떻든간에필연적으로비인간동물에대한착취를멈추려는비거니즘으로이어지기때문이다.하지만노동자이자활동가로서일상과운동을병행하는일은어렵고시스템은부실한탓에비건으로사는일에번번이실패하고만다.엄살원은이들의비건실패담도빼놓지않고담는다.한개인이더건강하고미적이며도덕적인삶을사는게비거니즘의전부여서는안된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우리의밥상을둘러싼질문과고민이고기섭취의유무를따지는것보다는훨씬더복잡해지기를바라기때문이기도하다.
비건식으로밥상을차리며엄살원의주인장안담은입맛을돋우고보기에즐겁고만들기에비교적손쉬운메뉴를세심히골랐다.엄살원을찾은손님들과이책을읽을독자여러분모두가엄살원의문을닫고각자의자리에돌아가서도일할힘이든이야기할힘이든죽지않을힘이든힘을내고싶을때,엄살원의이야기와밥이조금이라도보탬이되었으면하는바람까지담아‘오늘의메뉴’레시피를책에실었다.

앞으로우리사회에‘엄살원’과같은공간이더많아지기를희망한다.소수자의자리에서서작아보이는아픔에귀기울이고같이먹고사는문제를궁리하는사람들이늘어날수록밥상은더풍성해지고질문은더날카로워지고문제는더선명해지고해결은점점더쉬워지리라믿는다.누군가의아픔과괴로움을줄이고자애쓰다가스스로아픔과괴로움을겪게된모든분들에게초대장을보내는마음으로『엄살원』을출간한다.“당신의원없는엄살이듣고싶어요.시원하게엄살을부려봐주시겠어요?”

추천사

새로운설득의형식에대한경험이다,이책은.비건-페미니스트-컬렉티브엄살원은도덕적분노나죄의식을이용하지않고도근거리의활동가들,더실패하는쪽에포진한여성활동가들의목소리-현장을기록했다.밥상머리대화형식의,자기-고백(나르시시즘)과자기-의심(성찰),자기-희화화(유머)가동시에작동하는이글쓰기는구술이면서대화이고,리서치이면서시적텍스트이다.내가어제7시5분에놀라며간파했듯이엄살원은밥을해먹이고이야기를‘듣는’여성적-수동적자리에서사실은이기적이고쾌락적인정치적행위성을단한번도놓치지않았다.“만병의근원이채식”이라는엄살원의자조는눈과혀로음미할수있는레시피를발명하면서중화되고근거리어정쩡한구경꾼-독자-우리는곧-투입될신참활동가로이미예정된듯하다.너무나맛있는식탁이고너무나탐나는활동들인것이다.채식의쾌락과현장의사랑을각인한이글쓰기,웃기고슬프고아름다운사람들이나오는이녹취록이포기불가능한욕망을위해발명한새로운형식의범례임을나는결코번복할수없을것이다._양효실(여성학자,미학자)

좋은대화는다어디로간거냐고냉소하는이의손을덥석붙잡고이책을건네야겠다.누구와마주앉든‘엄살원’은수다의극치로손님을데려가니까.여기엔분명기술이필요하다.말하기와듣기와묻기와옮겨적기의기술.언어때문에환장도해보고구원도받아본자들만이그것을연마한다.저항하지않고는도저히지킬수없는사랑도있음을아는자들만이투쟁에지친이를곡진히대접한다.밥상에정성과지성을죄다바치는엄살원식구들을본다.이들이상을차리면온갖아름답고치열한이야기가식탁에쌓인다.세계의깊은구멍들을두루살피는이야기이자흉터난이들이서로를모시는이야기다.그모든이야기가밥을나눠먹으면서흘러간다.익숙하고도여전히진귀한이장면이내가슴에사무친다.살고싶기때문일것이다.나도살고너도살기를,울고먹고웃고떠들고노래하기를,무엇보다우리가진정으로만나기를바라면서『엄살원』을읽는다.둘러앉아식사를하는인간들의이야기가이렇게나좋을수있다는사실이한솥가득쪄놓은만두들만큼감격스럽다.최선의만남이란바로이런것이라고온세상에외치고싶다.이시대가장뛰어난대화집이다._이슬아(작가,헤엄출판사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