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잠수 : 힘을 줘서 움켜잡을 수 없는 게 바다였다 - 아무튼 시리즈 58

아무튼, 잠수 : 힘을 줘서 움켜잡을 수 없는 게 바다였다 - 아무튼 시리즈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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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58번째 아무튼 시리즈, 『아무튼, 잠수』는 프리다이빙에 관한 이야기이다. 프리다이빙은 공기통 없이 자기의 숨만큼만 잠수해 있다가 올라오는 스포츠다(무척 오래된 영화지만, 뤽 베송의 〈그랑블루〉를 떠올리면 된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로 여성과 고통(우울증)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 하미나 작가가 오랫동안 사랑해왔던 혹은 두려워해왔던 이야기를 프리다이빙을 통해 들려준다.
저자는 (어느 시점 이후로) 더 버틸 수 없겠다고 느끼는 순간마다 프리다이빙을 위해 바다를 찾았다. 익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익사의 고통을 선택했다는 것이 스스로 아이러니하다고 느끼면서. “왜 굳이 그래야 할까? 왜 굳이 고통과 불편과 두려움을 겪으면서도 뭔가를 보려고 할까?” 스스로 많이 물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답이 다가왔다. “아름다움을 직관하고 그게 얼마나 좋았는지를 사람들과 나누는 것,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할 만한 게 있다면 오직 이런 것뿐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잠수』는 프리다이빙의 아름다움에 관한 글인 동시에 두려움에 관한 글, 그리고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해방에 관한 글이다. 두려워서 한 발짝도 더 뗄 수 없을 때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저자

하미나

작가.프리다이버.하마글방의글방지기.무언가되고싶어아득바득살았는데막상좋아진건내가아무것도아님을알려준것들이다.글쓰기와바다가그래서좋다.『미쳐있고괴상하며오만하고똑똑한여자들』을썼고,함께지은책으로『상처퍼즐맞추기』,『언니에게보내는행운의편지』,『걸어간다,우리가멈추고싶을때까지』가있다.

목차

환영해

1부드라이트레이닝
준비호흡
첫수업
포유류잠수반응
케언스의네일숍
물표범baby
밍언니
태양의딸
WeareMaunaKea
몽크물범

2부웨트트레이닝
첫번째날
두번째날
세번째날
네번째날
다섯번째날
일곱번째날
아홉번째날
열두번째날
열세번째날
열일곱번째날
열여덟번째날
열아홉번째날
스무번째날
스물두번째날
스물세번째날
스물네번째날
스물일곱번째날
스물여덟번째날

도착하지않는다

출판사 서평

_참기

프리다이빙은맨몸으로숨을참아가며하는운동이다.『아무튼,잠수』는그런몸에관한이야기이자참는것에관한이야기다.하지만물속에서만이아니다.좀더근원적인이야기가있다.어린시절몸에대한수치심으로체육시간이싫었던기억에서부터우울증으로인한부정적인감정으로우울,불안이은은하게일상을채웠던시절,애써서힘을끌어올려무언가를성취하려고안간힘을쓰던순간들.『아무튼,잠수』는타인의시선이건,자신안의시선이건평가와기대를견디고참아냈던시절들을불러내그의미를더듬고,그런시선들에서자유로워지는과정을담고있다.그중심에프리다이빙이있다.

_해방

바다는해방이다.바다는나의몸을신경쓰지않는다.수치심도열등감도느낄수없다.모두에게평등하다.그런데더좋은것이있다.잠수를하는순간문이열린다.“고개를들고다시물밖을봤다.배의모터소리와선생님이주의사항을말하는소리가들려왔다.내가알던세계였다.다시고개를넣어물속을보았다.순식간에고요해지며지구에서제일큰것이보였다.완전히모르는세계였다.”

다른세계와의만남은그러나말처럼쉽지만은않다.프리다이빙은애쓴다고잘할수있는운동이아니다.스스로를억지로끌고가서해낼수없는일이다.의지로,최선을다해서,스스로몰아붙여서무언가를성취하는것에익숙했던저자는프리다이빙앞에서당혹스럽다.다른방식이필요하다.못하는연습,내려놓는연습,욕심을버리는연습,힘빼는연습.그리고그런자각속에변화가찾아온다.“언젠가부터꿈에서나의행동이변화하기시작했다.꿈에서나는나를재촉하는사람에게도리어화를낸다.왜이딴걸해야하느냐고따진다.이러한꿈의변화는내가더이상시험이나평가로스스로를증명할필요가없음을보여준다.아무런계기없이도나자신을증명할필요가없음을알았다면더좋았을테지만,나는한계가많은인간이라어떤방식으로건나를증명을한뒤에야더이상나를세상에증명해보일필요가없다는것을받아들였다.”

_경계

저자는프리다이빙을익히고바다를배워가며모르는것들에대해,나아닌것들에대해깊이생각하게된다.특히갈라파고스섬에서해양동물을관찰하는시인이자해양생물학자인데이비드화이트의말을새기며“나자신에게서풀로,나무로,새로,거북이로,고래로,바다로,자신을확장해가는그의마음을상상하려고애쓰면서”경계에대한고민을한다.내가나라고생각하는것과나라고생각하지않는경계사이에서만무언가‘진짜로’일어난다는그의말을따라모르는마음을알아가고,그목소리를찾기위해,잠수를한다.

“어쩌면바다는텅비어있다.나는잠수를할때마다내가배워야할것을배우고나온다.그리고부이로올라와사람들과이야기를나눈다.무엇을느끼고무엇을배웠는지말이다.그과정에서나는어디에도도착하지않는다.어제의깨달음은오늘의편견이될수도있고오늘은슬펐지만내일은기쁠수도있다.그냥계속해야할일을한다.다만전보다나다운방식으로.다음잠수에서는무엇을발견하게될까?준비호흡을시작한다.몸에특별히긴장이서린곳은없는지느껴본다.천천히숨을들이마시고또내쉬며,편안하게릴랙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