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의 여행 : 페달 위에서 인간의 몸과 세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다

발견의 여행 : 페달 위에서 인간의 몸과 세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다

$25.00
Description
“인간은 세상에 대해 아는 만큼만 자신에 대해 알게 마련이다”
응급실 의사가 자전거를 타고 길 위에서 보낸 6년-
감춰진 작은 길, 아무런 표시 없는 빈 공간,
낯설거나 유쾌한 이름이 붙은 작은 마을로의 모험인 동시에
인간의 삶과 질병과 죽음을 형성하는 수많은 힘을 이해하고
그 힘들이 드러나는 장소들을 탐구한 86,209킬로미터의 여정

런던 세인트토머스병원 응급실 의사 스티븐 페이브스가 6년간 자전거를 타고 누빈 86,209킬로미터의 여정. 『발견의 여행』은 자전거 여행의 험난하고 고단하면서도 흥미로운 모험이라는 뼈대 위에, 여행길에서 만난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여행 에세이이자 의학 에세이다. 인간으로 북적이는 도시의 소란과 인간의 발길이 덜 닿아 신비로운 자연의 풍광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세계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한편 그들의 삶과 질병과 죽음의 배경을 의학의 관점에서 탐구했다.

저자

스티븐페이브스

저자:스티븐페이브스(StephenFabes)

영국세인트토머스병원응급의학과의사,왕립지리학회회원.2010년부터2016년까지6년간75개국,86,000여킬로미터를자전거로여행했다.이시대전세계의삶을담은일종의타임캡슐과도같은,자전거페달위에서인간의몸과세계의복잡성을동시에탐구한그의글은『가디언』,『텔레그래프』에게재되었으며그의여행은CNN,BBC등에소개되었다.이책으로2021년‘텔레그래프선정올해의스포츠도서(사이클링부문)TheTelegraphCyclingBookoftheYear’와‘보드맨태스커상TheBoardmanTaskerPrize’후보에올랐다.



역자:강병철

소아청소년과전문의,번역가.『툭하면아픈아이,흔들리지않고키우기』,『이토록불편한바이러스』,『성소수자』(공저)등을썼고『사랑하는사람이정신질환을앓고있을때』,『뉴로트라이브』,『현대의학의거의모든역사』,『치명적동반자,미생물』,『면역』,『재즈를듣다』등을우리말로옮겼다.『자폐의거의모든역사』로제62회한국출판문화상(번역부문)을,『인수공통모든전염병의열쇠』로제4회롯데출판문화대상(번역부문)을수상했다.

목차

추천의말
들어가며

1부지도의공백이모험을부른다:런던에서케이프타운까지
1출발선
2플랜B
3동행

2부날씨가허락하는기간:우수아이아에서데드호스까지
4생각의지질학적대변동
5끊김과이어짐

3부기념해야할,잊어야할:멜버른에서뭄바이까지
6먼곳
7신의축복
8모래언덕과바람과물과인간
9비온뒤
10돌고돌고돈다

4부우리가한때세상을바꾸었노라:홍콩에서칼레까지
11우회로
12박동소리
13크레이지맥스
14국경이라는세포막
15샛길
16병원과감옥
17유럽속의정글

5부어떤문이열리면다른문은닫힌다:집으로
18원점에서
19재활
20우리에대해

작가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파노라마처럼펼쳐지는사람과땅의활기찬전경,
천천히,느리게달리면서던지는질문과발견

시작은단순했다.스티븐페이브스는수련의과정을마치고전공과목선택을앞둔시기,전공의가되는확실한길대신자전거세계일주를선택했다.지도를들여다보면감춰진작은길,아무런표시없는빈공간,낯설거나유쾌한이름이붙은작은마을에자꾸눈길이갔다.지도속에서의지껏길을잃고헤매는사이,앞으로의삶또한정해진경로를벗어나펼쳐졌다.

6년간지구두바퀴거리를달리는동안자전거타이어26개,체인14개,페달12세트,바퀴축의롤로프허브5개가닳았다.국경을102번넘었고,길가에서야영한날만도천일이넘었다.추위와더위,비바람과진흙탕,허기와갈증,교통체증과통행금지,모기와빈대에시달리고,낯선이방인을이유없이괴롭히는천진한장난꾸러기들,함께사진을찍자고불쑥다가오는사람들,자전거여행자의허름한행색과무모한여정에의심의눈초리를보내는국경관리인탓에지치는날도있었지만,뜻밖에마주친감격의순간들이훨씬더많았다.길에서만나친구가된동료자전거여행자들,위험지역에서에스코트를자처하는경찰관,그리고무엇보다조건없이응원하고환영하고초대해주고차와음식과방을내주고속깊은이야기를들려준사람들을셀수없이많이만났다.런던에서케이프타운으로,우수아이아에서데드호스로,멜버른에서뭄바이로,홍콩에서칼레를거쳐다시런던으로돌아오기까지,6대륙을가로지르며마주친낯설고도아름다운자연과그곳에서만난사람들의활기찬전경이파노라마처럼펼쳐진다.

페달을밟으며인간의몸과세계의복잡성을탐구하는의학오디세이
페이브스에게자전거여행이란진흙탕속에뛰어들고바람에몸을맡겨감각의홍수를맛보는일,즉모험에뛰어드는일이었다.그와동시에인간의건강을형성하는수많은힘들을이해하기위한여행,그힘들이드러나는장소자체에대한발견을병행하는것이기도했다.자전거로세계구석구석의길,도시,산맥,강,국경을타고넘으면서페이브스는자연스레인간몸속의혈관,맥박,신경망,척추,심장박동,세포막을떠올렸다.그리고의학을공부하면서인체의복잡성을탐구할때와같은경외심을느꼈다.

그복잡한세계를떠도는동안페이브스는복잡한이유로건강을잃은사람들과공동체의노력으로생명을구한사람들을만났다.케냐투르카나의이동식진료소,인도네시아쓰레기산반타르게방,캄보디아톤레사프호수의수상가옥촌,네팔카트만두인근의한센병원,조지아아바스투마니의결핵요양원,프랑스칼레의난민캠프정글등지에서만난아픈사람들의모습에여행을나서기전응급실에서마주한환자들의모습이겹쳐보이면서,그저한사람의아픈몸이라고생각했던환자뒤에숨은배경과이야기들에비로소눈을떴다.그리고그동안정체성과유형에대해,범주와진단명에지나치게집착하면서너무쉽게인간의몸에깃든장대한복잡성을부정했다는것을깨달았다.그깨달음은다시세계의복잡성을부정하는우리의어리석음에대한자각으로이어진다.“지도위에그려진선에너무나깊이빠져들때는반드시뭔가가나타나우리의집착따위에신경조차쓰지않고그선들을지워버린다.화산재구름,전염병,극단적인기후,이데올로기,거짓정보같은것이거침없이국경을넘는순간,우리는그간편리한허구를너무믿어왔음을깨닫는다.”

지금의인류는그어느때보다많이알고,그어느때보다숫자가많으며,그어느때보다서로크게의존한다.하지만여전히우리는모든것을지나치게단순화하고있다.팬데믹이든전쟁이든기후변화든인구의대이동이든,어떤어려움에처했을때우리대부분은그복잡성에대해눈을감고만다.복잡성이또다른불쾌하고두려운삶의진실,즉‘불확실성’을불러들이기때문이다.페이브스는버트런드러셀의말을인용하면서,복잡성이란“고통스럽지만반드시견뎌야하는것”임을강조한다.그리고복잡성을부정하고단순화하는것이야말로세계어디에서나볼수있는,가장오래되고가장인간적인나쁜습관이라고지적한다.그에게자전거로세계를일주하는것은복잡성을받아들이고,스스로의편향에너무집착하지않는것이중요함을생생하게일깨워준일종의수업이었다.

인간애와삶을대하는겸손한태도를보여주는여정,그끝에서건네는질문
“자,이제당신의이야기를들려주시겠어요?”
출발할때세웠던‘육대주를자전거로횡단한다’는희망과목표는길위에서수정됐다.페이브스는자신이일하던런던의병원응급실에서멀어질수록,그곳으로올수밖에없었던사람들을더많이생각했다.여행을하면저절로자신을발견하게된다는것은진부하기짝이없는생각이라는것도깨달았다.괴테가남긴“인간은세상에대해아는만큼만자신에대해알게마련”이라는말을떠올리면서,그는자칫하면오로지자신에게만집중할수있는편협한여행자의눈을바깥세상으로,낯선사람들에게로돌리려는노력을멈추지않았다.

느리고긴여행을끝내고다시환자들이기다리는병원으로돌아오면서페이브스는의사의역할이란단지수수께끼같은질병을분석하고진단하는것만이아니라타인들의삶에귀를기울이는데있다면서,좋은의사가환자앞에서갖춰야할네가지태도를마음깊이새긴다.‘입을닫고,귀를열고,많이알고,진심으로염려하는것.’의사뿐아니라지금여기에서함께살아가는우리모두에게필요한태도다.
다시진료실로돌아온뒤그는마주앉은환자에게,그리고이책을펼쳐들모든독자에게진심을다해말을건다.
“자,제게당신의이야기를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