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과 인간 : 인간 본성의 근원에 대하여 (양장)

짐승과 인간 : 인간 본성의 근원에 대하여 (양장)

$38.00
Description
‘진짜 세계’에 대한 목마름을 느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유전적 결정론과 환원주의적 세계관에 맞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통해 인간 본성의 근원을 탐구한
우리 시대의 시작에 있는 철학자,
메리 미즐리의 대표작이자 도덕철학의 기념비적 고전
『짐승과 인간』은 매우 중요한 책이다. 과학이나 철학의 전문용어를 동원하지 않으면서 그 실체를 꼼꼼하게 다룬 이 두꺼운 책은 생생한 논의를 광범위하게 제시하고 있으며, 과학자에게도 철학자에게도, 전문가에게도 일반인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다. 개념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철학적 문제를 짚어가면서 미즐리는 과학과 철학 사이에 시급히 요구되는 다리를 놓았다.
_아이리스 머독(철학자, 소설가)

『짐승과 인간』은 철학자 메리 미즐리의 첫 저서이자 대표작이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통해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탐구한 이 책은 철학, 윤리, 심지어 과학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 그의 주요 주제와 사상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전통적으로 인간이 다른 종들과 구별되는 성질에 집중했다. 미즐리는 철학의 장에 동물행동학 연구를 가져와 인간과 다른 종의 유사성을 탐구한다. ‘인간 행동의 동기는 무엇일까?’ 미즐리는 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 넓은 관점에서 볼 때 인간 또한 늑대와 곰과 코끼리와 같은 동기로 행동한다고 말한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동물 쪽을 간과하면 인간 행동의 풍부하고 복잡한 면모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요지이다.
그는 콘라트 로렌츠, 니코 틴베르헌, 제인 구달을 비롯한 동물학자들의 동물행동 연구를 언급함으로써, 플라톤에서 실존주의에 이르는 전통 철학이 동물 본성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고, 이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얼마나 왜곡했는지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리처드 도킨스나 에드워드 윌슨 같은 과학자들의 유전적 결정론을 기초로 한 환원주의적인 세계관을 비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 과학과 윤리의 관계,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과학과 진화론의 발전이 갖는 의미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인간 본성에 대한 보다 통합적인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시대의 한계를 넘어선다. 첫 출간 20년 후 개정판이 나오고 21세기의 생명윤리학적 논쟁에 더욱 타당하다고 인정받으며 출간 시점보다 더 유효하게 읽히는 지금의 상황이 이를 증명한다.

저자

메리미즐리

저자:메리미즐리MaryMidgley(1919-2018)
2018년99세의나이로세상을떠난메리미즐리는윤리학,생물학,인간본성에대한비판적연구와실천적행동으로주목받은영국의중요한철학자이다.그는환원주의와과학주의,그리고과학을인문학의대체물로삼으려는시도에강력히반대했는데,『가디언』은그를맹렬히투쟁하는철학자이자영국의“과학적허식의가장큰위협”이라고말했다.
1919년영국뉴캐슬에서태어난미즐리는옥스퍼드대학교에서수학하면서철학을전공했다.그는뉴캐슬대학교에서강의하며자신의철학적관점을발전시켰는데,과학과윤리,동물권리에관한연구로유명했으며이후더럼대학교와뉴캐슬대학교에서명예박사학위를받았다.오십대에첫저서인『짐승과인간』(1978)을출간했고,이후『마음과정신HeartandMind』(1981),『동물과동물이중요한이유AnimalsandWhyTheyMatter』(1983),『사악Wickedness』(1984),『생물학적및문화적진화BiologicalandCulturalEvolution』(1984),『윤리적영장류TheEthicalPrimate』(1994),『고독한자아:다윈과이기적유전자TheSolitarySelf:DarwinandtheSelfishGene』(2010),『당신은환상인가?AreYouanIllusion?』(2014)등많은책을저술했다.
1970년대중반부터미즐리는당시유행하던과학주의에기반한원자론적및환원주의적접근을비판하는글을발표하면서이러한접근방식이인간의자기이해에도움이되지않는다고주장했다.1979년『필로소피』를통해『이기적유전자』(1976)의저자리처드도킨스와주고받은신랄한논쟁은특히유명하다.‘유전자저글링(gene-juggling)’으로알려진이논쟁에서두사람은진화론,인간본성,인간행동에대한유전자중심적관점에대한서로다른견해로충돌했다.도킨스는행동을형성하는데있어유전자의역할을강조하는반면,미즐리는인간행동의동기는사회적,문화적영향에대한폭넓은이해를요구한다고말한다.그는인간은다른동물과마찬가지로‘공유하는능력’과‘반응방식’에뿌리를두고있음이분명하지만좀더주의깊게성찰하면인간의생물학적재능에는문화를발전시킬수있는능력이내재되어있으며,이를바탕으로개인의창의성이발현된다는것이다.
그의후기저작에서전면에등장한또다른주제는과학과기술이우리의모든질문에답하고우리의모든문제를해결하는유토피아에대한예측이다.여기서그는과학의한계,시적이고종교적인전망의중요성,그리고통찰력을얻을수있는다양한원천을인간조건에통합할필요성에대해말한다.이와관련된생각들은『종교로서의진화EvolutionasaReligion』(1985),『지혜,정보,경이Wisdom,InformationandWonder』(1989),『구원으로서의과학ScienceasSalvation』(1992),『유토피아,돌고래,컴퓨터Utopias,DolphinsandComputers』(1996),『과학과시ScienceandPoetry』(2000),『우리가기대어사는신화TheMythsWeLiveBy』(2003)에서탐구된다.
은퇴할무렵그의저술들이대중적으로널리알려지기시작했고,미즐리는동물복지운동,환경운동,무기거래반대운동에적극적으로참여하게된다.미즐리는또한텔레비전과라디오에자주출연하여동물과환경에대한관심을촉구하고과학적자만심에반대하는주장을펼쳤다.그의말과글은철학이평범한삶을다룬다는신념에따라직설적이고유머러스하고활기찼으며,무엇보다인간적이었다.

역자:권루시안
번역가로서다양한분야의책을독자에게아름답고정확한번역으로소개하려노력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이반일리치ㆍ배리샌더스의『ABC,민중의마음이문자가되다』,앨런라이트맨의『아인슈타인의꿈』,잭웨더포드의『야만과문명』,데이비드크리스털의『언어의죽음』,데일마틴의『신약읽기』등이있다.홈페이지ultrakasa.com

목차

개정판에붙이는머리말
머리말

1부어느유별난종의개념적문제
1장우리에게본성이있을까?
동기이해하기|우리가가진개념에대해할수있는질문|사람이백지가될수있을까?

2장동물과악의문제
전통과현실|내면의짐승|아리스토텔레스와칸트의짐승

3장본능,본성,목적
닫힌본능과열린본능|종의본성이란무엇일까?|‘생물학적결정론’의의미|목적에서출발하는추론

2부심리학에서기예와과학

4장지휘자없는지휘
과학적이라는것|유전자떠받들기|장기적시각의필요성|개인을잊는어리석음

5장동기를진지하게받아들이기
행동에는동기가포함된다|묘사라는것|소통과의식

6장이타주의와이기주의
이기심의다양한관념|이기주의의용도와오용|이타주의를오해하는방법|불가사의한무의식적이타주의자|동기연구전체를불가능하게만드는방법

3부이정표

7장위와아래
진화의사다리라는것이있을까?|생존만으로는불충분하다|높이라는은유이해하기

8장진화와실천적사고
진화가타당한자리|신경학이도덕철학을대체할수없는이유

9장사실과가치
좋음과바람|지식활용에관하여|본성은하나의전체다|우리는이곳의여행객이아니다

4부인간의표식

10장말을비롯한인간의뛰어난특징
단순한구분의유혹|데카르트―이성과언어|언어와도덕|언어는무엇일까?그밖의구조적속성|기계모델이통할수없는이유|언어의기능이해하기|표현동작의기능이해하기

11장합리적인동시에동물적임에관하여
본성의통일성|충돌과통합|자기통제―인간의해법|공통의해법

감사의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이기적유전자』vs『짐승과인간』

“이기적이라는말은그의미가거의전적으로부정적이기때문에이상한단어입니다.이말은‘신중하다,자신의이익을증진한다’는뜻으로쓰이지않습니다.그것은‘다른사람의이익을증진하지않는다’,또는사전에표현된대로‘타인에대한배려를배제하고자신의이익에전념하거나관심을갖는다’를의미합니다.[…]모든것이흰색이라면흰색이라는단어가없을것입니다.마찬가지로모든사람이항상이기적이라면이기적이라는단어도없을것입니다.그렇다면이기심은보편적인조건이될수없습니다.”
__『가디언』인터뷰에서

1976년,리처드도킨스의『이기적유전자』가출간되었다.유전자가자연선택의기본단위이고,유기체는유전자의‘수단’으로볼수있으며,유전자는이기적복제를통해진화를주도한다고주장하면서,출간당시독창적인아이디어에진화생물학의최신이론을접목해주목을받았다.

1978년,메리미즐리의『짐승과인간』이출간되었다.동물과인간의닮은점을통해서인간의본성을재고하는이책은출간당시많은주목과논란을불러일으켰다.당시진화생물학,사회생물학이주목받고있었기때문에이런주장은(영장류에서진화한)인간의영광에찬물을끼얹는형국이었다.진화된유전자를갖고있는인간과동물이어떻게같단말인가!

1979년,마침내리처드도킨스와메리미즐리사이에논쟁이벌어졌다.이른바‘유전자저글링(genejuggling)’.유전자라는개념을중심으로진화론,인간본성,인간행동에대해신랄한논쟁이벌어졌다(이철학적논쟁은세편의글에걸쳐벌어졌다).떠오르는신성도킨스와첫저서로남성철학자일변의철학계를뒤집어버린미즐리.시대의큰조류가도킨스를밀고있었지만메리미즐리가호락호락물러설인물은아니었다.미즐리는도킨스가다윈주의의불편한부분을무시하면서과도하게단순화했다고주장했다.그는『이기적유전자』가언어와내용에서19세기사회다윈주의와유사하다고지적하며,그것이경제적,사회적정책에서약자들을버리게만든다고비판했다.무엇보다미즐리는인간이유전자의조종을받는유기체가아닐뿐더러,행동의동기에있어동물과다르지않으며,알수없는것에둘러싸인것이인간의운명이고,그운명을받아들일때,우리는더인간적일수있다고주장한다.그들은몇년간서로간접적으로공격을주고받았고,미즐리는도킨스의작업을“생물학적대처리즘(biologicalThatcherism)”이라고비난했다.반면도킨스는그의비판을“이해할수없는초인적인오해”라고표현했다.

미즐리는저명한생물학자에드워드윌슨과DNA공동발견자인프랜시스크릭등20세기과학의거물들도가차없이비판했다.하지만미즐리의진정한목표는과학과인문학사이의다리를놓는역할을하는것이었다.그는찰스다윈에대한깊은존경심을가지고있었고,세계에서인간의위치는진화의관점에서만의미가있다고생각했다.그런면에서철학은과학적사고를설명하는단순한장식이아니라,사람들의삶을망칠수있는잘못된(과학적)아이디어에대한필수적인치료법이었다.그리고그다리의첫걸음이『짐승과인간』이다.

‘진짜세계’에대한목마름을느껴본적이있지않은가?

“[지구는]목적으로가득차있으며[…]유기체로가득차있고,모두각자의특징적인삶의방식을꾸준히추구하는존재,각자가되고자하는독특한존재를파악해야만이해할수있다.”
_메리미즐리

2025년현재,『이기적유전자』가설명하는진화생물학은이제많은부분구식이되었다.자연선택을지나치게강조하고,유전자가거의모든것을결정하고,생명체는유전자를후대에전달하는‘수단’으로단순화한나머지적잖은오독을불러오고있다.그럼에도도킨스의유전자는여전히많은사람들에게큰영향을미치고있다.최신유전학에서는도킨스의주장을반박하는연구들이많이진행되었지만,찾아보기도어렵고대중적으로잘알려지지않기때문일것이다.하지만무엇보다이런의혹을지울수없다.이책이이토록사랑받는이유는이런처절한자본주의사회에서‘이기적인’사람(유전자)이살아남는다는메시지를주고있기때문이아닐까?백인은흑인보다,남자는여자보다,인간은동물보다우월하다는믿음은여전히공고하다.그리고그부끄러운믿음을정당화하기위해누군가는유전자를슬쩍들먹인다(내가그런게아니라유전자때문에그런거야).

‘트루스니스(truthiness)’.코미디언스티븐콜베어는증거와는무관하게직관으로파악하는진실을가리키기위해이단어를만들었다.믿고싶은것이진실이되는시대다.그리고그렇게쉬운진실이유통되고있다.그렇지만문득,초겨울저녁기러기가나로서는알수없는소리를내면서하늘을가르며날아갈때…‘진짜세계’에대한목마름을느껴본적이있지않은가?그진짜세계에대한이야기가『짐승과인간』에있다.

책의구성

“한쪽에는사회과학자들과실존주의자들처럼인간본성같은것은없다고말하는사람들이있었고,다른한쪽에는데스먼드모리스처럼인간본성은분명존재하며잔인하고저열하다고말하는사람들이있었습니다.저는인간에게는본성이있고둘사이의중간쯤존재한다고생각합니다.그리고다른동물들은그렇게‘야수적’이지않고그런면에서우리도그들과크게다르지않다고생각합니다.”
_『가디언』인터뷰에서

애초에미즐리는진화생물학자들과싸우려는의도가없었다.그의목표는‘백지이론(blankpaper)’-인간본성이유전되지않으며양육과문화가모든것을형성한다는주장-에대한비판적고찰이었다.그는이에관해완성된원고를코넬대학교에보냈고,당시획기적인저서였던에드워드윌슨의『사회생물학』(1975)에대한내용을포함해달라는요청을받고추가작업을거쳐1978년드디어『짐승과인간』을출판했다.당시그의나이는59세였다.

『짐승과인간』은총5부로구성되어있다.1부「어느유별난종의개념적문제」에서는인간은다른종과는너무나달라본성이전혀없다고하는의견을고찰해본다.이런견해가무엇을의미할수있는지묻고,종의장벽을객관적으로생각할때의어려움을평가하고,본능,목적,본성같은난감한개념을정리하려고시도한다.제대로이해하면우리에게본성이있음을인정하는것이인간의존엄성에위해가되지않는다는것이미즐리의결론이다.

2부「심리학에서기예와과학」과3부「이정표」에서는이본성을어떻게연구해야하는지묻는다.여기서미즐리는윌슨을비롯한생물학자들의이론을소개하고분석하면서“과학을제대로해내려면필요하지만과학의일부는아닌,그럼에도그자체로엄정하고체계적이며적절하다는뜻에서‘과학적’인배경사고”가얼마만큼유용한지고찰해본다.그런다음‘이기적유전자’나‘포괄적유전적적합성’등진화생물학자들의오류의핵심이자진화에대한전반적이해를방해하는뒤엉킨개념들을걷어내고정리한다.아울러본성에대한이해가우리삶에실질적으로어떤영향을줄수있는지를묻는다.여기서미즐리는진화는가치관과직접관련되어있다고말한다.가치관은욕구를반영한다.우리는육체를벗어난지성체도아니고그렇게될필요도없다.우리는이지구상에존재하는하나의명확한종에속하는동물이며,이사실이우리의가치관을형성한다는것을증명한다.

4부「인간의표식」에서는우리에게본성이있다는관념이정당하다는것이입증되었다고간주한상태에서우리본성을구성하는여러부분의관계를살펴본다.말,합리성,문화등전통적으로인간과결부되는특징을들여다보고,우리의바탕에깔려있는다른종들과매우비슷한감정구조를배타적이거나적대적입장에서바라보는것이아니라,거기서성장해그것을완성해가는입장에서바라볼수도있다는것을보여주고자한다.

5부「공통의유산」은간략한결론으로서앞으로의연구방향을제시한다.미즐리는생물권에속해있는우리자신의모습을있는그대로바라보지못하도록가로막아온담장을살펴보고,인간을나머지생물권으로부터철저하게분리하기를고집하는것이우리의생존뿐아니라진정한존엄성에까지얼마나치명적인지를보여준다.이를통해“인간은혼자서는이해될수도구원될수도없다”는것이미즐리의결론이다.

『짐승과인간』에서미즐리는백지이론에대한비판을시작으로이성과진화라는,얼핏상반돼보이는듯한주제를깊이있게탐구한다.그는어떤이들은이성이초자연적인지도자라고주장하지만,이성은고유한진화적역사를가지고있으며여기에는우리의감정과상상력이얽혀있다고주장한다.그는‘이성적(합리적)’이라고불리는것은그사람이똑똑하다는의미가아니라,그들이자신의상충하기도하는자연적인욕구와필요를이복잡한세상에서일관성있게전체로조직했다는의미라고말한다.또한세상을보는것을방해하는(과학주의의)분열된시각의위험을경고하면서전문화가우리자신에대한감각을분열시키고,인간지식을폐쇄적으로고립시킨다고경고한다.분열된세계관은환상이며,이는인간의잠재력과자연세계의파괴를초래한다.나아가진실하고건강한시각은우리자신의모든측면이온전한인간을이루는구성요소이고,우리는분리될수없는사회의일부이자우리를한없이작게느끼게하는동시에우리가고향으로느끼는,살아있는광활한세계의일부라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