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사투리 : 서울 사람들은 이거 어떻게 읽어요? - 아무튼 시리즈 70

아무튼, 사투리 : 서울 사람들은 이거 어떻게 읽어요? - 아무튼 시리즈 70

$12.00
Description
“서울 사람들은 이거 어떻게 읽어요?”
팔도의 한국어 생활자에게 부치는 네버엔딩 사투리 랩소디
만화가 다드래기는 남다른 언어 능력을 가졌다. 그 진가는 영어나 일본어, 프랑스어 같은 외국의 말보다는 서울말, 부산말, 대구말, 제주말 등 외지의 말을 쓸 때 드러난다(하물며 그의 만화에는 개성 방언을 구사하는 인물도 나온다). 마치 정말 그곳에 적을 두고 온 것처럼 각지의 사투리를 구사하는 모습을 보면 언어의 다양한 변주에, 말소리를 문자로 생생히 재현하는 솜씨에 감탄이 나온다. 무엇보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기어코 묻고 싶다. 저, 죄송하지만… 고향이 어디세요?
『아무튼, 사투리』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순천을 거쳐 광주에 정착해 살고 있는 만화가 다드래기의 첫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스무 살 무렵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전라도 순천으로 떠났다. 당시 만화과가 개설된 유일한 국립대학교가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전라도와 경상도 사이에 위치한 순천의 지리적 특성 때문인지 대학에는 영호남의 다양한 지역 출신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참신하고 비범한 사투리를 낯설어한 것도 잠시, 경상도 사투리를 근간으로 전라도 등지의 옛말이 곳곳에 침투한 ‘화개 장터 말투’가 싹텄다. 작가는 지금도 전라도에서 부산으로 진입하는 노포 톨게이트를 통과하면 깊숙이 잠들어 있던 정체불명의 사투리가 터져 나온다고 한다. 듣는 이의 무궁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한마디는 이렇게 시작한다. “옴마야, 내 윽스로 오랜만에 와가꼬 느무 변해가 부산 하나또 몬 알아보겠데이! 진짜 많이 변했다, 안 그냐?”

저자

다드래기

저자:다드래기
스케일작은만화가.만화외판원으로가능한일은다한다.다드래기창작소를운영하고있다.『불씨』,『지역의사생활99:화순』,『혼자입원했습니다』,『안녕커뮤니티』,『거울아거울아』,『달댕이는10년차』를지었다.부산에서태어나광주에살며영호남을관통하는화개장터언어를구사한다.

목차


이야기를만드는사람
니집이어데고?
금기를깨는한마디
랩소디인콜센터1
랩소디인콜센터2
엄마의마지막말
일본댁할머니와오찻물
언니야밖에없어서
억울한사투리에대한변론
서울사람들은이거어떻게읽어요?
어마무시하게정성껏
유창하게구수하게
말하는대로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그말이언제어디서튀어나와인생을지배할지모를일이다”

전업만화가로전향하기전다드래기작가는7년간지역콜센터의상담사로일했다.업종과지역을막론하고표준어사용이고객응대의기본지침인콜센터는“세상에얼마나다양한사람이있는지,세상에얼마나다양한말이필요한지”실감케하는곳이다.아무리노력해도사투리를숨기지못하는사람도있지않은가.또진한사투리를쓰는중장년층고객이주를이루는지역콜센터에서는표준어와전문용어로는가닿을수없는대화의사각지대가생기게마련이다.“어려운말쓰지말고제대로말해주쑈이.”고객의답답함과상담사의곤란함이극에이르는순간,교양있는서울사람이두루쓴다는표준어를잠시내려두고사투리의봉인을해제할때다.

“지독한업무평가를거치며억지로입에붙인표준어가모든고객의귀에잘들릴것이라는생각은상담사도하지않는다.그말은규칙과원칙일뿐,실력은언제나응용문제에서빛을발한다.일단상대의말이짜증의신호인지사투리를소환하는마법의주문인지제대로캐치했다면,무르익은실력을발휘할차례다.“고객님,청구서오른쪽끄터리에네모칸보이시죠이.거기쩨일밑에요금만이천삼백원있습니다.안긍가요?””(34쪽)

“사람들이가진자기만의모든말을좋아한다”

작가는사람들이무심코뱉는한마디에서시작해이책의모든글을썼다.찰나의표정과새어나오는웃음이진심을투명하게드러내듯,저도모르게터져나오는말은그사람의숨겨진면모를보여준다.거기에는새로운터전에발붙이려고사투리를열심히고치던자매가,유독된소리를잘내지못해살살한목소리로말하던생전의엄마가,난생처음성을뺀온전한이름으로불릴때가슴설레던어린아이가있다.사투리말씨를숨기지못해신음하던콜센터막내직원K는굳은의지로업무에적응해근속했고,경기도에서교편을잡은작가의언니는어느새깔끔한윗동네말투를쓴다.이제는사라진말들과더는그때같지않은사람들.『아무튼,사투리』가읽는이를자꾸만애틋하게만드는것은다시경험하지못할유년의기억을건드려서일터다.

내말이그렇게촌스럽냐고울먹이던아이는팔도사투리를능숙하게구사하는어른이되었다.서울로떠나지않고지역에남아있는우리가가진재미있는것들을더많이이야기하고싶다던작가는,오늘도사람들이어울리며재미있는말이새로태어나기를기대한다.이보다더흥미진진한화제가어디있겠느냐고.